[프리뷰]오래된 정원

감독 임상수
출연 지진희, 염정아
장르 드라마
시간 112분
개봉 1월 4일

‘젊음을 온통 감옥에서 보낸 오현우(지진희)는 17년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온다. 그 사이에 세상은 많이 변했고, 그 가운데 현우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지갑 속 사진에 담긴 옛 연인 한윤희(염정아)의 모습은 여전히 그를 뒤흔든다. 그의 어머니는 윤희가 이미 죽었다고 말한다. 그는 17년 전 둘이 6개월 동안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갈뫼를 홀로 찾아가고, 기억을 떠올린다.
흔히들 임상수 감독을 소개할 때 ‘문제적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 모두가 한국 사회의 미성숙함과 위선 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폭로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일까, 그는 보수 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아야만 했고, 심지어 ‘요즘 같은 시대에’ 머리와 발이 잘려나간 채 ‘그때 그 사람들’이 개봉됐다.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오래된 정원’은 그의 영화들 중 가장 이질적이다. 80년대 운동권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을 빼고 감독 이름을 지운다면, 이것이 감히 임상수 감독의 영화인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나긋나긋하다. 아무리 살떨리는 순간이라도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을 ‘기억’해낸다면, 아물어버린 상처를 가볍게 쓸어내릴 수 있기 때문일까. ‘오래된 정원’은 유혈이 낭자할 정도로 처절했던 그 시절에 대한 향수 가득한 회고록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함께 유토피아를 외치던 장발 청년들이 ‘좋은 세상’에서 불편한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은 그런 느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한 마디로, ‘임상수 감독이 진짜 40대 아저씨가 됐구나’를 실감하게 된다는 말이다. 영화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오현우와 한윤희의 드라마는 현우의 기억으로써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장면 구성은 윤희가 현우에게 지금도 현재형의 사랑이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면서 애절함을 더한다. 평소 임상수 감독과 작업해온 김우형 촬영감독이 담아낸 화면들과 조연들의 좋은 연기를 그에 한몫 더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노스탤지어적 정서가 그들의 드라마를 두루뭉슬하게 만들어버린다. 조금 더 치열한 80년대의 비망록, 혹은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보였다면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 과거는 어쨌든 추억일 수밖에 없었던 걸까? (동명)
B 좋긴 좋은데요, 그래도 황석영씨가 화내시겠다 (희연)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230&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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