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노리코의 식탁

Noriko's Dinner Table
감독 소노 시온
출연 후키이시 카즈에, 츠구미, 미츠이시 켄, 요시타카 유리코
장르 공포, 드라마 시간 158분 개봉 2월 1일
행복한 가족 만들기 콤플렉스에 빠진 아빠(요시타카 유리코)는 정작 두 딸과 아내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아빠, 껍질뿐인 집에서 가출한 큰 딸 노리코(후카이시카즈에)는 도쿄에서 쿠미코(츠구미)를 만나 고객이 원하는 가족 구성원을 연기해주는 ‘렌탈 가족사업체’에서 일을 시작한다.
얼마 전 개봉한 ‘기막힌 서커스’로 충격을 안겨줬던 소노 시온 감독이 다시 한번 가족의 정체성을 뒤흔든다. 영화는, 가장 기초적인 관계이자 운명적인 것이어서 바꿀 수 없다고 정의 돼있는 가족도 소통 불가능하다면 부정하라고 얘기한다. ‘나는 나와 관계하는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존재와 자아찾기에 몰두하는데, 극단적인 감독의 스타일이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B+ 비약과 비정, 매력과 매정 사이 (진아)
B 영화로 확인해야 하는 현실, 깊지만 새롭지 않다 (수진)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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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클릭

Click
감독 프랭크 코라치
출연 아담 샌들러, 케이트 베킨세일, 크리스토퍼 월켄
장르 코미디, 드라마, 판타지 시간 107 분 개봉 2월 1일
건축가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오늘도 산더미같이 쌓인 일에 치여 산다. 참한 부인과 귀여운 두 아이들은 ‘함께 놀자!’를 외치는데, 그는 ‘우리가족 먹여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며 되레 큰소리. ‘클릭’은 가족부양과 성공을 생의 유일한 목적 삼아 하루하루를 좀먹던 남자가 만능 리모컨을 이용한 시간여행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우리의 감동적인 코미디언 아담 샌들러가 그의 오랜 친구이자 좋은 영화 ‘웨딩싱어’ ‘워터보이’의 감독이었던 프랭크 코라치와 함께 돌아왔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둘 다 아저씨가 된 탓인지, 특유의 감동적인 유치개그를 찾기 힘들다. 시대착오적인 가족구조와 반복되는 에피소드, 파란 물결로 일관하는 CG가 조악해보이기까지 하니 슬프다.

C 아담~~, 돌아와~~, 제발~~ (진아)
C 아담 샌들러를 보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다니, 쩝 (희연)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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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의 발견]창백한 파리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사무라이(Le samourai, 1967)’
스무 명의 감독이 연출하고 무려 열 여덟 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영화 ‘사랑해, 파리’는 감독들이 파리 20개 구 중 하나를 택해 5분 내외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게 만든 영화다. 코엔 형제와 구스 반 산트, 거린더 차다, 월터 살레스 등 걸출한 현대 감독들이 포진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파리라는 공간을 감독들이 각자 어떤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게이 소년이 사랑을 고백하는 마레 지구의 로맨틱한 화랑, 장님 소년과 배우 지망생의 열정적인 사랑이 벌어지는 생 드니의 외곽, 뱀파이어가 출몰하는 한밤의 마들렌 지구 등등 감독들이 바라보는 파리의 특정 공간들은 모두 전혀 다른 의미와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파리는 뉴욕이나 로마와 더불어 영화 속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고 또 특정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로도 가장 많이 쓰인 도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파리를 배경으로 중요한 영화들을 만들었던 감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선두는 물론 프랑스 영화 감독들이다. 누벨 바그의 선도자였던 고다르와 트뤼포, 에릭 로메 등을 비롯한 많은 감독들이 파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탄생시켰다. 장 피에르 멜빌의 ‘사무라이’ 또한 넓게 보면 그 중의 한 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부살인업자 제프 코스텔로(알랭 들롱)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태어난 가장 어둡고 음울한 장르인 필름 누아르의 분위기가 극대화된 영화다. 장 피에르 멜빌은 누구도 온전히 믿을 수 없기에 아무와도 교류하지 않고 절대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그의 삶을 사무라이의 삶에 빗대어 표현한다.
영화 첫 장면에서 텅 빈 방 안에 죽은 듯 누워있는 코스텔로의 모습 뒤로 ‘사무라이보다 더 고독한 존재는 없다. 있다면 정글의 호랑이 정도일까’라는 자막이 흐른다. 가구가 거의 없는건조한 방안에서 단지 새장 속에 단 한 마리의 새만 키우며 사는 코스텔로는 마치 그의 텅 빈 방처럼 표정이 없는 인물이다.
일체의 감정을 배제하고 살아가는 것이 그가 자신의 직업에 충실할 수 있는 조건이기에, 그는 모든 사적인 삶을 배제하고 살아간다. 장 피에르 멜빌은 주인공 코스텔로의 삶을 묘사하며 그가 주로 활동하는 파리의 시내 또한 마치그의 방처럼 건조한 톤으로 그린다. 무표정한 얼굴로 침묵으로 일관하며 바바리 깃을 세우고 중절모를 눌러쓴 코스텔로가 누비는 파리의 골목과 지하철은 그의 고독함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한다. 그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공간과도 철저히 유리되어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무라이’에서 그려진 파리는 코스텔로 역을 맡은 알랭 들롱의 차가우면서도 아름다운 얼굴과 닮아있다. 이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사람들이 종종 깨닫게 되는 ‘인간은 결국 혼자다’ 라는 서늘한 명제를 상기시킨다.
최은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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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뉴스]씨네큐브 영화학교 개강박두! 外

씨네큐브 영화학교 개강박두! ●

좋은 커리큘럼으로 사랑받고 있는 씨네큐브 영화학교가 다섯 번째 학기를 시작한다. 이번 강좌는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는 이름으로 진행되며 이상용 영화평론가가 강사로 나선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단순함과 명쾌함,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의 방식, 그 어느 미국영화보다 낯선 짐 자무쉬, 유럽 영화의 오랜 두 전선 고다르와 베르톨루치(사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라는 영원한 향수 등 감독론을 중심으로 한 다섯 번의 강의가 준비돼 있으며, 교재용 인쇄물이 제공될 예정이다.
접수는 오는 2월 6일까지, 수강료는 7만원.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cinecube.net을 참고하면 된다.

서울여성, 인디다큐 자원활동가 모집 ●
독립다큐 제작자, 활동가들이 직접 만드는 독립다큐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2007’이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이번 행사는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며, 모집분야는 행사진행, 촬영, 뉴스레터 발행, 사전지원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sidof.org 를 참고.
여성영화축제의 장으로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도 자원활동가 모집 등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오는 4월 5일부터 12일간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의 자원활동가 1차 모집은 지난 10일 끝났지만 더 많은 인원의 참여를 위해 2차 모집을 실시한다. 29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으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wffis.or.kr을 참고.
인디 애니페스트 ‘커튼콜’ 시작합니다! ●

독립 애니메이션 최대의 축제인 인디-애니페스트가 전국 순회상영회를 기획, 순회상영 신청을 받는다. 이번 상영회의 이름은 ‘좋아서 다시 한 번, 인디-애니페스트2006 전국 순회상영회 커튼콜’로, 지난해 출품됐던 56편 모두 참가대기 중이다.
이 행사는 오는 가을 열릴 인디-애니페스트 2007이 개막하기 전까지 이어질 예정. 자세한 내용은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홈페이지 www.kiafa.org을 참고. 사진은 대상수상작 ‘모두가 외로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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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해석이 되나요]아득하면 되리라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Things You Can Tell Just by Looking at Her)’의 레베카

전혜린의 책을 읽고 있었어요. 그녀가 제게 말했죠. 무서운 사랑의 정열에 몸을 태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서로가 자기의 초월을 상대방에게 맡겨 버리고, 또한 그것을 영원화 하려는 무모한 의도를 갖는다고요. 그리고 이것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있어서 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요. 보통 여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이란 ‘완전한 자기포기, 즉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속에 융해되어서 무(無)가 되는 것’이라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강하게 부인했어요. 아니야, 절대 아니야.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것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었던 것 같네요. 혹시 당신도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에 익숙하고, 뭐든 먼저 고맙다고,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인가요? 당신에게 어떤 위로도 주지 못하는 그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눈물로 힘겹게 버텨내지는 않았던가요?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의 레베카를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유부남과 연애 중이던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임신을 했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에게 묻잖아요. “이 아이, 그냥 낳으면 안 될까?”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냉정한 표정으로 고개만 내젓던 그 남자. 차라리 미안하다고, 그래도 여전히 널 사랑한다고 구차한 변명이라도 했으면 덜 슬펐을 텐데. 얼마나 위로 받고 싶었을까요. 헌데 그러지 못해서, 혼자 길을 걷다가 복받치는 슬픔에 왈칵 눈물을 쏟아버리고, 너무나도 쉽게 마음이 지쳐버린 그녀를 보면서 너무 아팠어요. 아니, 사실은 겁이 났어요. 무서웠어요. 나도 그녀처럼 될까봐. 사랑을 할 때 ‘나’를 지켜내기란 참 힘들죠.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사랑하는 게 옳은 건지도 잘 모르면서, 지독할 정도로 뜨거운 그 불구덩이 속으로 덜컥 나를 던져버리고는 나를 활활 태우면 그 사람이 빛나는 건 줄 알았어요. 그 사람이 빛나면 내가 행복해지는 건 줄 알았어요. 정작 나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으스러지고 있는데도,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있는데도.
나무 두 그루를 너무 가까이에 심어놓으면 한쪽이 다른 한쪽에 그늘을 드리워서 풍성하게 자라지 못한다고 해요. 숨이 막힐 만큼 비좁은 거리에 있는 연인들은 서로를 질식시키는 법이죠. 박재삼 시인도 노래하고 있잖아요.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그와 적당한 거리,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세요. 부디 ‘나’를 버리지 말아요.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당신의 모습을 봐요. 슬프지만, 당신은 절대 그가 될 수 없어요. 당신만 아파요. 당신만 다쳐요. 레베카처럼 울어서는 안돼요. 반드시 당신을 지켜내요.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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