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네루다의 표현이 황폐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두세를 폐지하고, 국가를 재정비한 부르키나파소의 상카라, 아이들에게 매일 0.5리터의 우유를 무상으로배급하겠다고 선언한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조국을 살리고자 했던 충정들이 기득권에 가로막혀 좌초된 이야기를 읽고 보니, 기아의 무기화에 대해 새삼 분노하게 된다. 지글러의 표현대로라면, 분노하면 고통이 느껴지는 탓인지, 거대한 음모와 비열한 탐욕을 마주하는 것이 결코 편하지 않다..돌아보면, 기득권의 빼앗기지 않으려는 욕망은 얼마나 견고하고 단단한지..

상카라의 일화들은 더욱 인상 깊어서, 자료를 찾아봤다. 눈빛이 살아있는 저 젊은 장교가 친구의 손에 죽임 당하기 전, 체의 죽음을 언급했었다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저 아프리카인들이 게을러서, 전쟁이 난무해서, 땅이 척박해서, 근본주의가 성행해서..뿌리없는 내 얕은 인식이 산산히 깨져버린 느낌이다. 멜서스의 논리로 배워오고, 그 논리로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이 아니었다면, 많은 것들을 간과하며, 엷은 동정심을 피워올리며 연민의 눈길 한번 보내는 것으로 만족했을 것이다. 우석훈 교수의 말대로, 지글러야말로 학자이며, 활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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