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4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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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닷!!! 나는 나만의 미션이 생겨 버렸다. 김독자와 유중혁이 이끌어 가는 이 멸.살.법과는 확연하게 다른 미션이다. 이 미션을 실행하지 못한다고 죽거나 하지는 않으며 이 미션을 해낸다고 누군가 나에게 코인을 주룩주룩 던져 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이 미션을 행해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쓰는 것이 읽는 것을 못 따라간다는 것이다. 읽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 버렸다. 한 권을 독파하면 바로 다음 권을 이어간다. 이야기가 한 권을 기준으로 딱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다. 왕이 없는 세계(1)이 3권에서 끝났고 그 뒷 이야기가 4권에 이어지는 그런 식이다. 그러니 이 속도를 이겨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읽은 내용은 오래오래 남아있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생각해야 하고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해야 하며 그 장면을 읽었을 때 내 느낌이 어떠했다는 것을 적어야 한다. 그것이 만만하지 않은 것이다. 일례로 2권의 그린존의 조건과 3권의 히든 스텝의 조건이 섞여 버리는 결과가 나왔다. 히든  스텝의 조건을 그린존에 적용 시킨 버린 것이다. 머리가 뒤죽박죽되었다. 마치 삐삐의 나무 위의 집 마냥 섞여 버리고 꼬여 버렸다. 한권 한권 마칠 때마다 따로 정리하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 손은 이미 다음 권을 향해 있다. 멈춰야 했다. 물론 그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4권 또한 특이점(1)에서 끊겨 버렸으니 말이다.



단일 개체로 '재앙'이 될 수 있는 존재.

저것이 '귀환자'의 힘이었다. 220


김독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착실히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자신이 읽었던 멸.살.법의 이야기를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 어떻게 된다는 결론을 미리 알고 있는 그로서는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싶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이점을 착실히 이용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앞서 3권에서는 하차자들이 선지자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었다. 


새로운 웹소설이 올라올 때 사람들을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자신이 읽을 소설인지를 가늠해볼 것이다. 그러다가 재미가 없어지면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 그런 사람들을 하차자라는 이름으로 설정해 둔 것이다 역시나 작가는 똑똑하다. 사실적인 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들은 어느 정도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유리한 고지에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이름을 바꾸어 행동하는 것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 번 이야기까지 한 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곳으로 이동 되었다. 자신과 관련이 있었던 곳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누군가는 학교로 누군가는 군대로 옮겨졌다. 김독자는 자신이 다녔던 회사 근처로 이동되었다. 이 역시도 영리한 발상인 것이 기존에 끌어 오던 배경이 어느 정도 독자들에게 지루해질 무렵 확실하게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당연히 새로운 즐거움과 희망을 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가는 독자들과의 밀당에 능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이런 점들이 하차자들을 만들지 않고 오히려 열광적으로 작가에게 코인을 던지게 만드는 팬들을 양성하게 된 것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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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3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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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알려진 사실인지 몰라도 이 책은 겉표지와 속표지가 다르다. 웹툰의 그림이라고 보이는 겉표지를 보는 것도 엄청나게 재미난 일이지만 그 겉표지를 벗기는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은박의 별자리 즉 성운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별자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어떤 별자리를 의미하는 지 맞춰 보는 재미도 물론 있을 것이다 본문 속에서는 역사 속의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그 인물들의 능력이나 기구를 사용하는 부분도 언급된다. 그런 면에 주의해서 본다면 표지와 한번 더 연관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데 있어서 재미를 배가시키는 방법이다. 책으로 노는 방법도 가지각색인 셈이다. 독서가 정적이고 재미없다는 편견은 이 책으로 깨어지지 않을까.


메인 시나리오와 뜬금없이 등장하는 히든 시나리오들. 이번 히든 시나리오의 제목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가 아닌 <뭉쳐도 죽고 흩어져도 죽는다>이다. 뭐 이런 말장난을 쳐 놓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뭐 이런 즐거움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도 하고 말 그대로이기도 하다. 소재앙 레서 드래곤 이그니르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라는 것이 이 미션의 내용이다. 레서 드래곤의 파멸의 불꽃 공격을 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발판을 찾아서 그 위에 서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10초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물론 발판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인원수. 초과하면 물론 안되거니와 미달되어도 안 된다.  어디선가 많이 본 게임 같지 않은가. 맞다. 그것은 우리가 소풍을 가면 하던 짝짓기 게임과도 유사하다. 진행자가 호각을 불고 숫자를 부르면 그 숫자에 딱 맞춰 짝을 지어야만 하는 게임. 그 미션은 그 게임과도 같다. 역시나 해내지 못하면 죽을 뿐이다.흥미로운 조건들로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이번에는 패턴을 알기에 피했다.

문제는 항상 이런 식으로만 공격하지는 않는다는 것. (82p)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초반부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활약이나 등장이 미미해지는가 하면 새로운 캐릭터들도 등장을 하게 된다. 주인공이 이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인 셈이다. 이렇게 나타나는 인물들이 어떤 이야기 속에서는 상당히 혼란을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로운 인물을 만나서 이 사람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배후자가 있는지 이 모든 것을 김독자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잊지말자. 김독자는 십 년 동안이나 지속되어온 웹소설을 다 읽은 단 한 명의 독자라는 것을 말이다. 그에게는 '등장인물 일람'이라는 스킬이 있다. 그 스킬을 통해서 자신이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능력치는 어떤지를 다 알아볼 수 있다. 그러니 나 또한 김독자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등장인물 일람이 뜨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독자는 처음에는 어떤 사람은 왜 안 뜨는지 모르다가 이것이 소설과 현실 속의 인물의 차이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소설 속의 이야기라면 현실은 다로 존재한다는 것일까. 여기서 이렇게 피 튀기게 싸우고 있는 동안 현실 세계는 잠잠히 그저 평온한 나날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야기의 결말이 더 궁금해진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겨우 파트 1이어서 아무리 8권을 본다 해도 다 알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는 생각도 든다. 그 즐거움이 더 유지될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그런 노래가 있었던가. 안 본 눈 삽니다라고 말이다. 노래에서 의미하는 바는 다를지 몰라도 누군가는 분명 안 본 내 눈을 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유명한 이야기를 웹툰으로도 웹소설로도 안 보았으니 말이다. 이 파트 1이 끝난 후 나는 아마도 이 이야기의 원천을 찾아서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이미 본 사람들을 놀리게 될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아직 즐거움이 남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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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2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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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쉬는 시간이 불안했다. 나만 모르는 어느 다른 세계에서 김독자는 계속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나만 뒤쳐지는 것 같아서. 그래서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시 그들의 세계로 뛰어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폴이 니나를 구해내기 위해서 삐삐와 찌찌를 데리고 뛰어든 것처럼 말이다. 비록 나는 김독자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들의 전투를 직접 내 눈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샅샅이 확인하고 보고자 함이 더 큰 의도였지만.


동대입구역, 충무로역, 금호역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역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상상이 된다. 만약 우리가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 하루 아침에 멈춰버리고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서로 싸움을 하며 지하철 역이 전쟁의 베이스 진지로 사용된다면 어떨 것인가 하고 말이다. 마법화로에 땅강아지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김독자를 비롯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미션에 따라서 다르지만 실패시 죽음으로 보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정말 사력을 다해야 한다.

 

도깨비 비형은 자신이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서 김독자의 상황을 중계하고 그것을 보는 성좌들의 후원으로 돈을 번다. 성좌들을 그들이 응원하는 화신들에게 배후자가 되어 줄 수도 있고 코인으로 그들을 후원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조건들이 지금 현재 존재하는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채널들과 다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단순히 생각하고 이런 행동들을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들이 생명과 연관이 되어 있을 때 얼마나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위대한 것이던가.

 

주인공 버프라는 게 있다. 본문에서도 나온다. 온라인 게임에서 주인공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켜 주는 효과를 의미한다. 멸.살.법에서의 주인공은 유중혁이다. 그러니 그는 만능이 될 수밖에 없다. 죽어도 다시 살아올 정도로 말이다.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도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그런 부분이다. 그러니 이 세계에 뛰어들게 된 김독자도 그만큼은 건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서바이벌 조건은 2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성좌들은 그런 것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도깨비들은 그런 그들을 위해서 판을 깔아주고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던져준다. 이야기는 점점 진행되어 각 역을 빼앗고 깃발을 꽂아야 하는 게임에서 누가 왕이 될 것인가로 나아가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10개 이상의 역을 점거해서 왕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퀘스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 이상의 역도 점거해야 하고 자신이 목적으로 하는 역도 점거해야 한다. 점점 미션이 추가되면서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 다음 이야기믄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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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1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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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것은 <배틀로얄>인가.

지금의 MZ세대들은 모르거나 낯설 수 있지만 본격적인 서바이벌 경쟁이 나오는 그 영화가 내게는 가장 큰 인상으로 남아있다. 속편이 나오긴 했지만 가장 처음에 나온 영화만큼 그렇게 확 와 닿지는 않았다. 선택된 한 반. 어제까지 같이 얼굴을 맞대고 떠들고 놀던 학생들은 그 순간부터 적이 되어야만 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단 한 명, 그 한 명이 살아 남을 때까지 이 전쟁은 끝이 나지 않는다. 그 조건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배틀로얄

감독
후카사쿠 킨지
출연
기타노 다케시, 후지와라 타츠야, 마에다 아키
개봉
2002.04.0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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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지하철 안. 퇴근길 지하철 안에 난데 없이 등장한 도깨비는 제한 시간 안에 하나 이상의 생명체를 죽여야 하는 시나리오를 던졌다. 실패 했을 시에는 사망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싶던 사람들도 직접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자 태도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헉. 이것은 오징어 게임인가.

배틀로얄 형식의 죽고 죽이는 게임은 <헝거게임>을 통해서 더 발전되어 왔고 이제는 <오징어 게임>이다. 앞에 나온 작품들과 비교해서 조건이 달라진 것은 바로 돈이다. 단지 누군가를 죽이고 내 생명을 보존했다면 이제는 그것에 더해서 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에게 돈을 거는 사람들. 적확하게 맞아 나눠지는 계급 간의 분리. 누군가는 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누군가는 그것을 보면서 누군가를 대신해서 죽이는 쾌락을 얻는다. 


헝거게임:모킹제이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리암 헴스워스, 줄리안 무어, 조쉬 허처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우디 ...
개봉
2014.11.2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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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네이버>


바로 이 조건이 이 이야기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대신해서 싸울 사람을 후원하고 그에게 코인으로 보답한다. 졸지에 그들을 등에 없는 사람들은 일단은 자신의 목숨을 위해서 싸워야 하고 단체 생활 속에서 언제나 생기는 갈등들을 이용한 도깨비들의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 이 모든 것은 다 돈 때문인가 아니면 목숨 때문인가.


내게는 낯선 제목이었다. 그만큼 이 존재에 대해서 무감각했다는 사살이다. 인기 있는 웹소설이었고 특히 젊은 층에서 열광하는 그런 소설이었고 인기를 타고 웹툰으로도 만들어 지고 그것이 이제는 소설로까지 나왔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다. 자신이 직접 이 게임에 들어가서 참여하는 것처럼 주어지는 미션들하며 이 퀘스트를 해낼 때마다 주어지는 코인들하며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주인공 김독자만의 비밀까지. 그만 알고 있는 그것은 이 주인공 단 한 명만이 멸.살.법 즉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은 독자라는 사실이다. 즉 그에게는 엔딩을 다 안다는 아주 큰 베네핏이 주어져 있는 셈이다. 물론 다음에 일어난 일도 알고 있고 말이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은 그가 선택을 다르게 하면 그 모든 것들도 달라진다는 점이겠지.


총 8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part1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8권이 끝이 아님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퇴마록]과도 비슷하다. 오래전 그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열광을 하면서 읽었던 우리였다. 이제 그 세대가 달라지고 열광하는 형태가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즐겁다. 그 이전의 즐거움을 알아버렸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할 수가 없다. 


퇴마록 국내편 1

작가
이우혁
출판
엘릭시르
발매
201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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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잡고 내가 주인공 독자인냥 사람들을 도와주고 내 갈 길을 가면서 1권을 끝냈다.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2권을 이어갈 수가 없다. 이런 시리즈 작품들은 내쳐 바로 죽죽 읽어가는 것이 묘미인데 1권의 내용이 버거웠다. 아직 소화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음식물과도 같이 꽉 차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며 손에 땀을 쥐며 김독자와 함께 뒹굴고 달리고 했더니 그 후유증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온 것이다. 조금은 쉬어가겠다. 하지만 그 쉼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을 것 같다. 바로 다음에 어떤 미션이 주어질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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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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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제1막 1장

어두운 숲

(표범, 사자, 늑대가 나타난다.)

단테 : 제발 절 좀 구해 주십시오! 당신은 사람인가요?

베르길리우스 : 지금은 인간이 아니지만 전에는 인간이었다네. 어찌하여 지옥에 가려하는가.

단테 : 슬픈 영혼들을 만나길 원합니다.

베르길리우스 : 내가 자네를 영원한 곳으로 인도하겠네. 나중에는 베아트리체에게 자네를 맡기고 떠날 것이네.


제1막 2장

아케론 강 가

단테 : 스승님, 저들은 누구입니까.

베르길리우스 : 하느님을 분노케 하여 죽음을 맞이한 자들. 구원 받을 희망을 잃고 단념한 사람들이네.


<연옥>

제2막 2장

카셀라 :자네는 단테가 아닌가.

(안으려 하지만 허공을 가른다)

카셀라 : 어찌 여기에 왔는가.

단테 : 나의 친구여. 나는 천국으로 향하는 영혼들 틈에 끼여 긴 여행을 하고 있다네. 나를 위해 노래를 블러 주지 않겠는가.


<천국>

제3막 1장

베아트리체 :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단테를 바라본다.)

이곳은 당신의 원래 고향이었던 천국이에요.

단테 : 하지만 내가 저 불꽃 위를 어찌 올라가겠소.

베아트리체 : 하느님 원리에 따른 것일때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둘은 달을 향해 비상한다.)


그토록 유명한 단테의 신곡이지만 제대로 읽을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단테의 신곡을 읽었다고 말이다.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 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각 장의 앞부분을 희곡처럼 만들어 보았다. 많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있어서 쉴새없이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명화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그림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읽는 것이 더없이 재미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옥편에 가장 많은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가장 사실적인 묘사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자극적이면서도 잔인한 장면들도 많은데 그것이 예술가들의 혼을 자극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특히 신곡을 읽고 감명을 받은 보테칠리가 그렸다는 <지옥의 지도>라는 작품은 영화 <인페르노>에서도 본 적 있어서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신곡의 같은 부분을 그리더라도 예술가들이 느끼는 것이나 화풍이 다르기에 같은 장면 다른 그림을 비교하는 재미도 꽤 즐겁다.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들이 특히 많은데 그것은 그가 이 신곡이라는 작품을 읽고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요소라 할 있겠다. 


버니언의 [천로역정]을 읽는 기분과도 비슷하다. 그것은 기독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카톨릭에 더 가까운 편이다. 그때 당시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었던 종교였고 단테 또한 종교를 가졌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극히 사실적이고 자세하게 묘사되었던 지옥편와는 다르게 천국편에서는 조금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천국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이기에 그런 생각이 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곳에 있는 인물들을 만나면서 주인공인 단테가 하는 말들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 출신의 작가 단테다. 그곳에 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에 갔다 온 것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230쪽에 등장하는 <천국의 문>이라는 작품을 봤을 때 가장 기뻤다. 그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다. 피렌체에서 말이다. 사진을 모아둔 클라우드를 뒤져본다. 역시 있다. 내가 직접 찍은. 그때는 단테의 신곡을 몰랐고 지금은 그 작품을 읽고 난 뒤라서 이 작품이 새롭게 보인다. 이 작품은 보았지만 단테의 생가는 방문하지 못했다. 그의 박물관 또한 지나쳤을지 몰라도 사진이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니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다시 갈 이유가 생긴 것이다. 단테의 신곡이라는 작품을 보고 나니 그곳이 색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다.


유명하다. 하지만 그 유명세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권유하고 싶다. 고전이란 당연히 어렵기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타파하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니 말이다. 머릿글에서 편역자는 처음으로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감사히 여기겠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이런 책을 만들어준 편역자님께 더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덕분에 단테의 신곡을 드디어 읽어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고전은 어려워서 싫다거나 아직 단테의 신곡이 무엇인지 모른다거나 궁금은 하지만 섣불리 도전하기 힘들다거나 하는 사람을 위해 적극 추천하겠다. 바로 이 책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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