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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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수호자]라는 작품으로 스페인 장르소설을 맛본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아주 오랜만에 스페인 장르소설을 접한다. 영미 장르소설에서 일본 장르로 옮겨간 이후 유럽 장르문학이 대세였다. 독일과 프랑스 쪽에서 시작된 장르는 북유럽까지 옮겨갔는데 스페인 장르소설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일어서 그 책을 읽었던 거였고 그 느낌은 꽤 괜찮다였다. 그래서 이 책도 한 번 볼까? 라는 생각보다는 기대가 된다라는 생각이 더 컸다.

초반부가 잘 읽히지 않는다, 속도감이 붙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터라 읽기 전 살짝 걱정이 되었는데 직접 읽어본 바로는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주인공들을 이해하고 사건을 따라가면 몰입해서 읽게된다. 번역의 과정이 이상했다면 절대 그렇게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안토니아는 천재 비밀요원이다. 사고로 남편이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는 사건에 손을 뗐다.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런 과정을 책에서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그녀가 그런 증상을 느낄 때마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다닥다닥 붙여 놓았다. 그런 방법을 통해서 안토니아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이해가 빠르게 만들었다.이제 그녀를 자신만의 공간에서 끌어내기 위해서 존이 투입된다. 그는 자신이 덫을 놓아 범인을 잡았다는 이유로 지금 코너에 몰려있다. 자칫하다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그만두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수습해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온다.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그는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것은 바로 안토니아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유럽 최대 은행 총재의 아들이 납치되었다. 그리고 시체로 발견되었다. 아이는 엽기적인 형태로 살해되었다. 이런 일을 한 사람은 누굴까. 납치범은 아니 살인범은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아들을 납치 당한 엄마는 무엇이든 하는 것이 정상일텐데 그녀는 납치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던 것일까.

그 남자는 자신을 에셀키엘이라고 밝혔습니다.

315p

그저 단순하게 하나의 사건이려니 했지만 이번에는 대부호의 딸이 사라진다. 납치된 것인다. 이렇게 되면 이건 연속선 상에 놓이고 분명 같은 범인에 의해서 행해진 일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에셀키엘. 그의 이름이다. 영어명으로 한다면 에스겔. 성경 속의 인물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성경구절을 이해하면 아마도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녀는 모든 훈련을 통해 감정의 벽을 만들어왔다. 그 결과 사람들을 사건이나, 모양을 보고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형문자 조각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는 그다지 노력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71p

다만 안토니아의 남편이 어떻게 저런 상태가 되었는지 안토니아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상세히 밝혀주고 있지는 않다. 작가의 말에서 보면 독자들이 궁금하지 않도록 존과 안토니아는 돌아올 것이라고 미리 말해두었다. [붉은 여왕]을 시작으로 총3부작이라고 했으니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보아도 좋을 것이다. 붉은 색으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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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력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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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아침 주인과 여동생이 보이지 않아 찾아 나섰다가 그들이 죽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갤러리를 찾았더니 싱크홀이 터지고 잠깐 갇힌 새 인사를 나눈 전시회의 작가가 죽음을 당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가전 기업 대표의 사위 후보가 되어 갔더니만 후보 중 한 명이 독살당한다. 대학 졸업 후 경시청에 채용되어 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의심쩍은 차량을 발견하고 내렸더니 그를 만난 남자는 저곳에 사람이 죽어 있다고 말한다. 처음 해외여행을 가려고 비행기를 탔더니 한 남자가 독살을 당했다. 집으로 가다가 화재 현장을 만나고 사람을 구하고 그가 가지고 있던 극본을 본다. 고속버스를 탔더니 한 남자가 버스를 납치한다.

어디를 가도 죽음이 그를 따라온다. 와토 소지의 이야기다. 그는 지금 갇혀있다. 창문도 없고 문은 있지만 당연히 열리지 않는다. 침대 밑에는 열흘 치 정도의 물과 비상식량이 있다. 당장 죽일 생각은 없나보다. 그는 자신을 가둔 사람이 누굴까를 생각하면서 자신이 겪었던 사건들을 되새겨본다. 단 한 사건을 제외하면 사건마다 누군가는 반드시 죽는다.

자신이 어떤 수수께끼에 직면하는 순간, 무의식중에 특수한 능력이 발휘돼 자신에게서 일정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의 추리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15p

와토 소지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는 하등 쓸데 없는 아니 나중에 조금 쓸데 있는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남에게 좋은 일을 시키는 그런 능력이다. 자신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의 추리력이 향샹되는 그런 능력이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장 잘 발휘되고 가장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그의 능력때문이 그가 자리한 사건에서는 왓슨력의 영향을 받은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의 추리과정을 이야기가 하고 그 중에 하나는 진범이 밝혀지는 계기가 된다.

작가의 발상이 독특하다. 작가 소개를 보아하니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다. 2018년에 읽었던 책이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른 책들과는 다른 장르를 추구하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독특함으로 인해서 기억하고 있던 작가였는데 이번 책도 역시나 남들과는 다른 노선을 진행 중이다. 누가 이런 능력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사건 마다 죽음이 따라붙지만 전체적으로는 약간 가볍고 동동 뜨며 유쾌하고 발랄하기까지 한 그런 이야기들이다. 마치 옛날 옛날에 말이야 하면서 그렇게 전해져 내려오는 괴기담을 읽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그로 인해서 이런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문턱을 확 낮췄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장르물 정도로 생각하면 딱 맞을 듯 하다.

그나저나 자신으의 능력으로 인해서 살아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사람도 나타났고 자신의 능력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도 알았으니 이제 그의 행보는 달라지려나. 시리즈로 나온다면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진행이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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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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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사와자키. 의뢰 요청인줄 알고 집을 찾았건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냉대다. 가방을 던지고는 가져가고 아이를 돌려달라는 한 남자. 아무 것도 모르는 사와자키는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싶다. 그것도 잠시 바로 출동한 형사들은 그를 양 옆에서 붙들고 체포하기에 이른다. 유괴 공범이라는 죄다.

나 때문에 누군가가 죽는 것은 한 명으로도

이미 너무 많다.

275p

바이올린을 켜는 영재 사야카가 유괴되었다. 범인은 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서 와타나베 사무실에 있는 남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사와자키가 말려든 것이다. 지금의 탐정 사무실에는 자신밖에 없으므로 말이다. 그 이후로 돈가방을 든 그는 납치범의 요구에 따라서 시간 맞춰 도착해서 전화를 받고 다시 이동을 하고 앞의 동작을 반복하는데 아뿔사 그를 방해하는 인물이 나타나고 만다. 그는 제 시간에 도착해서 무사히 돈을 넘겨줄 수 있을까.

사실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같은 템포로 끌고 나가면 그 현장 속에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허둥거리고 분주할지 몰라도 제삼자의 입장으로 바깥에서 보는 입장인 경우에는 살짝 지루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거기다가 같은 패턴의 이야기가 반복되면 더욱 그러해진다. 하드보일드의 딱딱함은 그런 전개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하라 료는 그런 딱딱함을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질긴 마른 오징어를 계속 씹어대서 턱이 얼얼해지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마요네즈를 발라서 말캉하게 만들 줄 안다는 소리다. 그것이 하드 보일드를 더 가깝게 만들어준다.

형사들과는 다르게 독자노선을 구상하는 사와자키. 그런 그의 행동은 형사들에게는 분명히 눈에 가시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 가시를 아예 빼버릴 수도 없다. 그들에게는 가시가 아니라 안경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가시는 빼버리면 되지만 안경을 빼버리면 오히려 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와자키는 착실히 자신만의 행보를 걸어간다.

반전에 다시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부는 숨겨진 보석과도 같다. 어떻게 해서라도 꼭꼭 숨겨 놓았지만 종내는 드러날 수 밖에 없는 흙 속에 묻힌 그런 보물. 그 보물이 드러난 순간 그 반짝거림에 눈이 부실 것이다. 그 존재감에 분명 몸서리치게 될 것이다.

개정판에는 <감시당하는 여인>이라는 제목의 특별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을 먼저 읽었다. 짧다. 그래도 사와자키의 매력은 유감없이 드러나고 그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단편이다. 한 여자를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그는 그녀를 미행한다. 그녀의 주변 이웃을 조사한다. 그러던 그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가 미행을 할 때 어느 틈엔가 끼어들어 같이 미행 선 상에 있었던 남자다. 그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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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길을 잃다
엘리자베스 톰슨 지음, 김영옥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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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여행 중이다. 시골에서 친구와 함께 런던으로 와서 전쟁 속에서도 살아 남은 서점을 운영하는 이야기로 세계 대전 시대의 런던을 활보했는가 하면(런던의 마지막 서점) 이번에는 바로 옆동네인 파리다. 미국인인 해나는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고 문학작품을 사랑한다. 지금 그녀는 영국에서 제인 오스틴 작품의 배경이 된 곳들을 찾아 다니는 투어를 기획하고 진행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엄마다.

엄마와 나 사이에 대서양이 없다는 건 우리의 갈등을 막아 줄 완충제가 없다는 의미였다.

32p

엄마가 있지만 할머니가 키운 해나는 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그 엄마가 지금 바로 여기 있다. 엄마는 문서를 가지고 왔다. 할머니가 남긴 유산 중에 파리의 아파트가 있단다. 엄마와 해나가 공동소유한. 그 아파트를 가보자고 온 것이다. 아무도 살지 않았을 아니 누군가가 살고 있다 한들 아무도 모르는 아파트. 해나는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엄마와의 동행을 허락한다. 그렇게 그들은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한다.

낯선 장소로의 모험은 언제나 신난다. 그것이 현실 속이라면 여러가지 제약이나 조건이나 상황들로 인해서 힘이 들고 고난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상상 속에서의 여행은 그런 어려움을 제외했기에 온전히 모험에 빠져들 수가 있다. 해나와 엄마가 집을 찾아 가고 그곳에서 할머니의 흔적을 발견하고 유물과 같은 물건을 찾고 일기를 본다. 일기 속에서는 무슨 일이 적혀 있을까.

스콧, 어니스트. 피카소. 당대 유명한 작가들과 화가들이 한 살롱 안에서 모임을 가지고 그들과 친구과 된다라는 상상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할머니의 일기를 본 해나는 할머니가 그들과 함께 어울렸다는 것이, 그들을 이름으로 불렀다는 것이 믿기질 않는다. 그 일기로 인해서 그녀의 인생은 또 한번 바뀌게 된다. 기록의 힘이랄까.

할머니의 일기와 지금 해나와 엄마의 상황을 교차 편집해 두어서 그때 당시의 상황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 상황을 가지고 현제에 적용한 해나의 아이디어가 놀랍게 느껴진다. 내게 파리는 스위스로 가기 전 하루밤 하루 낮을 거쳐가는 곳이었다. 늦은 밤 도착한 호텔은 좁았고 그 좁은 곳에 이층 침대가 있었고 문턱이 높은 화장실이 있어서 첫인상이 썩 좋게 남은 편은 아니었다. 에펠탑이나 루브르나 달팽이 요리도 그 첫인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리는 다시 안 와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그 생각이 바뀌었다. 해나가 운영하는 하트 투 하트 여행사에 들러서 그녀가 가이드 하는 그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싶다. 누가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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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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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AB와 O. 여기까지만 본다면 누구라도 혈액형을 생각해 볼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혈액형. 하지만 여기에 햄버거와 만년필, 회장 그리고 사과까지 더해진다면 으응?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이게 무슨 신기한 조합이야 하면서 말이다. 이것은 별명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저마다 사람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불리운다.

고등학교 독서 동아리 회원인 그들은 이제는 대학생으로 함께 만나 즐겁게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의 작품을 본다. 오늘은 신나게 달리자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어쩐 일인지 눈이 감긴 채 잠이 들고 만다. 모두들 꽁꽁 묶인 상태로 눈을 뜨게 되는데 복면을 쓴 한 남자는 총을 들고 그들에게 고한다. 살인범을 찾아 내라는 것. 그러면 살려주겠다는 것이다. 대체 이 남자는 누구인가.

여기 있는 너희들 중 누군가는 사람을 죽였다. 살인범을 찾아내지 못하면 너희 모두 저 벽처럼 몸에 바람구멍을 만들어줄 거야.

16p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외딴 산장에서 발견된 그들은 딱 봐도 도망칠 곳 없는 상황에 절망한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지 않은가. 살인범만 알아내면 된다. 피해자는 누구인가. 사과다. 동아리 중 유일한 여자 회원이었던 그녀. 수능 전날 학교에서 뛰어내린 자살 사건으로 종결되어 버린 그녀였다. 사과는 정말 누가 죽인걸까. 아니면 그냥 자살인걸까.

사과가 입은 부상은 너무도 상반되어 있어. 범인은 한 사람이 아니야. 사과를 죽인 살인자는 두 명이야.

226p

어떻게 보면 클로즈드 서클 상황이다. 아무도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는 상황. 외진 곳이기에 사람이 들어올 수 없고 납치되었기에 그들은 나갈 수가 없다. 이 상황에서 지금 벌어진 사건도 아니고 몇년 전에 끝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가능할까. 그것도 아무런 증거도 사건에 대한 정황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들을 납치한 사람은 자신이 사과의 아빠라고 하면서 사건 파일을 가져다준다. 전문인도 아닌 단지 대학생인 그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아니 그 전에 이들 중 정말 살인자는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 여기 모인 그들의 목숨 또한 위태로운 것은 아닐지. 오래 전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당장 내 목숨부터 구해야 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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