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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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원' 단어 한번 고상하다. 자고로 한국에서 정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려면 아주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보통 사람들은 아파트라도 하나 자기 이름으로 된 것이 있기를 바라는 세상이니 말이다. 정원이 딸린 집들은 대부분 수억대이고 그러다보니 일반 사람들에게 정원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한, 그러한 일이 아닐수 없다.

 

'작가' 이 역시 마찬가지로 고상한 단어이다. 글을 쓰는 사람을 지칭하는 작가인데 그것이 생각하는대로 그렇게 쉽지가 않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드러낸다는 것. 그것이 어떤 장르라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드러내는 에세이라 할지라도 그냥 죽 생각나는대로 써 놓으면 읽는 사람들이 재미가 없어질 것이고 소설이나 여타 다른 장르도 매한가지이다. 그냥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그들을 위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두 단어가 합해졌다. 작가들의 정원. 물론 여기에 실린 작가들은 영국작가들이다. 영국이라는 나라를 전제로 해서 본다면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더 흔하고 그러므로 정원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나라에서도 넓은 정원은 일반 사람들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우리처럼 집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월세를 내고 빌려쓰는 개념이기 때문에 더할수도 있다. 이 작가들의 정원은 지금은 후손들이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고 흔적도 없이 못 보게 된 경우도 있으며 나라에서 이 정원을 받아서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서도 보존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은 이 책을 보게 된 이후 더해졌다. 그 작가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또는 머물면서 얼마나 많은 작품들 썼나를 보니 그들에게 있어서 정원이라는 장소는 일반적인 우리가 알고 있는 장소 이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정신적인 작업이다. 그르므로 그것을 계속 붙잡고 있는다고 능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때 그것을 잡아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뼈대를 만드로 살을 붙여야 하는 것이다. 무작정 쓰고있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럻때 필요한 것은 육체적인 노동이다. 어디가서 운동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연과 함께 할수 있는, 정원에서 나무를 그리고 풀을 자르고 하는 것은 육체적인 노동과 더불어 작가들에게 생각의 전환를 하게 해주면서 또한 그들이 쓰고자 하는 이야기들의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는 곳이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고택들도 보면 정원뿐 아니라 마당도 많이 있었다. 그 양반들이 그 마당을 직접 쓸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가 지쳤다거나 또는 여러가지 생가들이 많을때 그들은 마당을 거닐곤 했었다. 그리고 왕들이 살았던 궁들도 보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숨겨져 있는 화원이라는 뜻인 '비원' 또한 그 중의 하나이다. 왕이라는 것이 얼마나 머리 아픈 직업이었나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정원은 반드시 필요한 장소 중의 하나엿을 것이다. 사극에 보면 가끔 왕과 왕비가 연못이 있는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당시에 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때 당시의 왕과 왕비도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머리가 아플때, 또는 정권교체로 인해서 나라가 혼란스러울때, 그들은 정원을 거닐면서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점을 찾지 않았을까. 정원이라는 곳은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다른 생각을 해주게 만드는 신기한 곳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것은 크리스티 여사의 정원이었다. 크리스티 여사를 좋아해서 그녀의 책을 많이 보기도 했었고 그것으로 인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 것일수도 있다. 그녀의 정원 그린웨이. 그곳은 그녀가 가진 첫번째 정원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작품과 연관성이 많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녀는 애시필드라는 정원을 더 좋아하고 더 애착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린웨이를 가지게 되면서 그 안타까움도 사라져 갔다. 예전에 크리스여사가 그곳에 살던 사진과 비교해서 지금은 사람만 없을 뿐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으로 꼽아지기도 곳이기도 하다.

 

각 정원마다 그작가그장소그작품이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그 작가가 그 정원에서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었는지도 설명하고 있고 뒤쪽에는 이 책에 나온 정원들의 위치를 설명해주고 있기도해서 이 책을 본 이후 관심이 가는 곳이라면 영국에 간 김에 둘러봐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각 정원마다 특징이있는 식물들을 실어두고 있는데 그에 관한 설명도 책 제일 뒤에서 찾아 볼수 있다.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이와 나차럼 작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나게 읽힐 작품. 전문가용이라기보다는 대중적으로 쓴 책이라 설렁설렁 읽어가도 좋겠다. 아파트가 대중화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정원이라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원이 더 많다. 더운 여름 공원 나무밑 그늘 아래 이 책을 들고 읽는다면 정원이 없는 아쉬움쯤은 조금은 날려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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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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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선가 본 듯한 플롯, 어디선가 본 듯한 주인공,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 솔직히 말해서 장르소설이 이렇게 되면 너무 뻔한 이야기로 흘러 들어가버려 재미는 반감되고 기대했던 마음은 어느덧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란 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원래 처음 보는 작가에 대한 책은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떠들어 댈지언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일로 여기는 내 버릇 때문일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좀 뻔하다고 했다. 세명의 여자주인공. 그리고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기껏 인물들을 넓혀봐야 그 중 한 여자의 전남편이라니.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보았던 책 중에서 '나를 찾아줘'보다는 훨씬 재미있다고 말할수 있을 듯 하다. 여기서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의 반대하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 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작품은 지루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그 이후의 작품 '다크플레이스'는 그나마 좀 나아졌다는 인상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물론 영화는 훨씬 더 잘 만들어졌고 수작이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가디언에서 말한것처럼 화려함은 덜할지라도 견고한 소설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틀에 딱 딱 들어 맞는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틀에 곽꽉 맞춤으로 인해서 숨쉴수 없이 빡빡해졌지만 그것 또한 매력으로 읽힌다. 누군가는 빨리 읽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평을 두었다. 나는 그마음이 이해가 간다. 정신없이 넘겨지는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몇몇 스릴러처럼 쫄깃거리는 맛은 덜하다. 아니 없다. 하지만 그 쫄깃함보다는 닭가슴살의 퍽퍽함을 생각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그 퍽퍽함 속에서 숨겨진 재미를 찾는 느낌이란 스릴러의 페이지 넘어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세 여자가 있다. 요즘 세여자의 삼각관계는 정말 자주 쓰이는 설정이다. '꽃사슬'에서 미나토 가나에도 세명의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검은수련'에서도 한 마을에서 각기 다른 연령의 세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이번의 세여자는 다르다. 다 비슷한 또래이다. 그리고 시대도 다 똑같다. 단 한 여자만이 일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지만 일년이라는 시간상의 차이는 책속에서 현재와 거의 다없이 쓰이고 있다. 일년전에서부터 시작해서 거침없이 죽죽 당겨져서 결국은 지금 다른 두 여자가 살고있는 이시간까지 접근해오기 때문이다.

 

자,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매일 같은 통근기차를 타고 다닌다. 그러면서 다른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있는 집을 쳐다보면서, 그것도 매일 같은 집을 쳐다보면서 그 집의 커플을 보는 것을 재미로 삼는 그런 여자다.  여기에서 의문 한가지, 어떻게 그 여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할수 있을까. 사람이 출근시간이야 일정하다 할지라도 돌아오는 시간은 아무래도 몇번은 달라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더구나 홍보일을 한다는 그녀가 시간을 맞추기란 틀림없이 무리가 될텐데 신기한 일이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두가지. 기차가 아무리 느리게 지나간다 하더라도 휙 하고 지나가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그 커플의 일상을 알고있다. 상상에서 기인된 것이 더 많지만 그들의 어떤 방에 어떤 커튼이 쳐저 있고 대충의 구조까지 파악을 하고 그들의 생김새도 뚜렷이 파악하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비포아이고'라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죽음 이후 부인을 구해주려는 데이지를 보고 오지라퍼라는 단어를 썼었다.

 

여기 그녀보다 더한 오지라퍼가 등장하셨다. 자기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철길위에 있는 집. 그 집의 여자가 실종된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그녀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는 여자가 여기 있다. 정작 그녀 자신은 알콜중독이라 (본문에서는 중독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마셔대면 중독이나 다름없다.) 기억나는 것도 전혀 없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상 최고의 오지라퍼 레이첼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아 읽고 내 맘대로 적은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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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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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라는 이름의 잡지를 참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는 정말 많은 잡지들이 있었는데. '리더스다이제스트'라는 이름의 영한본도 있었고 '가이드포스트'라는 기독교 잡지도 있었고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도 있었고. 그중 샘터도 있었고. 잡지들이 모두 과월호가 있을만큼 많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과월호밖에 남지 않았다. 매월 오는 큐티잡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에 밀려 잡지를 못 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실려서 더 외면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되면서도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니 약간은 느슨한 감정이 들어서 지루해져졌다고나 할까.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삶이 더 힘들어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공감을 했지만 내 삶에 치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루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샘터'는 옛생각을 나게 함과 동시에 잊고 있었던 공감이라는 코드를 되살려 주었다.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독자들의 투고란과 하나의 주제에 맞춰 사람들이 보내온 이야기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모여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는 그런 특징이 있는게 이 샘터라는 잡지였지 하고 잡지 본연의 모습을 발견해낸듯이 기뻐하면서 읽게 된다.

 

특히 여름호 기념으로 실린 특집 '서늘맞이의 추억'이라는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 여름에 관련된 추억이 있었을까 추억을 더듬어 보게도 된다. 그리고 앨범을 찾아 본다. 오래된 사집첩 속에는 예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서 물장구 치는 사진부터 요즘 유행하는 워터파크까지 다양하게도 돌아다녔다. 한권의 잡지로 인해서 가족끼리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가족이라 할지라도 얼굴도 못 보고 지나갈대가 많다. 더군다나 십대의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날이 선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도 어려워한다. 기껏 얘기를 꺼내봐야 성적 얘기쁜이고 공부 얘기뿐이고 아이들은 또 공부를 하기 싫으니 반발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시간은 어떨까. 언젠가 그들이 갔었던 여행지를 추억삼아서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나차럼 사진이 있는 경우라면 그것을 꺼내두고 보아도 좋겠고 요즘 시대라면 저장된 사진들을 큰 화면에 띄워 놓고 보아도 좋겠다. 저마다 하나쯤은 다들 추억이 있기 마련이고 아니라면 부모들이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재미있게 이야기해줘도 가족의 분위기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책과 달리 잡지는 짧게 읽을수가 있다. 한꼭지마다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한권의 잡지를 한달릉을 두고 보아도 된다. 싫증을 금방 내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더운 이 여름 이번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들 한다. 다들 여기저기 떠남으로 인해서 고속도로도 밀려가고 있다고 한다. 휴가길에 잡지 샘터 한권 챙겨가는 건 어떨까. 가는 길이 밀린다면 동행자에게 운전을 맡겨둔 채로 조수석에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길이 밀려 짜증내는 십대들에게도,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길에도, 또는 갈 곳이 없어서 못 가거나 시간이 없어 휴가를 떠나지 못한 힘겨운 인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한숨을 쉬고 여유를 찾아 볼 기회를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얇은 책 한권이 주는 큰 여유를 부디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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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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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인터뷰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그냥 물어보는 것에 답만 해주면 되는 것이 인터뷰 아니냐며 쉽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내가 물어보고자 하는 것이 그냥 일반적인 사적인 대화가 아니라 특정분야를 가지고 물어볼 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상대방으로부터 답을 얻어 낼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질문도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둘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 인터뷰를 한 달에 한명씩 해 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그것도 몇명을 그냥 한번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총 6년동안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물어왔다. 그 중 앞의 3년분을 추리고 또 그 중에서도 추려서 이 책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가 물어본 핵심은 하나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느냐" 모든 다른 질문들은 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관도 다르고 그러므로 인해서 행복이라는 것도 다르게 느껴질것이다. 그러니 행복이라는 것도,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 어떤 누구도 똑같이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예인에 이르러 산악인 또는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군들을 만나고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서 그들이 행복해지게 되었냐는 말로 결론은 맺고 자신이 생각하는 긍정처방전을 적고 있다. 서로간에 이야기를 해서 얻어지는 것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살아온 인생에 따라서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고 그것을 채우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고 자신의 가족으로 말미암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다.

 

요즘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때에는 짜증도 쉽게 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많아지게 된다. 광고 문구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그런 발악을 하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삶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물으면 누군가는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행복이냐는 것을 물어보냐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행복이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찾아질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게 산다 할지라도 찾아보면 찾아지지 않을까.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다들 잘 사니까 그런 소리를 하지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낼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다.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지금 상황이 어렵다거나 밥을 못 먹고 산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들도 충분히 어렵게 살아온 기간이 있었고 자신의 앞에 장애물을 만났던 적이 있었다. 다만 자산이 가지고 있는그 행복을 통하여서 이겨 내었을 뿐이다. 힘들다고 하는 당신도 충분히 이겨낼수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인터뷰가 들어온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가만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내가 과연 나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에게 내려지는 긍정처방전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직접 저자를 인터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를 하러 다니기는 했어도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글을 쓰는 그도 자신의 힘든 때가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었을 것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도 있을 것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해피올로지스트라고 주장하는 그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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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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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조금은 더 고전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요즘 대세는 아무래도 스릴러이고 각종 베스트를 휩쓸고 있는 스릴러장르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형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요네스뵈나 마이클코넬리의 해리들도 형사였고 샌드맨의 유나도 형사였으며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율리아시리즈의 주인공도 여자경찰이다. 그렇다면 탐정은 어디서부터 나오게 된 것인가. 내 기억속에서 내가 탐정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셜록홈즈의 영향이 큰 듯 하다.

 

뛰어난 추리력과 디테일한 관찰력으로 일어난 사건들의 정황을 파악하고 사람들의 심리를 조정하면서 범인에 접근해가는 모습이 어찌나 멋졌는지. 그 이후로 크리스티여사의 포와로를 접하게 되면서 탐정은 무진장 잘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또 한번 몸소 느껴야만 했다. 나는 근처에도 못 간것을 그들은 논리정연하게 이야기 하면서 범인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조금은 어수룩한 탐정도 있었으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우카이 탐정이다. 약간은, 아니 아주 많은 빈틈을 보이면서 전혀 일을 해결할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 마지막으로 갈수록 반짝이는 지혜를 발휘한다. 또한 모자라 보이는 모습들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대놓고 탐정이 아니라고 변명이라도 해주듯이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은 아직까지는 직업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일부러 더 드러내 놓고 표기한듯 하다. 그리고 물론 우리의 두 주인공은 탐정도 아니다. 전직기자와 전직 경찰이다. '전직'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된 데에는 둘다 조금은 불미스러운 일과 연결이 되어 있는 공통점도 있다. 여자를 좋아하는 전직형사는 피의자의 아내와 섬씽이 있었고 전직 기자는 사건에 필요한 증인을 숨겨주다가 피해자가 되도록 만들어 버린 전적이 있다. 이래저래 마음 맞는 그들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전 여자친구가 납치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경찰에 알리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가는 박희윤. 그는 혼자보다는 둘이라는 원리원칙에 따라 친하게 지내는 전직형사이자 지금은 카페주인인 갈호태과 동행을 한다. 그들이 마주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탤런트인 그 여자친구를 무사히 구해내어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처음부터 크게 '팡' 하고 터뜨려준 후 소소한 사건들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어간다.

 

첫 사건에서 해결을 하지 못한 그들은 결국 둘다 전직이라는 딱지하에 자신의 자신들이 바라는 일보다는 서로 생업에 충실하게 카페일에만 전념을 하게 된다. 물론 사장이라는 갈호태은 여전히 여자들에 관심이 많고 그 밑에서 졸지에 종업원이 된 박희윤은 후배기자가 물어다주는 사건들에 관심이 더 많게 되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사건들은 소소하지만, 앞의 연쇄살인사건에 비해서 소소할뿐 그 자체로도 큰 사건들이다. 폭탄과 이슬람 사람들이 겹쳐지는가 하면 야구선수와 의사가 접점을 이루고 경찰간부였던 옛상사의 개를 찾는 사건도 알고보면 큰 사건과 맞물리게 된다.

 

신문을 통해서 낸 광고사건은 얼핏 보면 약간은 너무 올드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전체 이야기의 분위기를 위해서 그 정도는 살짝 양념처럼 끼워줘도 무난하게 덮힐듯 싶다. 두명의 콤비가 짝을 이루어서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해서 시간순대로 벌어지는 이야기. 하나의 이야기는 각각 마무리가 되어지고 앞에서 벌어졌던 큰 사건은 가장 마지막에 와서야 그 속내를 드러낸다. 결국은 '너가 이런 사람이었다' 하는 내용으로 말이다. 그 이야기가 약간은 단순하고 추리도 가능해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치켜줄수 있겠다.

 

우카이처럼 너무  까불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와로처럼 너무 특출나게 잘나지도 않아서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우리시대에 딱 맞는 탐정 캐릭터가 아닐까. 그렇다고 너무 보통 사람이면 재미가 적으니 갈사장 같은 캐릭터가 붙어서 콤비를 이루어줘야 제맛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셜록홈즈와 왓슨같은 조합은 아닐지라도 한국사람의 입맛에 딱 맞을 캐릭터. 이 콤비의 다음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물론 전직형사와 전직가자의 타이틀은 떼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찰소속으로 일을 해볼 모양이다. 그들이 파헤치는 미결수사들은 어떤 사건들일까. 미드 '콜드케이스'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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