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어디선가 본 듯한 플롯, 어디선가 본 듯한 주인공,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 솔직히 말해서 장르소설이 이렇게 되면 너무 뻔한 이야기로 흘러 들어가버려 재미는 반감되고 기대했던 마음은 어느덧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란 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원래 처음 보는 작가에 대한 책은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떠들어 댈지언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일로 여기는 내 버릇 때문일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좀 뻔하다고 했다. 세명의 여자주인공. 그리고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기껏 인물들을 넓혀봐야 그 중 한 여자의 전남편이라니.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보았던 책 중에서 '나를 찾아줘'보다는 훨씬 재미있다고 말할수 있을 듯 하다. 여기서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의 반대하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 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작품은 지루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그 이후의 작품 '다크플레이스'는 그나마 좀 나아졌다는 인상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물론 영화는 훨씬 더 잘 만들어졌고 수작이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가디언에서 말한것처럼 화려함은 덜할지라도 견고한 소설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틀에 딱 딱 들어 맞는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틀에 곽꽉 맞춤으로 인해서 숨쉴수 없이 빡빡해졌지만 그것 또한 매력으로 읽힌다. 누군가는 빨리 읽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평을 두었다. 나는 그마음이 이해가 간다. 정신없이 넘겨지는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몇몇 스릴러처럼 쫄깃거리는 맛은 덜하다. 아니 없다. 하지만 그 쫄깃함보다는 닭가슴살의 퍽퍽함을 생각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그 퍽퍽함 속에서 숨겨진 재미를 찾는 느낌이란 스릴러의 페이지 넘어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세 여자가 있다. 요즘 세여자의 삼각관계는 정말 자주 쓰이는 설정이다. '꽃사슬'에서 미나토 가나에도 세명의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검은수련'에서도 한 마을에서 각기 다른 연령의 세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이번의 세여자는 다르다. 다 비슷한 또래이다. 그리고 시대도 다 똑같다. 단 한 여자만이 일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지만 일년이라는 시간상의 차이는 책속에서 현재와 거의 다없이 쓰이고 있다. 일년전에서부터 시작해서 거침없이 죽죽 당겨져서 결국은 지금 다른 두 여자가 살고있는 이시간까지 접근해오기 때문이다.

 

자,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매일 같은 통근기차를 타고 다닌다. 그러면서 다른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있는 집을 쳐다보면서, 그것도 매일 같은 집을 쳐다보면서 그 집의 커플을 보는 것을 재미로 삼는 그런 여자다.  여기에서 의문 한가지, 어떻게 그 여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할수 있을까. 사람이 출근시간이야 일정하다 할지라도 돌아오는 시간은 아무래도 몇번은 달라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더구나 홍보일을 한다는 그녀가 시간을 맞추기란 틀림없이 무리가 될텐데 신기한 일이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두가지. 기차가 아무리 느리게 지나간다 하더라도 휙 하고 지나가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그 커플의 일상을 알고있다. 상상에서 기인된 것이 더 많지만 그들의 어떤 방에 어떤 커튼이 쳐저 있고 대충의 구조까지 파악을 하고 그들의 생김새도 뚜렷이 파악하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비포아이고'라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죽음 이후 부인을 구해주려는 데이지를 보고 오지라퍼라는 단어를 썼었다.

 

여기 그녀보다 더한 오지라퍼가 등장하셨다. 자기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철길위에 있는 집. 그 집의 여자가 실종된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그녀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는 여자가 여기 있다. 정작 그녀 자신은 알콜중독이라 (본문에서는 중독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마셔대면 중독이나 다름없다.) 기억나는 것도 전혀 없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상 최고의 오지라퍼 레이첼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아 읽고 내 맘대로 적은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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