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샘터'라는 이름의 잡지를 참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는 정말 많은 잡지들이 있었는데. '리더스다이제스트'라는 이름의 영한본도 있었고 '가이드포스트'라는 기독교 잡지도 있었고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도 있었고. 그중 샘터도 있었고. 잡지들이 모두 과월호가 있을만큼 많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과월호밖에 남지 않았다. 매월 오는 큐티잡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에 밀려 잡지를 못 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실려서 더 외면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되면서도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니 약간은 느슨한 감정이 들어서 지루해져졌다고나 할까.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삶이 더 힘들어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공감을 했지만 내 삶에 치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루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샘터'는 옛생각을 나게 함과 동시에 잊고 있었던 공감이라는 코드를 되살려 주었다.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독자들의 투고란과 하나의 주제에 맞춰 사람들이 보내온 이야기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모여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는 그런 특징이 있는게 이 샘터라는 잡지였지 하고 잡지 본연의 모습을 발견해낸듯이 기뻐하면서 읽게 된다.

 

특히 여름호 기념으로 실린 특집 '서늘맞이의 추억'이라는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 여름에 관련된 추억이 있었을까 추억을 더듬어 보게도 된다. 그리고 앨범을 찾아 본다. 오래된 사집첩 속에는 예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서 물장구 치는 사진부터 요즘 유행하는 워터파크까지 다양하게도 돌아다녔다. 한권의 잡지로 인해서 가족끼리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가족이라 할지라도 얼굴도 못 보고 지나갈대가 많다. 더군다나 십대의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날이 선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도 어려워한다. 기껏 얘기를 꺼내봐야 성적 얘기쁜이고 공부 얘기뿐이고 아이들은 또 공부를 하기 싫으니 반발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시간은 어떨까. 언젠가 그들이 갔었던 여행지를 추억삼아서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나차럼 사진이 있는 경우라면 그것을 꺼내두고 보아도 좋겠고 요즘 시대라면 저장된 사진들을 큰 화면에 띄워 놓고 보아도 좋겠다. 저마다 하나쯤은 다들 추억이 있기 마련이고 아니라면 부모들이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재미있게 이야기해줘도 가족의 분위기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책과 달리 잡지는 짧게 읽을수가 있다. 한꼭지마다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한권의 잡지를 한달릉을 두고 보아도 된다. 싫증을 금방 내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더운 이 여름 이번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들 한다. 다들 여기저기 떠남으로 인해서 고속도로도 밀려가고 있다고 한다. 휴가길에 잡지 샘터 한권 챙겨가는 건 어떨까. 가는 길이 밀린다면 동행자에게 운전을 맡겨둔 채로 조수석에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길이 밀려 짜증내는 십대들에게도,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길에도, 또는 갈 곳이 없어서 못 가거나 시간이 없어 휴가를 떠나지 못한 힘겨운 인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한숨을 쉬고 여유를 찾아 볼 기회를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얇은 책 한권이 주는 큰 여유를 부디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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