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느와르 M 케이스북 - OCN 드라마
이유진 극본, 실종느와르 M 드라마팀.이한명 엮음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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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많이 읽는 편이다. 에세이집도 간혹 보는 편이다. 시집은 어쩌다가 정말 맘이 내킬때만 보는 편이다. 그러던 차에 대본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작가가 쓴 대본을 그대로 책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르게 대화체로 구성이 되어있다. 말하는 어체만 그럴뿐 아니라 실제로 그 책으로 드라마를 찍어도 될만큼 자세히 표정이라던가 지문이 적혀져 있고 조명기법이라던가 어디서 컷을 해야할지도 적혀져 있다. 물론 그것으로 드라마를 찍는다해도 시간순이 아닌 장면순으로 찍어야 하니 그대로는 아닐테지만 말이다. 일반소설과 비교했을때 대본집은 훨씬 더 생생한 느낌을 준다. 평면적인 작품을 입체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처음 봤을때 신선하고 매력적인 장르라 여겨졌다. 드라마를 본 이후에 대본집을 본다면 그 장면들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을을것이다. 자기가 보았던 장면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이 책 또한 특이한 장르다. 케이스북. 실제로 방송이 되었던 드라마를 구성해놓은 것은 대본집과 비슷한데 대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장면들을 사진으로 첨부해 두었고 등장인물들드의 사진을 첨부하고 있어서 대본집과는 다르게 드라마를 실제로 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대본집이 드라마를 본 사람에게 효과적이라면 이 케이스북은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도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준다. 선드라마 후대본집이라면 선케이스북 후드라마라는 공식이 성립할수도 있겠다. 모든 드라마가 다 케이스화 되지는 않을 듯 하고 이번 드라마처럼 이렇게 사건이 일어나는 드라마들이 케이스북으로 만들기 좋은 케이스일 것이다. 드라마의 장면이 생생할수록 그리고 특이할수록 좋다. 그럴수록 지면에 실을수 있는 사진은 더욱 생동감 있어지고 독특해지니까 말이다.

 

드라마가 방영이 되었을때 한회에서 장면들은 여러 수백개가 넘겠지만 지면에 실을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중 어떤 씬을 책에 넣을수 있을까. 그것은 누군가가 어디에서도 본 적없는 특이한 것일수록 좋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등장하는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링거병들은 정말 사람의 상상을 뒤엎는 그런 장면이지 않을수 없었다. 아무리 죽이는 방법이 다양화되고 독창적이 되어 가고 있다지만 이런 방법은 그 어디서 보지 못했던 방법이었기에 더욱 특이했으며 그것을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또 달랐다. 실제로 연출해 놓은 사진을 보는 순간 더욱 기괴함과 그로테스크함을 숨길수가 없었다. 상상을 실제로 표현하는 것. 이런 것에 매력을 느끼고 무대감독들이나 소품담당들은 일을 하는 것이겠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꽤 많은 사진들로 인해서 날것같은 느낌은 주는 이 책은 이야기에 있어서는 전형적인 장르소설화 되어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두형사가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애쓴다. 주로 실종사건이며 없어진 사람들을 찾는것이 그들의 일이다. 한사람은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또 한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긴 하나 인간미가 넘치며 주로 몸으로 부딪히는 역할을 담담하고 있다. 이 콤비도 그렇게 특이하지는 않다. 주로 그렇게 만들어 지고 있는 조합이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사건들은 특이하다. 주로 누군가 죽고 납치당하고 상해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비해 실종사건은 조금은 느슨하지 않은가. 하지만 알고보면 이 사건만큼 긴박한 것은 없다. 실종사건이란 그냥 일종의 가출사건일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납치를 해서 그 사람이 없어졌을을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경우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가능하면 빠른 시간내에 그들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한편의 미국드라마가 생각났다. Without a trace. 이 역시 실종된 사람들은 찾는 전담반이며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사건들을 맡아서 해결한다. 이 드라마가 모태가 되어서 우리나라 드라마도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지만 기본적인 나라와 배경이 다르므로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들이 잔뜩 있는 이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결론을 내려주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아마도 그렇게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터 왠지 모르게 미국드라마처럼 시즌제를 기대하게 된다. 이중 어떤 에피가 가장 인상깊었느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첫번째 에피. 감옥에 있는 그가 어떻게 실종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것일까. 머리를 굴려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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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art 일센티 아트 - 1cm 더 크리에이티브한 시선으로 일상을 예술처럼 1cm 시리즈
김은주 글, 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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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런데 찍을수가 없다. 하나를 찍으면 다음 페이지도 찍고 싶어져서, 그리고 또 한 페이지를 찍으면 또 그 다음 페이지가 찍고 싶어져서, 그러다보면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다 찍어야만 할것 같아서, 그래서 찍을수가 없어졌다. 그만큼 아기자기한 멋도, 소장하고 싶은 매력도, 외워두고 싶은 매력도, 많은 책이 바로 이 책 1cm art 이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책은 시리즈다. 처음에는 그냥 1cm로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거기서 다시 +라는 기호가 붙었고 이번에는 art라는 영어단어가 붙었다.

 

그럼 원래 이 책이 어떤 책이었나 보자.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책이었다. 거기다 +가 붙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끄는 이야기가 더욱 더해졌고 감성적이 되었었다. 그리고 유머도 조금 더해졌다. 이번에 더해진 art 즉 예술이라는 이름이 덧붙여진 1cm는어떨까. 그야말로 아이디어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어디서 요런 생각을 해냈지하면서 신기해하기 그지없는 책이 된 것이다. 나같은 일반 사람이 보았을때도 그럴만한 책이니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욱 탐낼만한 책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또한 그냥 일반적으로 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책을 가지고 활용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라는 그냥 일반적이고 단순한 지시사항에서부터 - 물론 그냥 평범하지는 않다. 이쁜 그림에다 적으라고 그림을 그려두었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일반적인 하얀 종이에 적는것보다는 말이다. - 요 부분을 접어서 책을 돌려서 보라던지 책 두 권을 붙여서 큰꽃을 만들어 보라던지 하는 일반적인 발상을 뛰어 넘는다. 물론 큰꽃을 만들려면 책이 두 권 필요하고 그러므로 책이 더 팔리는 광고 효과도 잊지 않는다. 재미삼아 하는 말이긴 하지만.

 

하나 더. 꽃은 책이 두 권 필요하지만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권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많을수록 더 좋다. 책들을 모아서 페이지를 연결해서 계속 계속 긴 샌드위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독서모임을 한다면 같은 책을 들고 와서 그것을 인증샷으로 남겨도 재미나는 일이 될 듯 하다. 아니면 긴급번개라도 쳐서 모이면 어떨까. 이 책을 가진 사람들은 모월모시 어디로 모여주세요. 가장 긴 샌드위치를 만들어봅시다 하고 말이다.

 

책이라는 물건은 한번 읽고 말아버리는 존재가 아니다. 읽고 또 읽고 싶은 그런 가치를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설들 중에서는 그냥 한번 읽고 그것으로 됐어 하게 만드는 책들이 간혹 있다. 그런가하면 이건 두번, 세번도 읽고 싶어 하면서 없는 자리를 만들어가면서 꾸역꾸역 보관하고 싶게 만드는 책도 있다. 이 책은 어떠할까. 전적으로 오래두고 다시 보고 싶은 책이다. 즐거울때도, 기쁠때도, 우울할때도, 무언가 획기적인 발상이 필요할때도 말이다.

 

사실 이 책(1cm)을 많이 선물했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재미있게 볼 수있고 - 일단 활자가 적고 그림이 많으므로 - 성별을 가리지않고 누구나 편하게 볼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예술이 더해진 이 책은 어떠할까. 다른 책과의 가장 큰 차별은 직접 해보는 재미가 늘어나서 청소년뿐 아니라 그 이하의 꼬마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장르가 생겼다는 것이다. 모든 부분을 다 따라할 수는 없어도 책을 입에 대고 불어보는 부분이라던가(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조하도록) 책을 양쪽으로 접으면 어떤 재미난 그림이 나탄다던가 하는 것은 나중에 조카가 와서 같이 해보면 너무나도 즐거워 할 것 같아서 혼자서 키득대면서 아껴두었다.

 

예술이라는 장르답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명화들이 꽤 많이 등장을 한다. 이 모든 명화들은 주인공들이 곰군과 백곰양 그리고 바다코낄군으로 바뀌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주는데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그림들이 직접 그려진 것이라는 것이다. 컴퓨터 작업으로 그 부분만 오려내고 바꾼 것이 아니라 직접 작업을 한 그림이라고 작가가 처음에 밝히고 있다. 그러니 원작과 이 그림들을 자세히 비교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 할 수 있겠다.

 

책의 그림을 하나하나 보고 있자니 이 책의 구성인 전시회를 한 편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작품이 잘 섞여있는 그런 전시회. 때로는 재미도 주고 때로는 공감도 할 수 있고 때로는 마음이 한편이 뭉클하기도 한 그런 전시회. 그림뿐 아니라 쓰여진 글귀로 인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전시회. 이 책은  또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순위에 올려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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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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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생각하는 스릴러 장르하고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읽는다면 편할것이다. 일반적인 스릴러 장르는 빠르다. 일단 초반작업이 짧다. 그리고 마구 달려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작품 초반 다지기가 아주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그 작업이 약간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손에서 놓아서는 안된다. 그 부분에서 포기한다면 뒤로 갈수록 달려드는 이야기의 재미를 놓칠 것이다. 그리고 그 단계를 건너뛰어서도 안된다. 뒤쪽에 펼쳐지는 이야기를 놓칠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전형적인 스릴러 장르가 아닌 판타지와 스릴러의 혼합물이라고 보면 되겠다. 타임리프라는 장치가 포함이 되어 있는 그런 판타지 말이다. 예전에 유명했던 잭리퍼라는 살인마가 있었다. 그사람은 오래전에 죽었지만 그 사람의 부활이라고 해서 이름을 빌려 쓴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처럼 시공간을 넘어서면서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아마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 같다.

 

번역자 또한 옮긴이의 말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주인공이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또 하나의 주인공인 더하우스가 시키기 때문에 그는 그 집을 대신하여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더하우스는 하퍼에게 시간여행을 제공하고 하퍼는 그 댓가로 빛이 나는 여자들 즉 샤이닝 걸스들의 죽음을 돌려줄 뿐이다. 하퍼는 그녀들을 죽이면서 현장에 자신만의 마크를 남겨놓는다. 이 여자에게서 아주 소소한 것들을 - 가령 야구카드라던가 조랑말 장난감같은 그런 것들- 들고 가서 다른 여자의 현장에 두는 식이다. 그 물건들은 그녀들이 살던 시대에는 절대 볼수 없는 물건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감식하는 경찰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그냥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려니 할뿐이다. 그것은 너무나도 튀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증거를 함부로 남겨두면 안되다는 듯이 그 트릭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 커비. 하퍼가 죽이려다 실패한 샤이닝 걸스 중의 한명. 그는 당연히 자신이 죽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 그녀가 살아있었다. 그는 커비의 죽음을 확인하러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가 보기까지 했지만 그녀를 찾을수는 없었다. 단지 그녀의 엄마가 했던 말만 믿고 돌아선다. 커비는 죽었다고 두번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아마도 신문기자에 지쳤던 엄마가 그렇게 했던 말일테지만 그 대답으로 인해서 정말로 커비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살아남은 그녀가 이제는 다시 하퍼를 뒤쫓고 있다. 그 사실을 몰랐던 하퍼는 계속 시간여행을 다니면서 샤이닝걸스를 찾아다닌다. 여러 시대를 돌아다니고 있는 그와 오직 한 시간에서 착실하게 시간의 흐름대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 커비. 과연 이 싸움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누가 이기던 간에 승리자는 살아 남을 것이고 패배자는 죽을 것이다. 한번의 싸움에서 살아남았던 커비가 다시 또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성장했다고 해도 이십대의 여자일뿐인 커비를 하퍼가 다시 한번 잔인하게 죽일 것인가.

 

그녀는 다른 모든 여자들의 죽음의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단지 자기를 죽이려 했던 그 남자, 하퍼에 대한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단서가 없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할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일을 얻었고 그 일로 인해서 조력자와 정보를 동시에 얻는다. 물론 처음에는 까칠하게 그녀를 대했던 신문기자 댄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고 그녀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그녀는 보호하게 된다. 그와 그녀의 관계 또한 이 책을 보는 재미중의 하나가 될수도 있겠다. 하퍼라는 연쇄살인범은 끝없이 빛나는 소녀들을 찾아다닌다. 그녀들의 일상이 이 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있다. 제일 처음에 언급되고 있는 시간과 주인공 이름을 반드시 기억할 것. 한번 스쳐가는 그런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기억한다면 하퍼의 행적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이해할수 있게 될테니까 말이다. 또한 그녀들이 어떤 조그마한 소품들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면 말이다.

 

한번 시간을 거슬러 가서 그곳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시간여행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상관없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처음에 하퍼가 시간을 지나와서 현재에 이르렀을때 그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놀라움의 연속이었을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하퍼는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녀들을 찾으러 그 근처를 돌아다녔을뿐 멀리 이동하지는 않았다.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야 했으므로. 예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영상통화시스템이라던가 컴퓨터 같은 것들을 본다면 아마 오래전 사람이었던 하퍼는 기절할 정도로 놀랐을텐데.

 

왠지 몇년전에 방영되었던 [옥탑방 왕세자]라는 드라마 한편이 떠오른다. 그때 당시의 옷 그대로 이 곳에 나타난 왕세자와 그 부하들. 처음 현재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옷을 보고 연기자거나 아니면 코스프레 또는 가장행렬을 하는 사람들인줄 알았을 것이다. 나 또한 내 눈앞에 그런 사람들이 나타난다면 그렇게 생각할테니까 말이다. 누가 과연 그들이 조선시대에서 온 세자라고 생각할수 있었을까. 아마도 하퍼가 다른 세상에 가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십년 단위나 아니면 몇년단위의 짧은 이동이 아니라 50년 이상이 긴 이동에서는 분명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과거에서 온 그를 알아볼 수 있을까. 아니 그것은 둘째치고 과거와 현재를 마구잡이로 넘나드는 하퍼, 그를 잡을수는 있을까. 커비와 하퍼의 두번째 대결은 누가 이기는지는 고사하고 이루어질수는 있을까? 아마도 커비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하퍼가 알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세기의 타이틀매치. 죽는냐, 죽이느냐, 내 생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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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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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학에서는 '보윈'이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낸 '가계도'라는 개념을 내담자의 가족관계를 파악할때 쓴다. 도표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한 설명으로 인해서 조금만 표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보면 그 사람의 사생활(자식이 몇명인지 이혼을 했는지의 여부 등)을 알 수 있어서 비밀유지를 해야 하는 정보에 속한다. 이 책에서도 제일 처음에 가계도를 제시하고 있다. 상담학에서 쓰는 그런 표가 아니라 이름을 나열하고 있고 그 사람들의 생몰년과 더불어 결혼을 한 연도도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은 데이지 한 명이지만 그녀가 살아오면서 만나지는 가족관계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사람이름이 헷갈린다면 미리 보고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책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스톤 다이어리. 제목이 의미하는대로 일기형식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데이지라는 한 여자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죽는 날까지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일종의 그녀의 행적기라고나 할까. 이런 설명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반응은 금물. 그 어떤 책보다도 생생한 묘사와 살아있는 상황들이 재미나기도 하고 웃음이 지어지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그 생활 자체가 어떠한 때는 큰 사건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사건이 아닐까.

 

머시라는 한 여자가 있다. 남들보다 크고 뚱뚱한. 그래서 인기도 없었을 것 같은 그런 여자다. 부모는 모두 없다. 고아원에서 자란 그녀는 타고난 살림솜씨로 그 곳에서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고 그곳의 문이 고장나 부른 석공이 그녀에게 빠져서 그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없는 그. 하지만 둘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후 행복하게 둘이서 저녁을 먹으려고 돌아오던 카일러는 그 여느때와 다른 집안 분위기를 깨닫게 된다. 다른때에는 없던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대체 머시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번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머시말고 다른 존재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카일러.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새로운 존재를 자신이 챙기는 대신에 이웃에서 머시와 친하게 지냈던 클래런틴에게 맡긴다. 클래런틴이 그대로 이웃집에 살았다면 또 다른 관계가 생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클래런틴은 자신의 남편을 떠나 자신의 아들집으로 간다. 카일러의 새로운 존재와 함께 말이다. 그곳에서 그녀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데이지라고 이름 붙여진 새로운 존재는 살아간다. 그녀가 사고를 당해서 죽음을 당하기 전까지. 그 이후 데이지는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좇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도 십대가 되기까지의 일과 대학을 다녔던 시절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녀에게 특별한 일이 생기는 그 해를 기준으로 해서 단락을 나누고 그 해에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적어 내려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지루함을 줄였고 속도감을 높였다. 사건사고가 중심이 되지 않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탁월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이리도 흥미로울줄은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한다. 자기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 그 이야기의 화제에 오르는 것은 주로 유명인사들이다. 연예인이라던가 또는 정치인이 될수도 잇겠다. 그리고 또한 자신과 연관되어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할때 보면 사람들은 내가 아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며 듣는 경향을 보인다. 아마도 자기 자신의 삶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그러한 기분으로 이 이야기를 읽어주면 좋겠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어떤 한 여자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려준다면 재미나게 듣듯이 그렇게 말이다. 한 여자가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고 어떤 사람과 결혼해서 어떤 아이들을 낳았으며 그녀의 노년은 어떠했는지 지극히 평범한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독특했던 그녀의 인생을 지금부터 따라갈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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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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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파리 강력계 형사 아담스베르그가 등장하는 시리즈 중 가장 최신작인 '죽은자의 심판' 바로 이 책이다. 아마도 같은 형사가 계속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서 시리즈로 보아도 무방할것 같다. 북유럽 신화를 설명할때 모르는 부분을 미주로 달아서 설명하는 것과 함께 동일한 인물이 다른 시리즈에서는 어디에 나왔다 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센스도 발휘하고 있다. 앞에서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가 지금 이러하다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볼 때마다 다시 앞의 시리즈를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연관관계를 알고 다음 이야기를 연달아 읽어줘야만 비로소 알지 못했던 그들의 과거가 이해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로 보아졌던 것이 아마도 요네스뵈의 해리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스노우맨'은 해리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아니다. 그래서 책을 따로 따로 읽고 첫 시작인 '박쥐'부터 차례대로 읽어내려갔을때 아귀가 딱딱맞는 즐거움. 아마도 시리즈를 읽어본 사람만이 느끼게 되는 기쁨이 아닐까. 우리나라 작가 중에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 그러한 경향이 있다. 같은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자신이 이야기를 쓰면서 그 주인공들이 전에 자신의 작품에서 어디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면서 짤막하게 알려주면 그 몇줄의 설명 때문에 그 주인공이 나왔던 전 작품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작가들의 낚시일까.

 

형사반장인 아담스베르그를 중심으로 해서 팀으로 운영되는 이 경찰서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무슨 어벤져스도 아닌데 말이다. 쉴새 없이 잠을 자야만 하는 형사가 있는가 하면 무엇에든지 모든 정보가 다 머리속에 다 들어있는 형사도 있고 남자보다 더 큰 등치를 자랑하지만 동물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보살피는 형사도 있다. 그리고 반장과 친구이면서 시를 좋아하는  캐릭터까지. 어벤져스들처럼 뛰어난 캐릭터가 아니라 세상에 온갖 독특한 캐릭터들은 다 모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다가 대장인 아담스베르그 또한 평범하지는 않다. 이때까지 이십년 넘게 모르던 아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 같이 살고는 있지만 정이 안 간다. 그러면서 법에 대항해서라도 자신이 주장하는 바는 이루려고 노력한다. 소위 공무원이라는 자의 지위에 맞지 않는 처신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개 말썽많고 독특한 캐릭터들을 하나로 뭉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여야지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면 중구난방으로 흩어질것이 뻔하니 말이다.

 

다른 일들도 많을텐데 아담스베르그는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난리다. 경찰서 앞에서 못 날아가고 있던 한마리의 비둘기. 그는 그 비둘기를 자세히 살펴보고 줄에 매달려서 못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무슨 큰 사건이라고 되는듯이 그는 그 비둘기를 데려와서 동물사랑 후배에게 맡기는가 하면 다리에 매여져 있는 실을 풀어서 감식반에 넘긴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비둘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이것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그저 단 하나의 가벼운 에피소드일뿐이다. 본격적인 사건은 아직일어나지도 않았다.

 

비둘기를 발견한 날. 자신에게 어느 여자가 나타나서 자기의 딸이 별난군대를 보았다고 한다. 그 군대를 보았고 한 남자가 사라졌고 그는 죽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준다. 물론 그 이후로 두 명의 사람이 더 죽을 것이라는 것까지도. 그 여자는 왜 자신의 집 근처에서 해결하지 않고 이곳 파리까지 와서 그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사실 아담스베르그가 잘못 알고 있던 '별난군대'는 '성난군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왔던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던 집단이었다.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 여자는 형사반장에게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전설적인 존재.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 그리고 이미 실종된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더 죽는다고 하지만 딱히 그 당사자들은 별 반응도 하지 않는데 아담스베르그는 그곳으로 가기로 결심을 한다.

 

가는 길에 레온이라는 노파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곳에서 하루밤을 묵게 되는데 결국 그 딸이 예고한대로 한 사람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그곳의 담당자는 그저 자살로 치부하고는 사건을 덮어버려리고 애쓰게 되는데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레온이라는 노파까지 당하고 나자 그는 본격적으로 사건에 착수하게 된다. 정말로 성난 부대라는 있는 것이며 그들이 이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것일가. 그렇다면 레온이라는 노파는 그곳에서 미리 본 운명도 아니었는데 왜 무슨 이유로 공격을 당하게 된 것일까. 과연 그 노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파리시내가 아닌 교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담스베르그가 먼저 투입이 되고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연속적으로 투입되게 되므로 인하여 점점 커져가는 이야기. 엉성한 듯 엉성하지 않으며 촘촘한 듯 약간은 시골에서의 휴가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야기. 어느 스릴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느 정도 느슨해졌던 이야기는 중후반을 지나며 서서히 피치를 올려서 달려가기 시작한다. 날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한 피치 속에서 같이 뛰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이쯤 되면 아담스베르그가 나오는 전작들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딱 딱 들어맞는 참된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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