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파리 강력계 형사 아담스베르그가 등장하는 시리즈 중 가장 최신작인 '죽은자의 심판' 바로 이 책이다. 아마도 같은 형사가 계속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서 시리즈로 보아도 무방할것 같다. 북유럽 신화를 설명할때 모르는 부분을 미주로 달아서 설명하는 것과 함께 동일한 인물이 다른 시리즈에서는 어디에 나왔다 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센스도 발휘하고 있다. 앞에서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가 지금 이러하다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볼 때마다 다시 앞의 시리즈를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연관관계를 알고 다음 이야기를 연달아 읽어줘야만 비로소 알지 못했던 그들의 과거가 이해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로 보아졌던 것이 아마도 요네스뵈의 해리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스노우맨'은 해리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아니다. 그래서 책을 따로 따로 읽고 첫 시작인 '박쥐'부터 차례대로 읽어내려갔을때 아귀가 딱딱맞는 즐거움. 아마도 시리즈를 읽어본 사람만이 느끼게 되는 기쁨이 아닐까. 우리나라 작가 중에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 그러한 경향이 있다. 같은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자신이 이야기를 쓰면서 그 주인공들이 전에 자신의 작품에서 어디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면서 짤막하게 알려주면 그 몇줄의 설명 때문에 그 주인공이 나왔던 전 작품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작가들의 낚시일까.

 

형사반장인 아담스베르그를 중심으로 해서 팀으로 운영되는 이 경찰서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무슨 어벤져스도 아닌데 말이다. 쉴새 없이 잠을 자야만 하는 형사가 있는가 하면 무엇에든지 모든 정보가 다 머리속에 다 들어있는 형사도 있고 남자보다 더 큰 등치를 자랑하지만 동물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보살피는 형사도 있다. 그리고 반장과 친구이면서 시를 좋아하는  캐릭터까지. 어벤져스들처럼 뛰어난 캐릭터가 아니라 세상에 온갖 독특한 캐릭터들은 다 모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다가 대장인 아담스베르그 또한 평범하지는 않다. 이때까지 이십년 넘게 모르던 아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 같이 살고는 있지만 정이 안 간다. 그러면서 법에 대항해서라도 자신이 주장하는 바는 이루려고 노력한다. 소위 공무원이라는 자의 지위에 맞지 않는 처신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개 말썽많고 독특한 캐릭터들을 하나로 뭉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여야지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면 중구난방으로 흩어질것이 뻔하니 말이다.

 

다른 일들도 많을텐데 아담스베르그는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난리다. 경찰서 앞에서 못 날아가고 있던 한마리의 비둘기. 그는 그 비둘기를 자세히 살펴보고 줄에 매달려서 못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무슨 큰 사건이라고 되는듯이 그는 그 비둘기를 데려와서 동물사랑 후배에게 맡기는가 하면 다리에 매여져 있는 실을 풀어서 감식반에 넘긴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비둘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이것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그저 단 하나의 가벼운 에피소드일뿐이다. 본격적인 사건은 아직일어나지도 않았다.

 

비둘기를 발견한 날. 자신에게 어느 여자가 나타나서 자기의 딸이 별난군대를 보았다고 한다. 그 군대를 보았고 한 남자가 사라졌고 그는 죽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준다. 물론 그 이후로 두 명의 사람이 더 죽을 것이라는 것까지도. 그 여자는 왜 자신의 집 근처에서 해결하지 않고 이곳 파리까지 와서 그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사실 아담스베르그가 잘못 알고 있던 '별난군대'는 '성난군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왔던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던 집단이었다.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 여자는 형사반장에게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전설적인 존재.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 그리고 이미 실종된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더 죽는다고 하지만 딱히 그 당사자들은 별 반응도 하지 않는데 아담스베르그는 그곳으로 가기로 결심을 한다.

 

가는 길에 레온이라는 노파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곳에서 하루밤을 묵게 되는데 결국 그 딸이 예고한대로 한 사람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그곳의 담당자는 그저 자살로 치부하고는 사건을 덮어버려리고 애쓰게 되는데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레온이라는 노파까지 당하고 나자 그는 본격적으로 사건에 착수하게 된다. 정말로 성난 부대라는 있는 것이며 그들이 이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것일가. 그렇다면 레온이라는 노파는 그곳에서 미리 본 운명도 아니었는데 왜 무슨 이유로 공격을 당하게 된 것일까. 과연 그 노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파리시내가 아닌 교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담스베르그가 먼저 투입이 되고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연속적으로 투입되게 되므로 인하여 점점 커져가는 이야기. 엉성한 듯 엉성하지 않으며 촘촘한 듯 약간은 시골에서의 휴가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야기. 어느 스릴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느 정도 느슨해졌던 이야기는 중후반을 지나며 서서히 피치를 올려서 달려가기 시작한다. 날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한 피치 속에서 같이 뛰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이쯤 되면 아담스베르그가 나오는 전작들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딱 딱 들어맞는 참된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