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말하자. '방'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나온 책 한 권. 누군가 그 방에 갇혀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아주 센 스릴러 한편을 생각했다. 갇혀 있는 사람이 탈출하려고 노력을 하거나 아니면 주인공이 그 갇혀있는 인물을 탈출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등의 스케일 큰 한편의 스펙타클한 영화를 생각했던 것이다. 오산이었다. 누군가 갇혀있다. 거기서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와 탈출했다. 그 아이가 적응한다. 한편의 휴먼다큐멘터리가 이어진다.

 

전반부에는 엄마와 아이가 방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은 그곳에서 두렵지 않다. 즐겁다. 해야 할 놀이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언제 그런것을 생각해냈는지 이런 저런 놀잇거리를 만들어 낸다. 그 좁은 방에서 심지어 체육도 하고 달리기도 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단 하나의 방과 화장실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그 곳에 전부인줄 알고 자란 아이에게는 그 방은 말할수 없이 안락한 곳이다. 엄마와 함께 있는 그 곳이 천국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문도 모른 채 그곳으로 끌려와서 이유없이 그곳에 갇혀 지내야 하는 엄마에게는 감옥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버티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몇번이고 죽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 이쯤에서 나는 범인의 입장으로 넘어가보기로 한다. 그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또한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잘 학교 다니던 여자애를 잡아다 그 곳에 가둔 그. 그는 그 여학생을 사랑했던 것일까. 그래서 단지 그녀가 아니면 아니었던 것일까. 그래서 미리 철저하게 탈출할 수 없는 방을 준비해두고 그녀를 그곳에 가둔 것인가. 그렇다고 그녀와 함께 생활하고 그녀를 매일 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짓을 했을까. 단지 펫처럼 사육하고 싶었던 것일까. 자신의 통제하에 그녀를 두고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만 삼았던 것일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이 이야기는 철저하게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뿐이라 더 깊은 이유를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다.

 

후반부는 엄마와 아이가 사회에 다시 적응하는 이야기다. 엄마는 그래도 사회에서 생활을 하던 사람이이니 다시 보는 모든 것을이 반갑고 좋다. 오랫동안 못 보았던 부모님들을 보는 것도, 오빠를 만나는 것도, 못 보았던 조카를 보는 것도 즐겁다. 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녀를 귀찮게 하고 들쑤신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각종 미디어에서 몰려든다. 사람들은 왜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꺼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하기야 진짜로 일어났던 실화가 가장 재미난 소재가 되는 것이긴 하지만 조금은 더 그녀에게 여유를 가지라고 해줄수는 없었을까.

 

겨우 방을 탈출한 그녀와 아이에게는 병원이라는 또 다른 방이 존재하고 또다시 그 방에 갇히게 된다. 물론 표면적으로야 자유를 얻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방속에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다섯살이지만 세상이라는 곳에 처음 나온 아이는 모든것이 다 낯설다. 엄마와 함께 한 모든 것들이 이곳에서는 익숙지 않다. 텔레비젼에서 본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렇다고 자신만 보아주던 엄마가 이젠 자신만 보아주지도 않는다. 아이는 외로운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분명.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혼자서는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누군가 두루 같이 있었을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일 것이다. 분명 의견차이로 다투기도 하고 분열이 될지라도 말이다. 한때 히키코모리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은둔형 외톨이. 그들도 주인공처럼 방에 갇힌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원해서 자신을 가둔 것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그 방 바깥으로 나올수 있다. 같은 방일지라도 인간의 자유의지가 존재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너무나도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시간동안 가둬둔 사람과 은둔형 외톨이를 동시에 이 세상밖에 내놓는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더 빨리 적응을 할 것인가.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광고에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감동이 있는 책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고 했다. 내가 생각한 한 편의 영화는 [디아더스] 였다. 엄마와 아이로 이루어진 구성이 똑같고 자신들만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것도 닮았으며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자신들만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 한정된 장소에서 살아간다는 것도 같은 컨셉이다. 단지 주인공들의 존재 자체가 좀 달랐을뿐이긴 하지만 그런 공통점 때문에 더욱 연결시켜 연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태어나고 적응하고 사회에 속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하루 아침에 접한 아이는 혼동스러울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니 실제로도 그 아이는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어린 시절의 모든 아픈 기억들을 잊고 행복하고 살아가고 있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라는 안정제
김동영.김병수 지음 / 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오면서 단 한번이라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문장을 쓰면서 전혀 그러지 않을 사람, 딱 한명이 생각났다. 지극히 밝고 긍정적이며 낙천적인데다가 친화력도 갑이어서 우주에서 온 이티까지도 단 몇분내로 친구먹을 여자, 오모양.) 난 사춘기시절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 단지 그 모든 생각들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것은 용기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만으로도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너무 아프다는 이유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용기없음이 참 다행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모든 결심과 실천에 이유와 이성적 판단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유와 생각, 논리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전적으로 "그래 지금 시작하자"고 결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48p)

 

여기 한 작가가 있다. 종합병동이라 해야 할 정도로 자잘한 병들을 가지고 있는 그는 불안한 마음을 가눌길 없어 정신과에 간다. 상담을 받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 책을 펴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치고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비롯해서 마음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그것을 이겨낼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넘기기 때문에 병원이 필요없는 것이다. 자신이 약하다면 그냥 동네병원 가듯이 상담을 받는것도 나쁜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글은 한없이 우울하고 불안하다. 그럴때마다 글을 썼기때문에 어쩔수 없겠지만 그 불안함과 그 우울함에 전면부에 깔려있다. 이건 이래서 우울하고 저건 저래서 우울하고. 끝없이 우울함의 연속이다. 남들은 다 봤는데 나만 못 본 영화라는 표현에서도 알수 있다. 사실 그 영화 나도 못 봤다. 누구나 다 봤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본 사람은 본 사람대로 안 본 사람은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다른 것을 하느라 바빴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될 일 아닌가. 쉽게 생각하면 그뿐인데 작가적 머리는 다른가 끊임없이 파고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간혹 가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말한다. 당연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이상 딱 한번뿐인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든지 행복하고 즐겁게 살려는 소망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불안증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를바 없다. 작가 또한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난 지금 우울하지만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이다. 가만히 다가가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그런 글이다. 지금 나는 북유럽의 겨울날처럼 온종일 까만 밤이다. 난 행복해지고 싶다.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 그리고 소리내어 말해보고 싶다. '아......행복하다.'(133p)

 

내 인생에도 봄이 오길 고대했다. 길고 더뎠던 겨울 동안 이 시간을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른다.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태어난 것 처럼 괜찮아질 줄 알았다. 봄은 왔지만 나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186p) 아무리 봄날을 고대한다하더라도 자신의 마인드가 달라진 것이 없다면 단지 계절이 날씨가 바뀐 것으로 자신에게 봄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계절에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 하루아침에 될 일인가. 오래도록 병을 앓아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앓아온 시간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점점 그 기운이 옅어질지도 모르겠다. 유럽을 좋아하면서도 북유럽의 겨울이 싫어서 겨울에는 따스한 곳으로 여행을 간다. 밝고 활기차고 따뜻한 곳 말이다. 작가에게도 그러한 곳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불안이 없어지는 것보다 감미로운 불안을 느끼며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269p) 마음의 병을 앓는 작가와 그에게 충고의 말을 건네는 정신과 의사의 주고받는 편지로 이루어진 책. 전면적으로 어두운 가운데서도 빛같은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아무래도 딱 이 한구절. 누구나 다 불암함을 느끼면서 산다. 단지 그 불안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다. 그것도 감미롭게 말이다. 그 얼마나 실용적인 충고인지.

 

이 책을 컬러에 비유하자면 아주 짙은 검정에 가까운 네이비다. 영어의 blue에는 우울이라는 표현이 감추어져 있다. 누구라도 힘들고 어렵고 불행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왜그렇게 살아야하는가. 그러니 김작가. 힘을 내시오. 당신에게는 당신의 글을 아껴주는 팬들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도 있고 앞으로 당신을 사랑해 줄 그 누군가도 만나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밝음이 나타날 책이 보고싶어진다. 언젠가는 환한 노란빛으로 밝게 빛나는 그의 책을 볼 수 있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런 정보 없이 받아들고 읽기 시작한 한 권의 책. 처음부터 멈칫거렸다. 누군가 어린 학생에게 말하듯이 '~했습니다', 또는 '~해보지 않을래요?' 하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제일 뒤의 닫는 글을 읽으면서도 전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었다. 다시 표지를 찾찬히 살펴본다. [아우름 6]이라고 적혀진 표시가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 교양시리즈 아우름 여섯번째 책이었던 것이다.

 

1권 생명과학자인 최재천 박사의 책부터 시작해서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고 주장하는 우치다 타츠루의 6번째 책까지 학생들의 목마른 부분을 가득 채워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여섯번째 책인 이 책은 문화지리학자인 김이재 저자의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 말하듯이, 설명하듯이 조곤조곤 하는 이야기는 인문교양이라 할지라도 지루할 틈새 없이 자나간다. 한번은 누군가의 이야기로 이곳에 있었나하면 또 다음번에 바로 대륙을 건너뛰어 다른 장소로 이동하니 텔레포터가 따로 필요없을 지경이다.

 

학교다닐때 지리과목이 있었는가? 공부를 잘했었는가? 우리 학교의 지리선생님은 얼굴이 빨개서 '불타는 고구마'라는 별명을 가졌다다는 것 말고는 전혀 기억이 없는 지리다. 저자는 미국에서는 지리학을 잘 공부시키지 않고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독해 상에서는 geology 즉 지질학이나 geography 지리학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을 하는 편이다. 그들의 교과중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공부가 되어지는지는 미국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리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어느 특정나라를 정해서 그 나라는 이런게 유명하고 지리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으며 무엇이 중요합니다 하고 가르쳐 주는 학문적인 책이 아니다. 오히려 유명한 사람을 예로 들어서 그 사람이 자신이 홈타운에 있지 않고 그 곳을 떠나 다르른곳으로 가서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어떻게 성공을 했는지는 알려주고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람들 - 작가로부터 시작해서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 여러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등장을 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아직 정하지 못한 친구라면 여러 직업을 생각해 볼 수 있게도 한다.

 

특히 저자는 자신이 말괄량이 삐삐의 팬이라고 밝히면서 그 작가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그 이야기도 즐겨서 인용을 한다. 그러다보니 그 드라마 나도 어렸을때 봤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도 그 어린 삐삐가 참 대단해보였는데 말이다. 어른들이 물으면 또박또박 다 대답을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갔던 그 삐삐. 저자만큼 팬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의 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지금 당신의 장소에서 불행하다면 - 행복과 불행의 개인이 느끼기 나름이니 무엇이라 딱 정의할 수 없지만 - 그곳을 떠나 당신이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가라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으며 환영하던 환영하지 않던, 자신이 그곳에 머물러서 환영을 받으면 되고 자신이 행복한 삶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또 누가 아는가? 오래오래 시간이 지난 후 이 책을 읽고 자신이 행복한 곳으로 간 누군가가 또 다른 책에 실릴 유명한 사람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청소년들에게 시간은 충분하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철범의 방학 공부법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이 있는줄 몰랐다. 이대로만 한다면 이 세상에 공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책. 다른 나라에 살고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리고 싶은 학생이라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잘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제 곧 방학이 다가온다. 방학은 학기때와 달라서 다른 공부방법을 필요로 한다. 더 많은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않는다면 이 많은 시간을 전부 놀다가 보내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보내야 방학을 제대로 보낼수 있는 것일까. 잔소리 하기에 지친 부모님이라면 당장 이 책을 사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던져주어라.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도 별볼일 없이 그대로라면 그 친구는 그냥 공부할 생각이 없는 것이니 다른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단 학생이 너무 어린 경우는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면 아직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자는 원래부터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아니었다. 거의 뒤에서 놀던 친구가 어떻게 공부를 잘하게 된 것이고 서울대를 가게 된 것일까. 그것은 그가 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달려있었다.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게 된 것이다. 원래부터 잘하던 사람이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않는다. 그러나 못하던 아이가 잘하게 되었다면 그 방법대로 우리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을 준다. 그도 했다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만 쫓아한다면 성공은 눈앞에 있을 것이다.

 

방학은 시간이 많다. 그러므로 더 할 수 있는 시간도 있는 반면 놀 시간도 많아지는 법이다. 아무리 시간표를 만들어 둔다해도 그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저자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조건 일어나자마자 도서관에 가라는 것이다. 일단 가면 거기서 공부를 하던 뭘 하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세운 스케줄대로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방학때면 못 잔 잠을 자느라고 늦게 일어나고 게임을 하느라고 늦게 자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 점을 아주 잘 꼬집은 것이다.

 

학생들이여. 집에서는 공부가 안되는 것이 당연하다. 텔레비젼에 컴퓨터에 핸드폰에. 그러니 당장 일어나자마자 도서관으로 가라. 그곳에는 전부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다보면 분위기에 휩쓸려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딱 맞는 말이다. 내가 하고픈 말이기도 하다.

 

귀로 들었던 것은 잊히고 직접 바라본 것은 기억되고 내가 경험한 것은 이해된다.(137p) 오래전 공자가 했던 말, 3독을 하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글이다. 일단 보라. 그리고 외워라. 그리고 이해하라는 것이다. 한 문제집으로 여러번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당신은 그 모든 내용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적이 항상 70-80점대에서 오르내리는 학생들이 많다. 자기도 답답하다. 지긋지긋한 중위권을 탈출해서 90점 이상 받고 싶은데, 간혹 만점도 받아 보고 싶은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게 안 된다. 이런 학생들은 특징이 있다. 시험을 치르면,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기에 쉬운 문제는 맞히지만 어려운 문제는 여지없이 틀리는 것이다.(195p)

 

내가 학교다닐때도 고민했던 부분이고 지금 가르치는 학생 중에서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학생. 공부가 조금 덜 되었을 수도 잇다. 조금 더 하면 그 한계점을 넘어갈수 있는데 항상 자신이 그어 놓은 한계까지만 공부를 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그 외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틀릴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이 이유로 노력이 아니라 사고력의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노력은 충분히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사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그 모든 내용을 잠시동안만 알고 있을 뿐 깊이 있는 이해는 어렵고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틀려버리게 되는 것이다.

 

방학만 되면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잔소리도 많아진다. 회사에 나가는 아버지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내 붙어 있어야 하는 엄마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이제 더이상 잔소리를 하지 마시라. 단지 이 책을 던져주어라. 그것을 읽고 이해하고 깨닫고 그대로 행하고 아니고는 당신 자녀들의 문제이다. 아이들도 다 생각이 있다. 그 생각조차 없다면 그의 인생은 그냥 내버려 둘수 밖에 없다. 이미 중,고등학생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이다. 아무리 부모가 잔소리한다고 들을 나이도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들 자신의 몫으로 던져주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으례히 따라오는 질문은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는 것이다. 솔직히 그 질문에는 대답을 망설이게 되는것이 좋아하는 작가가 없다기보다는 너무 많아서이다. 장르마다 좋아하는 작가가 다 따로 있으며 나라마다 좋아하는 작가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여러사람을 꼽게 된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으니 만화에 있어서는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마스다미리를 꼽을것이다.

 

그녀의 그림과 글을 처음 본 것은 [주말에는 숲으로]라는 책이었다. 그녀의 이름을 듣는다면 누구나  수짱 시리즈를 먼저 대표작으로 꼽겠지만 내게는 그 작품이 아닌 이 작품이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듯이 그녀의 작품은 그리 특이하지 않다. 묘사를 세세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컬러감이 있는 것도 아니며 배경이 자세하지도 않다. 그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적당한 볼륨감으로 남녀를 구별하고 눈도 그냥 점 두개로 표시할 뿐.

 

하지만  그 단순함이 읽다보면 단순하지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선 하나가 예사로 보이지 않게 된다. 배경에 있는 몇 개 안되는 물건들이 소중하게 보이게 된다. 그렇게 보인다면 당신이 마스다미리의 그림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그림 뿐 아니라 그녀의 카툰은 대사 하나하나가 다 곱씹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냥 툭하고 던져 놓는 하나의 문장 같은데 어쩜, 그리 내맘과 같은지 하면서 공감하게 되고 이런 문장들을 외워두었다가 어디에선가 다시 한번 써보고 싶고,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린다. 그런 느낌은 특히 수짱 시리즈에서 받을때가 더 많다. 그런 그녀의 실제 생활을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 책으 주인공은 마스다미리, 그녀이다. 실제로 그녀가 이렇게 만화 인물하고 똑같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뱅헤어를 한 어깨까지 오는 길이의 스트레이 헤어. 수트보다는 편한 옷차림으로 정말 가기 귀찮아하면서도 자신의 글을 위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을거야'라는 생각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이벤트들을  쫓아다니는 그녀. 약간의 과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것은 그녀의 모습일 것이다. 일을 하면서 새로 만나는 편집자들.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편집자가 때로는 그렇지 못한 편집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만남들까지 하나하나 소소히 그려가면서 그녀는 오히려 더 큰 기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때는 이랬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의 지금 현재의 모습만 나오지는 않는다. 그녀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되었는지 그녀가 처음에 도쿄에 오게 된 이야기부터 학창시절에 어땠는지도 자세히 밝혀주고 있다.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녀. 절대로 튀지 않았던, 오히려 나머지 공부까지 해야 했던 그녀가 어떻게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그런 유명한 작가가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었을 것이다. 꼭 그것을 하고자 했던 그런 열정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끈기와 성실함도 한몫 할수 있겠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하고 또  열심을 다해서 했고 그 이후에 다시 새로운 생활.

 

사실 그녀의 성격이라면 그 선택은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과감하게 단행했다. 그리고 그 결단이 있었기에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 그냥 힘들것이라 생각하고 오사카에서 그 자리에 머물렀더라면 지금 우리는 수짱을 비롯한 그녀의 작품들을 못 볼수도 있었을 것이다. '평범하고 느긋한 작가생활'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녀의 일상생활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러 다니는 일상이 평범할 수가 없다. 느긋하다고 하지만 실상 원고를 쓸때가 되면 그렇게 느긋하지도 않음을 그려주고 있다.

 

작가라는 직업을 비추어 볼 뿐 아니라 마스다미리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즐거워하면서 볼 책. 이 작가의 일상생활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작가가 되기까지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책이 나오기까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재미나게 읽을 이야기. 난 [주말에는 숲으로] 같은 책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작가님, 그건 언제쯤 나올까요. 혹시 속편의 계획은 있으신가요. 수짱 시리즈처럼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텐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