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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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인터뷰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그냥 물어보는 것에 답만 해주면 되는 것이 인터뷰 아니냐며 쉽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내가 물어보고자 하는 것이 그냥 일반적인 사적인 대화가 아니라 특정분야를 가지고 물어볼 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상대방으로부터 답을 얻어 낼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질문도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둘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 인터뷰를 한 달에 한명씩 해 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그것도 몇명을 그냥 한번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총 6년동안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물어왔다. 그 중 앞의 3년분을 추리고 또 그 중에서도 추려서 이 책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가 물어본 핵심은 하나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느냐" 모든 다른 질문들은 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관도 다르고 그러므로 인해서 행복이라는 것도 다르게 느껴질것이다. 그러니 행복이라는 것도,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 어떤 누구도 똑같이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예인에 이르러 산악인 또는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군들을 만나고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서 그들이 행복해지게 되었냐는 말로 결론은 맺고 자신이 생각하는 긍정처방전을 적고 있다. 서로간에 이야기를 해서 얻어지는 것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살아온 인생에 따라서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고 그것을 채우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고 자신의 가족으로 말미암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다.

 

요즘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때에는 짜증도 쉽게 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많아지게 된다. 광고 문구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그런 발악을 하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삶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물으면 누군가는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행복이냐는 것을 물어보냐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행복이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찾아질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게 산다 할지라도 찾아보면 찾아지지 않을까.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다들 잘 사니까 그런 소리를 하지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낼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다.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지금 상황이 어렵다거나 밥을 못 먹고 산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들도 충분히 어렵게 살아온 기간이 있었고 자신의 앞에 장애물을 만났던 적이 있었다. 다만 자산이 가지고 있는그 행복을 통하여서 이겨 내었을 뿐이다. 힘들다고 하는 당신도 충분히 이겨낼수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인터뷰가 들어온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가만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내가 과연 나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에게 내려지는 긍정처방전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직접 저자를 인터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를 하러 다니기는 했어도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글을 쓰는 그도 자신의 힘든 때가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었을 것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도 있을 것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해피올로지스트라고 주장하는 그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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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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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조금은 더 고전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요즘 대세는 아무래도 스릴러이고 각종 베스트를 휩쓸고 있는 스릴러장르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형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요네스뵈나 마이클코넬리의 해리들도 형사였고 샌드맨의 유나도 형사였으며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율리아시리즈의 주인공도 여자경찰이다. 그렇다면 탐정은 어디서부터 나오게 된 것인가. 내 기억속에서 내가 탐정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셜록홈즈의 영향이 큰 듯 하다.

 

뛰어난 추리력과 디테일한 관찰력으로 일어난 사건들의 정황을 파악하고 사람들의 심리를 조정하면서 범인에 접근해가는 모습이 어찌나 멋졌는지. 그 이후로 크리스티여사의 포와로를 접하게 되면서 탐정은 무진장 잘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또 한번 몸소 느껴야만 했다. 나는 근처에도 못 간것을 그들은 논리정연하게 이야기 하면서 범인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조금은 어수룩한 탐정도 있었으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우카이 탐정이다. 약간은, 아니 아주 많은 빈틈을 보이면서 전혀 일을 해결할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 마지막으로 갈수록 반짝이는 지혜를 발휘한다. 또한 모자라 보이는 모습들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대놓고 탐정이 아니라고 변명이라도 해주듯이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은 아직까지는 직업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일부러 더 드러내 놓고 표기한듯 하다. 그리고 물론 우리의 두 주인공은 탐정도 아니다. 전직기자와 전직 경찰이다. '전직'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된 데에는 둘다 조금은 불미스러운 일과 연결이 되어 있는 공통점도 있다. 여자를 좋아하는 전직형사는 피의자의 아내와 섬씽이 있었고 전직 기자는 사건에 필요한 증인을 숨겨주다가 피해자가 되도록 만들어 버린 전적이 있다. 이래저래 마음 맞는 그들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전 여자친구가 납치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경찰에 알리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가는 박희윤. 그는 혼자보다는 둘이라는 원리원칙에 따라 친하게 지내는 전직형사이자 지금은 카페주인인 갈호태과 동행을 한다. 그들이 마주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탤런트인 그 여자친구를 무사히 구해내어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처음부터 크게 '팡' 하고 터뜨려준 후 소소한 사건들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어간다.

 

첫 사건에서 해결을 하지 못한 그들은 결국 둘다 전직이라는 딱지하에 자신의 자신들이 바라는 일보다는 서로 생업에 충실하게 카페일에만 전념을 하게 된다. 물론 사장이라는 갈호태은 여전히 여자들에 관심이 많고 그 밑에서 졸지에 종업원이 된 박희윤은 후배기자가 물어다주는 사건들에 관심이 더 많게 되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사건들은 소소하지만, 앞의 연쇄살인사건에 비해서 소소할뿐 그 자체로도 큰 사건들이다. 폭탄과 이슬람 사람들이 겹쳐지는가 하면 야구선수와 의사가 접점을 이루고 경찰간부였던 옛상사의 개를 찾는 사건도 알고보면 큰 사건과 맞물리게 된다.

 

신문을 통해서 낸 광고사건은 얼핏 보면 약간은 너무 올드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전체 이야기의 분위기를 위해서 그 정도는 살짝 양념처럼 끼워줘도 무난하게 덮힐듯 싶다. 두명의 콤비가 짝을 이루어서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해서 시간순대로 벌어지는 이야기. 하나의 이야기는 각각 마무리가 되어지고 앞에서 벌어졌던 큰 사건은 가장 마지막에 와서야 그 속내를 드러낸다. 결국은 '너가 이런 사람이었다' 하는 내용으로 말이다. 그 이야기가 약간은 단순하고 추리도 가능해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치켜줄수 있겠다.

 

우카이처럼 너무  까불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와로처럼 너무 특출나게 잘나지도 않아서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우리시대에 딱 맞는 탐정 캐릭터가 아닐까. 그렇다고 너무 보통 사람이면 재미가 적으니 갈사장 같은 캐릭터가 붙어서 콤비를 이루어줘야 제맛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셜록홈즈와 왓슨같은 조합은 아닐지라도 한국사람의 입맛에 딱 맞을 캐릭터. 이 콤비의 다음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물론 전직형사와 전직가자의 타이틀은 떼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찰소속으로 일을 해볼 모양이다. 그들이 파헤치는 미결수사들은 어떤 사건들일까. 미드 '콜드케이스'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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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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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찌릿하게 오는 책들이 있다. 특히나 에세이에서 그런 경향은 강하다. [하루 한뼘]이라는 제목처럼 그냥 막연하게 다가오는 제목도 있지만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처럼 감성을 올리는 제목도 있다. 이 책 제목 참 길다. [살면서 쉬운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그런데 그 제목만 읽고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나이가 많던 적건간에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다들 힘들다, 어렵다고 하지 오늘이 아주 미친듯이 신나요 하는 사람은 초긍정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살아라가려는 의지력으로 살아진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들 진작에 살기 싫다면서 그냥냥 세상과 이별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윤회사상을 믿어서 또다시 태어날 것을 꿈꾸기도 하겠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자면 일직선 상에 놓인, 그러니까 단 한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세상을 이겨낸다는 의미로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각각의 이야기에 허들을 그려두었다. 허들을 인생의 장애물이라고 생가한다면 그것을 뛰어 넘으라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 매번 새로운 허들을 만나게 되고 그것에 의해서 앞이 막히게 된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가지이다. 그 허들앞에서 가만히 서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허들을 용감하게 뛰어 넘을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흐린 날만 있겠는가. 날씨도 흐린 날이 있고 맑은 날이 있듯이 인생도 그러하다. 인생을 날씨에도 비유한 것은 정말 적절한 비유가 이니었을까. 네가지로 나누어진 날씨는 흐림과 비 그리고 맑음과 안개주의보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글들을 나누어서 분포하여 두었다. 읽다보면 힘이 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고 또한 마음을 찡하게 하는 글들도 있다. 작가의 어머니가 치매로 병원에 입원하신 듯 한데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왠지 나 또한 엄마한테 그렇게 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더 마음이 찡하고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왜 사람들은 마음에 있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인가. 그것도 성격 탓일까. 밖으로 드러내놓는 사람들은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을 좀더 가족에게 자주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주 하는 이야기면서 가족이기 때문에, 내 부모이기 때문에 그냥 안 하고 지나가기 되는 말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그렇게 후회하기 전에 지금 많이많이 해두고 볼 일이다.

 

박광수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그의 특유의 그림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많은 그림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다. 일러스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책처럼 한 장에 하나이상의 그림이 들어가 있지는 않고 그 또한 그냥 일러스트일뿐 카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아서 내가 아는 그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의 작품인가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된다. 틀림없는 그의 작품인데 분위기가 약간 변했다. 전보다는 조금 둥글어진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 또한 시간에 무디어진걸까. 그런데 그 무디어짐이 무딘 칼처럼 불편해서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에, 물에 씻겨 뭉글어진 돌처럼 동글동글한 조약돌 같아서 오히려 손에 들고 만지는 재미가 있는 그런 글이 되었다.

 

살다보면 분명 힘들 때가 있다. 아니 매시간, 매분, 매초, 힘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을 곁에 두고 그럴때마다 한번씩 펼쳐보면 좋을 것이다. 짬이 날때, 시간이 오분, 십분, 이렇게 있을때 그냥 아무곳이나 펴서 읽기 좋은 그런 에세이. 근데 왠지 힘내라는 글의 에세이는 다들 노란색 표지인듯한 느낌도 든다. 구작가의 책도 노란색, 내마음 다치지 않게라는 설토끼가 나왔던 책도 노란색, 이 책도 노란색. 약간의 명도나 채도 차이는 있지만 다들 노란색이다. 노란색이 힘이 나고 에너지를 주는 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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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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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책을 처음 보았던 것은이 아마도 [일곱명의 술래잡기]라는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장편의 이야기. 옛날 놀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아이가 말하는 '다레마가 굴렀다'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순간마다 머리카락이 삐죽 솟고 어딘선가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아 옴찍한 순간이었다. 호러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그의 명성을 제대로 맛보았다. 호러무비는 많이 보고 즐겨보앗지만 공포소설은 모르던 분야이던 내게 그는 새로운 분야를 열어주었다. 그 이후로 [사상학 탐정]이라는 책을 통해서 또 새로우면서도 신기한 탐정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내게 있어서 작가는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해주는 묘미가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을 통해서는 도조겐야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났다. 이 시리즈를 본 사람들 모두들 [잘린머리처럼 불긴한 것]을 최고라고 엄지를 들어 올리던데 아직 읽지 못해서 도조겐야 시리즈는 좀 더 파보아야 할 개척지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괴담의 집]으로 돌아왔따. 다른 책에서는 저마다의 캐릭터를 등장시키지만 여기서는 특이하게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직접 책에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소설인지 아닌지를 몰라서 다시 한번 책표지를 들여다 봤을 정도이다.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또 자신이 써왔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 인해서 더욱 사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독특하다. 자신을 좋아하던 팬이 편집자가 되어서 연락이 되고 그와 둘이서 만나게 되면서 이런 저런 괴담이야기를 하던 그들. 어느날 그에게서 두 편의 괴담이야기가 실린 문서를 받게 된다. 명목상으로 자신이 집필하던 책 때문에 미뤄두었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느껴지는 불길함 때문이었을까. 세번째 원고까지 오면서 무언가 닮은 것이 없냐고 물어오던 편집자에게 대답해주기 위해서 그는 이 세개의 이야기들을 차례대로 읽어나간다.

 

새로 이사온 집에서 가상의 캐릭터와 노는 아이. 엄마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딱히 뭐라 할수가 없다. 그 때 나이의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를 만들어서 논다고도 하니까. 그러던 어느날 자주 놀러오던 이웃집 꼬마가 자신의 집에서 사라진다. 분명 놀러왔다는데 집으로 돌아간 것도 모르겠고 집에서는 오지않았다고 한다. 그 꼬마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두번째 이야기는 한 소년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숲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혼자 남겨진 아이는 이른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귀신과 마주치게 되고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았던 집으로 도망치게 되는데 그곳에서 결국 그 귀신과 마주한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세번째 이야기는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싼 가격에 방을 얻어서 좋아하던 그는 어느날부터 비오는 날만 되면 들리는 이상한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직접 확인하러 나왔던 그는 지붕위에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집주인에게 은근히 물어보지만 집주인 할머니로부터 아이는 위험하다라는 이상한 소리만 듣고 더욱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앞의 두 이야기에서는 '카미카쿠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일본에서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 어느날 사람이 없어진다. 유괴를 당한것도 아니고 실종이 된 것도 아니고 가출을 한것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지구상에서 딱 그 사람만 싹 없어진 것이다. 그것을 귀신의 소행으로 보고 이런 말을 붙였다고 하는데 이 단어를 본 순간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중 [미인]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에서도 카미카쿠시가 등장을 하고 사람이 사라지는 사건이 등장한다. 또한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이 연상된다. 문은 열고 들어가면 지금의 현실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그런 이야기. 묘하게 얽혀있는 느낌이 든다. 편집자가 말한 미씽링크란 바로 이런 것인가.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읽었던 느낌이 들때도 있고 비슷한 소재를 발견하면 전에 읽었던 책이 연상되기도 한다. 사실 [미싱링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나는 동명의 한국 소설이 생각났다. 김구선생을 소재로 섰던 소설. 과연 이 이야기들에 얽힌 미싱링크는 무엇일까. 아니 실제로 그 연결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사실 내가 제일 처음 읽었던 그 책에 비해서 이 책은 오싹한 느낌은 덜한 편이기는 한다. 이미 미쓰다신조에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하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스물스물 기어나는 공포심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괴담이야기는 자고로 한여름밤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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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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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마법사'가 제목에 들어가는 책을 이번 여름에만 두권째 읽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이라는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마법사가 나온다. 마법을 부리는 '마리'라는 캐릭터와 형사가 콤비가 되어 벌이는 이야기. 그렇다면 과연 이 책에서는 어떤 마법사가 나올까 하면서 기대를 가지고 본다면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정확하게 말해서 이 책에서는 마법사 같은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목을 다시 읽어보자. 마법사의 제자들. 제자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마법사가 있고 그에게서 마법을 배워서 마법을 부리는 해리포터같은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평범한 인간이 바이러스에 접촉이 되어서 죽다 살아나고 그 이후로 생긴 초능력때문에 마법사의 제자들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짚어보자. 바이러스. 보통때는 신경도 쓰지않고 살다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대형 사건이 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이 되고 그때서야 뒤늦게 대책을 마련한다거나 아니면 연구에 매진한다거나하는 사후약방문 체제가 완성이 된다. 사실 이쪽 관련 일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들이 평상시에도 바이러스에 대비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보았을때는 이러다가 또 무언가 큰일이 일어나면 그때서야 무언가 대비책을 찾느라고 허둥지둥 댈것만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교스케처럼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력이 없다해도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을 막을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외국에서도 수퍼바이러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병원에서 흔히 생기게 되는 바이러스인데 개끗하고 소독이 되어 있는 곳에서, 절대 바이러스 생길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바이러스들이 자란다. 그 바이러스는 이미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약들에는 면역이 되어 있어서 어떤 항생제로도 듣지 않는다. 그야말로 수퍼급이다. 그러면 또 그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서 더 많은, 더 독한 약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와 인간과의 줄다리기라고나 할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이러스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 옜날 고대시간속에서도 존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류가 멸망한 후에도 살아 남는 것은 바이러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든다.

 

이 책에서 벌어지고 있는 '용뇌염'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의 대처는 이제는 종식되었지만 한국에서의 메르스와 비슷하다. 사람들의 접촉을 통해서 감염이 되는 것, 그리고 그 치사율이 꽤 높다는 것, 그래서 병원을 페쇄하는 것까지,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 왔던 일들을 그대로 보는 듯 해서 이 책이 오래전에 쓰여졌다면 미리 예언이라도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정도이다. 단, 책에서는 허둥대지 않고 한 병원을 거점병원으로 삼았고 그 속에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래도 실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긴 했지만.

 

그 바이러스가 어디서 생겨난 것인지도 그들은 알고 있다. 그들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난리통에서 살아난 단 세 명, 아니 한 명이 더 있기는 하지만 단지 살아만 있을뿐 의식이 실종된 상태라 살아있다고도 죽었다고 할수가 없다. 살아난 단 세명을 연구하기로 하고 병원에서는 독자적으로 팀을  꾸리게 된다. 그 세 명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지 못했던 능력들을 하나씩 가지게 되는데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어떠한 곳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서 자신들의 인생은 또 어떻게 변화가 될 것인가.

 

만약 내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쓸까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초능력을 사용한 영화나 드라마들도 꽤 나온 편이다. 그런면에서 보았을때는 이 책은 신선한 소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사태와 맞물려 보았을때 유사한 점이 많이 있고 그것이 더 큰 이슈를 불러 내었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어떻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든지 또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은 없는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가진 사람은 일반적으로 보통의 평범한 사람과는 다를 수 밖에 없고 그럼으로 인해서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닐까.

 

언젠가 하루하루가 똑같은 삶을 살게되는 주인공의 일상을 그린 영화를 본적이 잇다. 자고 일어나면 또 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하루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지겨운 주인공은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바꿔보려고 노력도 한다. 이 책의 결말 또한 그 영화와 비슷하다. 과연 그들의 인생은 이미 보아진대로 일어날 것인가 또는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자신들이 무언가 다른 행동을 해서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읽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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