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 덩컨 12 - 하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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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지막 권은 무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법이다. 이때까지 벌여 두었던 일들을 다 마무리 해야 하는 시점이고 새로운 이벤트를 터뜨리기보다는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만약 마무리가 덜 된 것이 있다 싶으면 잽싸게 봉해서 끝을 맺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 다음 이야기를 위해서 조금의 여지는 남겨둘 수도 있겠지만 장장 12권째를 향해서 달려온 시리즈의 마지막은 그래서는 안 되는 법이다. 그래서 이 마지막권중에서도 하권은 더욱 바쁘게 달려간가.

 

일단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다른 행성에 존재하는 엘프들을 찾았고 그들이 데리고 있는 영혼들을 돌려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영혼들을 돌려받아서 다시 원상복귀 시켜줘야 하고 그러면서 또 사라진 혜성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한가지. 상편에서 죽은 엘프들의 여왕. 그녀를 누가 죽였는지도 밝혀 내야 한다. 전반적으로 이끌어 오던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이번 권에서만 새로 발생한 일을 봉합해야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등장인물드로 한번쯤은 나와줘야 하는 것이 또 마지막 권의 묘미이다. 이때까지 시리즈 모두를 읽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번 권을 읽어줘야만 하는 것이라는 소리다. 상권에서 등장인물들을 잘 모르고 각 인물들에 대한 특징을 잘 캐치해 내지 못하고 낯선 환경에서 버벅거렸다면 이제는 탄력이 붙어서 죽죽 나아간다. 누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로 인해서 어떤 임무를 맡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리고 블룩 드래곤이라던가 각종 색이 다른 드래곤에 대한 정보도 접수했다. 그리고 엘프들이 왜 그렇게 떠나냐야 했는지에 대한 것도 알았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싸워야 할 때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혼자 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구상에서도 전쟁이 일어날때 보면 다른 나라끼리 도와주기도 한다.

 

그것은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엘프들은 적으로 간주하지만 악마들과 손을 잡은 타라덩컨. 그것은 아버지와 형을 배반하고 타라의 편으로 돌아선 아르칸즈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타라는 아르칸즈와 손을 잡고 엘프들의 몸속에 들어가 있는 영혼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을수 있을까. 그럼으로 인해서 벌어지게 되는 사건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그들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 이상 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을까. 타라는 엘프들에게서 영혼들을 다시 받아 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교롭게도 이 모든 영혼들은 아르칸즈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호시탐탐 타라를 노리고 있던 혜성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혜성은 더 큰 힘을 가지게 된고 그 힘으로 인해서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서 타라를 부쉬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타라는 이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이야기와는 다르게 결론이 조금은 허무해져 버렸다. 갑자기 나타난 한 존재로 인해서 모든 긴박했던 사건이 결론이 나고 정리가 되었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다 끝나버렸다. 그렇게 정리될 거였으면 진작에 그렇게 해주지 이때까지 기다린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니 그것에 맞춰 눈높이를 잡아야겠다는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조금 허무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게 정리가 됨으로 말미암아 타라와 칼이 행복해지고 그들이 그렇게 바라던 행복한 시간을 가지게 된 것에는 슬며시 미소를 짓게된다. 그들의 사랑속에서는 태어나게 되는 2세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를 가지게 되면 마법이 없어질수도 있다고 했는데 타라의 마법이 없어지지 않고 타라와 칼 사이에 능력이 있고 이쁜 아이들이 태어나서 또 그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다시 다스리게 되는 그 날을 꿈꿔본다. 또 다른 타라덩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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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2 - 상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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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을 가끔 읽는 편이다. 요즘 아이들 책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나중에 조카들에게 줘도 되겠다 싶은 책들은 따로 모아두기도 하는 편이다. 시리즈 중에서는 '미래인'에서 나오는 청소년 걸작선을 좋아한다.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을 만날수가 있고 아주 오래전 작품부터 가장 최근 작품까지, 또 여러 장르의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청소년걸작선이라고 했는데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꽤 있다. 재미있는 책은 남녀노소를 가리는 법이 아닌가보다.

 

오래전 판타지 소설의 한 획을 그은 책이 나왔었다. 해리포터. 지금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책이고 작가지만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누군지도 모르던 그런 작가였다. 그녀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썼던 한권의 책은 시리즈를 계속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그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사람들은 몇년동안이라도 계속 기다리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곤 했었다. 물론 모든 이야기들이 영화화 되기도 했었다. 영화를 본 친구들은 영화를 더 좋아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장르의 특성상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서로는 단  한권인 책이 한국말로 번역을 해서 너무 권수가 많아진것도 아이들로 하여금 영화로 몰리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으로 보는 것이 모든 이야기들이 빠짐없이 들어 있어 훨씬 더 재미나기도 했었다.

 

이 책 또한 판타지 소설이다. 이미 책을 좀 읽는 아이들 세계에서는 유명한 책이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 그래서 이 이야기의 마지막을 기다렸던 친구들도 꽤 많은 듯 하다. 해리포터보다 훨씬 더 긴 이야기. 이번 12권이 마지막 이야기이다. 사실 아무 이야기의 설명 없이 이 이야기에 뛰어든다면 자칫 당황할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둔다. 판타지이고 지구가 나오기는 하지만 다른 행성들중의 하나로만 등장을 하고 인간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은 하나의 인종으로만 나오고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 나라의 습성이라던가 또는 다른 등장인물들이 어떤 존재들이 나오는지 미리 공부가 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1권부터 보아온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아는 이야라 할지라도 나처럼 마지막권만 읽는다거나 또는 중간에 들어오게 된 사람들은 반드시 조금의 복습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버릇상 가장 뒷페이지를 먼저 펼쳐본다. 무언가 긴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알고보니 아더월드의 용어해설이라는 제목하에 거기에서 살고 있는 종족이라던지 아니면 동식물에 관한 설명이라던지 또는 그 동식물을 사용한 속담들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두고 있다. 반드시 이 부분을 먼저 읽는 편이 좋다. 어떤 생물체들이 또는 어떤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덤벼든다면 이야기에 훨씬 더 흠뿍 빠져서 읽을 수 있다.

 

또한 앞의 이야기를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이 마지막권을 읽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하나의 사전 작업. 제일 앞에 보면 각 권의 이야기들을 서머리해두고 있다. 11권이나 되다보니 그 양도 만만치 않지만 짧게 요약된 것으로 인해서 앞에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주인공은 누구인지, 그 사건들을 이제는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으므로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놓치지 않고,  또는 헷갈리지 않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악마의 행성을 파괴하는 혜성에 맞서서 타라는 마법사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 타라를 만나러 왔던 엘프의 여왕이 총에 의해서 살해를 당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아더월드의 마법으로도 살리지 못한채 결국 여왕을 죽음을 맞고 그 여왕이 하려는 말을 듣지 못한 타라는 궁금증만 더해간다. 지구에서 쉬려고 온 타라에게는 그 혜성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리고 악마의 사물들을 흡수하기 위해 떠났다는 혜성보다 더 빨리 사물들을 찾기 위해 타라는 원정대를 꾸리게 된다. 타라를 사랑하는 칼과 함께 모든 친구들이 총출동되어 떠난 원정에서 타라는 또 한번의 승리를 맛보며 마지막을 장식할수 있을까. 마지막 이야기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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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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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단어 한번 고상하다. 자고로 한국에서 정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려면 아주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보통 사람들은 아파트라도 하나 자기 이름으로 된 것이 있기를 바라는 세상이니 말이다. 정원이 딸린 집들은 대부분 수억대이고 그러다보니 일반 사람들에게 정원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한, 그러한 일이 아닐수 없다.

 

'작가' 이 역시 마찬가지로 고상한 단어이다. 글을 쓰는 사람을 지칭하는 작가인데 그것이 생각하는대로 그렇게 쉽지가 않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드러낸다는 것. 그것이 어떤 장르라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드러내는 에세이라 할지라도 그냥 죽 생각나는대로 써 놓으면 읽는 사람들이 재미가 없어질 것이고 소설이나 여타 다른 장르도 매한가지이다. 그냥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그들을 위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두 단어가 합해졌다. 작가들의 정원. 물론 여기에 실린 작가들은 영국작가들이다. 영국이라는 나라를 전제로 해서 본다면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더 흔하고 그러므로 정원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나라에서도 넓은 정원은 일반 사람들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우리처럼 집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월세를 내고 빌려쓰는 개념이기 때문에 더할수도 있다. 이 작가들의 정원은 지금은 후손들이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고 흔적도 없이 못 보게 된 경우도 있으며 나라에서 이 정원을 받아서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서도 보존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은 이 책을 보게 된 이후 더해졌다. 그 작가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또는 머물면서 얼마나 많은 작품들 썼나를 보니 그들에게 있어서 정원이라는 장소는 일반적인 우리가 알고 있는 장소 이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정신적인 작업이다. 그르므로 그것을 계속 붙잡고 있는다고 능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때 그것을 잡아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뼈대를 만드로 살을 붙여야 하는 것이다. 무작정 쓰고있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럻때 필요한 것은 육체적인 노동이다. 어디가서 운동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연과 함께 할수 있는, 정원에서 나무를 그리고 풀을 자르고 하는 것은 육체적인 노동과 더불어 작가들에게 생각의 전환를 하게 해주면서 또한 그들이 쓰고자 하는 이야기들의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는 곳이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고택들도 보면 정원뿐 아니라 마당도 많이 있었다. 그 양반들이 그 마당을 직접 쓸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가 지쳤다거나 또는 여러가지 생가들이 많을때 그들은 마당을 거닐곤 했었다. 그리고 왕들이 살았던 궁들도 보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숨겨져 있는 화원이라는 뜻인 '비원' 또한 그 중의 하나이다. 왕이라는 것이 얼마나 머리 아픈 직업이었나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정원은 반드시 필요한 장소 중의 하나엿을 것이다. 사극에 보면 가끔 왕과 왕비가 연못이 있는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당시에 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때 당시의 왕과 왕비도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머리가 아플때, 또는 정권교체로 인해서 나라가 혼란스러울때, 그들은 정원을 거닐면서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점을 찾지 않았을까. 정원이라는 곳은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다른 생각을 해주게 만드는 신기한 곳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것은 크리스티 여사의 정원이었다. 크리스티 여사를 좋아해서 그녀의 책을 많이 보기도 했었고 그것으로 인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 것일수도 있다. 그녀의 정원 그린웨이. 그곳은 그녀가 가진 첫번째 정원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작품과 연관성이 많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녀는 애시필드라는 정원을 더 좋아하고 더 애착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린웨이를 가지게 되면서 그 안타까움도 사라져 갔다. 예전에 크리스여사가 그곳에 살던 사진과 비교해서 지금은 사람만 없을 뿐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으로 꼽아지기도 곳이기도 하다.

 

각 정원마다 그작가그장소그작품이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그 작가가 그 정원에서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었는지도 설명하고 있고 뒤쪽에는 이 책에 나온 정원들의 위치를 설명해주고 있기도해서 이 책을 본 이후 관심이 가는 곳이라면 영국에 간 김에 둘러봐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각 정원마다 특징이있는 식물들을 실어두고 있는데 그에 관한 설명도 책 제일 뒤에서 찾아 볼수 있다.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이와 나차럼 작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나게 읽힐 작품. 전문가용이라기보다는 대중적으로 쓴 책이라 설렁설렁 읽어가도 좋겠다. 아파트가 대중화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정원이라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원이 더 많다. 더운 여름 공원 나무밑 그늘 아래 이 책을 들고 읽는다면 정원이 없는 아쉬움쯤은 조금은 날려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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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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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선가 본 듯한 플롯, 어디선가 본 듯한 주인공,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 솔직히 말해서 장르소설이 이렇게 되면 너무 뻔한 이야기로 흘러 들어가버려 재미는 반감되고 기대했던 마음은 어느덧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란 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원래 처음 보는 작가에 대한 책은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떠들어 댈지언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일로 여기는 내 버릇 때문일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좀 뻔하다고 했다. 세명의 여자주인공. 그리고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기껏 인물들을 넓혀봐야 그 중 한 여자의 전남편이라니.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보았던 책 중에서 '나를 찾아줘'보다는 훨씬 재미있다고 말할수 있을 듯 하다. 여기서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의 반대하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 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작품은 지루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그 이후의 작품 '다크플레이스'는 그나마 좀 나아졌다는 인상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물론 영화는 훨씬 더 잘 만들어졌고 수작이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가디언에서 말한것처럼 화려함은 덜할지라도 견고한 소설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틀에 딱 딱 들어 맞는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틀에 곽꽉 맞춤으로 인해서 숨쉴수 없이 빡빡해졌지만 그것 또한 매력으로 읽힌다. 누군가는 빨리 읽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평을 두었다. 나는 그마음이 이해가 간다. 정신없이 넘겨지는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몇몇 스릴러처럼 쫄깃거리는 맛은 덜하다. 아니 없다. 하지만 그 쫄깃함보다는 닭가슴살의 퍽퍽함을 생각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그 퍽퍽함 속에서 숨겨진 재미를 찾는 느낌이란 스릴러의 페이지 넘어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세 여자가 있다. 요즘 세여자의 삼각관계는 정말 자주 쓰이는 설정이다. '꽃사슬'에서 미나토 가나에도 세명의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검은수련'에서도 한 마을에서 각기 다른 연령의 세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이번의 세여자는 다르다. 다 비슷한 또래이다. 그리고 시대도 다 똑같다. 단 한 여자만이 일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지만 일년이라는 시간상의 차이는 책속에서 현재와 거의 다없이 쓰이고 있다. 일년전에서부터 시작해서 거침없이 죽죽 당겨져서 결국은 지금 다른 두 여자가 살고있는 이시간까지 접근해오기 때문이다.

 

자,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매일 같은 통근기차를 타고 다닌다. 그러면서 다른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있는 집을 쳐다보면서, 그것도 매일 같은 집을 쳐다보면서 그 집의 커플을 보는 것을 재미로 삼는 그런 여자다.  여기에서 의문 한가지, 어떻게 그 여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할수 있을까. 사람이 출근시간이야 일정하다 할지라도 돌아오는 시간은 아무래도 몇번은 달라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더구나 홍보일을 한다는 그녀가 시간을 맞추기란 틀림없이 무리가 될텐데 신기한 일이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두가지. 기차가 아무리 느리게 지나간다 하더라도 휙 하고 지나가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그 커플의 일상을 알고있다. 상상에서 기인된 것이 더 많지만 그들의 어떤 방에 어떤 커튼이 쳐저 있고 대충의 구조까지 파악을 하고 그들의 생김새도 뚜렷이 파악하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비포아이고'라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죽음 이후 부인을 구해주려는 데이지를 보고 오지라퍼라는 단어를 썼었다.

 

여기 그녀보다 더한 오지라퍼가 등장하셨다. 자기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철길위에 있는 집. 그 집의 여자가 실종된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그녀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는 여자가 여기 있다. 정작 그녀 자신은 알콜중독이라 (본문에서는 중독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마셔대면 중독이나 다름없다.) 기억나는 것도 전혀 없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상 최고의 오지라퍼 레이첼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아 읽고 내 맘대로 적은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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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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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라는 이름의 잡지를 참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는 정말 많은 잡지들이 있었는데. '리더스다이제스트'라는 이름의 영한본도 있었고 '가이드포스트'라는 기독교 잡지도 있었고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도 있었고. 그중 샘터도 있었고. 잡지들이 모두 과월호가 있을만큼 많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과월호밖에 남지 않았다. 매월 오는 큐티잡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에 밀려 잡지를 못 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실려서 더 외면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되면서도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니 약간은 느슨한 감정이 들어서 지루해져졌다고나 할까.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삶이 더 힘들어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공감을 했지만 내 삶에 치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루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샘터'는 옛생각을 나게 함과 동시에 잊고 있었던 공감이라는 코드를 되살려 주었다.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독자들의 투고란과 하나의 주제에 맞춰 사람들이 보내온 이야기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모여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는 그런 특징이 있는게 이 샘터라는 잡지였지 하고 잡지 본연의 모습을 발견해낸듯이 기뻐하면서 읽게 된다.

 

특히 여름호 기념으로 실린 특집 '서늘맞이의 추억'이라는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 여름에 관련된 추억이 있었을까 추억을 더듬어 보게도 된다. 그리고 앨범을 찾아 본다. 오래된 사집첩 속에는 예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서 물장구 치는 사진부터 요즘 유행하는 워터파크까지 다양하게도 돌아다녔다. 한권의 잡지로 인해서 가족끼리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가족이라 할지라도 얼굴도 못 보고 지나갈대가 많다. 더군다나 십대의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날이 선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도 어려워한다. 기껏 얘기를 꺼내봐야 성적 얘기쁜이고 공부 얘기뿐이고 아이들은 또 공부를 하기 싫으니 반발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시간은 어떨까. 언젠가 그들이 갔었던 여행지를 추억삼아서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나차럼 사진이 있는 경우라면 그것을 꺼내두고 보아도 좋겠고 요즘 시대라면 저장된 사진들을 큰 화면에 띄워 놓고 보아도 좋겠다. 저마다 하나쯤은 다들 추억이 있기 마련이고 아니라면 부모들이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재미있게 이야기해줘도 가족의 분위기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책과 달리 잡지는 짧게 읽을수가 있다. 한꼭지마다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한권의 잡지를 한달릉을 두고 보아도 된다. 싫증을 금방 내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더운 이 여름 이번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들 한다. 다들 여기저기 떠남으로 인해서 고속도로도 밀려가고 있다고 한다. 휴가길에 잡지 샘터 한권 챙겨가는 건 어떨까. 가는 길이 밀린다면 동행자에게 운전을 맡겨둔 채로 조수석에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길이 밀려 짜증내는 십대들에게도,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길에도, 또는 갈 곳이 없어서 못 가거나 시간이 없어 휴가를 떠나지 못한 힘겨운 인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한숨을 쉬고 여유를 찾아 볼 기회를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얇은 책 한권이 주는 큰 여유를 부디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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