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여자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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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직장에서 남녀간의 차이, 즉 성별이해를 알기 위해서 필요한 책]이다.

 

제목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느낌이 든다면 맞다. 이 책은 '화성남자 금성여자'로 유명한 작가 존 그레이가 쓴 책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아주 여실히 잘 드러낸 한 권의 책, 그 한 권의 책으로 인해서 그의 이름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고 볼 수 있겠다.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남녀관계에 가장 핵심적인 면을 잘 짚어주고 있는 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작가가 지은 이 책. 정확히 말하면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직장버전이라고 할수 있겠다.

 

처음 책이 나왔을때와 지금은 조금은 달라진 사회일 것이다. 여성의 일하는 비율도 그때보다는 더욱 늘어난 편이다. 그런만큼 남녀간에 부딪힐 일은 더 많아졌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적절한 출판시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연 이 시대의 남녀들은 집보다도 더 오랜시간을 보내곤 한다는 직장에서 어떤 눈에 보이지 않은 충돌을 하고 있을까. 서로간에 이해의 접점은 어디인가.

 

차를 타고 운전을 할 때도 사각지대가 반드시 있다. 남녀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절대 눈에도 보이지 않는 그런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각지대를 여덟가지로 나누어서 분류를 하고 있다. 그 사각지대들은 '여자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남자들이 여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여자의 입장에서 또는 남자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사연들을 알려주고 그에 대한 접근방법을 바꾸는 식이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예로 들어주고 있어서 더욱 이해가 잘 된다. 우리나라 사정이 아니어서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나라는 다를지라도 아마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똑같이 느낄 것이다.

 

그렇게 사각지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면 이제는 그 이야기들을 정리해야 한다. '성별이해 지능의 성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2장에서는 서로간에 잘 보완해서 더 나은 성장을 기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남녀간에 서로 다른 가치관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알려주어 조금 더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되고 마지막으로는 비단 직장생활뿐 아니라 실제 사생활에서도 어떻게 이런 팁들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어서 꼭 직장생활에서만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인류는 딱 두 종류, 여자와 남자,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진다. 단 두종류밖에 없는 그 인류는 너무나도 달라서 서로간에 섞임이 없다. 물론 여자같은 남자나 남자같은 여자도 충분히 있을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중재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꼭 있으리라는 법은 없고 서로간에 이해가 필요할 때가 많은 법이다. 비단 성별을 떠나서 서로간에 이해를 해주는 마음이 커진다면 모든 것이 다 잘되지 않을까 싶지만 성별차이를 이해하지 않고는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다.

 

남편과 부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가족이라도 의견이 달라서, 성격이 달라서, 생각이 달라서, 또한 성별이 달라서 다툴때가 얼마나 많은데 남들이 모여서 이익을 만들어 내어야 하는 직장이라는 곳에서는 얼마나 더할까.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덜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그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 이런 책들을 통해서 서로를 더 알아가고 지금까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예들을 보면서 자신들의 상황에 맞추어서 본다면 직장에서도 그리고 가정에서도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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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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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국에 있는 모든 직장인들이 답답한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책] 이다.

 

파란색 표지에 한 남자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삐딱하니 서 있다. 한 손에는 사직서, 다른 한 손은 넥타이를 풀며 서 있다. 과연 그는 손에 든 사직서를 제출할 것인가 아니면 풀었던 넥타이를 다시 매고 일터로 향할 것인가. 제21회 전격소설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 낯선 작가이름이지만 수상작이라는 명성만으로 믿고 읽어보기로 한다. 적어도 일본의 그 많은 상들중에서 수상작치고 나를 실망시킨 작품은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때의 인상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다.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서 이목을 끌고 정작 속내용은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는 그런 책일줄로만 알았다. 설명을 자세히 읽지 않은 이유일수도 있겠다. 정작 알고 보니 이 책은 소설, 그것도 아주 재미나고 감칠맛 있게 쓰여진 소설이었다. 신인작가가 쓴 것 같지 않은 착착 감기는 맛과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다.

 

여기 한 직장인이 있다. 이름은 아오야마. 매일매일 반복되는 회사생활이 지겨워 죽을 것 같다. 하루하루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길고 집에는 단지 잠만 자러 올뿐 그것마저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눈만 감으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생활이 지겨워 죽을 지경이다. 생활이 그모양이니 회사생활이라고 별반 나을것은 없다. 영업직인 그는 항상 일에 허덕거리고 위에서 치이기만 한다. 확 그만둘까 생각도 해보지만 여기저기 다니다 구한 직장이고 들어간지 반년도 되지 않아 그만두면 다음번 일자리를 찾을 때 결코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것이기기에 그냥 다니고 있다. 말 그대로 숨을 쉬니 살아 있는 것이고 살아있으니 그냥 회사를 가는 것 뿐이다.

 

정말로 그가 열차에 뛰어들려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잠시 눈만 감고 있었을 뿐 일수도 있다. 그런 그의 팔을 잡고 뒤로 확 당겨주는 한 사람. 그는 자신을 야마모토라고 한다. 나는 그를 전혀 모르겠는데 그는 내가 자신의 동창이라고 한다. 그것도 초등학교때 동창. 이상하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친구가 존재했는지 궁금해지는 아오야마는 그 몰래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본다. 있었단다. 그런 친구가. 겨우 마음의 긴장을 풀고 기분좋게 친구와 이야기를 하게 되는 아오야마. 야마모토라는 친구를 만나서 그는 과연 어떻게 변할까.

 

지루한 일상이 단지 한 명의 동성친구로 말미암아 변하게 된다는 사실이 조금 역설적이긴 한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마음이 편해질때가 있다.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되어진다. 친구로 인해서 회사생활에도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는 아오야마. 그의 인생이 이대로 잘 굴러간다면 좋겠지만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게 좋지마는 않다. 과연 그는 무슨 일로 인해서 인상을 쓰게되고 무슨 일로 인해서 손에 사직서를 들게 될까.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는 사직서를 내려놓을까 아니면 그냥 접어 놓게 될까.

 

한 친구와의 만남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을수도 있는 이야기. 그렇지만 반복되는 일과에 지친 직장인들의 마음을 달래줄 이야기. 일본에 '사자에씨 증후군'이 있다면 한국에는 '개콘 증후군'이 있다. 개콘이 끝남을 알리는 '빰빠빠~~'하는 소리를 들으면 일요일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음날인 월요일은 회사를 가야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만큼 그 음악이 듣기 싫어진다는 그런 효과라고나 할까. 이 세상의 모든 직장인들이 오늘 하루도 화이팅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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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로키언
그레이엄 무어 지음, 이재경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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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홈즈를 죽인 아서코난도일이 맞이한, 그리고 그의 일기장을 찾는 해럴드의 사건 이야기]다.

 

자, 솔직하게 말합시다. 셜록홈즈. 난 당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소. 왜냐고? 당신의 그 유일무이한 천재성 때문이오. 사람을 한번 딱 보기만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을 알수 있는 당신의 능력. 그렇소. 나는 잘난 천재들을 그리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오. 하지만 당신의 사건이야기를 읽을땐 빠질수 밖에 없거든. 그건 아마도 당신을 만들어 낸 코난도일때문이 아닐까 하오.

 

아서 코난 도일경. 당신이 홈즈를 싫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소. 당신이 유명해지기 위해서 이야기를 썼는데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은 묻혀버리고 셜록홈즈만 뜬거지. 희한하지 않소? 작가보다 캐릭터가 더 유명해지다니 말이오. 노래는 뜨고 가수는 못 뜬 케이스라고나 할까. 당신의 이름을 사인받기보다는 셜록홈즈이름으로 사인해달라고 할때의 낭패감이란 아주 잘 이해할수있을 것만 같소. 그래서 당신이 만들어 낸 자식같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미워할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죽일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아주 잘 이애해할 수 있을 것만 같소.

 

사건은 당신이 그를 죽인후에 일어났소.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더 미워하기 시작했다지. 그 유명한 셜록홈즈를 죽인 댓가로 말이오. 그래서 당신의 집에 폭탄이 날아들었을까. 천만다행으로 아무도 죽지는 않았고 당신은 그 폭탄속에 남아있던 한 여자의 살해당한 기사를 가지고 경찰을 찾아가지만 결국 아무 소리 듣지 못하고 나와야만 했소. 그래서 당신의 오기가 발휘된 것이 아닐까.

 

당신은 절친('브램'이라고 이름만 들어서는 절대 모를 그 누군가였던 사람이 나중에 [드라큘라]를 쓴 작가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랬소. 진작 알려주지 그랬소. 그랬다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을.)과 콤비를 이루어 셜록홈즈의 솜씨를 이야기 속이 아닌 현실상황에서 발휘해 보기로 했소. 그 신부 살인사건을 당신이 직접 해결하기로 한 것이지. 이야기에서와 달리 당신은 천재탐정 셜록이 되지 못했고 사건은 점점 더 꼬여만 갔소.

 

과연 탐정에게는 청중이 필요했다. 요즘 아서는 갈수록 홈즈가 이해됐다.(182p) 당신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당신의 심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아주 단적인 문장이오. 그렇게 이해했기 때문에 죽인 셜록을 부활시킨 것으로 이해하고 싶소만. 그런데 그거 아시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에서도 당신보다는 셜록의 인기가 더 높은 걸 말이오. 이걸 알면 당신이 무덤에서도 벌떡 튀어나올 것 같아서 무섭긴 합니다만. 현재에는 셜록의 행적을 좆는 사람도 있고 그의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연례행사를 가지고 있소.

 

그 모임 중에서 당신의 일기를 연구하는 한 학자가 잃어버린 당신의 일기를 찾았다며 다음날 발표하려고 했다오. 그러나 그는 다음날 나타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상태로 발견된다오. 희한한 일이지. 물론 그가 찾았다는 당신의 잃어버린 일기는 어디에도 없소. 경찰을 그 사건을 풀기위해서 애쓰지만 오히려 꼬여만 가고 이 사건 역시 그날 처음 신입회원이 된 해럴드가 역시 그날 처음 본 새러와 콤비를 이루어 해결하려고 하오. 물론 범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경우는 당신의 일기장을 찾는 것이 더 큰 목적일 것이오.

 

두개의 별도의 사건이 평행을 이루면서 줄기차게 흘러가오. 이 끝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지 않소? 이 별개의 사건은 딱 하나를 계기로 묘하게 맞물린다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일기지. 당신이 매일같이 흔적을 남겨놓았던 일기. 셜록홈즈말고도 당신도 꽤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면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려나 모르겠소만.

 

셜록이 등장하지 않고 당신이 등장하는 이 책을 나는 아주 즐겁게 읽었소. 흥미진진하더이다. 당신이 그렇게 셜록을 미워했다는 사실도 신기했고 당신이 필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것도 신선하고 좋았다오. 너무 미워하지 않고 셜록을 다시 부활시켜 준것도 고맙고. 비록 그전의 셜록과 많이 다른 캐릭터일지라도 말이오. 나는 여전히 셜록을 싫어하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읽지 않을수 없소. 그러니 아서 코난 도일. 나는 당신에게 고마워하고 있소. 깊은 감사를 드리오.

 

마지막 하나 더. 문제에 해답이 존재한다는 개념이 좋아서요.(305p) 홈즈 이야기를 왜 좋아하냐고 물어본 질문에 해럴드는 이렇게 대답했소. 나 역시도 홈즈이야기나 다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을 듯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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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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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작품에 대한 작가와의 일대일 독서토론]이다.

 

2013년 160여권의 책을 읽었고 2014년 훌쩍 뛰어 넘은 이백여권을 읽었고 작년 2015년에는 270여권의 책을 읽었다. 1년에 무슨 책을 그리 많이 읽느냐고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책을 보는 목적은 취미생활이자 재미로 보는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용이라 할수도 있겠다. 그런만큼 목적에 걸맞게 문학장르에 치우쳐있다. 주로 장르문학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소설을 보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설은 상상력을 키워주고 그 속에서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의도를 짐작해 볼 수 있게 해주며 그럼으로 인해서 공감대를 형성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읽는것이 가장 중요할진대 나는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목적으로라고 이미 밝혔으니 그 목적에 가장 걸맞는 장르는 문학작품, 그것도 소설일수밖에 없다는 결론이고 올해도 부지런히 소설을 읽을 예정이기도 하다.

 

독서고백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이 책은 제목은 거창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한 사람의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 둔 글이다. 그만큼 개인적인 느낌이 강한 책이라 할수 있다. 여기 나온 여러 책들은 대부분이 문학작품이다. 그것도 소설이다. 고전이냐 하면 그런것도, 그렇지않은 작품도 섞여 있다. 사실 '크리스마스 캐롤'이나 '피노키오'같은 작품은 워낙 유명하긴 해도 고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은 작품인만큼 자신의 생각과는 어떻게 다른지, 작가는 그 작품을 어떻게 읽었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독서모임을 통해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토론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그런 이유다. 같은 책을 가지고 읽었지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관점의 차이가 생기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비교해보고 공감도 하고 이해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한권의 책을 통해서 작가와 개인적인 독서토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딱 맞을 듯 하다.

 

책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이야기의 줄거리를 말하고 있으므로 이 이야기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에서의 상황이 어떠한지 금방 알 수있다. 그래서 금새 몰입해서 그 상황에 빠져있을 수 있고 더욱 자세한 의견나눔이 있을 수 있게 된다.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다 말하고 있어서 정작 작가가 말하고 있는 책을 자신이 다 읽었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책을 사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잠시 해보지만 자신이 관심이 있어하는 책은 줄거리를 들었다 할지라도 직접 읽어보고픈 마음이 클 것이므로 기우라고 생각하고 접어두도록 한다.

 

앞에서 말한 두 작품 외에도 '죄와벌'이라던지 '이방인'이나 '변신'같은 고전작품도 물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동화로 알고 있었던 '행복한 왕자'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공포소설로 알려진 '검은 고양이'에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게 된다. 소설이긴 하나 어느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전반적인 문학 장르를 두루 걸쳐서 언급하고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관련된 이야기들만 골라 읽어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고 그 책을 사러 나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어온 나는 그런 책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오산이었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다. 특히 작가가 언급한 '필경사 바틀비'라는 책이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를 계속 외쳤던 것일까.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그렇게 할 수 없는 때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읽은 책들은 작가의 말에 공감도 하고 내가 읽어온 것과 달라서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도 만들어 준 이 책. 이 책에 나온 책들중 몇 권은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고 몇 권은 읽어보지 못해서 처음으로 읽어보고 싶어졌으며 몇 권은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언젠가 내가 나의 이름을 걸고 독서고백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꾸준히 부지런히 읽어가야겠다. 새로운 한 해에도 책은 여전히 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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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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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의 글은 내게는 들쭉날쭉하다. 어떤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하다가도 어떤  때는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글로써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어렵다고 느껴서 외면하려고 했다가도 다른 글을 보면 또 그 글에 빠져들지 않을수가 없다. 이번 책은 특히 더 맞장구를 치면서 읽었다. 소실인가 아니면 에세인가 아니면 시인가 하다가 모르겠다 그냥 이야기를 읽겠다라는 심정으로 읽었다. 제목에 자세히 보면 38 True stories & Innocent Lies라고 적혀진 것을 알 수 있다. 진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 그렇다면 이것은 작가의 생각과 마음과 글이 어울러져 나타난 것이라고 할수 있겠다.

 

한 번만 더. 그가 말했다. 두 사람은 그 노래를 몇 번이나 다시 들었다. 하지만 영원히 그곳에 앉아, 영원히 그 노래를 듣고 있을 수는 없었다.(85p) 오래전 대학로에서 그랬던 적이 있었다. 같은 노래를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끼고서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오래도록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 그 노래까지도 기억이 난다. 성시경의 '두사람'. 나와 같이 그 노래를 들었던 사람은 그 기억이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노래를 들으면 그날 일이 영화를 보듯이 생각이 난다. 이 글을 읽으며 그 생각이 났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호텔의 오너는 '게으른 여행자들을 위해' 이 호텔을 지었다고 했다.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시간은 심지어 오후 한 시까지여서,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나서도 신선한 샐러드와 과일, 따뜻한 수프와 부드러운 푸딩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94p) 여행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외면할수 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생각하는 것이 싫어 주로 패키지로 누군가의 일원에 되어서 묻히면서 다니다보니 이런 호텔이 그리워졌다. 게으른 여행자들을 위해 아침이 오후 한시까지 제공되는 호텔. 보통의 호텔은 9시 늦어도 열시면 아침제공이 끝나게 된다. 이런 호텔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늦게까지 자고 느긋하게 게으름을 부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졌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행복한 바보가 되세요. 만약 사랑에 빠질 수가 없어 안달하고 있다면, 그냥 행복한 방관자가 되세요.(129p) 사랑에 빠지면 행복한 바보가, 사랑에 빠질수 없다면 그냥 행복한 방관자가 되라는 이 말이 이렇게 절절할 수 있을까. 나는 잘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내가 너무나도 잘 안다. 나는 행복한 방관자로써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행복한 바보로 만들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말이다.

 

"그렇게 하면, 이별을 좀 더 잘 견딜 수 있나요?" 당신은 웃지도 않고,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 속도로 대답했어요. "이별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과 같아. 너무 성급하게 마시면 마음을 데고, 너무 천천히 마시면 이미 식어버린 마음에서 쓴맛이 나. 이별을 잘 견딜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도 없어. 지금 네가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그 마음을 다하면, 시간이 흐른 후에도 향기는 남는 거니까."(182p)

 

책의 제일 뒷표지에도 나오있는 말. 처음 읽을때부터 어떤 구절에서 이런 말이 이어질까 궁금했던 글귀. 이별을 좀 더 잘 견딜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놓은 글.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가끔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잘 되었다.

 

처음 아주 진하고 뜨거운 커피를 잘못 마시면 입을 데게 된다. 그리고 마시다 놓아둔 커피는 점점 식어져 그 맛이 쓰게 변한다. 이별도 그와 같은 것이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별에 대한 쓴 느낌이 확 다가왔다. 그래도 커피향은 그대로 남아있듯이 이별 또한 사랑의 향기는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별이 결코 두려운 것은 아니라는 말. 그래도 나는 아직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 행복한 방관자가 되는 것을 택하는 행복한 바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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