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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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라는 이름의 잡지를 참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는 정말 많은 잡지들이 있었는데. '리더스다이제스트'라는 이름의 영한본도 있었고 '가이드포스트'라는 기독교 잡지도 있었고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도 있었고. 그중 샘터도 있었고. 잡지들이 모두 과월호가 있을만큼 많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과월호밖에 남지 않았다. 매월 오는 큐티잡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에 밀려 잡지를 못 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실려서 더 외면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되면서도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니 약간은 느슨한 감정이 들어서 지루해져졌다고나 할까.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삶이 더 힘들어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공감을 했지만 내 삶에 치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루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샘터'는 옛생각을 나게 함과 동시에 잊고 있었던 공감이라는 코드를 되살려 주었다.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독자들의 투고란과 하나의 주제에 맞춰 사람들이 보내온 이야기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모여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는 그런 특징이 있는게 이 샘터라는 잡지였지 하고 잡지 본연의 모습을 발견해낸듯이 기뻐하면서 읽게 된다.

 

특히 여름호 기념으로 실린 특집 '서늘맞이의 추억'이라는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 여름에 관련된 추억이 있었을까 추억을 더듬어 보게도 된다. 그리고 앨범을 찾아 본다. 오래된 사집첩 속에는 예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서 물장구 치는 사진부터 요즘 유행하는 워터파크까지 다양하게도 돌아다녔다. 한권의 잡지로 인해서 가족끼리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가족이라 할지라도 얼굴도 못 보고 지나갈대가 많다. 더군다나 십대의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날이 선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도 어려워한다. 기껏 얘기를 꺼내봐야 성적 얘기쁜이고 공부 얘기뿐이고 아이들은 또 공부를 하기 싫으니 반발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시간은 어떨까. 언젠가 그들이 갔었던 여행지를 추억삼아서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나차럼 사진이 있는 경우라면 그것을 꺼내두고 보아도 좋겠고 요즘 시대라면 저장된 사진들을 큰 화면에 띄워 놓고 보아도 좋겠다. 저마다 하나쯤은 다들 추억이 있기 마련이고 아니라면 부모들이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재미있게 이야기해줘도 가족의 분위기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책과 달리 잡지는 짧게 읽을수가 있다. 한꼭지마다 끊어서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한권의 잡지를 한달릉을 두고 보아도 된다. 싫증을 금방 내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더운 이 여름 이번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들 한다. 다들 여기저기 떠남으로 인해서 고속도로도 밀려가고 있다고 한다. 휴가길에 잡지 샘터 한권 챙겨가는 건 어떨까. 가는 길이 밀린다면 동행자에게 운전을 맡겨둔 채로 조수석에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길이 밀려 짜증내는 십대들에게도,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길에도, 또는 갈 곳이 없어서 못 가거나 시간이 없어 휴가를 떠나지 못한 힘겨운 인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한숨을 쉬고 여유를 찾아 볼 기회를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얇은 책 한권이 주는 큰 여유를 부디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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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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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인터뷰어가 되어 본 적이 있는가? 그냥 물어보는 것에 답만 해주면 되는 것이 인터뷰 아니냐며 쉽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내가 물어보고자 하는 것이 그냥 일반적인 사적인 대화가 아니라 특정분야를 가지고 물어볼 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상대방으로부터 답을 얻어 낼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질문도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둘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 인터뷰를 한 달에 한명씩 해 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그것도 몇명을 그냥 한번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총 6년동안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물어왔다. 그 중 앞의 3년분을 추리고 또 그 중에서도 추려서 이 책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가 물어본 핵심은 하나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느냐" 모든 다른 질문들은 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관도 다르고 그러므로 인해서 행복이라는 것도 다르게 느껴질것이다. 그러니 행복이라는 것도,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 어떤 누구도 똑같이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예인에 이르러 산악인 또는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군들을 만나고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서 그들이 행복해지게 되었냐는 말로 결론은 맺고 자신이 생각하는 긍정처방전을 적고 있다. 서로간에 이야기를 해서 얻어지는 것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살아온 인생에 따라서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고 그것을 채우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고 자신의 가족으로 말미암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다.

 

요즘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때에는 짜증도 쉽게 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많아지게 된다. 광고 문구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그런 발악을 하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삶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물으면 누군가는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행복이냐는 것을 물어보냐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행복이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찾아질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게 산다 할지라도 찾아보면 찾아지지 않을까.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다들 잘 사니까 그런 소리를 하지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낼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다.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지금 상황이 어렵다거나 밥을 못 먹고 산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들도 충분히 어렵게 살아온 기간이 있었고 자신의 앞에 장애물을 만났던 적이 있었다. 다만 자산이 가지고 있는그 행복을 통하여서 이겨 내었을 뿐이다. 힘들다고 하는 당신도 충분히 이겨낼수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인터뷰가 들어온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가만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내가 과연 나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에게 내려지는 긍정처방전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직접 저자를 인터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를 하러 다니기는 했어도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글을 쓰는 그도 자신의 힘든 때가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었을 것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도 있을 것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해피올로지스트라고 주장하는 그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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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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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조금은 더 고전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요즘 대세는 아무래도 스릴러이고 각종 베스트를 휩쓸고 있는 스릴러장르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형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요네스뵈나 마이클코넬리의 해리들도 형사였고 샌드맨의 유나도 형사였으며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율리아시리즈의 주인공도 여자경찰이다. 그렇다면 탐정은 어디서부터 나오게 된 것인가. 내 기억속에서 내가 탐정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셜록홈즈의 영향이 큰 듯 하다.

 

뛰어난 추리력과 디테일한 관찰력으로 일어난 사건들의 정황을 파악하고 사람들의 심리를 조정하면서 범인에 접근해가는 모습이 어찌나 멋졌는지. 그 이후로 크리스티여사의 포와로를 접하게 되면서 탐정은 무진장 잘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또 한번 몸소 느껴야만 했다. 나는 근처에도 못 간것을 그들은 논리정연하게 이야기 하면서 범인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조금은 어수룩한 탐정도 있었으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우카이 탐정이다. 약간은, 아니 아주 많은 빈틈을 보이면서 전혀 일을 해결할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 마지막으로 갈수록 반짝이는 지혜를 발휘한다. 또한 모자라 보이는 모습들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대놓고 탐정이 아니라고 변명이라도 해주듯이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은 아직까지는 직업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일부러 더 드러내 놓고 표기한듯 하다. 그리고 물론 우리의 두 주인공은 탐정도 아니다. 전직기자와 전직 경찰이다. '전직'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된 데에는 둘다 조금은 불미스러운 일과 연결이 되어 있는 공통점도 있다. 여자를 좋아하는 전직형사는 피의자의 아내와 섬씽이 있었고 전직 기자는 사건에 필요한 증인을 숨겨주다가 피해자가 되도록 만들어 버린 전적이 있다. 이래저래 마음 맞는 그들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전 여자친구가 납치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경찰에 알리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가는 박희윤. 그는 혼자보다는 둘이라는 원리원칙에 따라 친하게 지내는 전직형사이자 지금은 카페주인인 갈호태과 동행을 한다. 그들이 마주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탤런트인 그 여자친구를 무사히 구해내어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처음부터 크게 '팡' 하고 터뜨려준 후 소소한 사건들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어간다.

 

첫 사건에서 해결을 하지 못한 그들은 결국 둘다 전직이라는 딱지하에 자신의 자신들이 바라는 일보다는 서로 생업에 충실하게 카페일에만 전념을 하게 된다. 물론 사장이라는 갈호태은 여전히 여자들에 관심이 많고 그 밑에서 졸지에 종업원이 된 박희윤은 후배기자가 물어다주는 사건들에 관심이 더 많게 되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사건들은 소소하지만, 앞의 연쇄살인사건에 비해서 소소할뿐 그 자체로도 큰 사건들이다. 폭탄과 이슬람 사람들이 겹쳐지는가 하면 야구선수와 의사가 접점을 이루고 경찰간부였던 옛상사의 개를 찾는 사건도 알고보면 큰 사건과 맞물리게 된다.

 

신문을 통해서 낸 광고사건은 얼핏 보면 약간은 너무 올드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전체 이야기의 분위기를 위해서 그 정도는 살짝 양념처럼 끼워줘도 무난하게 덮힐듯 싶다. 두명의 콤비가 짝을 이루어서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해서 시간순대로 벌어지는 이야기. 하나의 이야기는 각각 마무리가 되어지고 앞에서 벌어졌던 큰 사건은 가장 마지막에 와서야 그 속내를 드러낸다. 결국은 '너가 이런 사람이었다' 하는 내용으로 말이다. 그 이야기가 약간은 단순하고 추리도 가능해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치켜줄수 있겠다.

 

우카이처럼 너무  까불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와로처럼 너무 특출나게 잘나지도 않아서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우리시대에 딱 맞는 탐정 캐릭터가 아닐까. 그렇다고 너무 보통 사람이면 재미가 적으니 갈사장 같은 캐릭터가 붙어서 콤비를 이루어줘야 제맛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셜록홈즈와 왓슨같은 조합은 아닐지라도 한국사람의 입맛에 딱 맞을 캐릭터. 이 콤비의 다음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물론 전직형사와 전직가자의 타이틀은 떼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찰소속으로 일을 해볼 모양이다. 그들이 파헤치는 미결수사들은 어떤 사건들일까. 미드 '콜드케이스'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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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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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찌릿하게 오는 책들이 있다. 특히나 에세이에서 그런 경향은 강하다. [하루 한뼘]이라는 제목처럼 그냥 막연하게 다가오는 제목도 있지만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처럼 감성을 올리는 제목도 있다. 이 책 제목 참 길다. [살면서 쉬운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그런데 그 제목만 읽고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나이가 많던 적건간에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다들 힘들다, 어렵다고 하지 오늘이 아주 미친듯이 신나요 하는 사람은 초긍정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살아라가려는 의지력으로 살아진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들 진작에 살기 싫다면서 그냥냥 세상과 이별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윤회사상을 믿어서 또다시 태어날 것을 꿈꾸기도 하겠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자면 일직선 상에 놓인, 그러니까 단 한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세상을 이겨낸다는 의미로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각각의 이야기에 허들을 그려두었다. 허들을 인생의 장애물이라고 생가한다면 그것을 뛰어 넘으라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 매번 새로운 허들을 만나게 되고 그것에 의해서 앞이 막히게 된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가지이다. 그 허들앞에서 가만히 서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허들을 용감하게 뛰어 넘을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흐린 날만 있겠는가. 날씨도 흐린 날이 있고 맑은 날이 있듯이 인생도 그러하다. 인생을 날씨에도 비유한 것은 정말 적절한 비유가 이니었을까. 네가지로 나누어진 날씨는 흐림과 비 그리고 맑음과 안개주의보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글들을 나누어서 분포하여 두었다. 읽다보면 힘이 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고 또한 마음을 찡하게 하는 글들도 있다. 작가의 어머니가 치매로 병원에 입원하신 듯 한데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왠지 나 또한 엄마한테 그렇게 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더 마음이 찡하고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왜 사람들은 마음에 있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인가. 그것도 성격 탓일까. 밖으로 드러내놓는 사람들은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을 좀더 가족에게 자주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주 하는 이야기면서 가족이기 때문에, 내 부모이기 때문에 그냥 안 하고 지나가기 되는 말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그렇게 후회하기 전에 지금 많이많이 해두고 볼 일이다.

 

박광수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그의 특유의 그림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많은 그림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다. 일러스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책처럼 한 장에 하나이상의 그림이 들어가 있지는 않고 그 또한 그냥 일러스트일뿐 카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아서 내가 아는 그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의 작품인가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된다. 틀림없는 그의 작품인데 분위기가 약간 변했다. 전보다는 조금 둥글어진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 또한 시간에 무디어진걸까. 그런데 그 무디어짐이 무딘 칼처럼 불편해서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에, 물에 씻겨 뭉글어진 돌처럼 동글동글한 조약돌 같아서 오히려 손에 들고 만지는 재미가 있는 그런 글이 되었다.

 

살다보면 분명 힘들 때가 있다. 아니 매시간, 매분, 매초, 힘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을 곁에 두고 그럴때마다 한번씩 펼쳐보면 좋을 것이다. 짬이 날때, 시간이 오분, 십분, 이렇게 있을때 그냥 아무곳이나 펴서 읽기 좋은 그런 에세이. 근데 왠지 힘내라는 글의 에세이는 다들 노란색 표지인듯한 느낌도 든다. 구작가의 책도 노란색, 내마음 다치지 않게라는 설토끼가 나왔던 책도 노란색, 이 책도 노란색. 약간의 명도나 채도 차이는 있지만 다들 노란색이다. 노란색이 힘이 나고 에너지를 주는 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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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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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책을 처음 보았던 것은이 아마도 [일곱명의 술래잡기]라는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장편의 이야기. 옛날 놀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아이가 말하는 '다레마가 굴렀다'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순간마다 머리카락이 삐죽 솟고 어딘선가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아 옴찍한 순간이었다. 호러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그의 명성을 제대로 맛보았다. 호러무비는 많이 보고 즐겨보앗지만 공포소설은 모르던 분야이던 내게 그는 새로운 분야를 열어주었다. 그 이후로 [사상학 탐정]이라는 책을 통해서 또 새로우면서도 신기한 탐정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내게 있어서 작가는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해주는 묘미가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을 통해서는 도조겐야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났다. 이 시리즈를 본 사람들 모두들 [잘린머리처럼 불긴한 것]을 최고라고 엄지를 들어 올리던데 아직 읽지 못해서 도조겐야 시리즈는 좀 더 파보아야 할 개척지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괴담의 집]으로 돌아왔따. 다른 책에서는 저마다의 캐릭터를 등장시키지만 여기서는 특이하게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직접 책에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소설인지 아닌지를 몰라서 다시 한번 책표지를 들여다 봤을 정도이다.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또 자신이 써왔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 인해서 더욱 사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독특하다. 자신을 좋아하던 팬이 편집자가 되어서 연락이 되고 그와 둘이서 만나게 되면서 이런 저런 괴담이야기를 하던 그들. 어느날 그에게서 두 편의 괴담이야기가 실린 문서를 받게 된다. 명목상으로 자신이 집필하던 책 때문에 미뤄두었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느껴지는 불길함 때문이었을까. 세번째 원고까지 오면서 무언가 닮은 것이 없냐고 물어오던 편집자에게 대답해주기 위해서 그는 이 세개의 이야기들을 차례대로 읽어나간다.

 

새로 이사온 집에서 가상의 캐릭터와 노는 아이. 엄마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딱히 뭐라 할수가 없다. 그 때 나이의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를 만들어서 논다고도 하니까. 그러던 어느날 자주 놀러오던 이웃집 꼬마가 자신의 집에서 사라진다. 분명 놀러왔다는데 집으로 돌아간 것도 모르겠고 집에서는 오지않았다고 한다. 그 꼬마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두번째 이야기는 한 소년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숲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혼자 남겨진 아이는 이른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귀신과 마주치게 되고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았던 집으로 도망치게 되는데 그곳에서 결국 그 귀신과 마주한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세번째 이야기는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싼 가격에 방을 얻어서 좋아하던 그는 어느날부터 비오는 날만 되면 들리는 이상한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직접 확인하러 나왔던 그는 지붕위에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집주인에게 은근히 물어보지만 집주인 할머니로부터 아이는 위험하다라는 이상한 소리만 듣고 더욱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앞의 두 이야기에서는 '카미카쿠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일본에서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 어느날 사람이 없어진다. 유괴를 당한것도 아니고 실종이 된 것도 아니고 가출을 한것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지구상에서 딱 그 사람만 싹 없어진 것이다. 그것을 귀신의 소행으로 보고 이런 말을 붙였다고 하는데 이 단어를 본 순간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중 [미인]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에서도 카미카쿠시가 등장을 하고 사람이 사라지는 사건이 등장한다. 또한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이 연상된다. 문은 열고 들어가면 지금의 현실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그런 이야기. 묘하게 얽혀있는 느낌이 든다. 편집자가 말한 미씽링크란 바로 이런 것인가.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읽었던 느낌이 들때도 있고 비슷한 소재를 발견하면 전에 읽었던 책이 연상되기도 한다. 사실 [미싱링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나는 동명의 한국 소설이 생각났다. 김구선생을 소재로 섰던 소설. 과연 이 이야기들에 얽힌 미싱링크는 무엇일까. 아니 실제로 그 연결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사실 내가 제일 처음 읽었던 그 책에 비해서 이 책은 오싹한 느낌은 덜한 편이기는 한다. 이미 미쓰다신조에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하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스물스물 기어나는 공포심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괴담이야기는 자고로 한여름밤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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