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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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듯 말듯 이해할듯 말듯한 문장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의 꿈 이야기를 하면서 현실로 모호한 경계선을 타 넘으면서 들어온다. 철학적인 문체가 계속되는 듯 하면서도 끊없이 새로운 인물들을 추가를 하면서 이야기를 끈질기게 이어나간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다. 문체가 복잡하다고, 어렵다고 해서, 그 글을 끊을수가 없다. 새로운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그것이 이 책을 계속 읽게 하는 포인트다. '독'이라는 존재는 사람으로 하여금 중독을 일으킨다. 아마도 작가가 이 책에 뿌려놓은 독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열개가 나빠도 나쁘고, 하나가 나빠도 나쁘다. 그러나 열 개가 나쁜 것과 하나가 나쁜 것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요는 그 나쁨이 얼마나 나쁘냐, 누구에게 대해서 나쁘냐일 뿐이다. 이 사람에게 선인것이 때때로 저 사람에게는 악이다. 이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저 사람을 해롭게 해야 하는 것이 인생사다. 이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해 저 사람에게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18p) 어려운 말의 중복인 듯 하면서도 자세히 읽어보면 그 말이 신통하게 알기 쉽게 들린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조차도 그러하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누군가를 편들어야 한다면 한사람에게는 이롭지만 다른 한 사람에게는 해로운 것이다. 그렇고 그런 가벼운 말장난이 아니다.

 

'새처럼 자유롭다'라는 말을 설명하면서 이어지는 말에서는 위트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호랑이나 사슴이 '우리 안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는' 것처럼, 새들도 역시 '우리 안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다. 차이는 어슬렁어슬렁 이거나 훨훨 정도이다. 새들은 호랑이나 사슴이 자유로운만큼 자유롭고, 그들이 부자유한 만큼 부자유하다. 그들의 자유는 '우리 안의' 자유이다. 새들이 자유롭다고? 무책임하게, 관습적으로 그렇게 말하지 마라.(51p) 갇혀진 새들이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쓰는 문구들을 세세하게 꼬집고 있다.

 

맹인은 밝음을 잃은(失明)사람일  뿐, 어둠까지 잃은 사람은 아니다. 그는 어둠을 '본다'. 그는 세상에 대해 '검다'고 느끼고 수용하고 응답한다. 세상은 고립된 채 죽어 있는 것이 아니다.(201p) 어찌보면 철학책에서나 볼수 있는 문구들 같지만 이 책은 엄연히 소설이다. 임순관이라는 사람의 일기를 통해서 벌어지는 일상들을 그리고 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엮는 그는 오늘도 사형수를 만나러 간다. 그는 사형수가 말한 '쥐새끼'라는 한단어에 꽂혀 꿈에서조차도 시달린다.

 

사형수와의 이야기가 계속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할 무렵 또 다른 이야기를 의뢰한 여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그 스케일을 부풀려간다. 임순관과 그 여자 민초희, 그녀를 보좌하는 독일병정같이 생긴 한 남자, 그리고 사형수 손철희, 여기에 풀판사 사장 홍과 그의 처제, 더하여 임순관의 누나와 아버지 하다못해 동네 주민들까지도 적당한 위치에 놓여서 이 이야기들을 매끄럽게 달려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그 이야기를 쫓아가는 재미 때문에라도 절대 이야기를 읽는 것을 그만둘 수 없다.

 

불면의 밤에 읽는 소설책과 삐익 삑 우는 전화벨과 검은 물속에 떠 있는 내 몸과 내 몸 위의 쥐 떼들과 내 손에 들린 가위와 그 가위에 잘려 나가는 어떤 여자의 긴 머리카락과 아기 울음 같은 고양이 소리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 소리......등이 한데 뒤섞여 뭉툭한, 하나의 무채색의 덩어리가 된다. 나의 의식은 예리하지 못해서 그것들 사이에 경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280p)

 

그저 형이상학적인 소리가 계속될무렵 마지막에 걸려넣은 '나'라는 사람의 존재는, 그의 입장에서 말하는 한 문장은 공기중 어딘가에서 모호하게 떠있던 의식을 다시 이 땅으로 돌아오게 만들어버린다. 공상속의 세계를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이야기에 집중을 한다. 독. 작가의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치명적인 독과 같다. 하지만 그 독으로 인해서 이 책의 매력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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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
이주성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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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소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그만큼 더욱 사실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일수밖에 없다. 이 책의 작가 역시 탈북자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고 2006년 탈북했고 지금은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쓴 이야기니만큼 더욱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때로는 오타인가 싶다가도 그것이 북한식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한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왠지 모르게 다른 것이 없어 보이면서도 다른 것이 많은 남과 북이다. 떨어져 산 지가 벌써 몇해째이던가. 더군다나 자신들의 나라를 개방하지 앟는 북한의 특성상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말것이다.

 

북한을 알고 있는 사람이 쓴 이야기라고 해서 그냥 사상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하지 말라. 이 책은 순수한 사랑이야기 일뿐이다. 원명과 선화의 사랑이야기. 운명같이 만나 사랑을 하고 결국은 자신의 선택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사랑을 방해한 것은 누구일까. 어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결국은 자신들의 선택일 수 밖에 없으니 그들의 운명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짐작하고 넘겨버리기에는 그들의 사랑이, 그들의 인생이 너무나도 허망하다.

 

원명의 입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그는 담배를 파는 사람이다. 물론 공장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거기서는 일감도 없고 배급도 끊겨서 그것만 기대하고 있다가는 굶어죽기 딱 좋을 판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남의 것을 훔쳐서라도 연명을 하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언제 먹을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고 그러다가 잡혀가면 그날로 그들의 목숨은 끝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돈을 훔쳐서 유흥비로 써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정말로 먹고 살기가 급급해서 훔쳤던 것 뿐이다.

 

시장에서 꽈배기 아줌마의 꽈배개를 훔쳐서 달아나는 아이들. 꽈배기는 땅에 떨어져 빗물에 젖어 못 쓰게되고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주지 하고 안타까이 여길 무렵 들려온 아줌마의 한마디. 너네가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고 가면 집에 있는 우리애들은 굶는다는 그 말. 아줌마는 이 꽈배기를 팔아서 또 굶고 있는 자신의 아이들을 먹여야 했을 것이다. 쌍이 다 불쌍하니 어느 한쪽을 편들수가 없는 현실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의 실상이란 일부분일 것이다.

 

요즘은 케이블 채널들이 많아서 탈북자들이 그들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또 그곳에서 인기있는 음식들도 만들어서 보여주고 하지만 일단 탈북한 그들은 어느정도 빽도 있고 배경도 있고 돈도 있는 집안일때가 많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그마저도 없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곳을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할테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소설이긴 하지만 이 책에 씌여진 현실이 조금은 리얼스럽기도 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오래전 일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작가가 넘어온 것이 2006년, 지금부터 십여전 전의 일이다. 아마도 그 사회특성상 크게 달리지지 않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김정일만 죽으면 모든게 다 끝날것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지금 2015년 현재, 김일성도 김정일도 다 죽은,  이제는 삼대계승을 한 김정은이 다스리고 있다. 책 속의 이야기가 무조건 다 현실이 되지는 않는 법이다.

 

기차를 타고 물건을 살고파는 그는 항상 기차에 탈때마다 난리를 겪어야 한다. 자주 오지 않는 기차. 자리도 구분없는 기차. 꽉 밀려든 사람대문에 문으로도 탈 수없고 그나마 창문으로라도 타면 다행이고 열차위로까지 기어오르는 사람들. 한국의 전쟁통에 운송수단을 생각을 하면 딱 맞을 듯 하다. 돈을 주면 그나마도 겨우 탈 수 있게 밀어넣어주는 시스템, 그는 거기서 선희를 처음 만난다. 같은 고향이라는 이유로 그녀와 어린 아이를 집까지 잘 데려달라는 부탁을 얼결에 받은 그는 대신 자신들은 기차에 태워달라고 한다. 우역곡절끝에 탄 그들은 잘 가는 듯이 보였으나 군인들이 올라타면서 갓난쟁이가 압사를 당하고 만다. 그렇게 만나 돌아온 고향. 그녀, 선희와 원명은 다시 만날수 있을까.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만난 그들. 선희의 남편은 죽었고 충격으로 시어머니까지 죽고 아이도 잃은 그녀는 아무것도 살아갈 희망이 없다. 그런 그녀는 그에게 자신도 장사에 도움이 되고 싶으니 같이 데려가 달라고 한다. 아무 의심없이 흔쾌히 승낙한 그. 하지만 그에게도 한가지 문제점은 있었으니 한창때인 그는 이쁜 선희를 보고 한달 넘는 시간동안 같이 다니면서 인간적인 기본적 욕구인 성욕을 참는 것이 그렇게도 힘들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말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죽은지 얼아 안되었다는 이유로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런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일방적으로 원명의 입장에선 서술되던 이야기는 반은 넘어가서 그들이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이후에 끊긴 후 선희의 시점으로 넘어간다. 선희가 그를 만났던 시점으로 돌아가서 여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그녀의 글은 그와 재회한 뒤 자신이 돈을 벌기위해 중국으로 넘어간 이후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북한이 유일하게 기대는 나라가 중국. 그런 나라에서 북한 사람들의 위치는 어느정도일까. 이루 말로 형언할수 없을 정도이다. 더군다나 여자라면 더하다. 우호관계가 아니라 속국도 이런 속국이 없다. 결국 북한이라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단 하나의 고립된 나라이며 어느 나라하고도 교류관계가 없는, 그저 시간이 지나면 멸망할지도 모르는 나라인것이다.

 

그런 나라의 사람들은 어떨까. 돈이 많고 지위가 높고 배가 부르다고 해서 과연 그 나라에서 사는 것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한 나라임을 부르짖지만 너무나도 다른 북한과 우리 나라. 지금 신문에서는 통일 모금운동을 한다고 매일같이 성금이 모인다고 하지만 그 통일 기금이 언제 쓰일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보니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겠지만 확실히 다른 그들과 우리의 모습을 생각할때 통일이 되는 것이 같이 망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 조차도 지금 제대로 서지 않아 이모냥인데 통일이 되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치가 힘들어지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하루아침에 장벽이 무너진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 수도 있겠지만 독일의 경우와 우리의 경우는 너무나도 다르다. 그 당시 서독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생각한다면 아마 더욱 확실해지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그때의 서독과 비교해서 그만큼 잘 살아나가고 있나? 아닐 것이다. 극빈층이나 수급자들도 많고 하나같이 자신들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서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개인적인 생각이고 미안한 생각이고 이기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통일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내는 도움조차도 그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북한의 고위층에게 돌아갈 것이 뻔하다면 굳이 도움도 주지 않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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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 베스트 레시피북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팀 엮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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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일주일동안의 모든 요리를 모아서 방송해주는 요리프로그램을 꼭 챙겨보는 엄마와는 달리 나는 그닥 요리에 큰 관심은 없는 편이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주의랄까. 챙겨주는 사람이 있음 먹고 없으면 안 먹는 편이기도 하다. 먹기 위해서 사는 것보다는 살기 위해서 먹는 편에 더 가깝다. 그런 내가 꼭 챙겨보는 요리프로그램은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 이 프로그램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본 것도 얼마되지는 않았다. 작년에 처음 파일럿으로 등장한 이 프로그램은 스타가 냉장고를 공개하고 쉐프가 그 재료들을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는 것인데 우리집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판에 스타들의 냉장고를 굳이 궁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가지고 지지던 볶던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9시 넘어 늦은 저녁을 먹는 나에게 그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채널에서 걸렸고 밥을 먹으면서 계속 보고 판단한 결과 꽤 재미나는 포맷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쉐프들이 손이 그렇게 빠르다는 것 또한 새삼스럽게 느끼는 바였다. 나조차도 음식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싫어해서 여러개를 한번에 시도해서 빠르게 끝내고 쉬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더욱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한가지 단점이 있었으니니 빠르게 지나가는 방송특성상 아무리 나중에 이긴 음식의 조리과정을 차례대로 보여준다해도 도저히 따라서 해먹기에는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런 내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그동안의 음식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음식들을 골라서 책으로 엮어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1회부터 시작해서 40회까지의 음식들을 모아서 편집해 놓은 이 책은 주로 이긴 음식의 요리를 소개하고 있지만 졌어도 사람들이 궁금하거나 따라하기 쉬운 요리들을 다같이 편집해둠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요리들을 찾아서 만들어 먹는 재미를 주고있다. 각 쉐프별로 편집을 해서 그 쉐프별로 특징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고 회별로 편집을 해서 어느 편에 나왔었는데 하는 기억을 가지고 찾을수도 있게 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냉장고 주인들을 위해서 만들어 내는 일인분의 요리라 요리초보자들은 양이 가늠되지 않을 것을 대비해 전문 요리사로 하여금 2인분을 기준으로 하여 조리분량을 따로 편집해두고 있으니 뒤쪽에 가서 재료를 가늠해서 어느정도 요리를 할것인지 알수 있게 해두었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만들어 하는 특성상 쉐프들이 자신들이 얼마만큼의 양을 썼는지 기억하기도 어렵고 또 그날그날 주인공들에 맞춰서 간을 적절하게 조절하기도 했다하니 아무래도 모르겠다 하는 사람은 조리분량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요리하는 법만 나오면 기존의 요리책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음을 예상했을까 각 요리사들의 인터뷰와 함께 스튜디오 사진을 첨부하기도 하고 요리사들의 팁을 중간중간 편집하기도 하는 센스를 살렸다. 방송될 당시에 어떤 사람이 이런 팁을 주었다 하는 것이 발견되면 그 요리법 사이에 넣어두기도 해서 방송을 직접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주고 있다.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이 궁금해자는 점의 답들도 실어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다같이 시식하는 음식은 언제 만드는지가 궁금했다. 만드는 과정들을 보면 다 일인분인것 같은데 나중에 다같이 맛을 보는 코너가 있어서 저건 또 언제 만든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쉐프들이 만드는 동안 뒷편 어디서 다른 전문가들이 그대로 따로 만드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또한 언제 메뉴를 구상하는지도 궁금했다. 재료들을 미리 알려주고 사전에 메뉴를 만들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의문도 플렸다. 방송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이 책을 볼 것.

 

요리들을 하나하나 살편본 결과 요리 전문이 아닌 사람들이 따라하기에는 좀 버겁다하는 요리들도 있긴 했다. 반면에 이런것은 진짜 간단해서 따라하기 쉽겠다하는 요리들도 있었다. 주로 김풍의 요리가 그랬다.  그의 요리는 정말 간단한 것들이 많아서 이 정도라면 나도 한번 해먹어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예전 다른 프로그램의 야간매점 코너의 응용버전이랄까.

 

손님들이 왔을때나 친구들이 왔을때 대접하기 좋은 요리들. 한번쯤은 멋지게 대접하고 싶을때 시도해보면 좋을 요리들이 산지사방에 널려있다.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애청자라면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 쉐프들의 요리를 한번이라고 먹어보고 따라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참고로 한다면 좋을 법한 교과서 같은 책이라 할수 있겠다. 아울러 진행자 중의 한분인 정형돈씨의 빠른 쾌유를 빌겠다. 이 프로그램은 그의 진행솜씨가 곡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아니할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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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진구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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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다의 별'이라는 작품을 읽고 내가 알던 도진기라는 작가는 반쪽짜리임을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알던 도작가는 진구라는 캐릭터의 창시자로 알고 있었고 그 시리즈가 전부인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도진기=진구 이런 공식으로 외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그의 캐릭터 중 일부였다니 약간은 허무함도 들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고진 변호사. 진구보다는 훨씬 나이가 들고 백수인 진구보다 변호사라는 전문적인 타이틀도 있고 그럼으로 인해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멋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정이라고나 할까 진구에 대한 애정을 감출수는 없었다.

 

'순서의 문제','나를 아는 남자'가 차례로 나오고 난 이후 진구의 이야기는 감감무소식. 그러면서' 유다의 별'은 출간. 그러다보니 도작가님에 대한 미움과 진구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오를쯤 해서 이 책이 드디어 나왔다. 그런데 진구 시리즈이면서도 고진이 같이 등장을 한다. 한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편에서 접근해 가게 된 진구와 고진. 캐릭터의 차이만큼이나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도 확실히 다른 저마다의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속담에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듯이 어떻게든 이 사건이 제대로 풀리고 그 결과만 같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이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처음부터 그 둘이 대립을 하지 않는다.

 

어느 산속을 헤매는 진구가 텅빈 집처럼 생긴곳을 보고 들어가서 쥐덫에 갖힌 쥐마냥 그집 베란다에 갇히는 장면으로 시작하게 된다. 왜 진구는 그런일을 한거지? 무엇때문에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그 산속에서 무엇을 찾고자 한 것일가? 이제 누구도 볼 수 없는 그런 곳에 갇혀벼린 그를 구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또한 그 집은 어떤 집이길래 이런 이상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인가. 이런 모든 의심이 채 풀리기도 전에 이 책의 본 이야기로 넘어가 버린다. 

 

진구의 여자친구인 해미가 가지고 온 이야기. 사건의뢰를 진구에게 하게 된다. 부산에 사는 횟집을 하는 젊은 애기아빠. 몇달 전 부인을 차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이제 장인어른이 병에 걸려 죽을 지경인데 그 유산을 자신의 처형들이 받지 못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무슨 수를 써도 되고 어떤 방법을 써도 되니 그렇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품고 있는 의심때문이었는데 자신의 부인을 그 처형들이 죽인 것 같다고 의심을 하면서 자신의 동생을 죽인 사람은 유산을 받을수가 없다는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비해 고진 변호사가 맡게 된 의뢰는 이러하다. 진구의 의뢰인의 처형들. 즉 죽은 부인의 언니들 두명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자신의 제부가 유산을 받지 못하게 해달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 두팀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을 맺을까. 그냥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병석에는 있지만 아직 정신이 멀쩡한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면 가장 간단한 일 같은데 아버지는 유산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지 못하겠다면서 법대로 모든 것을 처리하라고만 한다. 일의 해결을 위해 부산에 내려가 그 집에 머무르게 된 진구와 해미는 그곳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알게 되고 점점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진구라는 캐릭터는 다른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멋지지는 않다. 무슨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또는 형사들처럼 무기 사용이 자유롭지도 않다. 단지 자신의 기동력과 그리고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이다. 그러다보니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약간은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내가 진구라면, 내가 그런 캐릭터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호기심과 모험심 그리고 사고력이 뛰어난 캐릭터이다. 그러면서도 할 말은 직선적으로 하는 그런 주인공. 여자친구인 해미의 활약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없으면 섭섭할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적어도 사람들하고 공감을 하거나 소통을 하는 면에서는 진구보다도 훨씬 더 나은 재주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가끔 보아지는 대결구조는 신선함을 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진구와 고진의 대립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뛰어나다. 혹시나 하는 염려서서 덧붙이자면 이 책을 그냥 별개의 책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순서의문제'와 '나를 아는 남자'에 이은 시리즈이다보니 처음부터 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살며시 덧붙이고 싶다. 읽은지가 오래된 나 또한 무슨 설명이 나올때면 무슨 일이 있었더라 하면서 다시 찾아보게 되는 결과를 낳았으니 말이다. 제일 첫 장면에 관한 설명도, 마지막에 하면서 이어서 나올 다음 책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번 대결은 누구와 누구간에 이루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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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짓하다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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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한국 소설의 장점을 팍팍 드러내고 있다. 한글만의 고유함으로 미스터리함을 담고 있는 책. 예전에 [섬,섬옥수]라는 제목을 보고 여자의 하얀 손을 연상했었다. 그 책의 제목이 섬이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갇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야기를 읽고서야 알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읽으면 그저 섬짓하다의 잘못된 표기인양 보이지만 작가의 치밀한 생각 아래 '섬'이라는 글자 다음에 구두점을 찍어' 짓하다'라는 어미와 분리시켜 놓았고 그것으로 인하여 '섬짓하다'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두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게 만들었다. 한글만이 나타낼수있는 묘미다.

 

섬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오래 전 크리스티 여사님도 섬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썼었고 미나토 가나에도 섬이 고향인 주인공들을 모아서 [망향]이라는 이야기를 냈었다. 각종 추리와 미스터리의 배경으로 자주 나오는 그만큼 섬이라는 곳은 약간은 신비스럽고 또 약간은 이야기를 구성하기 좋은 배경이 되는 편인가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로파일러다. 한국에서는 아직 흔하지 않은 직업. 그나마 추리소설에서나 간간히 볼수 있는 직업이긴 하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아마도 프로파일러들의 활약을 기대해 볼 날도 멀지는 않은 것 같다. 즐겨보는 드라마 '본즈'에서는 FBI에 심리학 박사가 있어서 그 사람이 프로파일러의 역활을 한다. 그러면서 요원과 함께 다니고 사건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탠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파일러 독단적으로 행동을 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기보다는 경찰과의 공조하에 프로파일러는 자료를 조사하고 심리를 파악해서 사건을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활이다.

 

빌라에서 발견된 한 건의 시체. 그녀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죽이겠다고 공포를 한 대상이기도 하다. 경찰을 당장 그 글을 올린 사람을 잡아다 취조를 하지만 단지 십 대의 여린 청소년인 용의자는 자신이 글을 올리고 다같이 모여서 그 여자를 죽이자고 해서 갔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심리상태를 알기 위해 투입된 프로파일러 김성호. 그는 과연 그 학생에게서 자백을 받아 낼수 있을까. 이 사건은 어떻게 해결이 될까.

 

쉽게 풀릴 것 같았던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갑자기 온라인 상에서 그가 이슈가 되면서 경찰에서는 삼보섬이라는 곳에서 발생한 세 명의 연쇄 실종 사건의 해결을 위해 그를 섬으로 출장을 보내게 된다. 그가 섬에 가서 마주치게 되는 것은 누구이며 그곳에서는 또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그는 필적 감정사이자 문화학자인 동행과 함께 내려가게 되는데 작은 섬에서 그들은 팬션에 나란히 머물게 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곳의 경찰들과 공조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인터넷 범죄인가 했더니 마지막에는 학원폭력으로 끝이 난다. 두가지 사건이 교묘하게 섞여있으면서 엇갈려 맞물려 들어간다. 앞서 불려왔다던 십대소년도 어덯게 보면 학원 폭력의 피해자라 할수 있겠다. 단체 채팅방에 불러놓고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은근한 따돌림. 어른들이라면 아니 어른들이라도 견딜수 없을 정도의 따돌림을 십대의 소년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하지 않을까. 자신이 스스로 사람들을 따돌리게 되는 증상이 나오게 되고 결국는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숨어 버리게 되는 결과는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프로파일러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아니 감정이 없으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라는 말로 명명햇다. 이런 십대들이 자라게 되면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일까. 이를테면 그러 범죄자들 또한 이 사회가 만들어 낸 페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섬에서 벌어지는 섬짓하면서도 슬픈 이야기. 결국은 자신의 평생을 다 바쳐서 자신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람을 복수하려고 했던 그 사람의 심정을 어느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을까.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그 소년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까. 그 학생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학교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잘 적응 할수 있을까. 십대의 따돌림은 감당치 못할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그들의 가혹행위는 멈춰질까. 아니면 그 행위는 군대라는 곳에서 또 직장이라는 곳에서 평생을 계속해서 따라 다닐까. 전작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작가의 작품이니만큼 믿고 읽는 재미가 있다. 역사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현대적인 소설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믿고 보는 작가의 리스트에 넣어 두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섬,짓하다'가 '섬짓하다'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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