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 진구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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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다의 별'이라는 작품을 읽고 내가 알던 도진기라는 작가는 반쪽짜리임을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알던 도작가는 진구라는 캐릭터의 창시자로 알고 있었고 그 시리즈가 전부인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도진기=진구 이런 공식으로 외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그의 캐릭터 중 일부였다니 약간은 허무함도 들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고진 변호사. 진구보다는 훨씬 나이가 들고 백수인 진구보다 변호사라는 전문적인 타이틀도 있고 그럼으로 인해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멋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정이라고나 할까 진구에 대한 애정을 감출수는 없었다.

 

'순서의 문제','나를 아는 남자'가 차례로 나오고 난 이후 진구의 이야기는 감감무소식. 그러면서' 유다의 별'은 출간. 그러다보니 도작가님에 대한 미움과 진구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오를쯤 해서 이 책이 드디어 나왔다. 그런데 진구 시리즈이면서도 고진이 같이 등장을 한다. 한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편에서 접근해 가게 된 진구와 고진. 캐릭터의 차이만큼이나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도 확실히 다른 저마다의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속담에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듯이 어떻게든 이 사건이 제대로 풀리고 그 결과만 같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이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처음부터 그 둘이 대립을 하지 않는다.

 

어느 산속을 헤매는 진구가 텅빈 집처럼 생긴곳을 보고 들어가서 쥐덫에 갖힌 쥐마냥 그집 베란다에 갇히는 장면으로 시작하게 된다. 왜 진구는 그런일을 한거지? 무엇때문에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그 산속에서 무엇을 찾고자 한 것일가? 이제 누구도 볼 수 없는 그런 곳에 갇혀벼린 그를 구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또한 그 집은 어떤 집이길래 이런 이상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인가. 이런 모든 의심이 채 풀리기도 전에 이 책의 본 이야기로 넘어가 버린다. 

 

진구의 여자친구인 해미가 가지고 온 이야기. 사건의뢰를 진구에게 하게 된다. 부산에 사는 횟집을 하는 젊은 애기아빠. 몇달 전 부인을 차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이제 장인어른이 병에 걸려 죽을 지경인데 그 유산을 자신의 처형들이 받지 못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무슨 수를 써도 되고 어떤 방법을 써도 되니 그렇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품고 있는 의심때문이었는데 자신의 부인을 그 처형들이 죽인 것 같다고 의심을 하면서 자신의 동생을 죽인 사람은 유산을 받을수가 없다는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비해 고진 변호사가 맡게 된 의뢰는 이러하다. 진구의 의뢰인의 처형들. 즉 죽은 부인의 언니들 두명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자신의 제부가 유산을 받지 못하게 해달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 두팀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을 맺을까. 그냥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병석에는 있지만 아직 정신이 멀쩡한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면 가장 간단한 일 같은데 아버지는 유산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지 못하겠다면서 법대로 모든 것을 처리하라고만 한다. 일의 해결을 위해 부산에 내려가 그 집에 머무르게 된 진구와 해미는 그곳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알게 되고 점점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진구라는 캐릭터는 다른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멋지지는 않다. 무슨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또는 형사들처럼 무기 사용이 자유롭지도 않다. 단지 자신의 기동력과 그리고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이다. 그러다보니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약간은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내가 진구라면, 내가 그런 캐릭터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호기심과 모험심 그리고 사고력이 뛰어난 캐릭터이다. 그러면서도 할 말은 직선적으로 하는 그런 주인공. 여자친구인 해미의 활약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없으면 섭섭할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적어도 사람들하고 공감을 하거나 소통을 하는 면에서는 진구보다도 훨씬 더 나은 재주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가끔 보아지는 대결구조는 신선함을 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진구와 고진의 대립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뛰어나다. 혹시나 하는 염려서서 덧붙이자면 이 책을 그냥 별개의 책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순서의문제'와 '나를 아는 남자'에 이은 시리즈이다보니 처음부터 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살며시 덧붙이고 싶다. 읽은지가 오래된 나 또한 무슨 설명이 나올때면 무슨 일이 있었더라 하면서 다시 찾아보게 되는 결과를 낳았으니 말이다. 제일 첫 장면에 관한 설명도, 마지막에 하면서 이어서 나올 다음 책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번 대결은 누구와 누구간에 이루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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