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1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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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추천

 

한국소설을 읽는 매력은 이런데 있는 것이다. 익히 잘 알고 있는 이름들, 익숙한 지명들, 낯설지 않은 사회적 이슈들. 그런 것으로 인해서 읽는 재미를 더해가는 맛. 그런 맛들은 번역본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그런 재미난 맛이다. 이 맛에 한국작가의 글을 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재미와 매력을 더해가며 읽을만한 이야기로 소설추천을 할 수 있겠다.

 

더군다나 작가 이외수는 자신이 화천군 다목리에 살고 있으면서 이 이야기의 주 무대를 삼아서 더욱 사실적인 묘사를 해두고 있다. 혹시 이외수 작가가 채널러가 아닐까 하는만큼 또는 자신이 채널러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므로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그 재미를 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물건들은 크게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동물들은 다리나 날개가 있어서 자신이 가고싶은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식물이라는 존재는 한번 뿌리를 박고나면 어디로도 이동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그렇지만 또 모든 곳에서 다 존재하는 것이 식물이 아니었던가. 작게는 아파트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작은 화분들로부터 크게는 정원이나 숲에 있는 나무들까지 둘러보면 우리 모든 주위에는 식물들이 존재하고 있다. 나무도 꽃도 풀도 말이다.

 

그런 식물들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일까. 저마다 자신들의 언어는 존재하는 것일까. 동물들은 저마다의 의사소통 기능이 있다. 벌들은 춤을 춘다던가 개미는 더듬이를 사용한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자신들마다의 소통을 한다. 식물들은 어떨까. 자신들만이 통하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캡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남자. 이 남자는 식물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안다. 염사를 통해서 그들이 하는 모든 말들과 마음을 읽어서 그들과 통하는 것이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 식물들끼리 하는 말들은 연결 연결, 전달 전달되어서 자신들끼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 훤하게 알 수 있다. 구석구석에 있는 cctv보다도 더 자세한 장면들을 알고 있으며 모든 대화들을 들을 수 있으며 그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식물들. 식물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할줄 안다는 것을 믿는다면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과의 의사소통은 자유롭지 못하다. 말을 더듬거리기 일쑤다. 그것도 한두마디가 아니라 말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 그런 어려움을 가진 그가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상을 잘 만나 재산은 어느 정도 있다. 그런 부를 바탕으로 그는 식물과 의사소통을 할 줄 알았기 때문일까 수목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의 정원으로만 보려고 시작했으나 어느틈엔가 작다고는 할수 없는 규모의 수목원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집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식물들과만 말을 하는 은둔형 외톨이라고도 볼수 있지만 우연히 만난 화원 아가씨와 친하게 지내고 학창시절부터 같이 지내던 검사친구도 있다. 이 삼총사는 생각지도 못하던 케미를 이루면서 이 세상을 보다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자하는 운동에 일조를 하고자 식물들의 도움을 빌어서 활동을 한다. 이른바 '보복전문대행주식회사'라는 회사도 만들었다.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준다기보다는 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물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비리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의뢰를 한다는 것이 식물들이라는 것을 배제한다면 무슨 일이든 다 들어준다던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학교 때 자신들을 알아주던 선생님까지 만나서 의기투합해서 일을 처리하는 그들은 협박을 받고 조직의 위협을 받는다. 이들은 이 회사를 잘 운영해갈 수 있을까.

- 소설추천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깨닫는 것이지요.(23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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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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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한국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은주와 이병헌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왈츠를 출 때 나왔던 음악이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이다. 한동안 내 폰의 벨소리로 쓰이기도 했던 음악.

 

[시대의 소음]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책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 줄리언반스가 사회주의 나라 소련에서 살았던 쇼스타코비치의 인생을 그려놓은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알지 못했던 한 작곡가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고 그가 어떤 사회에서 살아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 수 있게된다. 전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은 하지만 전기가 아닌 소설 형식의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굴곡있는 그의 인생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를 보았다. 말코가 언젠가 그의 손이 작고 '피아니스트 같지 않다'고 동정하며 진심으로 감탄하는 투로 말한 적이 있었다. (30 p)

러시아의 작곡가이면서 뛰어난 피아니스트기도 했던 그의 손이 작았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80개가 넘는 건반들로 이루어진 악기인 피아노는 보통 손가락이 길고 날렵하게 생겨야만 잘 칠 수 있는 악기라고만 생각해왔었는데 뜻밖의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고 싶은 이들의 것이다. 예술은 귀족과 후원자들의 것이 아니듯, 이제는 인민과 당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예술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인민이고, 누가 그들을 정의하는가?(135p)

지금은 러시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소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시절의 그 나라는 좀더 사회주의고 공산주의에 가까왔다. 그런 사회에서 예술가들이 어떤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가 있었을까.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몇십년전에는 금지곡으로 지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가사가 불건전하면, 멜로디가 우울하면 전부 금지곡으로 몰아붙였다. 이 시대도 다를바 없었다.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이 만든 작품이 초연을 하고 금지되거나 아예 처음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곡을 만들지는 못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곡들이라는 생각을 하고 들으니 그의 작품들이 또 다르게 들리는 것만 같다.

 

그가 무엇으로 시대의 소음과 맞설 수 있었을까? 우리 안에 있는 그 음악-우리존재의 음악-누군가에 의해 진짜 음악으로 바뀌는 음악. 시대의 소음을 떠내려 보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진실하고 순수하다면, 수십 년에 걸쳐 역사의 속삭임으로 바뀌는 그런 음악. 그가 고수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181p)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시대의 소음'. 어느 시대나 소음을 만들어 낸다. 조용하게 흘러가는 시대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소음을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서 그 시대는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것이다. 음악가이자 예술가였던 그가 이 시대의 소음에 대항하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남긴 음악들이 그가 시대의 소음에 대항하는 방법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쇼스타코비치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소령이 언제 기린을 보았는지 말할 때는 늘 그럴 리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될수 있었고, 실제로 그러했다.(238p) 

끊임없이 대항을 하던 그였지만 공식으로 보이기에는 당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대성공을 거둔 작품들도 있고 그의 음악이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당에서는 그로 하여금 입당하라는 압박을 보내온다. 그렇게 고사를 거하고 거절을 했건만 그는 결국 당에 입당을 하게 된다. 그의 마음은 결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리가 없다라고 되뇌는 것을 보면 그가 생각했던 바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의 부스러기들은 때로는 아주 오랜후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법이다.

 

레닌은 음악이 기분을 처지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스탈린은 자기가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겼다.

흐루쇼프는 음악을 경멸했다.

이중 어느 것이 작곡가에게 최악일까? (168 p)

러시아의 독재자들이 어떻게 음악을 이해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레닌과 스탈린과 흐루쇼프. 그 어느 사람도 음악가에게 최선일수는 없을 터 그는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고치고 감싸안았을까.

 

모두가 하나임을 주장하고 그에 따라 당에 충성하는 일만이 존재하던 그 시절 그는 자신의 음악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닐까.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 책을 읽을 것. 그의 인생이 좀더 손에 잡힐듯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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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죽이다 데이브 거니 시리즈 3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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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우연히]는 정말 우연히 손에 들어와서 읽었고 [악녀를 위한 밤]은 정말 가공할만한 두께에 놀라서 궁금해서 읽었고 그러다보니 다 읽어버린 존 버든의 거니 시리즈. 벌써 세번째 이야기이니만큼 적응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퍽퍽함에 놀랐다. 하드보일드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주면 더욱 좋을 스릴러이다.

 

10년전의 사건을 추적한다. 연쇄살인이긴 했지만 결국 범인이 잡히지 않고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남아버린 이야기. 그런 콜드케이스를 파헤쳐간다. 오래된 사건위에 새로운 사건이 쌓인다. 옛사건은 새로운 사건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새사건을 해결하면 옛사건의 범인도 찾을수가 있을까. 별개의 사건인듯 보이지만 이 두가지의 사건은 극히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 일에 빠져버린 거니는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이 사건을 해결할까.

 

우연하게 직전 읽었던 [LA레퀴엠]에서도 주인공은 전직 경찰이었고 이 작품의 주인공 거니 또한 전직 경찰이다. 스릴러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경찰이나 형사인 경우와 별도로 사건을 해결하는 사립탐정의 경우로 나누어진다. 경찰이었다가 독립적으로 분리가 된 전직경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캐릭터이기는 하다.

 

지금 거니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하다. 외상후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간은 무기력한 증세도 보이고 있다. 그것이 아내 매들린은 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자신이 모든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법.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전화가 한통 걸려온다. 자신의 딸인 킴의 일을 도와달라는 코니의 전화. 킴은 10년전 해결되지 않은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인터뷰해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프로젝트를 작성했는데 그것이 방송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문 역할로 시작되었던 거니의 역할은 킴이 그를 하루 고용함으로 더욱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된다. 더군다나 킴의 주변에서 자꾸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일은 그로 하여금 친구의 딸인 킴을 더욱 걱정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이 사건에 몸소 뛰어들어 진두지휘하기에 이른다. 물론 경찰의 입장에서는 하나 좋을 것 없으며 눈에 가시처럼 보일 뿐이다.

 

조직에 속해있는 자들과 조직을 벗어난 자들의 신경질적인 싸움은 여전하다. 그들은 왜 서로를 못 잡아 먹어서 으르렁 대는 것일까. 여기서도 예외는 있으니 반장은 거니를 인정해주고 그를 도와주고 정보 또한 교환해준다. 서로가 힘을 합해 범인을 잡는데 '협동'만큼 더한 시너지가 있으랴.

 

그저 단순히 10년전의 사건만 쫓아가고 킴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초점을 맞추어서 쫓아가던 이야기는 반 이상이 지나서 소위 자신이 착한 양치기라고 불리는 자가 사건을 저지르면서 본격적으로 위협이 다가온다. 슬슬 스릴이 느껴지는 타이밍이다. 한번 흐름을 타면 정신없이 날아갈 수 있으니 그 전에 안전벨트를 잘 매어둘 것. 존 버든의 스타일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면 더욱 감칠맛 나게 읽혀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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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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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난 사람]에 소개된 고도원 시인과 [이 남자가 사는 법]에 소개된 개그맨 박성광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사람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이름 석자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글을 보았을때 더 반가왔고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권해봄. 그냥 독특한 이름의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할 뿐 이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의 별명을 들으면 금새 알수도 있다. '모르모트 피디'. 일인 방송을 보여주는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서 진행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불러다 실험을 시키는 역할로 나왔던 사람이다. 워낙 방송에 자주 등장을 하다보니 익숙한 얼굴이 되었다. 그래서 이름을 모르더라도 얼굴과 별명만으로 그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군대시절을 이야기하면서 할 일이 없어서 책을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속도가 붙어서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한국에 독서인구가 그리 많지는 않다. 독서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권피디가 말한것처럼 자신이 읽은 책은 언젠가는 자신의 생활에 도움을 줄 것이다. 재미 붙이기가 어렵지 쉽다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또 책을 읽는 것이다. 이번주 북페스티발이 열린다. 한번쯤 찾아가 보는 것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둥글둥글 지구촌 소식]에서 들려주는 아일랜드 이야기는 정상인이 내가 보아도 부러운 사진이었다. 거리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나라. 그만큼 편리하게 만들어 두었기에 그들의 자유는 보장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번 나가려면 얼마만큼 힘든지 아마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편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한국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보게도 된다.

 

[길위의 사람들] 코너에서 소개해주는 보안여관은 전시장으로 변했지만 그래서 또한 더욱 흥미롭다.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 서촌에 자리잡고 있다니 다음번에는 꼭 가볼 수 있기를 바라고 리스트에 넣어두게 된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지면구성이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보인다. [그곳에 가고 싶다] 코너이다.

 

푸르른 녹색이 한눈에 들어노는 사진. 이번 호에 소개된 강원도 원주의 폐사지는 유난히 눈길을 끈다. 지금도 한창 발굴 중인 그곳. 일몰 보느라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그곳. 지금은 없지만 여러 석탑들과 절이 있었던 흔적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스릴게 되지 않을까. 언젠가는 독자들과 함께 하는 그곳에 가고 싶다가 될수 있기를 조금 욕심을 부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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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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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정말 좋은 분처럼 보이네요. 좋은 분, 아니 정말 친절하고, 다정하고, 온화한 분처럼 보이는데 좋은 분은 아닌 것 같네요. (277p)

다른 나라로 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여권이다. 자신이 어느 나라 국민임을 증명해주는 여권. 모든 여권이 다 똑같아 보이지만 나라에 따라서 그 여권의 힘은 상당히 달라진다. 비자협정이 되어 있어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나라마다 다르다. 보통 강대국일수록 그 폭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여권이 여덟개씩이나. 그것도 자그마치 미국여권이다. 이 여권,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폴리팩스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저 이웃집 할머니 같이 푸근한 인상에 조금은 귀여운 보이는 얼굴까지 그런 평범함으로 이 할머니는 국가기밀을 전달하는 스파이가 되었다. 물론 처음 시작은 전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어쩌다 잘못 전달된 정보에 의해서 우연한 계기에 발을 들인 이 할머니는 자신의 천성이 딱 이 일에 맞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뛰어 들게 된다.

 

폴리팩스 부인이 맡은 임무는 다른 임무들에 비하면 아주 간단한다. 지극히 간단한 미션들이다. 말 그대로 무언가를 받아서 무언가를 전해주면 끝인 그런 일들이 대부분이다. 전문적인 교육도 받지 않은, 그야말로 총한번도 제대로 쏘는 연습을 거치지 않은 할머니한테 다른 무언가를 시키기란 무모한 노릇 아닌가.

 

그러나 이 할머니, 자신의 임무만을 해내지 않는다. 꼭 거기에 더한 알파가 붙는다. 모두가 다 할머니가 자초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또한 선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인해서 자기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것은 빈번한 일이다. 주인공의 특성상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할머니라는 특징 아래 누군가 도와주는 손길이 따르고 그들의 도움으로 헤쳐나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까.

 

그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무를 키우고 꽃을 피우는 모임을 하면서 그 보람으로 살아가고 있던 폴리팩스부인에게 또 하나의 임무가 주어진다. 이번에 가야할 곳은 불가리아. 지난번처럼 몰래 갈필요도 없고 동네방네 자신이 여행가는 것을 알려도 된다고 하니 그 말그대로 자식들에게도 자신이 여행가는 것을 소문낸다. 주위의 반응은 좀 뜨악하다. 이왕 가는거 유럽도 멋진 곳이 많은데 왜 하필 불가리아라는 것이다. 이 할머니의 미션을 아무도 생각지 못한채 말이다.

 

할머니의 미션은 그곳에 있는 지하조직원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위조여권을 전달하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그들을 다시 미국으로 빼내 오려면 여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평범하게 생긴 할머니 미국인이 무슨 짓을 할 것이라는 의심은 덜 받을 수 있으니 폴리팩스 부인이 이 일에 딱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진행에 들어가는데 이 할머니 이번에는 부디 조용히 다녀오시길 빌어보지만 절대 그럴리 없다.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오지랖 넓게도 모든일에 관여하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성격상 모든 일은 내 손으로 해결한다는 나 중심주의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이번에는 지하조직과 더불어서 더욱 스케일이 커졌다. 마지막 탈옥장면에 심혈을 기울인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공을 이리저리로 몰아가다 수비수들을 피하고 마침내 골문 앞에 서서 제대로 빵 하고 때려넣는 축구의 공격수처럼 작가는 요리조리 잘도 할머니를 이용해 가면서 그녀로 하여금 공을 몰아가게 시켰다. 시킨대로 잘 수행해 낸 할머니는 이제 마지막 한방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형국이다. 모든것은 다 차려졌으니 이제 떠 먹기만 하면 된다. 폴리팩스 부인은 제대로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한국에는 이제 3편이 소개되었지만 이 폴리팩스 시리즈는 상당히 많은 양의 이야기가 있다. 40편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오래된 작품이라는 것을 유념하고 읽어야 한다. 실제로 아직도 불가리아라는 나라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이 당시와는 많은 부분이 변했다. 시대적 흐름은 감안하고 읽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한 멋스러움을 장착한 폴리팩스 부인의 고군분투기는 여전히 살벌한 스릴러 첩보물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폴리팩스 부인 다음은 어디로 어떤 임무를 가지고 가시나요~ 패션 컨셉트는요?? 설마 다음에도 이런 화려한 모자를 쓰고 가실 것은 아닌지 여쭤보고 싶은 맘이다. 근데 이 모자에 정말 여권이 여덟개가 들어간단 말이오?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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