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의 문장


우리는 무엇인가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매일매일 바쁜 것이다.


[시간의 놀라운 발견](웅진지식하우스) - 슈테판 클라인


ㅁ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


ㅁ 생각해보면 살면서 포기하는 걸 달갑게 생각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네.


그냥... 요즘 정말 포기못해서 정신없이 살고 았는 것 같아.


글도 쓰고 싶고 공부도 해야하고, 책도 봐야하고, 또 친구들도 만나야하고 휴식도 취해야지.


저 문장이 다다르는 곳엔 이렇게 써져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느끼는 기쁨보다는 


시간이 부족하여 하지 못하고 남겨두는 일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것이다.'


... 후... 그렇군.


좀 포기하자. 포기하고 살자. 그렇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던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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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8일의 문장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나태주 시인 [행복] 中


ㅁ 지하철의 스크린 도어에는 시가 띄엄띄엄 쓰여져 있다.


지하철만큼 사람들이 바쁘게 다니는 공간에 잔잔하게 감상할 시라니...


그 바쁜 공간에 시를 제대로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ㅁ 그 유리판의 글귀는 손에 들고 있는 유리판에 밀려서 잘 보이지 않더라.


그래도 정말 정신 없고 바쁜 와중에 눈에 띄는 느릿느릿한 감동은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 크게 느끼는 것이겠지.


ㅁ 저 세가지 '것'들이 난 있던가... 생각해본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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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7일의 문장


... 헌법은 최종적 효력을 국민에게 의존한다. 국민들이 헌법의 내용을 알고, 최고 권력도 헌법에 복종해야 한다고 믿고 있을 때만이 권력으로 하여금 순순히 따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헌법은 제정에 의해 존재하는 법이 아니다. 사람들이 그 내용 그대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을 때 비로소 존재하고 효력을 발휘한다.


[헌법을 쓰는 시간](메디치미디어) - 김진한


ㅁ 초복이자 제헌절이었던 오늘. 날씨 덕분인지 초복인 건 정말 잘 알고 있지만


제헌절임을 모두들 잊어버린 것 같았다. 공휴일도 아니니까 더 그런 건가...


나 역시 버스를 타면서 밖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문득 깨달았다.


ㅁ 제헌, 헌법을 만들어 정함. 그걸 기념하는 오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만들어서 정하는게 중요하기 보단, 위의 말처럼 그대로 실현되리라는 우리 모두의 믿음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문득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제헌'한 그 곳을 지나쳤다.


별 감흥이 없다가 꼭 오늘 같은 날은 묘하게 보이던 그 곳.


그 의미를 한 번 되새겨본 오늘.


ㅁ 하루를 담는 운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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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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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두에게 서로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기를...

(스포를 안쓰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뉘앙스는 있으니 조심하시길)


ㅁ 2016년 9월 12일~24일에 처음 보고

647일 지나

다시 보게 된 건 2018년 7월 3일~14일 ㅁ


신경숙 작가님의 책이다. 아마 작가님의 책 중에서 가장 처음 접한 책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신경숙 작가님'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대부분이 이 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용부터 문체, 서사방식부터 모두 다.


책을 읽은 날짜까지 자세하게 아는 경우는 드물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먹기 때문인데, 


저걸 기억하는 건, 


당시 책을 양으로 읽는 시절에 따로 리뷰 따위는 쓰지 않았다. 


대신 그냥 일기를 쓸때 코멘트를 달곤 했다. 그 일기장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나도 이걸 다시 읽으면서 그 일기장도 다시 꺼내 봤다. 그렇게 추억팔이로 1시간이 삭제된 건 덤.


다시 읽는 행위가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다 해보았을 것이다.


이 짓도 처음과 다시 볼 때의 간격? 간극?을 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다행히 기록이 있어서 다행이다. 언젠가 '읽은 것을 쓰다'에 쓴 리뷰도 쓸 날이 오겠지...



무튼 그만 사족을 달고, 책 이야기를 쓰자.


가장 큰 차이를 느꼈던 건, 


(다시 읽는 다른 모든 책들도 비슷하겠지만,) 왜? 라는 부분이 조금 더 공감되었다는 것.


아마 흔히들 말하는 복선을 다시 읽으면서 찾아낸 게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과, 그런 말을 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보였는지...


힐끗힐끗 가려진 의미를 좀 더 들춰볼 수 있었다.


좋다. 그래서 다시 읽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처음에는 좀 답답한 면이 많았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주인공인 정윤도 그렇고, 명서도 그렇고,


그리고 마지막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써있다. 아마 그 땐, 좀 얕게 읽었던 것 같다.


근데 지금 보면, 음... 답답한 게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란 걸 알았다. 


그게 마지막에 가서야 깨닫는 걸 알고,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한지 이해가 되더라.


왜 그런가 싶었는데, 최근에서야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음미'하게 된 게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의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글을 쓰면서, 


문장을 더 꼼꼼히 보게 된다. 그래서 그냥 슥- 하고 지나가는 단어조차도


이젠 곱씹는다. 그렇게 하나하나 머릿속을 채우니


그들을 알게 된다. 아니 그들이 되어간다.


언제는 정윤이 되었고, 다른 날에는 명서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윤교수가 되었다.


소설을 제대로 읽는다는 게 이런건가...


처음보다 더 많이 메모했고, 그만큼 책은 좀 더러워졌겠지만,


먼 훗날 읽을 때, 또 어떤 기분일지...



다시 봐도 처음과 달라지지 않았던 인상 깊은 내용은 바로


윤이가 단이의 편지를 읽는 그 때!


정말... 처음에 볼 때도 가슴이 아렸던 게 알고 봤는데도 아렸다.


그렇게 슬픈 '언젠가는'은 처음 보았다.



마지막은 작가의 말로 끝내려고 한다. 작가의 말 중 한 부분이다


여러 개의 종이 동시에 울려퍼지는 것 같은 사랑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청소년기를 앙드레 지드나 헤세와 함께 통과해온 세대가 있었다면 90년대 이후엔 일본작가들의 소설이 청년기의 사랑의 열병과 성장통을 대변하는 것을 보며 뭔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한국어를 쓰는 작가로서 우리말로 씌어진 아름답고 품격 있는 청춘소설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내가 지금 쓰려는 소설이 그런 소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지금 청춘을 통과하고 있는 젊은 영혼들의 노트를 들여다보듯 그들 마음 가까이 가보려고 합니다. 더 늦기 전에요. 청춘에만 갇혀서는 또 안되겠지요. 누구에게든 인생의 어느 시기를 통과하는 도중에 찾아오는 존재의 충만과 부재, 달랠 길 없는 불안과 고독의 순간들을 어루 만지는, 잡고 싶은 손 같은 작푸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날 불현듯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기도 하는 것처럼 세월이 흐른 후의 어느 날 다시 한번 찾아 읽는 그때도 마음이 흔들리는 그런 소설로 탄생하기를요.

p.374


진짜... 짜릿한 감동.


처음 이 책을 보았던 이유가 바로 저것이었다.


주변 얘들이 다들 소설을 보면 기욤 뮈소, 히가시노 게이고 등 외국 작가들을 좋아했다. 음...


물론 그들 소설도 진짜 재밌다. 하지만 난 지금 내가 사는 이 곳의 이야기. 


외국이름이 아닌 우리말로 된 주인공들의 이 곳에 대한 이야기.


그걸 너무 보고 싶었다. 거기에 딱 맞는 책을 봐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한국현대소설들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된다.



그리고 제목에 대한 이야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요즘 전화벨은 잘 안 쓴다. 톡을 자주 쓰지...


근데 중요한건 전화벨이 아니라, '어디선가 나를 찾는'이다.


후반에 가면 어디선가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내용이 나온다.


음... 그게 처음 볼 때 뭔 소린가 했다.


그렇게 어디선가 누군가를 간절히 찾는 마음.


서로를 붙잡는 하나의 각인.


작가님이 말하듯, '서로에게 어떻게 불멸의 풍경으로 각인되는지...'(p. 377)


그들의 충만과 부재의 관계 속에서 이어진 끈을 보며


살아있는 모두에게 어디서든 그리고 언제든 서로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기를...



ㅁ Re:ading 1.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 - 신경숙 작가님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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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쓰다가 느낀건 다시 읽기랑 리뷰랑 차이를 모르겠다.


단순 비교만 되는 기분이랄까...


일단 모르겠다. 하다보면 좀 길이 보이겠지.


그동안 리뷰 같아도 계속 써봐야겠다.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언젠가‘라는 말에 실려 있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꿈이 읽는 당신의 마음속에 새벽빛으로 번지기를...
p.378 작가의 말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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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6일의 문장


나의 세계는 너로 세워지고 무너진다.

모른 척 하고 있잖아

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

내게 상처 주게 허락할테니 

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 

난 이미 손 쓸수 없게 돼버렸지만 

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 

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

나는 자꾸만 더 야위고 깊어만 지네

날카로운 달빛에


[달과 6펜스] - 심규선(Lucia) 작사 작곡, 김진영 편곡


ㅁ 가끔 카페나 노래를 틀어두고 책을 읽다가 


책의 내용과 노래가 버무려지면서 감장을 뒤흔드는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은 그냥 바람 불듯 오는 순간인줄 알았는데,


저 동명의 책과 노래는 마치 한 쌍인양 감정을 요동치게 만든다.


ㅁ 윌리엄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중후반 내용과


가수 심규선의 [달과 6펜스]란 노래는 정말 몽환 그 자체다.(읽고 들어보면 확실하다.)


'나의 세계는 너로 인해 세워지고 무너진다.'


조용히 읆조리면, 책에 나오는 인물, 스트릭랜드가 생각난다.


세계를 짓고 뒤흔들 정도로 열정? 욕구가 존재할까.


날카로운 달빛에 자신이 찔리고, 야위어 가며 느끼는 욕구는 


나 같은 일반인이 느낄 수 없는 경지란 생각이 든다.


마치 달이 손에 닿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냥 난 '6펜스'를 보는 사람일 뿐.


닿지 않는 달을 한 번쯤 바라보며, 다시 가사를 읆조리는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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