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7일의 문장


파이프에서 물이 새듯 미래에서 봄이 새고 있었다.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 김애란


ㅁ 크... 문장에 취한다.


ㅁ 저 문장의 상황은 아마 크리스마스 이브다. 겨울이 너무 따듯한 날씨라서 저렇게 표현하신 듯


ㅁ [바깥은 여름]을 읽으면서 정말 참신하고 예쁜 문장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


저 문장도 그 중 하나다. 봄이 미래에서 샌다니...


어떻게 저런 표현을 쓰시지?


감탄이 나온다.


ㅁ 예전만 하더라도 문장에 이렇게 감동받고 놀라지 않았는데...


글을 쓰고 책을 읽게 되면서 점점 문장과 어휘, 서사와 글의 내용, 편집과정, 디자인


이 모든 것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재밌다. 그리고 뭣보다 세상을 보는 나만의 시선과 감각을 배우고 있는 기분이다.


점점 문학과 글과 언어에 빠져들고 있다.


이게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살면서 빠져드는 일 하나쯤 갖는 건 좋지 않는가?


성공이나 각박한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던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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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6일의 문장


자유가 불편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걸 캠핑은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적당한 자유와 적당한 불편이 만나는 지점을 선택하는 일은 세상 사는 일 대부분이 그렇듯 즐겁고 또 어려운 일이다.


[겹겹의 공간들](을유문화사) - 최윤필


ㅁ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ㅁ 그 중 '캠핑장'에 관한 글이다.


ㅁ 중요한 건 아마 '적당한'이란 말 아닌가? 뭐든 적당해야 좋다는 게 여기서도 드러난다.


자유도 적당해야하고, 불편함도 적당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편해지려는 방향으로 세상이 발전하는 것 같아서,


가끔 이게 과연 좋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자발적 불편'이란 말이 떠오른다. 불편한 걸 자발적으로 추구한다는 건데,


난 그런 게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게 편해지니, 그만큼 놓치는 게 많아진 것 같다.


가계부를 어플로 사용하니, 정성을 들여 작성하지 않아서 쓰다가 포기하게 된다.


일기도 컴퓨터에 쓰니까, 한 자 한 자 쓰며 고민하고 정리하는 그 순간을 잊어버렸다.


편해진 만큼 금방 포기하고 놔버리는 게 싫어서, 조금 불편해도 스스로 함으로서 얻는


애정이 그리웠다. 그래서 난 조금 불편하게 사려고 한다.


ㅁ 그렇다고 아예 옛날로 간다는 것도 아니니까. 문장에서처럼 적당한게 중요하다. 


그리고 적당함의 생활은 정말 사는 게 그렇듯, 즐겁고도 어려운 일이다.


아마 평생을 적당함이란 줄 위에서 위태롭게 살아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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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뉴욕 - 뉴욕 거리에서 도시건축을 묻다
최이규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의 어바니티를 알게 되었지만, 많이 아쉬웠다.



시티 오브 뉴욕. 굳이 한글로 해석하자면 뉴욕의 도시?


뉴욕 자체가 도시인데 저렇게 제목을 만든 것은 


아마 뉴욕의 도시성을 드러내려는 저자님들의 의도가 아닐까? 


그 의미대로 책은 뉴욕에 대한 여러 경관 및 건물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두 저자분들도 도시설계가와 뉴욕으로 연수를 간 기자님이라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남긴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잘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꿰뚫는 한 가지, 뉴욕의 '어바니티'를 알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냐 라고 말하기엔, 명확히 잡을 수 없는 어떤 것.


단순 반복적이면서도, 그 속에 담긴 다양한 가치와 생활.


그리고 거진 200년간 유지되어 온 한 거대 도시가 추구하는 앞으로의 모습.


이 모든 게 '어바니티', 말그대로 '도시'적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겠다.


책 내용은 뉴욕의 건물, 경관, 공원 등 하나씩 설명하지만,


뉴욕의 어바니티가 글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 책의 굉장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그런 어바니티를 통해서 우린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그 점에 대해선 책에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간혹 들어간 문단이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책 자체의 의도와 벗어날 수 있지만, 


양쪽에서 살아본 저자님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그건 그냥 다른 책에서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덮었다.



하지만 나의 평점은 3점이다. 좋았지만 그런 이유가 있다.


가장 큰 결점은 그 뉴욕을 나 같은 독자는 전혀 모르고 있단 사실을 간과한 느낌이었다.


뭣보다 스트리트와 에비뉴로 뉴욕의 거리가 이뤄진다는 걸 알지만,


한 건축, 경관을 살펴볼때, 내용에선 각 주변의 환경을 알고 있다는 걸 가정하고 이야기를 나눠,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게 어떤 느낌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뉴욕을 갈 때 참고하는 책으로선 최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뉴욕의 어바니티를 이해하려는 사람들 중 뉴욕을 아예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무척 불친절하단 인상을 받을 것이다.


사진과 지도가 간간히 있지만 이것만으로 내용을 전부 설명할 수 없었다.


뭣보다 사진을 봐도 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그럼 말 다했지.)


그래서 구글어스를 켜서 찾아보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아니면 뉴욕을 가서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읽으면서 '뭔소리야'라는 말을 최소 3번은 하게 될 것이다.



읽다가 느낀 건 뉴욕의 사람들은 문화와 경관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당연스럽게도 내가 사는 도시를 생각해본다.


공사를 안하는 날이 없을 정도로 뚝딱뚝딱 짓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금방 허물고 금방 다시 짓는 이 도시를 보면서,


200년간 추구한 잘 짜여진 도시계획에 부럽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안에서 여러 잡음이 들리기도 하나보다. 책에서 가끔 대립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들 도시에 만들어지는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주변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보였다. 건축을 허가하는 뉴욕시 자체에서도 그런 게 느껴졌다.(간혹 아닌 경우도 있더라)


우리는 그런 부분을 개인 영역이라며 주변과 전혀 무시한 것을 만드는 데 말이다.


수학, 과학, 영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인식과 합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조금 씁쓸해진다.



책을 덮고 나서 곰곰히 생각에 잠겼었다.


간만에 읽은 건축&도시계획 관련 서적이라서 설렜는데, 나름 만족스럽기도 하고,


조금 아쉽기도 하고, 뭣보다 부러운 게 너무 많은 그런 책이었다.


... 뉴욕에 가보고 싶다.


하이라인이 생겼을 때부터 가고싶었는데, [시티 오브 뉴욕] 덕분에 뉴욕에 더 가고 싶어졌다.


수많은 마천루와, 단순함 속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갖춘,


'도시라면 자고로 이래야 한다.'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을 뉴욕에...



+ 읽는 도중에 생각한 게 있다. 아마 책의 어떤 구절을 읽다가 메모해둔 건데, 


그 구절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도시에서 애초에 시골을 찾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도시에 살고 싶은 사람들 중 간혹 이런 사람이 있다.


"조용히 혼자 쉬고, 느긋하게 지낼 곳이 필요해!"


그럼 도시가 아니라 시골로 가야한다. 그게 답이다. 도시에선 저게 애초에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도시성은 편의성이 높고, 사람이 북적이며,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다.


우리는 도시성을 원하면서, 정적인 것을 원한다는 건 모순이다.


그건 도시성이 아닌 그냥 시골의 특징이니까.


어느 한 쪽이 좋다고 말할 순 없겠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럽다고


이런 도시는 별로라고 말할 수 없단 것이다. 그건 도시라면 어디든 존재하는 특징이니까.


그래서 도시에서 시골을 찾으면 안된다. 그냥 자신에게 더 맞는 곳으로


찾아 이동하는 게 옮은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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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5일의 문장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유언 中


ㅁ 오늘만큼은, 이 문장이 하루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


ㅁ 해방을 맞이한지 73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이 땅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 때, 입에 오르내렸을 '대한 독립'이란 소리가 이젠 어색해진 시대가 되었다.


이젠 경험한 사람이 거의 없는, 역사의 한 순간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노력하신 수많은 사람들이 계신다.


미처 듣지 못하고 천국에 가신 분들은 대한 독립의 소리가


73년 전 오늘 이 땅에 울렸을 때, 그 소리를 들었을까?


ㅁ 이젠 대한 독립의 소리가 직접 울리진 않지만,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가 그들을 잊지 않음을


그들에게 우리가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의 귀에 들리길...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그 날이 오도록 노력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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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책은

따로 목표는 없다. 그냥 최대한, 읽을 수 있을만큼 읽자. 그게 목표라면 목표겠다.

사실 9월부턴 바빠질 예정이라서

이렇게 여유롭게 책을 읽을 날이 이번 달이 마지막이라는 게 좀 슬프다.

그렇다고 책을 안 읽는 건 아닌데,

책을 읽는 시간만큼 여유를 즐길 수 없을까봐 그게 걱정이다.


어쨌든 그건 9월 일이니 그만하고,

책을 읽으면서 약간 편독(편식+독서)이 생긴 기분이다. 관심 분야만 읽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잘 보지 않는 그런 느낌?

이번 달은 좀 다양하게 읽는 달이 되면 좋겠다.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웹 여행을 시작하는 퍼블리셔를 위한 가이드
김민종 지음 / 느린생각 / 2016년 5월
14,500원 → 14,500원(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2018년 08월 14일에 저장
절판

입문서라고 하길래 구매한 책. 웹 여행을 시작하는 입장이니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8년 08월 14일에 저장
품절
소설가란? 이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
소설가 김연수작가님의 소설을 쓰고, 글을 쓰고, 문장을 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어휘 늘리는 법-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박일환 지음 / 유유 / 2018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8년 08월 14일에 저장

어휘 늘리는 법보다는 그냥 언어 자체에 어휘가 갖는 무게를 느껴볼 수 있다.
시티 오브 뉴욕- 뉴욕 거리에서 도시건축을 묻다
최이규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8년 08월 14일에 저장
절판
뉴욕은 정말... 대단한 도시다. 그리고 놀라우면서도 몹시 부럽기도 한 그런 도시. 어바니티는 정말 뉴욕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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