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뉴욕 - 뉴욕 거리에서 도시건축을 묻다
최이규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의 어바니티를 알게 되었지만, 많이 아쉬웠다.



시티 오브 뉴욕. 굳이 한글로 해석하자면 뉴욕의 도시?


뉴욕 자체가 도시인데 저렇게 제목을 만든 것은 


아마 뉴욕의 도시성을 드러내려는 저자님들의 의도가 아닐까? 


그 의미대로 책은 뉴욕에 대한 여러 경관 및 건물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두 저자분들도 도시설계가와 뉴욕으로 연수를 간 기자님이라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남긴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잘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꿰뚫는 한 가지, 뉴욕의 '어바니티'를 알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냐 라고 말하기엔, 명확히 잡을 수 없는 어떤 것.


단순 반복적이면서도, 그 속에 담긴 다양한 가치와 생활.


그리고 거진 200년간 유지되어 온 한 거대 도시가 추구하는 앞으로의 모습.


이 모든 게 '어바니티', 말그대로 '도시'적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겠다.


책 내용은 뉴욕의 건물, 경관, 공원 등 하나씩 설명하지만,


뉴욕의 어바니티가 글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 책의 굉장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그런 어바니티를 통해서 우린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그 점에 대해선 책에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간혹 들어간 문단이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책 자체의 의도와 벗어날 수 있지만, 


양쪽에서 살아본 저자님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그건 그냥 다른 책에서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덮었다.



하지만 나의 평점은 3점이다. 좋았지만 그런 이유가 있다.


가장 큰 결점은 그 뉴욕을 나 같은 독자는 전혀 모르고 있단 사실을 간과한 느낌이었다.


뭣보다 스트리트와 에비뉴로 뉴욕의 거리가 이뤄진다는 걸 알지만,


한 건축, 경관을 살펴볼때, 내용에선 각 주변의 환경을 알고 있다는 걸 가정하고 이야기를 나눠,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게 어떤 느낌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뉴욕을 갈 때 참고하는 책으로선 최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뉴욕의 어바니티를 이해하려는 사람들 중 뉴욕을 아예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무척 불친절하단 인상을 받을 것이다.


사진과 지도가 간간히 있지만 이것만으로 내용을 전부 설명할 수 없었다.


뭣보다 사진을 봐도 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그럼 말 다했지.)


그래서 구글어스를 켜서 찾아보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아니면 뉴욕을 가서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읽으면서 '뭔소리야'라는 말을 최소 3번은 하게 될 것이다.



읽다가 느낀 건 뉴욕의 사람들은 문화와 경관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당연스럽게도 내가 사는 도시를 생각해본다.


공사를 안하는 날이 없을 정도로 뚝딱뚝딱 짓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금방 허물고 금방 다시 짓는 이 도시를 보면서,


200년간 추구한 잘 짜여진 도시계획에 부럽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안에서 여러 잡음이 들리기도 하나보다. 책에서 가끔 대립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들 도시에 만들어지는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주변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보였다. 건축을 허가하는 뉴욕시 자체에서도 그런 게 느껴졌다.(간혹 아닌 경우도 있더라)


우리는 그런 부분을 개인 영역이라며 주변과 전혀 무시한 것을 만드는 데 말이다.


수학, 과학, 영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인식과 합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조금 씁쓸해진다.



책을 덮고 나서 곰곰히 생각에 잠겼었다.


간만에 읽은 건축&도시계획 관련 서적이라서 설렜는데, 나름 만족스럽기도 하고,


조금 아쉽기도 하고, 뭣보다 부러운 게 너무 많은 그런 책이었다.


... 뉴욕에 가보고 싶다.


하이라인이 생겼을 때부터 가고싶었는데, [시티 오브 뉴욕] 덕분에 뉴욕에 더 가고 싶어졌다.


수많은 마천루와, 단순함 속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갖춘,


'도시라면 자고로 이래야 한다.'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을 뉴욕에...



+ 읽는 도중에 생각한 게 있다. 아마 책의 어떤 구절을 읽다가 메모해둔 건데, 


그 구절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도시에서 애초에 시골을 찾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도시에 살고 싶은 사람들 중 간혹 이런 사람이 있다.


"조용히 혼자 쉬고, 느긋하게 지낼 곳이 필요해!"


그럼 도시가 아니라 시골로 가야한다. 그게 답이다. 도시에선 저게 애초에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도시성은 편의성이 높고, 사람이 북적이며,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다.


우리는 도시성을 원하면서, 정적인 것을 원한다는 건 모순이다.


그건 도시성이 아닌 그냥 시골의 특징이니까.


어느 한 쪽이 좋다고 말할 순 없겠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럽다고


이런 도시는 별로라고 말할 수 없단 것이다. 그건 도시라면 어디든 존재하는 특징이니까.


그래서 도시에서 시골을 찾으면 안된다. 그냥 자신에게 더 맞는 곳으로


찾아 이동하는 게 옮은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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