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4일의 문장


푸르른 나무처럼 말없이 빛난 별처럼

또 바라만 보고 있는 나를

그댄 알고 있나요.


음악 [나였으면] - 나윤권 가사 中


ㅁ 음악에 과거엔 시에 음율을 넣어 만들었다는 걸 가사를 음미할 때마다 느낀다.


정말 가사들은 한 편의 시와 다름없다.


ㅁ 음악마다 멜로디가 중요할 때가 있고,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도 있고,


아니면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도 있다.


모든 음악이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지만, 글을 좋아하는 나로선


역시 가사을 좀 더 중점적으로 보는 편이다.


ㅁ 이번 노래도 그냥 집에 오는 길에 들었던 노래가


딱히 이별한 것도 아니고 사랑한 것도 아닌데


비가 갠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노래의 가사와 음율에 실려


귀에 파고든다.


ㅁ 순간 개운하단 느낌을 받아서, 오늘의 문장으로 선정했다.


가사만 읽을 게 아니라 


정말 노래를 들으면 그 멜로디와 분위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절묘한 순간을 찾고자 하면 어려운데,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훅- 들어올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나 보다.


좋았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년 8월 23일의 문장


뭔가를 할 마음의 원천은 뇌의 측좌핵에 있다. 일단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신경 세포가 자극받는다.


월간 [좋은 생각] 8월호 - 23일


ㅁ 일단 몸을 움직여라! 라는 말을 뒷받침하는 문장이다.


측좌핵에 있는 저 신경은 몸이 움직이면서 자극받는데, 


그럼 우리는 그럴 할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작업흥분이라고 부른단다.


ㅁ 그런 일을 느낀다. 생각하기 전에 일단 하다보면 생각보다 잘 되고


하기 싫다라는 첫 생각과는 다르게 잘 진행되는 걸...


ㅁ 시작이 반이단 말도 여기서 나온 걸테다. 일단 하면 생각보다 하는게 어렵지 않으니까.


잠깐 '하기 싫다'라는 생각 때문에 하지 못한 일이라면,


생각할 틈조차 주지 말고 


일단 해버리면 쉽게 되더라.


그렇게 난 이걸 시작했다. 하루를 담는 문장도 그렇게 시작했고,


읽은 것을 쓰다. 도 그렇게 시작했다.


생각보다 생각은 좋은 길잡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년 8월 22일의 문장


소설은 믿음의 종교가 아니라 우리가 붙잡을 것 같으면 저만치로 달아나는 질문의 수레바퀴에 가까울 테니 말이다.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문학동네) 中 소설가 박진규


ㅁ 예전에 소설을 왜 읽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던 나날이 있었다.


그 때는 비문학을 좋아했고, 어떤 정보도 없는 문학 같은 책을 왜 읽는지,


특히 비싼 값을 주고 문학을 읽는 이유를 몰랐다. 그냥 빌려서 보는게 더 좋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에서야 정말 하찮은 생각이란 걸 깨닫는다.


문학에서 애초에 답을 찾으려고 했으니....


문장에선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문학 전체에 해당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비문학처럼 정보가 있고 그걸 믿고 말고를 따지는 것과 다르게


문학은 그렇지 않다.


뭔가 잡힐 것 같다가도, 정말 달아나는 질문의 수레바퀴라는 표현처럼


두둥실 구름같이 흘러가는 그것.


그걸 뭐라고 해야할까


아니 뭐라고 부를 수 없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일수도...?


어쨌든, 문학은 답을 찾는게 아님을 이젠 안다.


그래서 문학을 읽고 부를 수 없는 그걸 느낀다. 읽는 자만이 알 수 있는 것.


문학을 읽는 사람에게 주는 축복 같은 것이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년 8월 21일의 문장


목표에 대한 뚜렷한 소신만 있다면, 그것이 사회에 해악이 되는 것만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어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 배우 이순재님 인터뷰 中


ㅁ 뚜럿한 소신이라...


저런 걸 찾는게 가장 어렵다. 목표를 찾는 것도 어렵다.


ㅁ 소신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굳게 믿고 있는 바'라고 말한다.


찾기 어렵다면, 소신이란 의미대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살면서 굳게 믿는 게 있는지 생각해보면,


하나쯤 갖고 있긴 하더라.


그게 소신인가보다. 소신은 별 게 아니라는 걸 그 때야 알았다.


막 거창할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굳게 믿는 것. 뚜렷한 소신이 되는 거니까


ㅁ 믿음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주변의 소리를 듣지 못할 때가 있다.


굳은 믿음, 소신이 좋지만, 적당한 유연성은 당연히 필요한 것.


이런 점들은 항상, 아무리 말해도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잘 잊혀진다.


자꾸자꾸 새겨야 잊지 않는 거니까.


오늘 한 번 새겨본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감각으로 느낀 세상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



소설가 김연수 작가님의 산문집, [소설가의 일]이다.


이 책이 유명해진 건 아마 유시민 작가의 추천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용이 별로였다면 추천은 커녕 추천을 받아도 인기를 끌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입소문이란 게 참 대단하다 싶었다.


물론 나 역시 유시민 작가님의 말을 듣고 읽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추천으로 좋은 책이 많이 읽힌다면, 입소문도 나쁘진 않겠다.



책 내용은 제목 그대로, 소설가의 '일'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가인 저자 본인의 이야기와 문장이나 플롯, 캐릭터, 서사구조 등


소설이란 글에 사용되는 모든 걸, 옆집 아저씨가 말하듯 단조롭지만 편안한 느낌으로


글이 쓰여있다.


괜히 글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추천한 게 아니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배울 것도 많았고, 깨닫는 바가 많다.


하지만 그게 무작정 어떤 교훈을 주는 책도 아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스토리에서 어떤 교훈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면 역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임을 새삼 느낀다.


자전거 이야기에서 소설을 쓰는 과정으로 넘어가질 않나


스티브 잡스 이야기에서 감각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게 막 이상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엄청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어쨌든, 간간히 등장하는 저자님의 농담?과 재치있는 말투는 읽는 내내


흥미롭게 만든다. 지루하지 않도록 만드는 셈. 시간만 된다면 하루종일 읽고 싶었다.


읽고 나니까 결국 모든 파트가 각각 하나의 짧은 수필이었던 것. 그래서 잘 읽히는 것이리라.



책을 읽는 건 언제든, 시기와 관계 없이 좋지만,


인연이 될 사람을 만나려면 어떤 타이밍이 있듯이,


여러 책 중에 하필 그 책을 읽게 되는 시기가 자신에 맞는 타이밍이 있다.


가령, 지난 주의 책인 [웹 여행을 시작하는 퍼블리셔를 위한 가이드]는 


나와 타이밍이 좋진 않았다. 아직 그걸 읽은 수준이 아니었으니까.


이번 책 [소설가의 일]은 한 마디로 딱 맞는 타이밍이었다.


한창 글 쓰는 재미를 느낄 요즘, 소설을 쓰고 싶단 생각을 하던 차였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뭘 써야할지 모를 이 때 만난 게 


[소설가의 일]이었다. 엄청 좋은 타이밍 아닌가?


원할 때 딱 맞는 내용을 가진 책이 들어오다니... 이것도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읽으면 소설을 쓴다는 건 어떤 일일까... 그런 생각을 자꾸 하도록 만든다.


어떤 일이든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는 건, 자신 안에 하나의 기둥을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원칙을 세우는 과정이다.


쓰려는 소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일을 해도 좋다. 잘 쓰려거나 많이 쓰려거나, 심지어는 뭘 쓰려고 하지 않아도 좋다. 그보다는 자신이 잘 몰랐던 일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게 더 흥미롭고, 미처 몰랐던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뜻밖의 기쁨이다. 날마다 이 재미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 그게 바로 소설가의 일이다.

p. 232


위 글로 모든 게 정리된다. 정확히는 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생각과 감각에 대한 이야기. 핍진성에 대한 이야기.


캐릭터와 플롯, 그리고 재능에 관한 이야기


소설가는 이야기가 아닌 문장을 쓰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이 모든 걸 포함하는 하나의 기둥.


소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자신이 잘 모르는 세상을 감각하고, 의미를 찾고 그 자체를 느끼는 삶.


소설가란 그런 존재인가 보다.


... 이런 걸 보면 잠깐 드는 생각은 "참 말은 쉽다."라는 것이지만


어쨌든, 그렇다. 저자님이 생각하는 소설가는 바로 저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문득 나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소설가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본다.


물론 내가 소설가는 아니지만, 만약 그런 답변을 받는다면,


지금의 난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느낀 세상과 이해하지 못 할, 잘 모르는 타인의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여


문장을 가지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사람'


그런 작가가 되고 싶은 요즘이다.



좋은 말과 이야기가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첫 장이자 표지다.


매일 글을 쓴다.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신인(新人),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있다.

p. 19 - 제1부 1장.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 中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말을 유려하게 쓴 것 뿐일지도 모른다.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새 작가가 된다는 말인데, 위 문장이 별로라면 다음 글을 보자.


획기적으로 나아지지도, 그렇다고 갑자기 나빠지지도 않는 세계속에서, 어떤 희망이나 두려움도 없이, 마치 그 일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 속에서.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시를 썼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마음에 드는 글을 쓰고 나면 그건 도무지 내가 쓴 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나는 새로운 사람, 즉 신인新人이 됐다.

p. 18~19


단지 소설만 그럴까. 모든 일이 그렇다.


꾸준히 하는 모든 일에 저런 시기가 있지 않았나...


괜히 꾸준함이 어려운 게 아니다.


확실한 건 난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 같다. 


글쓰기는 당연하고, 다른 일에서도 느끼지 못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지 못했단 말이겠지.


내가 하는 공부조차도 꾸준히 한 적이 있던가 싶다.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흘러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점점 익어간다고,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자.



유시민 작가님이 아마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 3권 중 한 권으로 추천하셨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너무 많은 걸 얻었다.


그만큼 읽은 타이밍도 좋았고, 내용도 대단하다. 


꼭 소설이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어떤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책에서 어떤 내용이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걸 얻어낼 수 있으리라.


쓰기 시작하는 사람이든, 쓰고 있는 사람이든,


아마 책을 읽는 순간 전후로 나뉠 수 있을 정도니까.


좋다. 정말 너무 좋다. 이런 책이 많았으면 좋겠다.


내 분야엔 이런 책이 없는데, 언젠가 한 번 써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