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1일의 문장


두 번 다시는 흔들리지 말고 가

묶인 것에서 너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

멀리 있지 않아요


음악 [데미안] 가사 中 - Lucia(심규선)


ㅁ 난 '데미안'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이 음악 때문이었다.


그 전까진 책이 있는 걸 알고 있었는데, 딱히 읽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읽지 않았다. 근데 언젠간 꼭 읽어보긴 해야겠다고 다짐만 한 책이다.


뭣보다 이미 줄거리를 들어버려서, 좀 허무한 상태이긴 했다.


어쨌든, 노래 가사를 잘 들여다보면 무언가 깨달음을 주는 음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문장도 그렇고, 음악의 멜로디 자체도 뭔가 '어둠속에서 깨어나라!' 라는 가사와 멜로디다.


나중에서야 데미안의 내용이 정신적 성숙에 관련된 것이라는 걸 알았다.


특히 알에서 깨어나는 내용이 있다던데, 그래서 음악에 새처럼 날아오르라는 가사가 있구나.


그제서야 조금 이해되는 노래였다. 아마 데미안이라는 제목과 마지막 문장,


멀리 있지 않아요. 라는 가사는 바로 내면의 목소리를 의미하는 것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은 이 음악을 하루종일 중얼거렸다.


ㅁ 여담으로 심규선씨의 노래엔 문학작품의 제목인 노래가 있다.


오필리아, 달과 6펜스가 지금 생각나는 음악인데, 음악과 책 모두 읽은 건 


달과 6펜스가 유일하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책의 내용이 묘하게 겹치는 음악 가사를


듣고 있으면, 무척 재밌다.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랄까.


다음엔 데미안을 읽고 글을 쓰면 참 기대가 된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읽어야 할 것 같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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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9일의 문장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당신 내부의 목소리를 가라앉히게 하지마라.

가장 중요한 건 당신 마음과 직감을 따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


ㅁ 근데 말이죠. 직감이 믿을만해야 믿지 않겠어요?


물론 너무 믿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직감을 따르다가 골로 가는 경우도 너무 많이 봐서요.


그래서 전 당신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싶진 않았어요. 


가장 중요한 거라 말하지만, 저에겐 지금 당장의 위로와 돈이 필요해요.


내 마음대로, 그리고 직감대로 한다고 돈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다른 사람의 의견이 내부의 목소리를 가라앉도록 하지 말아야 하죠.


그런데, 내부의 목소리를 낼만한 힘도 이젠 없어요.


차라리 다른 사람이 저에게 뭔가를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스스로 힘을 내고 싶은데 이젠 너무 지쳤어요.


그저 전 시키는 대로 할 때, 나름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전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너무 유명한 당신의 말이 참 좋고 멋진 말이지만, 저에겐 아직 많이 무리네요.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언젠가 이해할 날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일께요.


다음에 뵙죠.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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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8일의 문장


스민다는 것.

내가 얼어붙은 호숫가를 서성이며

온종일 너를 생각한다는 것.


[스민다는 것] - 안성덕 (일상적 글쓰기 '씀' 출처)


ㅁ 스미다 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뜻은 다음과 같다.


물, 기름따위의 액체가 배어들다. 라는 뜻이지만 이건 표면적인 뜻이고,


마음속 깊이 느껴지다.


라는 뜻이 있다.


뜻을 보고 위 문장을 읽으면, 스미다는 말이 참 예쁘고 좋은 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저 상황조차 스민다는 표현으로 묘사하는 걸 보고 있으면, 아름답다.


...


사실 왜 그런진 모르겠다. 요즘 감정이 너무 왔다갔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소한 문장에서 감동받기도 하고, 별별 이상한 감정에 쏠리기도 한다.


이런저런 면에서 요즘 참 이상하다.


스민다는 말을 쓰고 있으니까, 내 마음속 깊이 느껴지는 게 무엇이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딱히 없다. 그래서 뭔가 쉽게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단 생각이 좀 들기도 한다.


스민다는 것. 이 말 한 마디가,


너무 아름답고 좋다고 느끼는 건, 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걸


지금 글을 쓰면서 느낀다.


스민다는 것. 입술 사이로 스치는 바람결이 좋아서, 자꾸만 입을 소리내어 읽는 문장.


이렇게 또 하나의 문장을 수집한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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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7일의 문장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 나쓰카리 이쿠코 - 


ㅁ 처음엔 무슨 말장난을 하는 줄 알았다.


이게 책이름이라는 걸 나중에 말한 사람을 검색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거기에 생각보다 최근 책이라서 더 놀랐다.


정신과 의사이신 것 같았다.


그러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는 문장. 말하는 사람에 따라 문장이 달라보이기도 하는구나.


ㅁ 문장을 보고 있으면, 바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닫는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람이 되어서 다시 사람을 만드는 그런 과정.


이 관계의 어떤 영향력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어떤 관계가 어떤 만남이 어떤 이별이 나를 만들고 타인을 만든다.


나는 어떤 사람에게서 사람이 되었고, 어떤 사람을 만들고 있는가.


그런 질문을 던져보는 문장. 그런 하루.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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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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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연은 사람에게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단어의 사연들](웨일북스) - 백우진


ㅁ 사연이라고 함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가장 흔한 사연은 바로 사물들의 사연이다. 사물만큼 사연이 깊어지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어도 그만큼 깊은 사연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니 사실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로 깊었는지 몰랐던 것 같다. 책 [단어의 사연들]을 통해 난 더 많은 '사연'을 알게 되어서 무척 신선했고 동시에 신비로운 느낌도 받았다. 별 거 아닌 이야기들도 분명히 있을지도 모른다. 읽기 나름이니까. 어쨌던, 그것은 단어에 감정을 넣고 성격을 불어넣는 하나의 작업같은 느낌이어서, 너무나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ㅁ [단어의 사연들]에는 수많은 단어의 이야기들 담겨있다. 왜 그 단어는 이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아니면 어떤 어미나 어두로 시작하는 단어들에 대한 비슷한 느낌들, 마치 단어를 사람처럼 감정과 성격을 분류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단어에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새삼 매일 쓰는 단어에도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지 궁금해지곤 했다. 당연하게 쓰던 단어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걸 보면서, 그냥 뜻풀이사전만 있을 게 아니라, 정말 이런 사연에 대한 단어, 어미로 이뤄진 사전 같은 게 있으면 무척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신비로웠다.


ㅁ 단어에 대한 책인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바로 '-슬'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과 단어를 수집하다보면, 좋아하는 단어가 생기곤 한다. 바로 여기에 그 단어가 있었는데, '윤슬'이란 단어다. 난 이 단어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뜻도 뜻인데 그냥 발음이 좋다. 윤.슬. 뜻은 아마,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슬'이란 단어가 어떤 게 있는가 였다. 이게 무척 신선한 생각이라고 여겼는데, 보통 비슷한 뜻이거나 반대의미의 단어를 찾는 경우는 봤어도, 이렇게 어미나 어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슬'이란 단어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책에서 '서슬'을 알려주었다. 윤슬과는 정반대로 살벌한 단어다. 같은 어미지만, 그 뜻이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약간 '뾰족한' 느낌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슬'이라는 게 바로 '뾰족함'을 의미하는 것이라 유추할 수 있겠다. 바로 이런 형식, 즉 뜻이 아닌 단어를 구성하는 어미, 어두를 통한 단어들이 품은 사연을 집어 말해주는 것이 책 [단어의 사연들]에 드러나는 전반적인 서사였다. 그 유추가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작가님이 객관적으로 맞다고 말하진 않으셨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거 확실한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 작가님도 '아마' '이지 않을까'처럼 본인의 추측(물론 상당히 근거있는 추론)을 제시하는 편이다. 이런 점도 '사연'이라는 제목에 부합하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 비문학보다는 좀 에세이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본인의 추측을 잘 풀어내고 있는 느낌 때문일까. 앞에서 계속 말했듯이, 단어들의 이야기를 작가님을 통해 듣는 기분이었다.


ㅁ 또 다른 특징은 한국어로만 존재하는 단어들이 자주 제시된다는 점이다. 앞에서 말한 예를 보자면, 영어나 일본어에선 서슬과 윤슬을 표현하는 단어가 없다. 굳이 표현하려면 뜻을 풀어서 설명해야 한다. 언어들간의 단어의 유무가 해당 문화와 큰 연관이 있다는 점은 이미 충분히 퍼져있는 사실이긴 하다. 윤슬과 서슬 말고도 다른 단어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보이고, 책에도 몇몇 경우를 언급한다. 실제로 영어만 배우더라도, 바로 느낄 수 있는 사실들 중 하나라는 점이지만 이렇게 하나씩 일겅보니까 새삼 신기한 현상이다. 


ㅁ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서문에 적힌 두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바로 다음 문장들인데 공교롭게도 한 사람이 말한 문장이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후자의 문장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좋아했던 문장이다.(하루를 담는 문장에서도 한 번 썼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 뒤 문장이 필요한데, 바로 다음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담을 단어를 만들어야 한다.

- 서문 -

 말할 수 없는 것들 말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단어를 만들고 정의(뜻풀이)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언어를 사용하는 어떤 사회에서도 매번, 항상 이뤄져야하는 일이다. 지금만 하더라도 수많은 단어들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 단어가 '표준어'라는 지위를 갖는 건 또 다른 문제이겠다. 단어의 사연들을 읽으며, 처음에는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다른 생각이 덧대어졌다. 단어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점점 단어 형성에 대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더해졌다. 단어가 고정된 게 아니라 약간 액체처럼 흐르는 느낌. 사라지기도 하고 동시에 만들어지는 단어들의 세계를 설명해두었다. 그래서 '사연'인걸까. 어디선가 살다가 죽는 우리네 이야기처럼 단어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런 이야기. 그래서 사연이다.


ㅁ 작가님이 책 중간쯤에 그런 말을 했다. 국어사전이 아니라 어미사전이나 어두 사전, 아니면 유의어 사전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이거 정말 글을 쓰다보면 많이 느끼는 부분인데, 정말 필요하다. 어떤 의미를 표현하려는 단어를 알 수 없어서 답답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뜻으로 단어를 찾을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이러한 뜻의 단어가 없나? 라는 생각도 엄청나게 많이 했었는데... 정말 간절하다. 아마 온라인에 찾아보면 하나쯤 있을 법하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아쉽기도 하고, 누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냥 내가 한번 만들까? 그런 생각도 했다. 시간만 있다면 말이지..ㅠ


ㅁ 어쨌든 단어의 사연들을 읽고 덮으니, 책 첫표지에 있는 말이 눈에 띄었다.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난 내가 모르는 세계가 정말 크군... 하하... 언제부터 어떤 단어를 보면 사전을 찾는 습관이 생겼는데, 나름 괜찮은 습관인 듯하다. 아는 단어라도 설명하지 못한다면 찾아보곤 한다. 그럼 정말 뜬금없는 뜻이 나오기도 하더라. 그런 게 신기했다. 특히 예전에 한 번 쓴 적이 있는 '까만색'과 '검은색'의 차이에 충격먹었던 게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면, 아직 숨겨진 단어들의 '사연'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기록하는 김에 이런 것도 하나씩 써두면, 단어들의 사연집이 되지 않을까? 나중에 프로젝트로 한 번 해보면 재밌겠다.

 사연들을 읽으면서 이번에 새로운 습관도 하나 들이기 시작했다. 한 대형서점에 있는 '문장수집'을 바꿔서, '단어수집'이다. 약간 취미다. 문장 수집도 하고 있지만, 겸사겸사 단어도 수집하기 시작했다. 첫번째로 등재한 단어가 바로 윤슬이었고, 사락거리다, 궁글리다 등,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쌓고 있다. 이 모든 게 이번 책 때문이었다. 너무 과할지도 모르지만, 어떤 계기가 되었다는 건 확실하다. 나만 쓰는 것도 아닌 우리 모두가 쓰는 단어에 다들 조금씩만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런 책이 많아져서, 단어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줬으면... 그런 바람도 생겼던 좋은 책이었다.

사전 편찬은 마무리가 불가능한 일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을 만드는 동안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는 동시에 어떤 낱말은 소멸해가기 때문이다. 우리말도 변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말을 바꿔가고 있다. 우리말을 더 우리말답고 풍성하게 빚어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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