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에서의 애피타이저는 메인 요리의 맛을 좌우한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오리엔테이션은 앞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학교나 직장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형성한다. 소개팅에서 첫인사는 상대방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이것이 첫인상의 놀라운 힘이다.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게 초반 2분 동안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어떤 강렬한 인상을 주는지가 프레젠테이션의 성공여부와 직결된다.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나는 초반 2분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초반 2분에 청중을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내내 청중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초반 2분은 모든 것을 빼앗길 수도 있고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초반의 승리가 없으면 후반의 승리도 보장되지 않는다. 초반 2분의 러쉬를 통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장악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초반 2분을 장악할 수 있을까?
나는 초반 2분을 활용하는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롤모델로 스티브 잡스를 벤치마킹한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들에게 자주 프레젠테이션의 롤모델로 벤치마킹되는 인물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와 관련된 국내 프레젠테이션 서적만도 열권이 넘는다. 나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관련 서적이 국내에 소개되기도 전에 이미 그의 제품 런칭프레젠테이션 동영상을 모두 수집하고 있을 정도로 그의 프레젠테이션에 일찍 빠져들었고, 모방해 왔다.
2008년 맥월드에서 맥북에어(MacBook Air)를 공개한 스티브 잡스는 그가 초반 2분을 어떻게 시작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스티브 잡스의 공감 영어’ 저자의 분석 결과를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맥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008년 맥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께 선보이기 위해 대단한 것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공중(in the Air)에는 분명 뭔가가 있습니다.”
‘Air에 뭔가가 있다’는 말은 2008년 맥월드 프레젠테이션에서 선보이게 될 애플의 신제품, 초경량 노트북 맥북에어(MacBook Air)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사용한 재치 있는 표현이었다. 이처럼 스티브 잡스는 프레젠테이션 초반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문장을 의미 그대로 보면 ‘공기 중에 떠 있을 만큼 가벼운 뭔가가 있다’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프레젠테이션 후반부에서 스티브 잡스가 소개한 제품이 MacBook Air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자연스레 앞서 들은 문장과 제품을 연관지으면서 공기 중에 떠 있을 정도로 가벼운 노트북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스티브 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제품을 효율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전략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한다. 단순히 노트북이 얇고 가볍다고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보다 ‘There is clearly something in the air today’, 즉 ‘공중에 뭔가가 있다.’는 표현은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을 쉽게 공감하도록 도와준다.
스티브 잡스의 독특한 오프닝은 뒤로 갈수록 그 재미가 더해간다. 왜냐하면 스티브 잡스는 ‘가장 좋은 것은 나중에 보여준다’는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원칙대로 프레젠테이션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초반 2분 내에 상대의 호기심과 기대를 극대화시키고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좋은 것을 보여주는 형태의 접근은 청중들이 여러분의 프레젠테이션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 줄 것이다.
- 경쟁 PT 승률 98%, 박현우의 [대한민국 20대, 일찍 도전하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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