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에서 막걸리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나간 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 같습니다. 막걸리하면 그냥 마트에서 파는 이동막걸리가 전부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전국에 100개 이상의 막걸리 종류가 있다고 하더군요. 몇 년 전에 막걸리 프랜차이즈가 갑자기 많이 생겼다가 금방 사라졌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다시 막걸리 관련 사업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전과는 차별화된 방식과 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 같긴 하더군요.
이런 즈음에, 홍대 정문 앞에도 막걸리 전문점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친한 분들과 벙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도착한 곳은 옛 친친이 있던 자리. <막걸리 한 잔 합시다>라는 글 옆에 친친이라는 이름도 함께 적혀 있네요.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습니다. 기본 구조에 장식과 집기들로 변화를 준 것 같더군요. 벽면 한 쪽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칠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놓을 것 같은 기대와 함께, 오늘의 추천메뉴를 오늘의 날짜와 함께 적어 놨더군요. 7시 경에 입장을 했는데 거의 모든 좌석이 차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즐겁게 막걸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좌석 옆 칸막이에는 다양한 술병들이 즐비해 있고 그 안에는 책들도 여러 권 눈에 띄었습니다. 얼마 전 방송에 나왔던 일본에서 발행된 막걸리 책도 있네요. 앞으로 술장사 하신 다는 분이 저 책의 판권을 샀다는데..ㅋㅋ

일단 자리에 앉아 막걸리를 시켰습니다. 막걸리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달달한 거 한 병 먹고, 쓴 거 한 병 먹고, 약간 달면서 강력한 도수를 자랑하는 거 한 병 먹고, 약간 달달한 것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던 것 같습니다. 병이랑 잔은 예쁘긴 한데 잔이 너무 작더군요..ㅋ

먹다 보니 안주가 나왔습니다. 근데 다들 너무 황당해 했습니다.
"분명 2만원 짜리 메로구이 시켰는데..??"

2만원 자리 안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이 안주를 보고 처음에 한 말이 "생선은 어딨어?"였을 정도..ㅋ
정말 젓가락으로 몇 점 집어 먹으니 없더군요. 그래서 다들 아주 조금씩 잘라서 아껴서 먹었습니다. 아직 안 온 분들을 위해 큰 생선 한 점을 남겨두었는데 마지막 타자가 그 전의 상황은 모르고 그 큰(??) 한 점을 한 입에 꼴깍 삼켰습니다. 다들 원망의 소리를..^^

다시 1만원 짜리 멍게 안주를 시켰습니다. 요롷게 마치 서비스 안주처럼 나오더군요. 음.. 정말 다들 허탈해 했습니다.
막걸리가 포만감이 있기 때문에 안주가 푸짐하지 않은 것은 맞는 건데 이건 쫌 너무하다 싶은 거지요.
호텔 일식당에서 먹는 코스요리들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ㅋ
별로 먹어보질 못해서 맛은 잘 기억이 안납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었던 것은 마지막에 서비스 안주가 나왔다는 것..
3가지 식혜가 나왔는데 모두 각각의 거장들이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원래 저는 안좋아하는 분야의 음식이라 패쓰~~
어찌되었든 다들 만나면 즐거운 분들이라 즐겁게 막걸리를 마셨는데, 문제는 배가 고프다는 거 였습니다. 그래서 막걸리와 안주를 다 비운 후 홍대 전철역 부근의 고깃집 골목을 찾았습니다. 1차 먹걸리 먹고 나서 2차로 이렇게 푸짐하게 먹었지요^^

막걸리라는 전통주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한 점은 아주 후하게 점수를 주겠지만, 안주에 대해서는 좀 미련이 남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새롭고 고급스런 전략만 쓰겠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네요. 마치 사람의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접근이 불편한 웹 사이트처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