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만 이상, 거기에 그렇게 쓰여 있는 이상, 그 한 행이 아무래도 옳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상, 그 문구가 하얀 표면에 반짝반짝 검게 빛나 보이고 만 이상, 그 말에 이끌려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34쪽
읽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쓴 것은 읽을 수가 없는 겁니다. 읽어버리면 미쳐버리고 맙니다. -39쪽
그는 읽으라는 말을 듣고 읽었고, 쓰라는 말을 듣고 썼으며, 그리고 시를 읊은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몇 번이나 반복합니다. 문학이야말로 혁명의 힘이고,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납니다. 읽고 쓰고 노래하는 것. 혁명은 거기에서만 일어납니다.-139쪽
철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철학과를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문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문학에 종사하는 걸 그만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문학부 교수도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뭐든지 결국은 경제라고 말한다면 처음부터 경제학자가 되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해 회사라도 차렸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의견으로 정치를 좌우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관료나 정치가가 되면 좋았지 않았겠습니까?-225쪽
"아니, 그런 줄 알고 하고 있다"는 등의 변명을 듣는 건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읽어버렸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 줄 알고 있다니요. 알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은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 수 없는 겁니다. -226쪽
그렇습니다. 지금은 전야입니다. 이 전야가 깊어지는 가운데 우리도 사라지기로 합시다. 우리의 밤 속으로. 우리의 싸움 속으로. 우리의 승리하고 패배하는 환희 속으로.-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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