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반복해서 걸려오는 장기구독 권유 요청 전화에 못이겨, 3년 구독을 어렵싸리 결정하고, 받아놓고도 한번도 열어보지 않은 전자 영인본 USB를 구석에 고이 모셔둔 사이, 3권의 계간지를 받고, 한 번도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40% 할인이라는 매력에 몇 권의 책을 창비에서 구입했다. 아래의 책이 그것들이다. 별 연관도 없어보이는 것들을 한데 묶어 산 이유야 별다른 게 있겠냐마는, 한 권은 도착하자마자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갈 처지에 놓였고, 한 권은 사자마자 지하철에서 읽었으며, 한 권은 이미 여러 책 들 속에서 읽었던 것들이라, 언제 다시 읽게 될 지 모르겠고, 나머지 한 권은 늘 그렇듯, 언젠가 읽을 요량으로 전시해 둘 예정이다.(그리고 전시용 책들이 언제나 그렇듯, 읽게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
1. 약 2년 전쯤부턴가 이 중의 한 책에 대해 뭔가 써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던 적이 있었고, 이내 그만 두었다. 그 후 몇 번인가 대상을 바꾸어가며, 같은 다짐을 계속하고 있는데, 여전히 지켜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상대방을 쫓을 때, 준비운동과 출발 자세를 가다듬는데 많은 시간을 쏟지만,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몇 걸음 떼다가, 이내 자세가 잘못 되었다며, 출발선으로 다시 돌아가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애초에 쫓으려던 대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2. 이 중의 어느 책은, 벌써 25쇄째다. 연재 할 때, 몇 회를 읽었고, 잠시 좋았다가, 이내 잊고 지내던 중, 쫓기듯 읽었다. 그리고 책과 상관없이, 몇 번 정도 자신에게 실망하게 된 경험을 하고나서야, 다 읽었다. 처음엔 떨리다가, 잠시 실망한 후, 감탄도 한숨도 없이 책을 덮었다. 나는 이 책이 어떤 면에서 '작가'에 대한 글이라고 느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3. 최근 창비는 열 내면서, 몇몇 작품과, 작가와, 책에 대한 홍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영화, 황금어장 등등이 그것의 무대가 되고 있고, 그게 정치적, 문학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두 팔 걷어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다. 성공한 효녀와 효자는 점점 늘어가고, 반대로 할아버지의 말씀은 힘을 잃어간다. 그렇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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