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수상, 조남주 X 알라딘 (Q&A)





출간 이후 독자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특히 2017년 봄 즈음부터 이 책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얘기하기 시작했는데요, 소설에 관해 열띤 토론을 하는 장면은 흔치 않은 풍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빈틈이 많은 소설입니다. 결말도 분명하지가 않고 강하게 주장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다 써놓고도 왠지 완성한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책이 나오고 소설 위에 독자 분들의 경험, 분노, 의견, 주장들이 쌓이고 쌓여서 다른 무언가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많이 생각하고 깨닫고 배우게 되었고요.





수많은 기사 및 자료를 기반으로 한 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하신 사건, 혹은 기사가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특정한 한 사건 보다는 성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분들이 눈에 띄어 찾아보고 있습니다. 반성했다, 합의했다, 술을 마셨다, 등의 정상참작 사유는 진부할 정도더군요. 고등학생들의 진술서가 증거능력이 없다며 성희롱 교사를 다시 교단에 세우기도 했고, 몰카범의 휴대폰을 시민들이 빼앗아 제출했지만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도 했어요.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여중생들에 관한 소설을 준비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02년생 (16세입니다) 이지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3-5권 정도 목록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나에 관한 연구』 소녀들의 몸과 성과 생각에 대한 솔직한 책.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엄마는 왜』 엄마를 이해해 달라거나 말 좀 잘 들으라는 게 아니라, 그냥, 엄마들은 이렇다고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곧 헬조선에서 이십 대를 맞을 청소년들이 낙오자도 괴물도 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너에겐 노조가 필요해』 어른들은 왜 ‘남의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만 가르치고 ‘일 한 만큼 대우 받아야 한다’는 걸 가르치지 않을까요?




















도서 출간 이후 많은 독자를 만나셨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의 반응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독자와의 만남에 따님과 어머님이 같이 오셨는데, 두 분이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셨을까, 서로 어떤 얘기를 나누셨을까 궁금했고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계속 ‘지영이 언니’라고 칭하면서 언니의 증상이 없어지고 다시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되면 또 다른 마음의 병이 생길 것 같다고, 실제 인물에 대해 말하듯 진심으로 걱정하신 독자 분도 기억이 나고요.





김지영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여러모로 고맙고요(^^). 여전히 저는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른여섯 살이 되었겠구나, 올 연말에는 유치원 추첨에 가야겠구나, 둘째 출산 압박을 받고 있겠구나…… 하지만 여유도 생기고 요령도 생기고 어쩌면 방법을 찾았을 지도 모르겠다, 혼자 안도하기도 합니다.




질문자 : 알라딘 한국소설 담당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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