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의 선택,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또 하나의 매혹
구병모 <아가미> (2011)
편집자가 추천하는 이 책
20만의 선택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 죽음과 맞닥뜨린 순간 생(生)을 향한 몸부림으로 물고기의 아가미를 갖게 된 남자 ‘곤’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가혹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아가미』를 읽고 나면 우리는 모두 한때 물고기였다는 것을, 한없이 깊고 넓은 물속을 자유로이 유영하던 그 시절을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 자음과모음 편집자 황여정
또 하나, 편집자가 추천하는 이 작가
을, 박솔뫼, 자음과모음 (2010)전아리, 팬이야, 노블마인 (2010)
어느새 단어도, 문장도, 소설도, 종국에는 나 자신까지도 흔적조차 없이 지워지는 듯한 이상한 마력을 가진 소설!
MD가 읽은 이 책의 결정적 장면
아이의 등은 햇빛을 자주 받은 듯 적당히 타고 균형잡혀 있으며 탄력이 넘쳐 보였는데 아이의 견갑골이 움직일 때마다 현란한 빛이 났다. 그 빛은 그녀가 지금 걸고 나온 목걸이에 박힌 보석인지 유리 조각인지 모를 것하고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햇빛을 얻어 반사해야만 빛나는 구차한 물리적 존재들과 달리, 아이의 등에 돋아난 것은 그 자체가 빛의 절대량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토록 청완하고 눈부신 것만 같았다. 그 등을 보면서 그녀는 그 아이가 어디서 왔으며 왜 바깥 세상과 만나지 않고 이리 적적한 곳에 스스로의 몸을 은닉하여 조용히 지내고 있는지, 강하와 아버지는 어째서 이 아이에 대해 한마디도 들려주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다.
검은 물빛처럼 깊고 음산한, 조용한 삶의 풍경
김숨 <간과 쓸개> (2011)
편집자가 추천하는 이 책
『간과 쓸개』는 김숨의 두번째 소설집 『침대』 이후 4년 만에 만나는 소설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질적인 재료들이 충돌하면서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편의 콜라주를 보는 듯했던 전작들에서, 작가는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방편이 아닌 현실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들을 실감나게 드러내기 위해 기괴한 환상들을 교차하여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의 그 시선은 현실 세계로 옮겨간다. 죽음과도 같은 삶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필사의 안간힘을 쓰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일상의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환상이 사라진 자리에는 쓸개즙처럼 쓰디쓴 현실의 고통만이 남는 것이다. 여기에 김숨 특유의 차분하고 정제된 문체가 더해져 삶의 어두운 풍경들은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 문학과지성사 편집자 김필균
또 하나, 편집자가 추천하는 이 작가
최제훈, 퀴르발 남작의 성, 문학과지성사 (2010)
최제훈의 소설은 재미있다. 독특한 상상력과 이 과정을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수능란한 재주, 함부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속도감 넘치면서도 탄탄한 문장 그리고 허를 찌르는 위트. 한마디로, 놀라운 신인의 탄생이다.
MD가 읽은 이 책의 결정적 장면
설마 했는데, 그 귀뚜라미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던 것이다. 죽은 귀뚜라미들 속에서 저 홀로 악착같이 살아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기특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끔찍하다는 생각이 더 컸다. 살아있다는 것이, 더할 수 없이 구차하고 징글징글하기만 하였다. (중략) 검정 비닐봉지 속 귀뚜라미들이 전부 살아서는 절박하게 버둥거리고 있는 것만 같아 잠이 오지 않았다. 귀뚜라미들이 뒤엉켜서는 서로의 다리와 더듬이를 질근질근 물어뜯고 있는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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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한국소설 대표작가를 소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알라딘이 추천하는 이 주의 작가, 편집자가 소개하는 책, MD가 읽은 책 이야기를 남겨둡니다. | 알라딘 도서팀 김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