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는 한국문학의 세계를 감각적인 구성으로 소개해온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가 장르소설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이영도, 듀나, 조현, 백민석, 김희선, 최제훈 작가의 장르소설이 2020년 4월부터 9월까지 독자를 찾습니다. 알라딘에서 소개하는 핀 시리즈 특별관에서 작가들의 다채로운 답변을 함께 소개합니다. 다섯번째 만남은 김희선 작가입니다. | 질문 : 알라딘 도서팀 김효선


이벤트 페이지 보러 가기 :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09610











Q. 모든 것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은 2020년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이 시기의 일상 혹은 관심사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전지구적 판데믹을 실제로 겪으며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국소적 유행으로 그치겠거니 예측했거든요. 아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런 예측은 빗나갔고,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내고 있느냐는 질문엔, 이 새로운 지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지내고 있다는 게 가장 적합한 대답이 될 것 같아요. 일단 저의 일상부터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저는 병원 약제과에서 일하고 있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한다든가, 혹은 출근하는 즉시 체온을 재고 기록해야 하는 것, 손을 전보다 수십 배는 더 많이 소독하는 것, 등등이 그에 해당합니다.

관심사는 당연히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 상황입니다. (때론 회의적인 예감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어쨌든 결국엔 약이 만들어질 테고, 그때가 되면 모두들 지금보단 훨씬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는데요(누가 말한 건지는 지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결국 인간은 어떻게든 극복해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Q.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등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하셨는데요, 특히 이렇게 '경계'를 오가며 장르소설을 읽고 쓰는 이유, 그 마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저는 순문학, 장르문학 식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을 싫어합니다. 사실 그런 구분 자체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저 모두 ‘소설’일 뿐이지요. 따라서 소설을 읽을 때도 그러한 ‘경계’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제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걸 찾아 읽을 따름입니다. 쓸 때 역시 마찬가지예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꼭 맞는 ‘모양’을 따라갈 뿐이지요.



Q. 독자와 함께 읽고 싶은 장르소설, 혹은 추천하고 싶은 장르문학 작가가 있다면, 어떤 작품 혹은 작가일까요?

A. 역시 이번에도 ‘장르’ 여부를 떠나서, 추천하고 싶은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몰락』, 이 두 권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시간, 운명, 우주, 이런 것들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꿈꾸고 상상할 수 있거든요. 


















Q. '공' 하나에서 시작되는 거대한 이야기처럼, 김희선 작가의 소설을 접할 때면 '상상력'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오직 노인들만 살고 있는 마을의 집단 행방불명 사건, 그리고 '웰다잉협회'라는 이번 소설의 발상도 그렇습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A. 예전에 일하던 약국은 병원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그때 고독사한 노인이 구급차에 실려 오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어요. 아무도 모르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였지요. 그리고 요양병원에서 일한 적도 있는데, 그때 본 노인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게, 초고령화 시대의 경제적 측면(노인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관련하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과 맞물리며 저에게 의문을 던져 주었지요. 그러던 중 지역 도서관 등에서 실제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웰다잉’ 강연회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기묘한 어감(물론 원래의 ‘웰다잉’은 그런 뜻이 아니지만, 그냥 단순히 직역하면 ‘잘-죽다’이니까요)에서 이야기의 싹이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댐 건설로 생겨난 호수 속 외딴 마을과 빨간 우체통의 이미지는, 아주 오래전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실제로 본 광경이었어요.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 마을엔 빨간 우체통이 하나 호숫가에 덩그러니 서 있었고, 우체부는 배를 타고 지나다가 거기에 편지를 넣었거든요. 그게 실재임에도 그 장면 자체가 어찌나 초현실적인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생생히 남아 있었답니다. 



Q. 김희선 작가의 세계를 즐겁게 접하게 될 알라딘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작가의 말’에도 썼지만, 무엇보다도 ‘즐거운 독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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