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를 이끌어갈 한국문학의 얼굴들이라는 타이틀로 열 명의 작가를 모셨습니다. 날카롭고 새로운 소설 <음복>으로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한 이후 작품집 <화이트 호스>를 발표하는 강화길 작가의 서면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 질문 : 알라딘 도서팀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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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20년 젊은작가상 수상 이후 첫 작품집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음복」 공개 이후 독자의 반응, 주변의 반응을 많이 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나온 이후, 행사를 하면서 독자분들을 직접 만나뵈었을 거예요.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아쉽게도 행사는 잠정적으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직접 이야기를 듣거나, 질문을 받는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충분히 후기를 접하고 있고, 제 인스타에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음복」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저 역시 많이 ‘읽고’ 있습니다. 모두들 감사드려요. :) 


 

Q. 「음복」의 공간은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는 장소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부 인물만 각자 자기 배역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네. 사실 말씀해주신 그 부분이 소설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누군가는 알고, 누군가는 모르는 어떤 상황. 그 풍경들.


 

Q. 전작 『다른 사람』의 '가스라이팅'을 하는 목소리라든지, 『화이트 호스』의 혼란스러움을 묘사하는 순간들,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는 순간 강화길 작가의 소설 속에서 만들어지는 리듬감을 좋아합니다. 이 순간들을 쓰는 입장에서도 몰입해서 쓰시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요.

 

몰입하지 않으면 소설을 진행하지 못하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화자를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하지만 집중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쓰는 내내 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Q. 「가원」의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다. 밥값 못하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가혹함을 보며 자연스럽지 않게, 연극을 하며, 안간힘을 쓰고 살아야 하는 우리가 서로에게 가혹해지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연대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기도 했어요.


「가원」은 제가 쓴 소설 중에 가장 사랑이 넘치는 소설일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비정한 소설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족의 관계라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우애가 깊은 순간도 있고, 가장 미운 순간도 있고, 그래서 더 요구하고 실망하고 증오하고, 분노하고, 사랑하지만 같이 있을 수 없는. 그러나 최후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그런 관계.  

 


Q. 강화길 작가의 『화이트 호스』를 읽은 후 독자가 함께 읽어주었으면 하는 책이 있다면, ‘함께 오래오래’ 읽고 싶은 작품을 혹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를 좋아합니다. 이 역시 가족 이야기입니다. 역사의 흐름에 휩쓸린 자매가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러나 이해하고 아끼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책을 덮은 순간 다시 읽고 싶어지는 소설이에요.  

















Q. 악스트에서 최은미 작가와 나누신 말씀 중 ‘작가가 되고 어딘가에 갇히는 기분을 더 자주 느끼는 것 같다’라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화이트 호스」 속 “문학은 삶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문장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작가가 되어 기쁘다고 생각하시는 순간을 혹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소설을 쓰면서 제가 이전보다 좀 나아졌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전의 저는 매우 미숙한 사람이었고,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소설을 쓰다보면 어떤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이야기로 정돈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을 계속 겪으면서 저 자신의 어떤 부분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조금은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소설을 쓰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아요. 더 나은 사람으로 살고 싶어하고, 그 마음이 좋은 소설을 쓰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진다는 것, 저는 그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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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min2402 2020-06-18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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