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2호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출근시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그 와중에 한 노인이 날카로운 짜증으로 소리친다.

"좌측통행들 하란 말이야, 좌측통행들! 이런 무식한 새끼들 같으니!!"

아침에 잘 씻어 쫙-펴고 집을 나선 마음들이 확 구겨지는 소리. 문자적 이미보다 그냥 인생이 참 뭔가 안풀렸나보다 싶은 울분에 찬 꼬장꼬장한 표정과 말의 에너지 때문이겠지. 여유와 상식과 이해로만 보일 사람들 마음의 소중한 좌측통행은 당신이 방해해 놓고, 아마 안 보이셨을 테니.

미소가 근사한 어른. 젋은 날의 열정과 노력이 경험으로 이해되어 여유롭고 지혜로운 조언을 주는 그런 어른이 되어야 할텐데.

누구에게든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어른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과 참 많이 싸워야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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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2005-11-3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가, 특히 아침 시간의 지하철 출근은 힘없는 노인이나 약자들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정신없잖아 ㅋㅋ 그래도 여유를 잃지 않는 로맨스 그레이로 늙고 싶어요.. 암튼 그 바람에 '아침에 잘 씻어 쫙-펴고 집을 나선' 언니의 '마음이 확 구겨지' 지는 않았는지 그렇지 않았기를 바래요..

야클 2005-11-3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측통행도 하고, 멋있게 곱게도 늙어야겠습니다. ^^

아밀리 2005-12-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owdrop/ 링클 프리하려는 데 그게 잘 안되네. : )
야클님/ 네, 저도 할머니 멋지게 되는 법을 연구 좀 해볼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