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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건너뛰기 ㅣ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 2번째 이야기인 <오프닝 건너뛰기>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방식의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삼십대로, 취직, 연애, 결혼, 출산과 양육으로 이어지는 삼십대의 업무를 완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시국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코시국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시대 상황이 같아서 소설이지만 좀 더 읽기에 몰입감이 좋았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2020년은 결혼식을 제일 적게 한 해라고 한다. 내 주변에도 결혼을 한 친구들이 많았는데 코로나 시국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 조항 때문에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룬 친구도 있고, 신혼여행을 무한대로 연기한 친구도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모습들이 이 소설에 드러나는 것들이 나에게 호기심을 주었다.
두 사람은 '스드메' 같은 단어만 들어도 골치가 아팠다. 그럼에도 예식을 올리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애초부터 고려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거 그냥 다 안 하고 넘어갈 수만 있으면 영혼이라도 팔겠어." 경호가 말하면 수미가 "그럼 나는 네 껍데기랑 살아야 되니까 다른 걸 팔아" 하고 대꾸하는 식으로 고작해야 농담이나 주고받을 뿐이었다.
p.013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부터, 결혼식을 미루고 두 사람이 살아가는 것, 누군가와 살고 있지만 그 누군가와 다른 생활방식으로 싸우게 되는 너무 당연하고 평범한 우리들의 삼십 대 이야기가 나온다.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결국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연애하고 결혼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려고 하지만 불가능적 한계에 다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들만의 보통의 삶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보여준다.
이 책의 제목 <오프닝 건너뛰기>는 코로나 시국 때문에 결혼식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수미와 경호의 이야기의 제목이다.
이외에 <쾌적한 한 잔>, <앙코르>,<에세이 공명을 위한 온도와 속도>라는 제목의 또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나는 <오프닝 건너뛰기>라는 제목을 가진 소설의 부분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공통된 주제라고 생각되어 제일 인상 깊게 읽었다.
경호가 영상을 재생시켰다. 타이틀 시퀀스가 나왔으므로 수미는 어떤 내용이냐고 되물으며 화면 한구석에 있는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을 클릭했다.
결혼하고 살아가는 것 외에 위에 언급했듯이 취직, 연애, 결혼, 출산과 양육의 이야기들을 가진 삼십대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어쩌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주변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어디선가 들어볼 법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예전에는 30대가 넘으면 결혼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었고 결혼식을 꼭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됐다고 하면 지금은 30대가 넘어서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고,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를 하고 연애만 하는 30대들도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연애만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들, 결혼이 꼭 중요한 것일까?라고 생각을 하는 시대인 것 같다.
이 책은 삼십 대라는 나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삼십대에 이룬 것들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살아도 좋아, 너대로 살아라고 말해주고 싶은 소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곧 삼십대를 앞둔 나에게, 삼십대를 지나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혹여나 인생에 대해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드는 모든 우리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무언가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세 가지 이야기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은모든 소설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와 문장에 대한 해설도 담겨있으니 꼭 마지막 부분까지 읽어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자음과 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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