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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
정재영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5월
평점 :

<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은 표지의 일러스트로부터 알 수 있듯이 공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공구 및 산업용품에 대한 독자들의 호기심과 갈증을 채워줄 생생한 이야기와 실용적인 정보가 담긴 직업 생활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 정재영은 현재 공구 큐레이션 '공구로운 생활' CEO이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구상자를 물려받기 전엔 그래픽 디자인 브랜드를 기획하고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했다.
저자는 2017년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가 끝난 후 회사로 복귀하려던 참이었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던 날 가족은 경주로 여행을 떠났었는데, 그때부터 아버지는 고속도로에서부터 이상 증세를 보이셨고 응급차로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번졌다고 한다. 휴가 이후 저자는 아버지의 직업이었던 공구상이 되었다.
1. 공구로운 일상
2. 공구로운 사용 설명서
에필로그
부록
취급 주의
Q&A 09
1장 공구로운 일상에서는 공구상이 되면서 겪게 된 그의 일상 이야기가 담겨있다. 2장 공구로운 사용설명서에서는 공구를 사용하는 방법과 다양한 공구 제품들의 소개가 담겨있다. 부록의 취급 주의와 Q&A 09부분에는 소비자가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공구를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담겨있다. 공구에 대한 오해와 공구에 대한 모든 것, 공구를 잘못 사용해서 생긴 사고, 공구 사용 후 잡자재 처리법 등 공구로운 생활을 위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참고서 같은 책이다.
업무 머리를 각성시키고 동료들 간의 스몰토크를 이끌어내고, 잠시나마 휴식의 빌미를 제공하는, 일하는 자에게 있어 도저히 의미가 없을 수 없는 음료다.
P.24
게임으로 말하면 체력과 마나가 둘 다 차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초록색 포션(물약), 현장일은 몸을 쓰기 때문에 체력적, 정신적 한계가 금방 오기 마련이다. 그걸 나타내는 신체증상이 목이 마르고 당이 당기는 것이다.
P.26
우리나라의 공구상가가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부터, 공구상가에 가면 자주 보이는 풍경들이 공구상들이 믹스커피를 하나둘씩 들고 대화하는 모습들의 비밀 등을 알 수 있었다. 요즘은 셀프 인테리어, 셀프 수리가 유행인데 저자는 친구들에게 셀프 수리를 하다가 안되면 사람을 부르라는 말을 항상 덧붙인다고 한다. 간단한 수리 같은 경우에는 쉽게 고칠 수 있겠지만, 전문가가 있는 이유는 '숙련도'의 차이이기 때문에 셀프로 시도했다가 제품이 훼손되거나 몸이 다치는 경우도 생기며 나중에 동일한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사이즈를 알아보는 방법에서는 나도 항상 줄자를 가지고 다니고 사이즈 재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손가락 한 뼘 등으로 크기를 재는 모습들이 공감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공구상가에서 제일 많이 활용하는 탈것및 운반차는 단연 '트럭'인데 트럭 외에 1톤 트럭의 3대장과 경차를 사용한 공구의 적재, 이동 수단 등을 알려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집들이 선물로 고민이 될 때 선물로 공구를 줘도 좋다고 말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어떤 공구를 선물해야 할지, 무난하고 좋은 제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소개해 주는 부분이 나중에 참고하기 좋았던 부분이었다. 코로나19과 관련이 큰 마스크 이야기도 등장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착용하는 KF 마스크, 덴탈마스크 외에 산업용 마스크의 간단한 소개가 들어있어서 좋았다.
공구 하나하나의 이미지와 짧지만 이해하기 쉬운 설명, 그 공구와의 에피소드들이 담겨있고 공구상가의 풍경들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산업용품 용어, 동대문 상인들에게 홀대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현장 용어들을 정리해 준 부분들에서는 아는 용어도 있어서 반가웠고, 새로운 현장 용어들도 익힐 수 있었다.
관심이 없던 공구에 대해 이젠 누군가 앞에서 조금이라도 아는체할 수 있는 만큼의 지식이 생긴 것 같다. 그 외에 저자의 공구 이야기와 생활 에세이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술을 배워서 기술직의 일을 해서 그런지 전문적인 일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어렵고 관심 없던 공구들이 친근해진 것 만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