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어라
쑤쉬안후이 지음, 김진환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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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뿐인 인생인데, 소모와 피로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갉아 먹어야 할까요?

세상의 속도에 맞춰나가려고 노력할 때도 내가 가장 뒤처지면 어쩌나?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할까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회제도와 생존을 위해 순응하다 보면 두려움과 불안이라는 독에 갇히게 됩니다.

p.11

1부에서는 관계의 경계선이 무너진 10가지 유형을 알수 있었다. 이 유형에 내가 속해있나 아니면 나에게 스트레스와 피로를 주는 유형이 이 안에 속해 있나 유념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요즘 너무 인간관계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이런 책이 나에게 꼭 필요했다. 내인생을 지키려면 나만의 선이 필요하고, 나만의 선이 사회속에서 올바른 경계인지도 생각해봐야 하는것 같다. 사람과의 선은 친밀한 관계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들의 선일수도 있다. 사회생활속에서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일 수도 있다. 이런 애매모호한 관계들 사이에서 나를 점점 잃어가는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읽고 생각정리가 필요한 책이었다.

우리는 도미노처럼, 타인이 나를 넘어트렸으면 나는 또 누군가를 넘어트리고, 타인이 나를 착취했으면 나는 또 누군가를 갈취한다. 저항하지 못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편익을 취한다.

p.30

당신은 존재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그 자체로 당신만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신은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으며, 다른 사람의 만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내면에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고 자신이 나쁜 사람은 아닌지 습관적으로 의심하는 것 부터 중단해야 한다.

p.63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떠한 것에 흥미 있는지, 또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아는 사람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완전한 몰입을 할 수 있다.

p.219

*출판사 ' 시옷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시옷책방 #내삶을지키는바운더리 #쑤쉬안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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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브라이언 에븐슨 지음, 이유림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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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봐도 그소녀는 얼굴이 없었다.

앞쪽에도 뒷쪽에도 머리카락 뿐이어서 어느 쪽이 앞모습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p. 9

이책의 첫문장이다. 얼굴이 없다는 문장, 첫문장부터 소름이 돋았었는데 시작에 불과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산아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낮상담사와 밤상담사가 존재하는 어떠한 치료를 하는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되어 가다보면 반전과 이야기의 실체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책의 마지막부분도 그동안 이야기를 읽으면서

해답을 찾아가다가 잃어버리게 된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이야기의 흐름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을 찾아가지 못하고 혼란과 혼돈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것 같았다. 그냥 얼굴 없이 뒤통수만 달린 채 태어난 아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 넣을 고요함을 찾기 위해 기상천외한 살인을

저지른 영화감독, 인간의 육신을 차지하고는 더 많은 살아있는 몸을 탐하는 우주괴물, 돌연 변이 생명체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자 공동체 등 뭔가 섬뜩하고 현실스럽지 않은 삶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호러장르에 녹아내었다.

읽다보면 나도 정신없어질만큼 뭔가 혼란스럽고 빠르게 흐름이 진행되어가는것, 그리고 상황을 설명하는 문체들이 자세하지만 섬뜩한게 또

이책의 매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에는 수상작 「세상의 매듭을 풀기 위한 노래」를 비롯해 환상과 호러 SF 등의 장르를 망라한 22가지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넓은 호러쇼가 나온것 같기도 하다. 후반부쯤에 트리거경고라는 소제목의 단편이 있는데, 띄어쓰기 없이 문장을 이어나간 경고문구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주의: ~ 로 시작해서 어떠한 문장을 나열 하는데, 읽다보면 머릿속에 호러영화한편 뚝딱만들어내는 것 같은 문장전개방식도 뭔가 매력적이었다. 문장이나 영화를 보면 상상하며 보고 읽게 되는데 이부분이 나에겐 더 무섭게 다가왔다.

읽다보면 소름도 돋고, 왜 환상 호러 장르라고 하는지도 이해하게 되고, 약간 우주에 갇혀서 온갖 생물들한테 호러적인 요소들을 유입당하는 느낌이었다. 문장과 문체만으로도 이만큼의 상상력을 끄집어 낼 수 있게 한 작가의 소설이 압도적으로 몰입되고 읽는 나조차 심리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면서 끊임없이 추격당하면서 읽는 듯했다. 실제로 작품집속에서 어떤 이야기는 알수 없는 괴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가스라이팅처럼 누군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몰아붙이는 유형도 등장하는데, 이 등장만으로도 읽는 독자도 함께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들면 꽤나 잘쓰여진 소설이 맞지 않을까.

*출판사 ' 하빌리스' 2월 서포터즈 자격으로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하빌리스 #삼켜진자들을위한노래 #브라이언에븐슨 #환상호러쇼 #호러소설 #공포소설 #세계관소설 #단편집 #호러픽션 #도서스타그램 #도서리뷰 #도서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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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반만이라도
이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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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 이선진 첫 소설집인 <밤의 반만이라도>는 밤을 긁어내 그리는 여덟 빛깔 이야기를 담았다.

여덟 편의 소서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그려지는 퀴어 여성들의 이야기, 겨울이라는 한정적인 계절과

비밀스러운 밤 속에서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사랑이야기는 어떤 것이든 참 간지럽고 몽글몽글 하다.

이선진의 “특유의 불안정하고 아슬아슬한 긴장의 상황”은 「보금의 자리」속 장르적 상상력을 통해 다시 한번 펼쳐진다.

단편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서사가 그려진다.

부나, 나

나니나기

보금의 자리

망종

무관한 겨울

밤의 반만이라도

고독기(考讀期)

생사람들

이 여덟가지 이야기중에 하나의 소제목이 이책의 제목이 되었다. 밤의 반만이라도 라는 제목과 책표지의 그림은 달을 좋아하는, 나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책을 읽고 나니 반쪽짜리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게 아닐까 싶다. 특유의 문체와 단편이 모인 하나의 소설집인데

단편들의 몰입감이 좋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은 몽글몽글하지만 간지럽고, 따뜻한것 같은데 외로운 감정들이었다.

소설이지만 책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지역들이라서 그런지 뭔가 친근하고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나는 소설을 읽을때 읽으면서 장면들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는 소설들을 좋아한다. 장르에 상관없이 책속 상황들이 머리에 그림처럼

영화의 장면처럼 지나가게 되는 소설은 나에게 항상 감명깊고 좋은 책으로 기억에 남았다. <밤의 반만이라도>는 나에게 그런 영화같았다.

뭔가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의 진행 전개가 읽는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고 뒷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나는 사람보다 책이 좋아서, 책 속에 묻혀 있으면 만사가 형통할할 것같다는 고상하고 속 편한 믿음 하나로 도서관에 입성한 풋내기 사서 였을 뿐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부나에게 마음을 쓰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p.11

얼굴 안 자에 낯 면 자릴 써서 안면도 인줄 알았는데 부나는 그게 아니라고, 편안할 안에 잘면 자를 써서 안면도라고 했다.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섬.

p.23

나는 왜 언제부터 나이고 미진은 왜 언제부터 미진일까. 우리는 얼마나 더 우리일까.

우매 씨는 언제쯤 잠에서 깰까. 오늘은 잘모르겠어. 아직은 한밤중이어서 우리는 고드름이 다 녹을 때 까지만

기다려보기로 한다.

p. 151

나는 종종 뭔가 터무니없고, 이상한 생각을 한다. 만약에 라는 가정을 좋아하고, 그런 혼자만의 가정의 생각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많았다. 따뜻한 솥밥의 분위기지만

차가운 겨울이 떠오른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자음과모음 #서평 #리뷰 #밤의반만이라도 #이선진소설 #신인문학상수상 #퀴어소설 #퀴어소설추천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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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굴의 눈 NEON SIGN 5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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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에서 태어난 앱인 부굴의 눈은 부굴의 주구를 찾기 위한 저주 받은 가족의 위험천만한 사투를 담은 이야기이다.

만약에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아무래도 사실 제일 궁금한건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할 것 같다.

근데 또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복권 당첨 번호겠지만 말이다. 근데 실제로 이런 앱이 있다면, 세상은 총체적 난국이 되어있을것 같다.

질서는 다 틀어지고, 뭔가 욕심과 이기심만 남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소설 부굴의 눈은 앱인데, 가입하고 앱을 실행한 채 잠들면 다섯가지 주구를 마주하게 된다. 미래, 복수, 방어, 침범, 회복이다.

미래를 보고 싶다면 미래를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 복수를 공격을 방어하고 싶다면 방어를 누군가의 미래에 개입해 자신의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침범을 현재의 상태를 과거의 것으로 되돌리고 싶다면 회복을 선택하면 된다. 이선택은 자유롭다. 일정한 값을 내고 앱을 구매한뒤 잠들기 직전 인공지능 부굴이 알려주는 힌트를 이용해서 자각몽 속에서 해당 주구를 찾아야 한다. 제한 시간 8분안에 찾지못하면 미션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런 시행착오가 있는 앱이라면 나였으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다른 이가 내 미래를 개입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부굴의 눈을 사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에는 해론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원래는 가위에 눌리는 엄마를 위해 부굴의눈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게 점차 사용하게 되면서 부굴의눈이라는 앱의 섬뜩함에 놀라고 만다. 그리고 엄마가 왜 매일 가위에 눌리게 되는건지도 자신의 자각몽속에서 사실을 알아버린다. 나는 이 부굴의 눈을 읽으면서 현실에서는 우리의 개인정보가 누군가에게 팔리고, 보이스피싱이 오고 하는 현상들에 대해 생각이 났다. 달콤한 유혹에 빠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하는 작은 시도가 나중에는 엄청 크게 불어나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비판하는 말을 담고 있진 않을까 생각했다.

곽다할시가 대체 무슨 귀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쫓아줘요.

P.050

이거 내가 짠 판이야.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잘 버텨, 죽고 싶어질 때까지. 근데 넌 못 죽어. 어차피 너 같은 건 죽자고 들지도 못하겠지만, 죽으려 해도 내 복수 주구가 계속 막을 거야. 내 복수 주구들이 소진될 때까지 너는 죽어도 못죽어.

P.107

부굴의 눈에서는 다섯가지의 선택사항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점점 흘러갈 수록 부굴의 눈 앱속에 또다른 설계자가 있다는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자각몽에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관계, 그리고 부굴의 눈의 실체에 대해 점점 파헤쳐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겨있다. 긴박하고 빠르며, 장면이 빠르게 바뀌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전개로 숨돌릴 틈도 없이 함께 부굴의 눈에서 도망치고 누군가를 쫒는듯한 느낌으로 읽었다.

오컬트 SF 장르의 소설은 이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뭔가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소설을 담은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것 같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부굴의눈 #오컬트sf소설 #조선희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SF소설 #판타지 #네온사인시리즈 #네오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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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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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은 타이완의 젊은 작가 천쓰홍이 쓴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배경도 타이완이었다. 타이완 중부의 외딴 시골 마을 용징에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조용한 마을에 한남자가 귀향한다. 독일에서 동성 애인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형을 산 뒤에 귀국한 천씨 집안의 일곱째이자 막내아들 톈홍이다. 아홉 식구를 먹여 살리는 데 평생을 바친 조용한 성격의 아버지.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지만 괄괄한 성격에 입심이 드세고, 타이완의 온갖 미신과 제례 풍습에 밝은 어머니. 그리고 오직 아들을 보기 위해 태어난 다섯 명의 딸과 드디어 그 아래로 태어난 형. 이들이 톈홍의 가족인 천씨 집안 사람들이다.

1980년대의 타이완의 용징은 온갖 미신이 살아숨쉬었다. 텐홍의 가족이 살게된 집 주변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대나무숲이 있고, 짐승이 죽으면 내다버리는 썩어가는 개천이 있고 온갖 신과 귀신을 모시는 묘당 등 이 즐비해있었다. 저때쯔음엔 타이완은 고도의 성장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톈홍의 가족들인 어린 텐홍과 다섯 누나들은 이곳에서 힘들고 고단한 나날을 보내면서 살아간다. 귀신이 들리고도 남았을 집에서 성장한 그들의 삶은 귀신이 들린거 마냥, 힘들고 고단한 일들을 겪는다.

텐훙이 독일에서 애인인 t를 죽인 후 용징으로 돌아온 시기가 중원절이라고 한다. 귀문이 열려서 온갖 귀신들이 출몰하는 무더운 계절, 옛집이 아닌 용징에 텐훙을 맞아하러 오는 둘째, 셋째누나 그리고 읽다보면 이 책에 나레이션으로 등장 하는 두명의 귀신. 귀신의 나레이션이 담긴 소설이라는게 신기했고, 조금은 오싹했다.

그리고 귀신들이 출몰하는 중원절에 돌아온 텐훙과 텐훙의 누나들 그리고 두명의 귀신들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사실 타이완은 역사의 궤도와 민중이 겪은 고초를 이야기 할 때 한국과 흡사하다고 한다. 원주민들이 살았던 시절에 청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명나라 장수 정성공 일파에 의해 점령 당했고, 근대에 들어서는 50년간 일본에게 식민 통치를 당했다. 귀신들의 땅 소설에는 귀신들과 텐훙의 가족이야기에 빗대어 타이완의 슬픈 역사적 배경을 직접적이면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소설을 이어나간다. 작가 천쓰홍은 성소수자 작가이며, 텐홍과 흡사한 환경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인공인 텐홍에 빗대어 타이완의 슬픈역사와 자신의 이야기를 이입해서 풀어나간게 아닐까.

나는 처음에 <귀신들의 땅>이라는 제목만 보고 이런 시대적 흐름과 인물의 서사가 담겨있을 소설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싹한 이야기만 담긴 소설일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이 책을 읽어가며 타이완의 그때의 시대의 이야기를 알게되고, 그리고 저자가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속 사실을 전달하고 싶을지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일곱째의 천훙과 누나들의 가족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한민국에서도 있던 남아선호사상이 보이기도 한다.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남매들의 성장과정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그들의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가족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가깝고도 먼 사이라고 할 수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왜 텐훙이 T를 살해할수 밖에 없었는지, 텐훙이 귀향하게된 귀신들의 땅이라는 불리는곳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땅에 머무르는 귀신들은 어떤이유 때문에 저승을 못가고 이승에 떠돌고 있는건지 읽다보면 실마리가 풀리면서 소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귀신들,의 나레이션이 사실적이고 자세해서 조금은 소름이 돋기도 했고 소설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색으로 표현하자면 회색같은 분위기 였다. 저자는 <귀신들의 땅> 소설 속에서 때로는 텐훙이 되었다가 텐훙의 가족이 되었다가 귀신이 되기도 한다. 얼마나 힘들고 복잡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7월, 나는 베를린에서 귀신들의 땅을 쓰기 시작하여 2019년 4월에 완성했다. 나는 끊임없이 용징의 기억을 파고들어 갔다. 줄곧 용징에서 도망치고 싶었짐나 오히려 끊임없이 용징을 쓰고 있었다. 원래는 다 쓰고 나면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게 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문장을 쓰고 나서도 울기 좋아하는 울보 귀신이지만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종잡을 수 없었다.

P.497

*출판사 '민음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민음사 #귀신들의땅 #텐훙 #타이완소설 #장편소설 #천쓰홍장편소설 #도서리뷰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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