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 집, 이야기를 품다
도서출판이곳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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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들로 집의 온도를 생각하는 여정이 담겨있다.

집은 무엇인가, 집의 생사에서 나의 삶을 생각하는 9명의 저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립고 서럽고 두렵고 아쉽고 흔들리고 아팠고 또 행복했던 그곳에 오래 머물러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찾아왔다.

“나는 스스로 촌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사실을 숨기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촌스러움도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가령, 누군가는 호피 무늬 쫄바지를 촌스럽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화려하고 매력적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P.7

어릴적부터 살던 집의 추억과 에피소드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꺼낸 9명의 저자들의 각각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그동안 살아왔던 집의 추억을 떠올려가며 읽었다. 태어나서 잠깐 머물었던 할머니댁부터

작은 1층아파트에서 살던 이야기, 신도시로 이사가면서 너무 빨리 끊기는 대중교통속에서 살아가던 놀기좋아하던 대학생의 이야기 등이 떠올랐다. 잠깐 살다 떠난 할머니댁은 오래된 주택이었는데, 지금은 재개발로 높은 아파트단지가 형성되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그동네를 가지도 않아서 추억이 조금씩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는데 그때 그시절의 에피소드들도 생각나기도 했다.

집과 관련된 직업으로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일을 하다보니까 집과관련된 책이 있으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간다. 요즘은 촌집, 한옥에 대해 관심이 정말 많아서 이런책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기 마련이다.

“낯선 곳에서의 삶은 사람을 경계하게 한다. 나와 깊이 연결이 되어야 할 사람이라면 마음이 연결되어야 함을 알기에 내 편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연이 된 사람들에게는 내공간을 나누고 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P. 28

예전에는 이웃끼리 사이가 좋았다. 내가 어린이집 시절때만 해도 옆집, 앞집 윗집 아랫집이 모두 내 친구들이었다.

그렇게 부모님들도 서로 친구가 되어 매주 여행을 가고 저녁을 함께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부모님들은 지금까지 그분들과 우정을 함께하고 있다. 나는 그분들을 이모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신도시로 이사 온 후부터는 가끔 마주치면 인사만 하고 예전처럼 음식을 나눠먹는다 던지의 정은 없다.

또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학창시절에 내친구의 친구는 그냥 내친구였다. 그렇게 쉬는 시간마다 복도에서 모르는 친구와 수다를 떨다보면 내친구가 되어있었다. 지금은 그런 만남조차 인연조차 없다는게 좀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그래서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보다 정많은 시골에 더 마음이 많이 간 것 같다.

“학생신분이라 lp를 많이 모으지 못햇기에 기스가 나지 않을까 몹시도 애지중지했다. 알코올을 뿌리고 세무헝겊으로 살살 돌려가며 닦아주는 행위는 명품을 다루는 장인의 손길만큼 조심스러웠다. 곡이 실린곳을 함부로 만지는 친구는 음악을 모르는 바보취급을 받았다.” P.44

“그당시 나는 독학으로 기타 연습을 하고 있었다. 비록 코드를 다 외우지 못해 최신가요 책을 보며 불렀지만, 지금처럼 노래방 문화가 없던 시절에는 그게 최선이었다. 친구들과 방 안에 누워 이문세, 변진섭 형님들의 노래를 합창했던 풋풋함을 잊을 수 없다.” P, 49

나도 19살시절 같은나이의 가수 아이유가 기타를 메고 나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성인이 되어 첫알바를 하여

받은 월급으로 세운상가에 가서 통기타하나를 삿었다. 열심히 코드도 잡아보다가 온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파서 타브악보로 바꿔서 연습하다가 어찌저찌 곡하나를 완성해서 연주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기타는 아직도 내방 한구석에 처박혀있다. ㅋㅋ

“소란이 비집고 들어오기 전 집안의 온도를 사랑한다.” P. 79

“처음 내방을 갖게 된건 열여덟이 되던 해 겨울이었다. 나는 고3을 앞두고 있었다. 언니들이 차례로 대학에 가자 ‘고3 우선주의’ 원칙에 의하여 드디어 독립된 공간을 소유하게 된것이다. “p.95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헐거워진다. 헐거워진 집은 무너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때 누군가 살았던 온기는 집을 지탱하게 한다.하지만 당분간이다. 집의 온기를 유지해 줄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빈집은 무너진다. “ p.215

책 제목에 대문짝만하게 촌놈이라는 단어 때문에 시골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그냥 사람사는 이야기였다.

각자 살아가던 집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었는데 공감도 되었고, 내가 모르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담긴부분들은 아 그럼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이렇게 살아왔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다. 각각의 작가의 감정을 담아 꾹꾹 눌러쓴 이야기가 생소한부분도 있었지만 비슷한 결의 이야기도 많아서 뭔가 더 흥미롭게 나만의 추억도 상기하며 읽었다.

나의 또래는 없을 것 같지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쓰신거같았는데 뭔가 내 학창시절때의 이야기와도 비슷하게 와닿아서 더 정감이 갔다. 사람사는 따뜻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출판사 ‘도서출판 이곳’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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