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제공하는 미리읽기를 읽고 너무 맘에 들어 사놓고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고 싶어 아껴두다 드디어 읽었다.처음 읽었을 때 느낌 그대로 아름답고 우아해서, 소중히 아껴가며 천천히 읽었는데 일주일만에 다 읽었다.그냥 글을 읽는 것 자체가 좋아서, 아름답고 우아해서 그저 좋았던 책은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 이후 오랫만인듯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아오쿠리 마을의 여름별장에 있었다.거기서 나무의 냄새를 맡았고 새소리를 들었고 내 책상에도 있는 스테들러 루모그래프 2H로 수없이 선을 긋고 지우고 연필을 깎았다. 이들이 만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싶었다.사람과 자연을 잊지않는 무라이 슌스케의 건축과 그를 따르는 사카니시 도오루라는 청년과 무라이 사무소 모두의 잊지못할 여름날.원제는 <火山のふもとで>로 직역하면 화산 기슭에서, 정도이겠지만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라는 이 제목이야말로 이 책에 잘 어울리는 좋은 제목인 것 같다.이 다음엔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를 읽어야지.
극장 간지가 너무 오래됐는데, 그래도 극장에서 영화를 볼때 될 수 있는대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걸 챙겨보는 편이다. 몇년 전에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관객도 상영관도 몇 없는 영화를 마지막 상영시간에 혼자 전세내고 본 적이 있는데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불이 켜지고 청소하시는 분이 들어와서 청소를 시작하는데 꿋꿋하게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버티다 일어난 적이 있었다.그런데도 책을 영화보다 훨씬 훨씬 더 좋아하는 내가 책의 엔딩 크레딧은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는걸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고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아마도 처음으로 찬찬히 읽어보게 되었다. 새로운 마케터 마리가 등장했네. 책을 좋아하다보니 책에 관한 책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처럼 책만드는 일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책은 처음 읽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고 가슴 뭉클하게... 일본은 만화도 소설도 어떤 일에 정말 디테일이 살아있는 책이 많은 것 같아.책이 점점 안 팔리는 현실도 다시 느꼈고, 전자책에 관한 부분도 많이 공감한다. 나도 책은 종이책이어야 책이라고 믿었지만, 재작년 쯤 부터는 집에 책을 둘 공간이 부족해서 만화를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했고 책을 가지고 다니기 힘든 상황에서 최근에는 소설도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으로 읽어야 읽는 것 같고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너무 좋았던 책은 종이책으로 다시 산다.종이책이 사라지는 현실은 오지 않았으면 ㅠ끝부분에서 노즈에의 건의로 직원 가족들이 책만드는 과정을 견학하는걸 보고 나도 너무너무 보고싶다눈 생각이 들었다.출판사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책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해보면 어떨지.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마포 김사장님^^ 아니 삼송 김사장님.
한글도 깨우치기 전부터 만화에 빠져 살았던 나였고 지금도 내 책장엔 수많은 만화가 빼곡한지라 만화에 관한 이야기눈 언제나 즐겁다. 다만 작가와의 취향 차이랄까 의외로 내가 안본 책이 많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 안 나오기도 하고 ㅎㅎ.. 그래도 모르는 책은 새로운 정보로, 아는 책은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해주어서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그런데 작가 이름 틀리는 오자는 수정해 주시길.라가와 마리모가 마리와 리가모로 나와서 깜짝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