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명동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월차를 냈다고 일찍 만나서 영화도 보잔다. 좋다고 예매는 내가 하겠다고 하고 심사숙고끝에 고른 영화가 이 영화다. 

 최근 공격적으로 영화를 봐 치운 덕분에 볼만한 영화가 그닥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영화를 고르기에 좀 애를 먹었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도 직장생활을 하는 입장이니 이 영화가 조금은 와 닿지 않을까하는 맘도 있었다.  

(근데 사실 심사숙고의 기준은 영화 상영 시간과 극장의 위치였다. 영화 끝나고 다른 친구들과 합류를 해야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넓지 못했다.순수한 맘이 아니었던걸 미안하게 생각하네, 친구)  

세상에 많고 많은 직장의 상사들중 별별 사람들이 다 있는건 겨울되면 추워지는 것처럼 어쩌면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르겠다. 

무한한 노력과 충성심만을 요구하는 상사, 부하직원을 성적 상대로만 생각해서 수시로 추파를 던지는 상사, 능력이라곤 토끼꼬리만큼도 없고 욕심만 앞서는 상사.. 

그런 꼴보기 싫은 상사를 해치우자는 의기가 투합된 세 친구의 어이없는 이야기다. 

 

좀 똑똑한 친구들 같으면 스릴도 있을테고 응원도 해주고 싶은 맘이 생길텐데 이 친구들의 사건 진행 방식은 헛웃음만 유발시키고 안쓰러운 동정심도 끌어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건 완전 덤앤 더머, 더머 트리플이다' 라고 생각하며 킬킬거렸다. 

 

그래도 영화는 유치한 재미거리를 계속 제공해 주었고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 영화 중간에 등장한 몇몇 조연들을 끝까지 잘 활용했다.  

위 사진에 등장한 차량의 네비게이션의 성능이 정말로 있는 기능인지 아니면 영화에서 만든 장면인지 모르겠지만 저런 성능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운전자와 네비회사의 상담원이 전화로 연결이 되어 대화도 주고받고 도로 상황이나 도로 주변의 상가 안내도 해주고 문제가 발생한 차량의 시동도 원격으로 조정하고 녹음도 하고 그런다)   

어느 영화평을 보니 이 영화는 직장 상사랑 보면 안되겠다고 적었던데 반대로 직장상사랑 같이 봐서 경각심을 자극해 주는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영화와 상관 없는 이야기. 

영화를 다 보고 다른 친구들과도 만나 저녁도 먹고 수다도 떨다 10시가 넘어서 이제 집에 가자 하고 식당을 나와 명동 전철역으로 걸어가는데 뭔가 좀 어수선하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거야? 물론 명동은 늘 사람이 많지만 그 느낌이 평소와는 좀 다른거다. 

명동역 부근엘 다 와서 밀레오레 앞을 지나려는데 무슨 깃발들이 보이고 크게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전경들이 지하철 입구 바로 앞을 틀어 막고선 지하철 입구로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다. 지하철을 타려면 옆 밀레오레 건물로 들어가서 지하로 내려가란다. 

집에 와서 MBN 뉴스를 틀어보니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집회가 명동까지 이어진 뉴스며, 물대포 발사 소식도 전해준다. 

어제 저녁이 얼마나 추웠는데 그 날씨에 물대포? 국민들을 죽이려는 수작이야? 

도대체 누구를 위한 FTA이고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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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11-2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제목은 김혜린님의 '비천무'에서 한 구절 인용했습니다.

순오기 2011-11-2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무리와 잘 어울리는 제목이군요.
11월이 곧 끝나가는데, 여직 영화 한 편 못 봤어요.ㅜㅜ
할인쿠폰을 써야 하는데~~~~

무스탕 2011-11-24 11:58   좋아요 0 | URL
직장 상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요. 바른 상사면 모실테고 그른 상사면 치우려 할테고요 ^^
순오기님. 요즘 하시는 일의 양으로 봐선 영화 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보여요 ㅠㅠ
쉬는 시간도 필요한데 말입니다.

라로 2011-11-2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영화 봤어요!!
황당하지만 뭐~~~.ㅎㅎㅎ
이 추운 날에 물대포라니!! 미친거 아닌가요~.ㅠㅠ
어쨌든 잘 지내시죠???부비부비~~.

무스탕 2011-11-25 16:04   좋아요 0 | URL
꺄아아아아~~~~~~~~ 나비님이시닷!!!!!!!!!!!!
어디 계시다 이제야 오셨어요? 추워지니까 따듯한 남쪽나라로 가신줄 알았잖아요. 흙흙흙...
반갑습니다. 나비님~♡
이 영화는 정말 별 생각 안하고 갔다가 킥킥 거리다 온 영화에요. 같이 영화 본 제 친구는 딱 제 수준이라 그러던데 그건 걔가 잘못 안거구요. ㅋㅋ

2011-11-25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