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개천절날, 요즘 제일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도가니를 봤다.  

 이 영화는 왠일인지 신랑이 먼저 보자고 말을 꺼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본 영화다. '나 피곤해. 다음에 보자' 그러면 같이 안볼것 같아서(혼자서 봐도 되지만 신랑을 보게 하기 위해선 같이 봐 줘야 한다) 억지로 보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동네 작은 극장은 19금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매진이 됐고, (10시 30분에 시작한 이 영화랑 '최종병기 활' 두 편이 모두 매진이었다)19금 영화이니 극장엔 당연히 어른들만 있었고 혹시라도 극장매너가 없는 어른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런일은 없었다.  

영화 도입부에 소리만 나오고 화면이 안나오는 해프닝이 1분여 있었지만 영화가 시작되기전 영화사 소개에 제작사 소개 부분이라서 용서해 줬고 바로 제대로 나와줬다. 

이미 책으로 읽은적이 있고 이미 내용은 다 소문이 난 영화니까 크게 적을건 없고, 

 

법정에서 아이가 듣지 못하도록 귀를 막아주고 눈을 가려주는 장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아이는 듣지 못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다칠까봐 온 몸으로 막아주는 서간사의 표정과 행동이 마음 아팠다. 

영화의 흥행적 성공에 기뻐할수만 없는 감독이나 배우나 우리 국민이나 모두가 가엾은 현실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공포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아.. 얼마나 더 끔찍한 장면이 나오려나..  

2년전 책이 나왔을때 사회적 파장은 시작됐어야 하는데, 이제야, 영화로 보고 나서 그 끔찍함을 더 생생하게 느끼고 나서야 사회가 출렁거린다는 사실이 맘에 안든다. 

아니. 그런 일 자체가 일어났다는게 같은 사람임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벌어진 일의 처리 과정에서  '너도 똑같이 당해 봐야 그 고통을 알고 올바른 댓가를 치루도록 할테냐' 소리가 절로 나오도록 만들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디건 구세력은 물러가고 신진세력이 새로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으면 물갈이가 되고 새로운 기운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왜 많은 부분에서 과거를 답습하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개선이 안되는건지 참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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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10-0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한 현실이죠. 저도 이 영화 얼른 봐야 하는데 시간이 나지 않네요.
책보단 영화가 더 생생하게 다가오긴 합니다. 단시간내 파급효과도 크고요.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슈화 되어서 다행이예요.

무스탕 2011-10-07 20:3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연기가 좋아서 더 끔찍했어요. 연기한 아이들이 영화를 못 봤다는데(19금영화니 당연하지요) 전 그 영화를 찍은 애들도 걱정이더라구요.
정말이지 영화 개봉전부터 영화 개봉후 지금까지 엄청난 속도로 번지고 있어요.
이런일이 처음 드러났을때 이러지 못한게 원통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