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는 일단 감독보다 원빈보다 배우 '김혜자'가 나온다는데 더 끌렸다. 김혜자가 나오는 영화는 꽤 오래전 '마요네즈' 를 보고 이번이 처음이라서 반가웠다.
그리고는 원빈이 부족한; 모습으로 나온다고 해서 그 이쁘고 잘나보이는 빈이의 망가진 모습이 궁금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의 원빈은 장동건의 기에 눌리지않고 자신의 연기를 보여줬는데 이번엔 김혜자의 기를 감당할수 있을까..
그리고 솔직히 봉준호 감독은 그닥 기억에 없다. 그의 작품을 본것은 '살인의 추억' 하나밖에 없다. 그런데도 감독의 이름은 어느 유명 작가 부럽지 않게 나에게 콱 박혀 있다.
영화는 너른 들판에서 감정 없이 춤추기 시작하는 김혜자의 모습으로 시작하다 감정을 섞어가며 춤추는 모습으로 바뀌는데 여기부터 난 가슴이 콱 막혀왔다.
시작 첫 장면에서 왜 불쑥 '늑대와 함께 춤을'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모닥불 앞에서 혼자 춤추던 모습이 생각이 나던지.. 허기진 사람이 먹어서 배를 채우는 방법이 아닌 춤을 춰서 허기를 털어내려는 어거지로 보여서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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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밖에 없는 혜자의 눈길, 손길, 마음길은 늘 부족한 아들에게 닿아있고 그 아들을 아프게 하고 해롭게 하는 것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지 걷어 내야만 하는 엄마는 못할것이 없다.
영화에선 종종 넓은 장소를 보여주고 그 넓은 곳에 엄마를 혼자 세워두곤 했다. 왜 감독마져 엄마를 외롭게 두는건지 못마땅 하기도 했지만 그건 감독 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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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양면에 위치한 거울속을 들여다 보면 계속 거울 속에 거울 있고 그 속에 또 거울있고.. 계속 거울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착시를 보이는데 영화에서 아들과 면회하는 엄마를 보여줄때 이런 효과를 느끼게 했다.
해결 방법은 보이지 않고 계속 되풀이 되고 바닥없는 곳으로 추락할것만 같은 기분..
영화는 끝내 관객들에게 밝은 웃음 한 번 안주고 '맘대로들 해석하세요~' 하고 끝을 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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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다, 나쁘다 간단하게 말을 할수 없는 기분이다. 잘 만든 영화다, 라는 말이 맞을까..? 원빈의 입장에서 이 영화로 명성을 쌓기엔 부족할것 같다.
집에와서 영화의 음악감독을 찾아봤더니 이병우였다. 기타연주도 그가 했으려나..? 오늘 같은날씨와 어울리는 OST다. 죽을때까지 계속될 엄마의 마음이 이렇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