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골짜기에 피는 꽃
김근당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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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랍계 중국의 소수민족인 후이족 출신이면서 한국국적을 가진 어머니와의 사이에 태어난 주인공 마수정.

아버지의 조상은 아랍인이었다. 당나라에 구원요청을 받고 용병으로 출정 했다가 현지 여인과 결혼하게 되어 눌러 살게 되었고 소수민족인 후이족으로 잔류하게 되었다. 다른 문화는 중국의 문화를 수용하였으나 이슬람종교는 조상으로부터 계승하여 유지해온 사람이었고 가족에게 뿌리의 소중함을 알고 종교적 전통에 따른 생활을 강조하였다.아버지는 6.25전쟁때 인민군으로 전쟁에 투입되었고 북한군과 연합하여 한국군과 유엔연합군을 격퇴시키며 남하해 내려왔다. 전세가 역전되면서 쫓기던 그는 혼란의 와중에 부대로부터 낙오하게 되고 결국 무국적자로 청풍이라는 시골에 농사일을 하는 머슴살이까지 하게 되었고 청주로 나와 중국집일을하다가 수정의 어머니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한국국적을 갖게 되었다. 수정은 청주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마쳤고 인천의 화교학교인 중인학교로 전학하여 마침내 대만대학을 가게되고 대만에서 공무원시험을 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다.

대만에서의 공무원으로서의 삶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공무원사회에서 수정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처우를 받아야 했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만국적으로 바꾸어야만 했다. 보수적이고 철밥통인 대만 공무원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배척, 능력과 성과만큼 대접해주지 않는 현실은 신실한 아버지로부터의 교훈이나 가르침이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역차별을 강화시켰고 수정은 많은 외로움과 정체성에 대한 갈등 중에 인천으로 휴가를 나오게 된다.

한국에서 만난 운명의 남자 김대화.

S대경제과를 나와 안정적 직장인 은행원으로 근무중이고 외모도 출중한 사람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강화도가 고향이었는데 대동아전쟁때 일본에 강제로 징병을 당하였고 일본의 군수품 생산공장에서 일을하다가 오키나와 여인인 수정의 엄마 일본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는 전범이라는 이유로 도피생활을 시작했는데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오키나와로 연인을 따라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어부가 되고 결혼도 하였다. 그리하여 김대화의 아버지가 태어났고 오키나와에서 결혼하여 형, 누나, 그리고김대화를 낳았다.

사업이 번창하여 커다란 배를 소유 하였으며 멋진 집도 짓고 살던 중 거대한 태풍이 전재산인 배와 평생 을 바쳐 일구어온 전재산을 모두 잃게 되었다. 생활터전을 읺어버린 김대화의 아버지는 한국으로 눈길을 돌려 할아버지의 고향인 강화도로 김대화가 7살때 전가족을 이끌고 이주하여 살게 되었으며 자녀 교육에 모든 정성을 기울여 형은 대학교수로, 누나는 의사로 성공을 이끌었다.

수정과 대화는 출신부터 자라온 환경까지 전쟁이라는 역사속에 정통성, 정체성, 고유의 특성이 뒤엉켜버린 삶을 살아야 했고 원래 주민이던 사람들에게 많은 편견에 의한 핍박과 불공정한 대우를 감수하면서 살아온 명분 뿐인 한국인이었다. 수정이 휴가기간동안 인천에서 지내게 되면서 김대화와의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졌고 서로 같은 동질감은 공감이라는 따뜻함으로, 서로다른 이질감은 새로운 창작일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집안의 반신반의의 의혹과 찬반여론을 불문하고 결혼을 하였으며 딸 유미와 아들 유신을 낳게 되었다.



결혼 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다른 문화에서 자라온 탓으로 가장 기본적인 생활중 하나인 음식을 맞춰 나갈 수가 없었다. 김대화는 일식에 마수정은 중식에 익숙해있었고 서로 상대방의 음식을 소화시켜내지 못하면서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우기 김대화의 지나친 가부장적 사고와 지나친 의심증은 수정의 잠재 능력을 무시해버리는 경향으로 발전하였고 더이상 화합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어 마침내 각자 본래의 특성을 찾아 수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대만행을 강행하므로써 갈라서게 된다.

대만에서의 삶이 한국인도 아니고 아랍인도 아니고 중국인도 아닌 애매한 처지로 몰리게 되고 특히 아이들의 학교 생활은 반도출신이라는 멸시에 상처받고 아들 유신이 따돌림과 놀림을 견디지 못해 가출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수정의 마음은 흔들리게 된다. 거기에다 남편이 사기를 당해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오로지 수정만을 찾고 있다는 시댁식구들의 간청은 수정을 다시 한국행이라는 고민에 빠뜨리면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역사의골짜기는 결국 자기자신을 규정짓는 뿌리로부터의 연결고리, 즉 문화와 전통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습득하여 상호 작용하에 새롭게 부화하는 나비처럼 획기적으로 발전된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패턴을 만들어가는 것을 꽃을 피우는 것으로 표현 하였다. 조상대대로 유전자와 함께 계승되어 내려온 뿌릭ㅍ은 생활양식이나 음식문화와 관습은 그 자손에게 이러져 무의식속에 잠재하며 현재의 삶을 구속하고 제한하는 기능을 하거나 동질감에 대해 강력한추지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다른 뿌리를 가진 존재들이 만나고 함께 살아가는 삶은 우리네 인생이 서로다른 가정에서 나고 자라서 부부라는 이름으로 만나 가정이라는 용광로를 거쳐 자식이라는 새로운 꽃으로 피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보고 각자의 뿌리를 살피고 그들이 살아온 환경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한다면 풍부하고 찬란한 영광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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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잘 풀리는 인생
김새해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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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새해

20대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4개국을 전전하고 15번 이상 이사를 다니고 30번이나 직장을 옮겼다. 그렇게 12년동안 학생, 직장인, 창작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삶의 역경을 극복하는 단단한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은 고스란히 삶의 지혜로 재탄생 시켜 수 많은 사람들에게 기적을 선물하고 있다.

1,700개의 영상, 30가지 직업경험, 24번의 미술전시, 70회 아트칼럼 집필, 10년동안의 봉사활동 등 무엇이든 사랑을 더하며 성장 중이다.

저서로 『오늘부터 성장할 나에게』, 『돈의 신에게 배우는 머니시크릿』이 있다.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산업전선에 일찌감치 나서야만 했는데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이었고 그러한 심정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무슨일이든 끝을 보고자 하는 근성, 타고난 눈썰미, 부모님의 사업을 도우면서 다져진 수완등으로 마침내 기적을 이루게되었다는 저자 자신의 살아온 과정. 그러면서 알게된 일종의 원칙이랄까 노하우를 시간대별로 회상하며 집필하였다. 저자는 매순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주변에 함께 역경을 이겨내도록 도와준 이웃, 친척, 남편의 공에 감사한다.

<책속으로>



 


1장 악몽같은 하루가 끝나길 바라던 그때

부모님의 사업실패는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하는 현실로 닥쳐왔고 학생이면서 직장인이면서 아르바이트라는잠시도 쉴 틈이 없는 시간투자와 노력으로 충당하였다. 이러한 삶의 연속은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그럼에도 자신의 처지가 교수님의 감옥생활보다는 훨씬 좋은 환경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고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위기가 곧 기회임을 수없이 되새기며 고되고 바쁜 생활속에서도 반드시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2장 돈이 알려주는 행복의 진짜 의미

Why? 보다는 Why not?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행동으로 전환을 빠르게 하는데 주력하였다. 남들이 할수 없다고 할 때 Why not의 생각으로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었다.

생각 했던 것들을 실천하고 성취해가면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때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행복을 못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한다는 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라는 틀에서 탈피하고, 다만 자신이 어제보다 성장 했음을 경험하면서 여태까지의 한계점이 물러나고 그 빈자리를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새로운 계획들로 채워가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궁극의 행복을 위해 돈은 필수이다. 돈으로 사랑을 살수는 없겠지만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돈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다. 돈은 내가 원하는일을 할 수 있게 해주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제공해준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게 습관적으로 시기하고 이유없이 미워하며 저주를 해대는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외려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돈의 가치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정적 편견을 버리고 돈을 소중히여기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한 것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당신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가난하게 죽는 건 당신 잘못이다" - 빌게이츠

3장 당신의 모든 것을 바꾸는 마법의 주문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 했을 때 즉각 행동한 사람들은 엄청난 행운을 거머쥘수 있었다. 무한한 가능을 기적처럼 이루어주는 마법의 주문은 바로 "Yes"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은 면역체계도 강해져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도 더 많아진다. 따라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세상을 긍정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존중 해야 한다.




행복의 반대말은 비교다. 그러니 비교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비교하게 되는 순간 불행해지고 지옥같은 심정으로 살게 된다. 아기의 임신과 함께 찾아온 저자의 건강 이상은 남편의 조건 없는 무한의 신뢰와 사랑의 힘으로 이겨내게 된다. 저자는 이 당시의 삶을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의 밑바닥과행복의 정수리가 교차되는 시간으로 표현하였다. 차라리 죽고 싶다가도 뱃속의 아이와 남편의 무한한 사랑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이 고통을 이겨내고 3가족이 함께 행복을 누려야할 권리가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게 된다.

4장 인생은 눔부시게 아름답다

직장인을 벗어나고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원했던 일을 하는 온전한 자유인으로 거듭났다는 생각을 하였다.

생각과 실제 활동이 일치가 되면서 그동안 억눌려왔던 능력이 폭발적인 힘으로 상승작용을 타고 연속적인 성공을 이루어 가게 된다. 현재 갖고 있는 모든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움을 향해 떠나는 용기, 그것을 갖는 계기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너무도 완벽했던 단풍잎이 가까이서 바라보니 모두 상처 투성이였다.

어느 하나도 멀쩡한 것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가을의 불타는 단풍은 갑자기 뚝딱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나무가 봄부터 여름까지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보이는 아름다움 이었던 것이다."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된 작가의 인생여정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단풍잎과 같이 온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이 떠한 시간이 지나고 결실의 시기가 되니 부귀와 영화가 한꺼번에 운명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이제는 어떠한 역경이 닥치더라도 꾿꾿이 버텨나갈 단단한 몸과 마음이 되어있다.

잘풀리는 인생은 감나무 밑에서 감떨어질 때를 기다려서는 절대 얻을 수 없다.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되고, 잘할수 있고 즐겨하는 진정한 자신의 발견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무댜뽀로 부딫혀보는 인생이 대박이 종종 나는 식라고 하면 요즘은 철저하게 자신을 분석해보고 정체성을 파악하여 열정을 불사를 수 있게 심리, 능력 분석도구들이 잘 나와 있다.

남들 잘나가는 모습보고 배아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일에 최적화된 능력을 기르고 실전경험을 쌓아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 자신을 되돌아보고 후회없이 살았다면 운명의 여신은 비로소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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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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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착란증 환자가 쓴 글이라 생각 된다.

1930년대 아버지가 국회의원인 유복한 집안의 막내라는 태생적 우월성을 오히려 태생적 열등감으로, 내적 갈등을 외부로의 표출보다 내면으로의 침잠으로 풀어 쓴 책이다. 그럼에도 왜 이책이 수많은 출판사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출간하고 있는지? 책 전체의 내용도 우울과 어두움 뿐이고 때때로 범죄행위를 그저 자연스런 일상으로 표현한 곳도 군데군데 나타난다. 양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훅 들어온 느낌이다.

오늘날 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는 '묻지마 범죄'자와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혼자서 수많은 내적 갈등을 겪는다는 점이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인간이기를 원하기보다 인간이기를 두려워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극단의 선택을 자기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느냐 아니면 외부의 불특정 다수에 집중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글의 내용조차도 저자의 심리처럼 이리저리 꼬여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이 백여년이 지나서도 읽힌다는 사실이 놀랍고 한편으로 걱정 되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인지 의문이 들게 된 것이다.

마음수련이 단단한 사람이 읽는다면 자양분이 될수도 있겠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부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책 속으로>



요조라는 사람은 깡촌에서 유력한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두고 10명이 넘는 대가족의 막내로 태어나고 자랐다.

유복하게 자라다보니 배고픔도 알길이 없었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주위사람들과의 교류도 없이 살았다.그러다 생각해 낸 것은 '광대짓' 이었다.

" 그것은 이를테면, 인간을 향한 저의 마지막 구애 였습니다. 저는 인간이라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을 도저히 끊어낼 수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광대짓이라는 방식으로 겨우겨우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늘 웃는 얼굴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필사적인 ,

그야말로 천번에 한번 될까말까한 위기일발의 ,

진땀나는 서비스였습니다."



인간을 두려워하고 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말과 행동에 털끝만큼도 자신을 가지지 못했다. 나 자신 '없음'이다. 바람이다. 텅 빈것이다.

내 이름은 요조다. 나의 특성은 엉큼한사람, 속임수를 쓰는 사람. 불신이 가득한 사람. 고독한 사람. 낯가림이 심한사람. 대인기피이며 결정장애이고 소심하며 자기주장을 못하며 다만 물질적인 부족함은 모르는 그런사람이다.:

어릴때부터 매월 소년잡지 10여권과 일반도서 몇권씩 읽으면서 만물박사 저리가라 박식했고 괴담이나 강담등에도 달통하고 있어 주변에 웬만한 사람들로 하여금 단 1%의 의심도 허용하지 않을만큼 완벽하게 눈속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누군가에게 발각이라도 되는날이 걱정이되어 노심초사의 시간이 계속 되었다. 이것이 어린시절의 이야기라니...완벽한 천재였다는 이야기다.

중학생이 되면서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게 되는데 이점은 더더욱 남을 속이는 광대짓이 용이해짐을 알게하였고 이 기회를 이용해 나의 광대짓은 절정에 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반에서 가장 모자라다고 따돌림받는 다케이치에게 "거짓말이지?"라는 한마디에 속여온 모든 행위가 완전히 간파 당했음을 알게 되었고,. 나자신이 근본적인 문제아라는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다케이치가 죽기를 바라기까지 하지만 직접 죽여버리겠다는 용기는 내지 못한다. 나 자신이 광대짓을 계속하기 위해 다케이치와 친하게 지냈고 그로부터 평생동안 짊어지고 살아야하는 '예언'을 듣게 된다. " 여자들이 너한테 반할거야."라는 말. 그 말을 듣게 된 이후 갑자기 주변으로 모여드는 여자들이 새로운 감성으로 느껴지고 여자들과 남자들의 차이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며, 그러다보니 여자에 대한 지식이 부쩍 늘게 된다.

이 때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자화상을 그리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 그림에는 자신의 생각을 있는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였기에 요조라는 인간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광대짓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음산함이 모든 분위기를 휩싸고 있음을 알아차렸을 뿐이다.

워낙 머리가 좋아서인지 중학교 과정을 남들보다 1년 조기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기숙사라는 단체생활을 시작 한다. 하지만 얼마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의 별장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이렇게 혼자 생활하다보니 학교와는 점점 멀어지고 어려서부터 관심이 갔던 그림에 끌려 인근 화실에 드나들다 그곳에서 6살 많은 인생 최악의 인연인 호리키를 만나게 된다. 그로부터 어두운 세상살이의 구석구석을 배웠으며 특히 매춘부로부터의 배움은 선천적으로 잘생긴 요조의 외모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여자들이 사족을 못쓰게만드는 마력의 능력자, 소위 제비로서의 자질을 단단하게 갖춘다.

호리키로부터의 가르침은 공산주의에까지 빠지도록 하였으며 마침내 중요한 핵심역할까지 수행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R.S라는 공산주의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동지로 알게된 여자와 하숙집 딸의 집요한 접근, 카페마담의 호의등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며 엄청난 대 혼란을 겪는다. 사기꾼의 아내와 정사를 하였고 동반 자살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여자는 죽고 자신은 살아남아 살인방조죄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때 또한번의 속마음을 간파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바로 사건 조사를 맡은 검사가 조금이라도 벌을 덜 받으려고 가짜 기침을 하는 자신에게 "진짠가?"라며 미소짓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기소유예처분을 받아 석방은 되지만 이미 마음은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한 상황이 되었다.

이 사건 이후 부모로부터의 지원이 줄줄면서 점점 가난이라는 새로운 상황과 부닥치게 된다. 이미 호리키로부터 터득한 삶의 지혜로 근근히 버티고 살아가게 된다. 돈 떨어면 여기저기 이별을 당하는데 왜 그런지 여자들은 그를 버리지 않는다. 학생시절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고 생각했던 호리키를 찾아가지만 대접은 싸늘하기만 했다.호리키를 통해 조그만 잡지사의 취재기자인 시즈코로를 알게 되고 보살핌을 얻어 그녀의 아파트에서 지낼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녀의 도움으로 잡지사에 만화도 연재하면서 돈을 벌기도 한다. 하지만 제버릇 개 못주듯이 돈이 좀 생기니 술버릇이 돌아왔다. 그러다 그 술버릇으로 자기에게 베풂을 준 시즈코에게 피해를 주게 될것이 걱정되어 아파트를 떠나 스탠드빠에 신세를 진다. 스탠드빠마담의 보살핌으로 자리를 잡고 여전히 만화도 그리며 술도 얻어먹는다. 그때쯤 담배가게 아가씨인 요시코라는 어린소녀를 알게되었고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된다.

결혼을 하자 잠깐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안정된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시즈코의 지나친 순진함에 서서히 권태감이 밀려 들었고 다시금 엣날의 술병과 여자들과의 방탕을 일삼는 술중독자가 된다.

호리키와 신혼집에서 돈이 떨어질때까지 술을 퍼 마시다가 반대말게임을 한다. 죄의 반대말을 찾지못하고 헤메다 아내 시즈코가 외갓남자에 겁탈 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녀가 예비해둔 수면제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게 된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술병은 다시 도져 마침내 각혈까지 하는 상황이 된다. 주인공이 처음 자살방조죄로 조사받을 때 연기했던 각혈이 이번에 진짜가 된 것이다. 괴로움과 고통을 완화하려 약국을 찾았는데 마침 약사가 요조와 마찬가지 삶의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던 중이어서 동병상련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몰핀을 불법으로 투약하게 된다. 몰핀을 투약하면서 고통이 줄고 활동이 편해지니 점점 더 의지하게 되었고 중독이 된다. 몰핀 값을 가당하기 어렵게 되자 일가친척에 최후의 방편으로 도움을 요청하며 이번에는 가족들이 정신병원에 입소시킨다. 그제서야 자신이 정신병자임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가 죽고나자 형이 찾아와 정신병원에서 나오게 되었지만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된상태. 이것이 인간실격이라고 한탄하지만 이미 때늦은상황이 되었다.고향 가까운 요양소로 거처를 옮겨여생을 보내게 된다.

책을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가슴 한쪽이 답답해지면서 불만이 꾸역꾸역 치밀어 오르는것을 느끼게 되는데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저자와의 공감단계에서 경험하게 되는 일일 듯하다. 그만큼 저자의 솔직한 감정이 가감 없이 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지만 스스로 질문해보면 나의 삶이 이책의 주인공인 조조와 어떤 면에서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있을 것이다.

1960년대 극심한 가난을 겪고 자란 터여서 가진자들에 대한 원인 모를 분노를 늘 가슴에 담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책의 주인공과는 전혀 상반된 어린시절과 청년기 그리고 이성으로부터 단 한번도 매력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외모까지 철저하게 반대의 삶을 살아온 내게는 이책의 주인공을 차라리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고 복에겨운 나머지 미친짓을 하고 다닌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의 생명이라 하더라도 자기마음대로 죽이고 살리고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 우월한 유전자와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 왠지모르게 부족함을 느끼며 내면으로 쪼그라드는 생각, 낯부끄러움, 다른사람에 대한 원인모를 두려움, 철저히 뭉개버린 자신감, 그리고 그러한 모든 내면을 감추고자 거짓으로 일관된 행동들, 그리고 그러한 유치한 행동에 대해 속내를 알아치리지 못하는 주변인들.. 이 모든 게 용납되지 않는 마음 뿐 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조금은 아픈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겉은 멀쩡하더라도 속이 곪을대로 곪은 사람, 허우대 는 멀쩡한데 인간관계는 온통 범죄자들인사람, 내로라하는 권력을 누리면서도 자식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수십번씩 검찰 조사를 받거나 매스컴에 사과방송해야하는 사람, 사지 멀쩡한데도 사고보험금 때문에 병상을 뭉개고 있는사람 등등 살아가기보다 살아낸다는 말이 어울릴만한 아픈사람들. 그들의 마음속에 응어리와 두려움과 고통이 어떻게 자리잡고 얼마큼 괴롭히고 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런 내적 고통이 견딜만하고 적절하게 풀어가면서 살아가는 많은 평범한 사람들 그들은 행복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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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 인구의 대이동과 그들이 써내려간 역동의 세계사
샘 밀러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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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샘 밀러

런던출생. 캠브리지대 역사와정치 전공. BBC의인도 뉴델리 특파원으로 근무

약 10년동안 인도,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튀니지아,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이도네시아 등에 머물며 중간에 잠깐씩 고향에서 지내곤 했다.

저자 자신이 이주민이라고 주장할만하다. 저서로는 『델리 : 대도시에서의 모험』, 『아주 기이한 천국 :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인도』, 『아버지들』이 있다.



 


인류의 이주는 태초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오며 인류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메소포타미아 이전, 약 1만2천년전까지는 모두가 이주민 이었다. 그시대 인류 중 극소수가 집을 짓기 시작 했고 작은 마을을 이루어 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 했고 장착하는 사람, 반유목을 하는사람, 말과ㅡ낙타를 이용하여 더 빨리 더 멀리 이동하는 사람으로 분류되어진게 되었다. 그리고 5천년전에는 도시국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류의 먼 조상인 네안데르탈인의 아프리칼부터의 이주는 50만년전에 이루어졌고 현생인류인 사피엔스의 이주는 10만년전에 대규모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 이동에 대한 과거 이론과 달리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교류가 있었으며 이로부터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재 인류에 잔류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것이 아니라 현대 인류의대다수가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주의 행적을 구약성서를 인용하여 상세하게 설명 했는데 인류의 이주역사를 그만큼 긴 세월동안 상세하게 기록한 문헌이 성서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로부터 가나안까지 약 400KM를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년이나 걸렸다. 여정이 끝났을 때 40년전 이집트를 탈출한 성인 남자 이주민 중 생존자는 단3명뿐이었다. 이때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잔인한 침략군이 되어 있었다.

역사는 대부분 정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씌여졌다. 그러다보니 이주민에 대해서 격하시키게되고 정주민에 대해서는 우월함을 저술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저술이 시간이 지나고 사료가 누적 되면서 그 왜곡은 점차 심해졌고 마침내 이주민은 저속하고 미개하며 비인간적이고 도저히 교화되지 않는 야만인으로 새겨지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이 전혀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데 유럽열강들이 아메리카신대륙을 발견하자마자 물밀듯이 이주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마치 원주민들을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해충이나 야생동물처럼 사냥하고 그들의 정착지에서 추방시켜버렸던 것이다. 구약성서에서의 이스라엘민족처럼 유럽인들은 아메리카로 이주하면서 원래 정착민들을 철저하게 청소해버린 것이다. 비단 그들이 지니고 있던 각종 전염병이 원인이 되기도 하였지만 인간으로서 용납되지 않는 악행을 저지른것이다.

이렇게 이주하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약탈자이며 무법자이며 야만인으로 묘사되었는데 스페인사람들이 타이노족을 말살한 기록을 보면 더욱 끔찍한 광경을 보여준다.

그들은 단칼에 사람을 둘로 가르거나, 아니면 머리를 쳐내거나, 아니면 도끼 한방으로 내장을 빼낼 수 있는지 내기를 걸었다. 그들은 젖먹이의 발을 낚아채 어미의 젖가슴에서 떼어내고는 아기머리를 바위에 내리쳤다.

이러한 역사속에 수많은 종족들이 명멸의 운명을 겪었으며 역사속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엄밀히 조사한 결과로는 이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DNA를 통해 지구상 여러곳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알랙산더의 정복기간동안 종족을 융합하려는 시도가인위적으로 시도되기도 하였지만 자연적으로 성교를 통한 유전자의 교류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대부분의 정주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유목민보다는 우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유목민이 악마나 빈곤 아니면 두가지 다로부터 구언받아야 할 야만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목민들을 잡아들이고 고용하는 것이 그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 믿는다.

선진국가일수록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이주자를 필요로 한다.특히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우리나라는 이민자를 통해 부족한 일손을 보충해야 하고, 그들과 정주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저자는 에둘러 이주자들의 노동력에 더하여 그들의 경험이 정주자들의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는 잇점을 강조하려 하였다.​



우리는 이동한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부터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주하여 살고 있다.

하물며 인류는 지구밖의 이주행성을 찾아 앞으로 닥쳐올 지구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이주지를 찾아 우주개발 경쟁까지 하고 있다.

최근 지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생태계의 변화를 확대시키며 인간이 거주하기 좋은 지역을 뒤바꾸고 있다. 따뜻한 지역이었던 아프리카는 극심한 고온과 물부족으로 더이상 생명체가 살아기기 힘든 불모지로 변해가고 얼음에 뒤덮여 수십만년을 태고의 환경을 품고 있던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지각이 돌출하고 따뜻해지면서 작물재배가 용이한 지역으로 탈바꿈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의 영향뿐만 아니라 저자는 인류에게 유전적기질이 내재해 있으므로 인류의 이주와 이민은 필연이라고 말한다.

과거 이주의 원인은 풍족한 먹이와 안락한 생활환경을 찾아 자발적인 이주가 주된 원인이라면 최근의 이주혹은 이민의 주된 원인중 하나는 종교, 정치, 사회문제로 인한 전쟁이나 기아로부터의 탈출을 위한 강제이주가 주요 원인이 되어왔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 절벽으로 노동력 수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인구의 이주는 그 나라의 생존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다. 당장의 마찰을 우려하기보다 인류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이주유전자를 근원적으로 추적하여 우리 전체인류의 뿌리는 아프리카로부터 시작된 이주민이라는 폭넓은 세계관으로 거시적으로 대응하면 좋지 않을까?슬기로운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게 급선무이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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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의 마법사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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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러시아인들의 이름이 혼돈에 휩싸였다. 풀네임, 귀족적네임, 통상적 호칭, 애칭이 제각각인 이름이 같은사람인지 아니면 또다른 사람인지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노트에 사람이름을 쓰고 새롭게 부르는 이름이 등장 할 때마다 기록해두고 참고하면서 읽으니 그나마 이해가 되기 시작 했다. 처음 읽으면서 문맥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번역상 직역을 해서 그런가 아니면 원문 자체가 문법이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30페이지정도를 읽어나가다가 이야기의 흐름이 가닥이 잡히게 되어 다시 반복해서 읽곤 하였다. 외국작품의 번역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인데 전문 번역인이 소신껏 번역하고 완벽하게 우리말로 옮겼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작가의 독특한 전개방식이 기발하다.

작품에 쓰인 실명은 인터넷검색을 하면서 읽을 수도 있어서 전반적인 전개내용을 가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작품이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등장인물들의 실명을 사용한점과, 푸틴의 정권 장악 과정과 그 당시의 세계 정세, 그리고 굵직한 국제행사등이 시간의 틀에 짜맞춰져 있어 허구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독자들의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울러 작가의 신념이나 사상을 은근히 독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강요한다. 이 책이 작가의 최초의 출판작이라니 천재적 작가라는 이름이 전혀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책 제목이 크렘린의 마법사로 정한 이유는 크렘린궁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과정이 극비에 이루어질 뿐더러 그 결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며 그렇게 이루어지는 행동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구도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소설의 내용>

이 소설의 독백자인 바담 바라노프는 할아버지가 새옹지마 운이 좋게 이어져 동료들이 독일과의 전쟁터에 나가 죽어나갈 때 오히려 행정관이 되어 승승장구하게 되었고 마침내 귀족의 반열에 들게 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

저자는 1839년의 러시아를 퀴스틴의 작품을 인용하여 밯라노프의 할아버지 시대 러시아를 표현 하였다.

"궁정의 인맥이 부와 권력에 이르는 유일한 수단이다. 민중의 열정에 기대는 건 러시아에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

요컨대 이기는 자는 언제나 궁정을 자기 힘의 근거로 삼는다.

재능보다는 아첨이, 웅변보다는 침묵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유가 거기 있다. 차르에게 잘 보이려고 한겨울 망토없이 산책하는 페테르부르크의 귀족들을 예리하게 본것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언제나 나지막한 소리로 그걸 이야기 하는 사람에 의해 조금씩 변하기 마련

벙어리의 나라, 잠자는 미녀의 나라, 자유의 숨결이 결핍된 만큼 경이로우나 생명이 없는 나라, 어제와 같은 오늘"

어찌 되었든 할아버지는 차르시대(전제군주시대)의 귀족으로 자기자신을 소신껏 표현하며 살았다.

바라노프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달리 공산당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러시아가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국가일 때이므로 그러한 아버지의 성품은 당으로부터 칭송을 얻게되었고 고위공무원으로 '크렘리오브카'식량바구니를 받으며 바라노프의 유복한 어린시절을 가능하게 하였다.

러시아국민들의 특성은 풍족한 자원덕분에 너무빨리 너무 많이 벌린 돈을 주체할 수 없는 나라여서 자분주의 국가와 달리 돈을 가볍게 여기고 권력과의 근접성을 특권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데 있다. 왕정시대에도 그랬고 소비에트체제에서도 그랬다. 특권이란 자유의 반대이며 노예화의 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에트 엘리트 집단은 차르시대 귀족들과 많이 닮아 있다. 돈에 대한 귀족 특유의 경멸감이 존재하고 민중에 대한 엄청난 괴리감과 거만하면서 폭력적인 성향이 귀족의 그것을 빼닮았다. 볼세비키 혁명이든 쿠테타든 어떤 명분을 들이 대더라도 그들의 근본적인 통치체계는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달리 소비에트 체제에서 인정받기 위해 본연의 심성을 감추고 평생을 명예, 사람들의 존경, 군인들의 경례, 당 총서기로부터의 화환, 고위관료들의 도열, <프라우다>에의 게재와 같은 성대한 겉치례를 위해 살았다.

아버지의 명예는 고르바쵸프의 자본주의 도입과 더불어 철저하게 파괴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아버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비판하게 되었으며 마지막 순간에는 할아버지와 같은 삶의 방식을 동경 하였다.

바라노프는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일체의 의도와 의무, 기획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연극아카데미에 들어갔고 예술이 문화이며, 건설이며, 예언이며 진리라고 믿게 되었다.그러다가 인생의 반려자가 될 크세니아를 만나게 되었다.

크세니아는 엄청난 미인이었으나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데다 교육도 제대로 못받았으며 감정의 기복이 심했고 타인을 배려하는 아량이 없었다. 그러한 크세니아에게 바라노프는 묘하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크세니아의 독특한 개성은 러시아 역사상 위대한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예상치 못한 처벌'이라는 인정사정 없고 변덕스러우면서 질투심에 사로잡힌 야수와 같은 벙법을 사용해서 바라노프를 장악했다는 점이다.

크세니아의 특성은 이후에 바라노프의 군주가 된 푸틴의 특성과 묘하게 일치한다.

러시아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밀려 들 때 바라노프는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본주의의 신봉가이며 선도자인 미하일에게 연인인 크세니아마져 빼앗기게 된다. 그때가 되어서 비로소 변화에 눈을 뜬 바라노프에게 운명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방송업계 소유주인 베레좁스키와 합동으로 옐친의 후계자로 푸틴을 옹위하기로 한 것이다. 마침내 푸틴을 총리로 등극시키고 옐친을 대통령에 재당선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주도하고 이끈 실세였던 베레좁스키에 대해 부족함을 느낀 푸틴은 바라노프에게 참모가 되어줄 것을 강제하고 베레좁스키와는 결별하게 된다.

푸틴은 남들보다 빨리 문제의 핵심을 파악했고, 주저 없이 목표로 돌진하였는 바 자잘한 예법과 형식을 챙기는 일은 중요시 하지 않았다. 공무원으로서 청렴결백하게 살고자 했으며 자신이 책임진 일을 어떻게든 완수하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했다.

옐친의 뒤를 이어 푸틴은 마침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집권초기 대내적으로 자본주의의 충실한 수용자들인 올리가르히 세력을 대거 숙청하기 시작했으며 국가경제의 정상화와 민심을 동시에 얻는 방법을 사용했다.미하일의 처단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었으며 그동안 러시아를 얕잡아봐왔던 서구사회에 경종을 주는 일이었다. 즉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모든 걸 해결해주진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자기돈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할지언정 그 돈을 통해 정치권력보다 우위에 설수는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그때부터 서방국가들과 기존 관계를 재정립하기 시작 했다. 이제 러시아가 더이상 쇠퇴한 나라가 아니며, 공산주의의 멸망을 증명한 나라도 아니며, 세계사에 점차 사라져갈 비운의 나라는더더욱 아니라는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려 했던 것이다.

<올리가르히>는 소련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에너지 자원/지하자원 국영 기업들이 민영화되면서 이를 싼 값에 구입해 해당 기업이 담당하던 영역을 독점, 엄청난 부를 손에 넣었다. 올리가르히 일부는 정계 및 마피아와 결탁해 공생 및 불법적인 영역에도 손을 댔다. 1990년대에 이들의 부정부패와 사치향락은 그야말로 악명이 높았다. 당대 러시아인들 대다수가 물가폭등과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고통받을 때, 이들은 호화스러운 해외여행이나 고급 호화별장 따위를 지어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면서 나라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대거 외국으로 빼돌렸다.

이로 인해 기업은 국내에 사업장을 짓고 고용할 여력이, 정부 역시 민생을 돌볼 여력이 줄어든 만큼 빈부격차는 더 극심해져 올리가르히를 증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옐친 대통령이 추진한 민영화 정책의 수혜자인 올리가르히는 옐친에게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었다. 베레좁스키가 경영하던 민영 TV 방송 ORT에서 공산당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소련을 암울하게 그린 뉴스나 다큐를 집중적으로 방영했다. 덕택에 1996년 대통령 선거에서 옐친이 대패하리라 예측들 하였으나, 실제 선거에선 예상을 깨고 옐친이 53%로 재선에 성공했을 정도였다. 올리가르히의 선두주자였던 베레좁스키는 푸틴에게도 상당한 금전적 지원을 했다.

푸틴도 올리가르히의 지원하에 총리가 되었고 2차 체첸전쟁에서의 승전으로 옐친에게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올리가르히의 행태가 악명 높아서 여론이 매우 나쁜 데다가 이들이 돈을 이용해 다른 인물을 띄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상당수 올리가르히 인사들을 부패척결 명목으로 숙청했다. 올리가르히 세력은 기껏 푸틴을 지원하고도 뒤통수를 거하게 맞고 몰락해버리고 만 셈이었다.

숙청 이후에도 살아남은 올리가르히 세력들은 푸틴의 눈치를 보면서 충성하지만 과거만큼의 권력까진 접근하지 못했다. 그들을 대신해 권력의 정점에 선 존재들은 푸틴 대통령 본인을 포함하여KGB 출신이 대부분인 실로비키였다.에너지, 원자재, 운송, 통신 등을 올리가르히로부터 회수하여.실로비키로 물갈이해버린 것이다. 권력과 부와 무력을 결핍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인간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충성심이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마음으로부터 충성심을 키워낼 수 있을만큼 자신감 넘치는 강한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소설의 막판에 접어들면서 프리고진이 등장하지만 그에대한 기대만큼 충분하진 않은 내용들이어서 얼마전 러시아 반군이었던 것과 대조해서는 조금 맥이 빠졌다. 이 책에서는 베레좁스키에 대해 죽을 때까지 상세히 그렸는데 푸틴에 대해 죽기직전 애원하는 편지를 쓸정도로 힘겹게 살았음을 내비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푸틴은 강압적이고 빈틈없으며 냉혹한 인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의리를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충신 세친과 알력이 생기기 시작하지만 푸틴의 두터운 신뢰는 전적으로 바라노프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였고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하게 된다. 힘을 얻은 바라노프는 푸틴의 정적이자 자신의 연적이었던 미하일을 사면하므로써 진정한 힘은 돈이 아닌 권력과 무력에서 나오는 것임을 확고하게 선언한다. 바라노프는 마침내 자신의연인을 낚아채갔던 미하일에 완승을 하고 크세니아를 영원히 자신에게 속하도록 만든다. 완벽한 승리를 이룬 것이다.

세계를 좌우하던 권력의 중심에서 수많은 결정과 판단을 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던 바라노프는 절정의 시기에 그 세게에서 떠나고자 결심하였고 마침내 그렇게 떠나왔다. 이제 막 얻은 딸 아냐에게 집중된 그 행복감은 크렘린의 어떠한 권력이나 야심도 끼어들지 못하게하는 힘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소설책이다. 그러나 단순한 소설로 보기에는 현실과 닮은점이 너무 많다.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고난느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진행중이다. 그 중심에는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과 젤렌스키가 있다. 이 전쟁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는 세력들중에 올리가르히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올리가르히를 악으로 규정하였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협력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책에서 푸틴이 올리가르히를 철저하게 파괴한것으로 표현하였으나 아직도 전쟁중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러시아 국내에서의 전쟁이었다면 지금은 러시아 외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인 셈이다. 크렘린에서는 지금도 푸틴을 둘러싼 인물들이 이 전쟁에 대해 수많은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해 모든 러시아인들이 제약을 받는다.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을 물리친 러시아인들의 심성 밑바닥에 깔려 있는 끈덕진 기질이 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제정러시아로부터 공산체제인 소비에트를 거쳐 자본주의의 도입으로 소련의 해체를 지나 다시금 세계의 패권을 쥐려하는 러시아의 역사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좀더 리얼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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