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빈센트

동주와 빈센트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9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윤동주의 시가 만났다.
굉장히 아름답고, 소장가치가 높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함께 작업을 한 작품들의 모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그림과 의미있는 시와의 만남은 꽤 멋졌다고 생각했다.

흔하게 알고 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과 윤동주의 작가님의 작품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작품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시를 필사해가면서 쓰게되니 마음도 안정되고, 좀 더 시를 깊게 알 수 있게 되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좋은 시와 좋은 그림과 함께 할 수 있는 시화집이라 너무 좋았다.

출판사인 '저녁달 고양이'에서는 이렇게 좋은 시화집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구해서 읽어 볼까 싶었다. 좋은 그림과 좋은 시를 한꺼번에 함께 만나 볼 수 있다는 건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요즘 어수선한 마음을 필사를 하고,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시에 관해 찾아보고,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의 의미나 그림에 대해서 더 찾아보게 되면서 꽤 즐겁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시집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이런 시화집은 처음이었는데, 이번에 < 동주와 빈센트 >를 만나게 되면서 꽤 매력적인 시집이라는 생각에 좀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 동주와 빈센트 >를 만나게 되면서 힐링의 시간과 두 작가에 관하여, 그리고 작품들에  관하여 공부를 하는 시간도 되었던 것 같아 무척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너무 예쁘고, 좋은 책을 만나게 된 것 같다.

이제 선선해지고 있는 가을이 찾아오니 손에 예쁜 시화집 한 권들고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진과 결합된 SNS의 짧고, 좋은 글들도 참 좋지만, 이렇게 멋진 그림과 의미있는 그림들과 함께 좋은 시를 함께 만나 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강치

강치 - 전민식 장편소설
전민식 지음 / 마시멜로 / 2019년 8월

어떻게 일본과의 지난한 독도를 두고의 싸움은 이리도 끝을 맺지 못하는지.....

몇 백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지금도 일본은 터무니없는 소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것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까지 계속... 게다가 힘없는 나라의 모습이 어째서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한지.... 책을 읽으면서 어쩐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여....

< 강치 >는 실제 인물인 ‘안용복’의 이야기를 소설화 한 작품이다.

늘 분쟁이 생기고, 왜인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못살게 괴롭히는 덕에 소극적인 방어로 울릉도와 독도에 가지도 못하게 하고, 어부들이 조업을 할 수도 없는 도해 금지령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 땅에 갈 수 없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고, 일본인으로 인하여 삼장사를 망쳐버린 안용복은 김자신 선장과 그의 팀원들과 함께 독도로 출어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대규모의 일본인 어민들을 만나게 되고, 강치를 무자비하게 학살하며, 잡아 대는 일본인들에게 치를 떨게 된다. 하지만, 자신들의 역시 나라의 법을 어긴 채 도해 금지령이 내려져 있는 독도로 들어와 조업을 하고 있는데다가, 현재 여덟 정도의 인원 밖에 되지 않은 인원들이 많은 인원의 일본인 어민을 상대 할 수 없을 것 같아 도망가려고 하지만, 안용복, 박어둔, 김업동은 일본인에게 잡혀 일본으로 끌려가게 된다. 일본의 땅에 들어와 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안용복’이라는 역사적인 인물을 이번 기회로 알게 되어 기쁘다. 물론, < 강치 >는 실제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만든 소설이다. 그러니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독도를 위하여 싸운 ‘안용복’이라는 인물이 실제 하였고, 그가 세운 업적에 대해 알게 된 일은 기쁜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현재의 정세가 그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이 서글퍼졌다. 안용복의 공으로 울릉도에 관해서는 더 이상의 말이 없지만, 아직도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들의 땅이라고 우리고 있고, 우리나라가 불법 점거를 하고 있다는 막말을 쏟아내며, 그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망언들을 쏟아내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비난한다. 하지만, 나라는 그 때도 지금도, 힘이 없으니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 마저 여전하다. 나라가 어쩌지 못한 일을 한 개인이 이렇게 일구어 낸 것이다. 읽으면서 현재의 우리나라 모습과 겹쳐지면서 울분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과거의 인물과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함으로 인해서 현재의 우리에게 현재 일본과의 문제들을 좀 더 들여다보며 생각해보게끔 하는 것 같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러할 때 우리가 읽고, 그 시대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우리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THE SECRETS SHE KEEPS)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ㅣ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SNS가 유행인 요즘에 심하게 공감 갈 섬뜩한 스릴러가 아니었나 싶다.

언제나 SNS를 열면 화려하고, 동경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는 왜 저런 삶을 살 수 없을까? 왜 저들은 다 가진 것 같지? 왜 내게는 저런 것들이 허락되지 않지? 이런 저런 것들을 보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동경하는 삶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와 감정들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기에 무척 공감 가기도 하면서, 더욱 섬뜩하게 느끼게 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더욱이 아이를 가진 엄마라면, 혹은 아이를 갖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공감과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메건은 꽤 많은 팔로우를 보유한 블로거이다. 실명을 쓰고 있지 않지만, 멋진 남편과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예쁜 가정의 일상들을 기록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상적인 가정의 이야기들은 팔로우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리고 애거사 역시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만신창이가 되었던 애거사. 친부는 집에 돈을 털어 도망가 버렸고, 재혼한 엄마는 여호와의 증인이 되어 종교에 심하게 심취되어 있다. 그래서 딸이 끔찍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딸을 믿기보다는 종교를 선택한다. 그때부터 애거사는 삶은 송두리째 망가져버렸다. 그렇게 매번 잃기만 해왔다. 간절히 바라던 것까지….

이제! 그녀의 삶을 복구할 방법은 단 하나 완벽한 메건의 삶을 훔치는 일이다.

메건과 애거사의 이야기가 시점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니 두 여자의 시점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선보이고 있다. 메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녀가 이해가 되고, 한 순간의 실수로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버린 그녀가 안타깝고, 피해자의 입장임에도 그녀가 추궁당하고 불안해야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 또, 애거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녀가 너무 안 되어 보이기도 하고, 그녀가 행복해지길 바라기도 했다. 물론, 그녀가 겪어야만 했던 어릴 적 끔찍한 일들로 인하여 그녀가 이러한 범죄를 저질러도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녀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그녀가 삶의 행복을 찾았다면 그녀가 이렇게 되어 버리지는 않을 텐데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메건도 애거사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완벽한 심리 스릴러로, 우리가 SNS에서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나 심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빠져 들어서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꽤 즐겁게 읽어내려간 작품이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펙트 마더(The Perfect Mother)

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생일이 같은… 그러니까 아이가 태어난 달이 같은 엄마들의 모임이 있다. 각자의 고충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초보맘들의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 모유 수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고도 먹는 것이 자유롭지 않는 엄마들이다. 특히 술은 꺼리게 된다.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은 그들이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쉬고 싶기도 하다. ‘5월 맘’모임에서 넬의 주도로 독립기념일에 저녁에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아이를 뺀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한잔하면서 조금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특히 조용한 싱글맘인 위니를 다들 측은하게 여기면서 즐기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렵게 도착한 위니는 사람들과 어울려 즐기지 못하고 내내 핸드폰에 깔아둔 어플로 두고 온 아이 마이더스의 요람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러다 그녀는 술을 한 잔 하기로 하고, 술을 주문하러 가겠다고 자리에 일어서더니 그 이후로 행방이 묘연하다. 그리고… 얼마 후 위니에게 베이비시터를 소개해준 넬에게 연락이 온다.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가 없어진 것이다. 갑자기 위니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그리고 베이비시터가 돌보고 있던 위니의 아이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얌전하고, 우울증을 보이는 위니는 와주 근사한 집에 살고 있으며, 사실 20년전 < 블루 버드 >라는 드라마에 주인공을 연기한 한 스타였다. 위니는 아이를 잃고 힘들어하는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 힘든 시간은 순전히 위니만 그러한 게 아니다. 술집에서 함께 남아 있던 다른 엄마들도 불안감과 자신이 잘못된 엄마라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위니의 일을 돕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리 쉽게 끝나지 않는다. 하루 저녁 잠시 아이에 대해 내려놓고, 즐기고자 했던 엄마들이었는데, 위니를 포함해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대중의 공격을 받게 된다.

표지의 문구가 매우 충격적이었다.

아이를 낳았다고? 축하해! 이제 모든 게 네 잘못이 될거야. 라니....!!

읽게되면 아주 제대로 실감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공포와 긴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스릴러였다.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미혼이다.

그러나 나이가 적지 않기에 주위에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엄마가 된 사람들이 많은데, 때때로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되면 아이에 관해 불안해하는, 본인이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힘들어 하는 엄마들을 많이 보게 된다. 주위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다 보니 그럴까? 아직 미혼이지만, 어쩐지 아이의 엄마들이 불안해 하는 모습과 일과 육아로 힘들어 하는 엄마의 이야기나 베이비시터에 대한 불안감 등이 어쩐지 와 닿는 기분이었고, 그래서 내용에도 더 몰입하여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가독성도 좋았고, 아이의 유괴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고 도우려는 엄마들의 모습과 하룻밤 일탈로 모든 이들에게 공격을 받는 엄마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들이 밝혀지는 이야기는 특별한 잔혹한 장면들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이야기를 스릴 있게 끌고 나가는 것 같다.

미혼인 여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를 둔 엄마라면 정말 공감점들이나 인물들의 힘든 점들을 잘 이해하고, 느끼면서 조여오는 긴장감과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이야기들이 맞물려서 더 깊이 이 책에 빠져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The Roman Hat Mystery)

로마 모자 미스터리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기원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진짜 추리 소설을 만났다!!

엘러리 퀸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 두 사촌 형제의 필명이다. 더불어 그들의 작품에서 탐정이기도, 추리 소설가로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20세기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불리는 그들의 작품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국명 시리즈라고 해서 무슨 뜻인지 몰라서... 꺄우뚱??

국명은 나라 이름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뒤늦게 설명을 보고 '아~'를 외쳐서 머리가 나쁘군.. 하고 스스로를 비웃었다? ㅋㅋ)

그러니까 국명 시리즈는 ' 국명 + 명사 + 미스터리 ' 시리즈이다.

1. 로마 모자 미스터리

2.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3.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4. 그리스 관 미스터리

5.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6. 미국 총 미스터리

7. 샴 쌍둥이 미스터리

8.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9. 스페인 곶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러고 보면 현대 작품들을 주로 만났었기 때문에 이번에 < 로마 모자 미스터리 >는 매우 새롭고, 재미있었다. 현장과 인물들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수만 가지 경우에 수 중에서 어떠한 획기적인 현대적 장비 없이 순전히 그들의 머리로 추리를 해 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브로드웨이 극장가 로마 극장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한창 연극이 진행되고 있을 때!!

피해자는 몬테 필드로 악덕 변호사로 이름이 자자한 자였다. 그러하니 퀸 부자가 해결하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 변호사에게 악감정을 가진 사람은 많을 테니!! 그리고 여기 그들을 더 혼란스럽게 한 것은 살해 당한 몬테 필드의 모자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분명 멋진 실크 모자를 쓰고 있었던 몬테 필드의 모자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있어야 할 것이 사라져 버렸다면 그것은 범인의 소행임에 틀림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 모자가 범인을 가리키는 단서였을까? 그렇지 않으면 몬테 필드의 모자에 중요한 무언가가 들어 있는 것이었을까? 사건을 수사하는 경감 리처드 퀸과 아들 엘러리 퀸은 이 모자 때문에 벽에 부딪친다. 분명 범인이 빠져 나갈 수도 없는 극장에서 모든 사람을 다 조사했지만, 필드의 모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를 죽이고 싶은 맘을 가진 자들은 많고, 살해한 물질은 특이하긴 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고, 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 같은 필드의 모자는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 사건 과연 해결 할 수 있을까?

추리 소설을 읽을 땐 항상... 누군가가 범인이겠다.. 라고 생각이 드는 편인데(헛짚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 < 로마 모자 미스터리 >는 도통 범인을 짐작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리처드 퀸 경감이 범인을 밝힐 때 멘붕이 왔다. 대체 왜? 라며... 설명을 읽기 전까지 전혀 감도 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으며, 도통 어떠한 트릭으로 필드를 죽였는지 감도 잡지 못했다. 리처드 퀸의 설명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재밌어했던 것 같다.

< 로마 모자 미스터리 >에선 도무지 범인을 유추해 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는 꼭 범인을 밝혀 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