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마르티 레임바흐 지음, 최유나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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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도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이 정말 많다.
증상도 중증부터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그 증상이 중증이던 경미하던 부모의 노력은 똑같이 필요하다
먹는 것 에서부터 운동, 치료 등등 얼마나 많은 자극과 훈련을 하느냐에 따라
치료의 성공여부가 좌우된다고 한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다.
아이가 자폐증을 갖게 된 건 엄마의 잘못이 아니지만
다니엘의 엄마 멜라니는 한없이 자신을 자책 한다.
내가 뭘 잘못한 것이기에 내 아이가 이런 장애를 갖게 된 것일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좌절하고 괴로워한다.
아이가 자폐증에 걸린 것을 알고 남편과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지만
두 손으로 있는 힘껏 아이를 붙들고 있어야 했기에 떠나가는 남편의 마음을 붙잡을
손도 힘도 마음도 남아있질 않았다.
그렇게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니엘의 치료에 전력을 다 한다. 

 
장애아를 돌보고 치료하는 일이 오롯이 엄마의 몫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강의를 듣다가 우리나라는 경제수준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복지예산과 지원은 터키나 멕시코 등과 비슷하고
OECD국가들과 비교할 때도 당연히 최하위를 차지한다.
아쉽게 꼴찌를 차지한 게 아니라 확연하게 차이나는 꼴찌다.
한 자폐아의 어머니는 ‘내가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다른 장애아 부모들이 공감하는 것만 봐도 그 고충이 어느 정도 인지 대충 알 것 같다.
이 책의 배경은 영국이다.
유렵의 복지수준이 높다 해도 역시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짐은 무겁다.
아이가 비장애아가 될 수만 있다면 웃으면서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다는 엄마 멜라니는
다니엘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집안의 물건들도 아이를 위해 모조리 팔아 버리고 종이, 연필 하나까지 아껴가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
그 덕에 아이는 점점 나이지고, 조금씩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까지 치료가 되었다.
다니엘이 가진 자폐증은 남과는 ‘틀린’ 모습이 아닌 다른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남들과 조금 느릴 뿐인 다니엘의 내일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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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6
카를로 콜로디 지음, 김양미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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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는 40페이지 정도의 그림책으로 누구나 어린시절 한번쯤은 읽는 동화책인데
어른이 되어 3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출판 된 피노키오를 다시 읽으니
중간 중간 빠진 이야기들이 많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만들게 되는 과정,
말하고 감정이 있는 나무토막을 어떻게 만나게 된 건지 소개된 부분을 시작으로
피노키오가 배가 고파 남의 밭에 몰래 들어갔다가 덫에 걸려 개 목걸이를 찬 채
밭주인의 집에 닭은 시키는 신세가 된 이야기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피노키오가 착한 아이가 되어 제페토 할아버지를
보살피는 내용 등은 처음 알게 된 부분이라 피노키오의 완전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입니다.
인디고의 고전 시리즈로 동화의 재발견 이라는 신선한 경험에 중독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벌써부터 다음 시리즈가 기다려집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게으름피우지 말라는 교훈을
알려주기 위한 동화이지만 역시 원작을 최대한 살린 번역이라
조금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인디고 시리즈만의 특징인 그림!!!
눈의 여왕을 읽고 그림이 정말 예뻐서 다른 시리즈들도 구입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개인적으로 피노키오의 그림이 더 맘에 듭니다.
파스텔 톤의 색감도 좋았지만 동글동글한 인물들의 선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림 덕분에 동화책이란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요.
수다스러운 말썽꾸러기 피노키오의 모험담!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옛말이 딱 맞는 피노키오 이야기 한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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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 - 상 - 나무를 죽이는 화랑 Nobless Club 8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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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판타지소설을 그렇게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편입니다.
국내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들이 많아 기대가 크긴 했지만
상당히 많은 분량의 책이라  이걸 언제 다 읽지 고민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틀 만에 두 권을 다 읽어버렸습니다.
우선 판타지 소설이지만 주변인물들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마녀나 마법사가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무당과 우리나라의 전통 무속 신앙,
설화 등이 피리새 라는 공주의 모험담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리데기 전설과 처용, 주몽과 화랑, 오구신 등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전설들에 대해 다시 한번 알게 되는 재미도 있습니다.
15살의 어린 소녀인 피리새는 어느 날 갑자기 공주가 되었고
머나먼 나라로 가서 무당이 되어야 하는 잔인한 운명 앞에 놓이게 됩니다.
너무나 혼란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울기만 하던 그녀는
그녀도 알지 못했던 하늘의 뜻, 무당으로써의 능력 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그냥 모든 것을 체념한 체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면
저승으로 가지 못한 귀신들의 슬픔과 그로인해 고통 받는 산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무당으로써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서역으로 가는 여정에 함께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들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중간 중간 신나게 웃어가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피리새가 갑자기 공주가 된 사연,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던 서야 에서 온 박사의 정체 등은 신선한 반전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항상 피리새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화랑과의 로맨스를 기대했으나
제 기대와는 달리 사랑이라기 보단 가족에 가까웠던 그들의 감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강하게 여물어 가는 피리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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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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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빠 친구와 차 안에서 학생으로써 부적절한 일을 저질러 버리는 실수를 하게 되고
불행하게도 그 장면을 아빠에게 들키게 됩니다.
3년 전 그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16살 소녀 디에나의 몇 달 간의 이야기다.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 온갖 버전으로 퍼지게 되고 아주 헤픈 아이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녀를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런 소문을 믿을 수도 있습니다.
디에나가 어떤 인간인지 겪어보질 않았으니 그런 소문이 사실이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난 디에나 아빠의 행동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딸의 실수를 목격한 뒤 무척 충격적이고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겠지만
자신의 분노와 실망감 보단 놀랐을 딸을, 아빠에게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울고 있는 아이를 감싸야 했지만 아빠는 딸을 감싸기는 커녕
온갖 소문을 진실이라고 믿고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 괴롭히는 학교 친구들 보다
더 잔인하게 대합니다.
딸이 헤픈 아이라는 편견은 아빠의 머릿속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편하지 못한 생활을 해가면서도 디에나는 그렇게 좌절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고 친구를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그 사건에 대해 떠벌리고 다닌 오빠의 친구와 
많은 상처를 줬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미워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아빠까지도 용서를 합니다.

상처는 잊는 걸로 충분하지 않다.
그 상처를 보듬어 주고 잘 덮어줄 때 벗어 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포지 하지 않는 그녀의 밝음이 참 예뻤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그녀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오빠의 바람대로 대학을 가게 될지 아빠와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이뤘을지
행복한 상상을 하며 독서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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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 지음, 박유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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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풍장의 교실은 3가지 단편으로 이뤄진 책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풍장의 교실'은 5학년 여자 아이가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서
새로운 친구와 환경에 옮겨 심어져 적응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안’은 아주 섬세한 아이다.
절대 5학년 아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생각이 많고 어른스럽다.
사투리를 쓰지 않고 엄마와 언니가 잘 꾸며 놔 예쁜 얼굴이 더욱 빛이 나는 그런 아이다.
친구들은 그런 ‘안’을 부러워하다 선생님의 관심을 빼앗기게 되자
갑자기 '안'은 질투의 대상이 되어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예쁜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남자를 밝힌다느니
남자를 꾀는 속옷을 입고 다닌다고 놀리지를 않나
눈빛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밀고 잘난 척 한다고 머리를 당기고
너 같은 건 죽어버리라고 한 무리의 여자 아이들이 가하는 발길질을 받아야 했다.
아이들의 공격성에 다시 한번 놀랐다.
마음의 폭력이 발길질로 변하기까지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잔인한 아이들의 폭력 앞에 상처 입은 ‘안’은 우연히 듣게 된 언니의 말에
희망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살아나는 과정이 정말 멋졌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마음의 폭력을 무시하는 법도 배웠다.
마음속에 묘지 하나를 만들어 놓고 상처를 주는 아이들을
하나씩(마음속에서)죽여가기 시작한 것이다.
‘안’은 자신이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힌 아이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아이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한 여름 들판에 무성한 풀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김과 에너지에 위협 당한다고,
자신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느낄 만큼 예민하고 아주 여린 아이가
잔인한 폭풍을 경험한 뒤
“풀과 나무는, 나를 죽이기에는 너무 어린 단순한 생물일 뿐입니다.” 81p
이렇게 변화했다.

성장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사춘기도 지났고 어른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 성장했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래도 앞으로 걸어 나가는 ‘안’의 모습을 보면서 상처를 겁내기만 하지 말자고 다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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