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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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네이버의 오늘의 책에서 소개한 글을 보고 샀던 것 같다. 주인공이 나찌의 탄압에서 죽을 뻔 하다가 살아났으나 오히려 삶의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각종 유머를 활용한 단편들을 썼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나 보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정말 삶에 있어서 '유머'라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세계화의 진행에 따른 효과들일 수 있겠으나 날로 경쟁이 격해지고 일인당 소득은 오르면서도 결코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 팍팍한 현실에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이 지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여유란 그렇다고 아예 현실에 비판을 멈추고 순응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비판마저도 유머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그림판 등이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 책은 정말 최고다. 어떻게 이런 상황 설정 등을 하면서 사람의 배꼽을 빼놓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카페에서 읽으면서 혼자 키득키득 거리는 웃음을 참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옆에 다른 손님들이 아마 실성한 줄 알았을 거다. 가끔씩 웃음이 필요할 때 또는 팍팍한 현실에 여유가 필요할 때 읽어보길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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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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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노동자들이 부딪치고 있는 현실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지은이가 쓴 글 중 하나를 인터넷에서 우연히 읽게 되어서 인데, 너무가 글이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쓸까 싶어 검색하여 사게 된 것이다. 책은 지은이가 여기 저기에 실은 글들을 모은 것이다. 한 번 쯤 노동자들의 현실이 어떡길래 그동안의 노동쟁의들이 있어왔는지에 대한 궁금이 있으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이 한 권으로만으로는 언젠가 주간지 기사에서 읽었던 '노조 간부들의 계급화'와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파업 등에 대해 모두 의문이 가시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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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빠가 - 읽으면 행복해지는 아빠의 편지
패트릭 코널리 지음, 박원근 옮김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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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생활을 하면서 새벽에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아빠의 사랑을 듬뿍 느끼게 할 수 있는 편지를 모은 책이다. 편지라고 해봤자 아침 밥을 먹으면서 간단히 읽을 수 있을 만한 메모와 간간히 곁들인 그림 정도이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아빠의 사랑과 철학은 결코 짧지 않다. 자식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만 해서 반드시 좋은 아빠라고 하기는 힘들 것이다. (사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역효과가 날 확률이 더 클 것 같다. 물론 육아의 책임을 엄마에게만 넘길려고 하는 변명이 아니다) 이렇든 자상하면서도 따뜻한 내용이 담긴 편지 하나가 더 큰 사랑을 전달할 수도 있겠다.

지은이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런 편지들을 읽고 자랐고 간직하고 있을 지은이의 자식들은 분명 아버지를 잃은 건 아닐 것이다. 내가 만일 지금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내 자식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당장이라도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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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까지 100마일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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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소설들은 대부분 경쾌하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것들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아니면 아주 사람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여 눈물을 쏙 빼놓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것 같다.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픈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여행을 하게 되는 그 설정과 주인공의 집념이 아버지가 편찮으시지만 아들의 역할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나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고 저절로 눈물이 흐르게 만든 것 같다. 주인공이 나이고 소설속의 엄마가 내 아버지인 것으로 감정이입이 저절로 되었던 것 같다.

소설 속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 하나 하나가 모두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캐릭터들이다. 똑똑하고 성공하였지만 차가운 형들, 주인공 엄마가 여행을 견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젋은 의사, 지갑채 여행경비를 대주는 사채업자 등등.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뚱뚱한 창녀(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가 보여주는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사랑과 자식들을 위해 평생 헌신한 엄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만, 별을 4개만 주는 것은 팍팍한 인생에 있어서 힘을 주기 위한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또는 카타르시스의 완결을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너무 이상적인 캐릭터들과 약간은 인위적인 결론과 같은 작가의 지나친 친절함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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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Thief (Paperback) - 『책도둑』 원서
마커스 주삭 지음 / Alfred A. Knopf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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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광고에서 처음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목에 끌려 알라딘 검색을 해 보다가 영어 공부도 할 겸 과감히 원서로 도전하게 되었다. 물론 번역본이 1,2권으로 나누어져서 원서가 훨씬 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고.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정말 책을 읽으면서라던가 책을 읽고 난 후의 뭐라 할 수 없는 먹먹함은 상당히 크다. 2차 세계 대전중 독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안네의 일기'와 비슷하게 전쟁 소설 중 하나로 볼 수도 있겠으나 형식의 차이인줄은 모르겠으나 그 감동은 비교가 힘들다. 화자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접수해 가는(가볍게 해주는) 저승 사자였던 것도 괜찮았던 것 같다. 담담한 어투로 그렇게 비극적인 사실들과 극적인 반전을 다른 화자로 얘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어두울 수 밖에 없는 배경과 사실이면서도 약간씩 묻어 있는 (숨어 있는) 유머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크게 하였던 것 같다.

영어가 아주 쉽지는 않지만, 사전을 두고 찾아가면서 읽을만 하다. 꽤 두툼한 소설을 원서로 읽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원서였기 때문에 재밌지 않았더라면 결코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만으로도 분명 큰 재미를 느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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