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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조선왕조실록 - 무삭제판 조선의 역사
김남 지음 / 어젠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총리나 우리나라의 새누리당 대표께서 주장하시듯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랑스러운' 역사는 자랑스럽게 하기 위해 과거에 엄연히 있었던 일들을 잊거나 잘못된 사실로 왜곡시켜서 만들어지는 역사는 아닐 것이다. 최근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논의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하여 과거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 어떠하였는지 엿볼 수 있었다. 철저한 봉건주의 유교사상의 영향 아래 대부분의 백성(정말 우리나라 성씨는 몇 개 안된다고 한다)들이 찌들어지게 가난하고 신분에 의해 차별받고 살아남기 위해 고분분투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얼마 되지 않는 윗분들은 백성들을 위한다는 말은 번지르게 하면서도 정작 관심을 갖거나 시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당신들의 얼마되지 않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파당을 만들고 무고한 사람들을 처참하게 찍어누르는 정치를 해왔음을 또한 알게 되었다. 사대부라는 사람들이 뼈속 깊숙이 중국을 떠받들면서 배워야 할 점들은 배우지 않고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껍데기 사상에만 매달려 백성들을 여러 번 죽을 고비에 빠트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주로 열불나게 만드는 그런 '부끄러운' 역사이지만 꼭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잊지 않고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는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여러 가지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시 조선왕조실록이 씌여지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 오싹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조선이 망한지 겨우 100년, 광복을 한지 70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