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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반을 마무리하는 달, 6월이네요. 시간을 촘촘하게 쓰시는 분이라면, 나름대로 상반기를 정리하고 계실텐데요. 아래의 책을 읽으며, 한 땀 한 땀 자신의 마음을 보듬어보면 어떨런지요.
1. 68년, 5월 혁명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읽는 듯, 글과 그림이 우리에게 똑똑히 각인되지 않을까요. 30년 전 그날들을 완전하게 재생해낸다는 건 싶지 않고, 또 그것을 만화로 보여준다는 건 더욱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겠지요. 기존의 권위주의와 관습주의에 맞서 좀더 나은 미래를 열고자했던 목소리들을 들어보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만화 칸 중간에 등장하는 포스터들과 벽에 쓰인 낙서, 슬로건들은 68년 당시 실제로 사용되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옮겨오고, 지리적인 위치나 주변 건물의 모양 등 단순해 보이는 그림 속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네요^^
2. 조선 궁궐의 그림 지금 그림도 모르는데, 조선시대 그것도 궁궐 그림을 먼저 본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 지난해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했었는데요. 결국 올바른 한류를 제대로 알리려면 우리 것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지요. 역사 속 그림을 알고, 음악을 알고, 패션을 알고 무엇이든 알아야 그 다음이 보이니까요. 궁중 장식화를 감상하면서 우리 문화속 깊이 뛰고 있는 문화의 맥을 짚어보는 시간을 만들어보았으면 합니다. 목차를 보다가 인상적인 건 궁중 양식 장식화가 민간에 전파된 예로 종로에서 지전을 경영하던 '주인섭'이라는 상인에 대한 내용인데요. 책을 읽으며 이 흥미로운 인물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고 싶네요.
3. 취향의 정치학 내가 가진 취향이 단지 나만의 것일까요? 개인과 타자와의 구별은 주체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닐까요? 내가 원하는 삶의 취향을 갖기 위해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책이 많은 질문을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를 한국에서 어떻게 쓰고 읽어야 할지 지은이인 홍성민 교수가 길잡이 역할을 해줄 테지요. 취향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고 봅니다. 개개인이 처한 다양한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된 것들이 마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인양 받아들여지고, 또 그것은 너와 나를 구분짓고 나아가 옳지 않은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바꿀 수도 있겠고요. 그러니 먼저 알고 봅시다.
4. 당신의 계급 사다리는 안전합니까?
굉장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발로 뛰어 쓴 책이자, 지금 우리 현실을 제대로 마주한 살아있는 글이네요. 미국 언론사 [뉴욕타임스]가 1년의 취재기간을 거쳐 ‘계급이 문제다(Class Matte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기획기사를 모은 것인데요. 이를테면, '심장마비'가 걸렸을 때, '계급'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적 수준으로 계급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 의료, 소비, 주거, 결혼 등 인간 생애의 다양한 면면에 마주하는 개인이 어떤 선택과 결과를 맞이하는지 우리는 진중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와 나의 가정에 닥칠 굉장한 이야기죠. 우리는 사다리 어느 즈음에 가까스로 매달려 있는 것일까요.
5. 청춘 착취자들 "인턴십이라는 겉모습 아래 행해지고 있는 청춘 착취의 현실을 고발하는 시의적절한 책!" 허핑턴 포스트가 이 책을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네요. 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인턴십을 착취로만 볼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줄 기회가 될 수 있을텐데요. 아마도 인턴십 제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 문제겠지요. 그렇다면 인턴십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 아닐 겁니다. 한국에도 공개채용 외에 다양한 방식의 채용 제도가 도입되고 있는데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아마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꿈의 왕국 '디즈니 랜드'에서의 실상을 먼저 보여주면서 집중시키는 이 책. 꼭 한번 읽으면서 젊은이들도 고용자들도 현실을 마주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