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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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난과 회피의 풍경을 사서 읽었다. 그 거리의 시멘트 바닥밑엔 지폐나 베이컨, 감자 대신 '인간애'가 묻혀있을거라는 치기어린 신화를 독자의 귓구멍 속에 우겨넣고 뒤로 빠지는 게릴라성 복음이 가득했다. 아랍소년의 입술을 겨냥한 '어른'들의 파렴치하도록 시대착오적인 복화술이 울려퍼지는 것이다. 전쟁의 집단최면이 떠다니는 온갖 차별과 결핍의 벌판, 그 위에 뿌려지는 생의 씨앗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비극을 증언할 '진짜 어른'들은 없다. 누가 살찐 소년들에게 사랑을 던져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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