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disc)
이준익 감독, 백성현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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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은 술자리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간의 가볍고 반가운 자리다. 농담이 던져지고 농담이 다시 날아온다. 화기애애, 유쾌하다. 술자리의 취지가 뭐였든 분위기는 그렇게 흘러갔고 그런 분위기를 다들 기대하고 있는 판이다. 

여기에 딱 세놈이, 정확히 말하면 두놈과 한년이, 중간중간 인터셉트에 들어간다. 그들은 스스로 즐겁지도 않고, 상대를 즐겁게 만들지도 않는다. 다만 날아가는 농담을 가로채 그 진위를 파악하고 그 실없음을 준엄하게 꾸짖은뒤 농담을 날린자에게로 반사-한다. 분위기 지대로 쌰해진다.

농담에 정색을 하고 받아치는 경우처럼 어이없는 것도 없다. 어이만 없을까? 무섭기까지 하다. 입이 다물어진다. 결국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고 도망간 왕의 집 앞마당처럼 넓어진 술자리를 그들 셋이 장악한다. 셋은 서로 꽥꽥 거리고, 허탈해하고, 눈을 부릅뜨다 서로를 애닳다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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