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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가 얼마나 치밀한지, 영화적인 가치가 얼마나 있는지를 따지기 앞서 캐릭터의 분노와 몰락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아내와 딸의 죽음을 목격한 남자는,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우선 두가지 선택지를 놓고 기로에 서게될 것이다. 더 살것이냐 그만 살것이냐.
더 살것을 선택한 자들은 사실,,,죽을 용기가 없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마 대부분의 남자들일 것이다. 이제 좀 더 쉬운 기로에 선다. 복수로 남은 인생을 망칠것이냐 술병을 껴안고 맨땅을 뒹굴며 망칠것이냐. (물론 신이주신 재능과 자기애를 지닌 자들은 조금 다른 선택지를 할당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모범시민일리는 없다)
영화는 철저히 복수의 판타지를 펼쳐보인다. 남은 인생을 복수에 투자하든 술에 헌납하든 주체의 내면은 이미 성치 못한상태다. 끝장을 볼때까지 그것 밖에는 할게 없는 것이다.
절대절망을 보여줄 수 없는 상업영화기에 애초부터 엔딩은 정해져 있었다. 남자는 제발 이 비참한 생을, 용기없는 나자신을 대신해 누군가 마감해주기만을 바랄 것이다. 우리는 결국 복종하고 내맡기는데 익숙한 모범시민일 뿐이다. 모범시민으로 돌아와, 득될것 하나 없는 복수극을 한시바삐 그만두고, 내 사랑하는 이들이 지나야만 했던 길이 얼마나 무서운 길이었는지를, 비록 떠밀려갈지라도 확인해보는것. 그것이 그나마 최선의 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