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슨은 골턴, 그리고 래피얼 웰던이라는 사람과 함께 통계학 학술지 〈바이오메트리카〉를 창간했다. 수학자들이 데이터 표본이 정규분포를 따르는지 혹은 다른 곡선에 더 잘 맞는지 알아보는 데 사용하는 ‘카이제곱 검정’이라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또 ‘표준편차’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피셔가 발명하거나 확장한 현대적 통계 도구를 꼽아보면 놀라울 정도다. ‘분산분석ANOVA’에 사용되는 다양한 모델, ‘통계적 유의성’ 개념, 데이터에 가장 잘 부합하는 분포 가설을 판정하기 위한 ‘최대가능도추정법’을 비롯해 수많은 도구가 피셔의 작품이다. 피셔는 선구적인 유전학자이기도 했다.

베이즈주의의 주관성과 ‘내 생각은 무엇인가?’를 묻는 애매모호성은 그런 목표에 해가 되었다고 클레이턴은 말한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일종의 과학적 권위였다"면서, "그처럼 급진적인 변화는 저항에 부딪칠 게 뻔했으므로 최대한 논박 불가능한 권위로 뒷받침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그는 내게 말했다.

베이즈주의와 빈도주의의 관점 차이를 더없이 깔끔하게 요약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즈주의는 확률을 주관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즉, 확률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빈도주의는 확률을 객관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즉, 엄청나게 여러 번 시행했을 때 어떤 결과가 얼마나 자주 나오느냐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지금 논하고 있는 예제를 온라인 계산기에 집어넣고 표본의 특성에 대해 몇 가지 가정을 하고 나니, p값이 약 0.16으로 나왔다. 그 뜻은 한마디로 이렇다. 만약 발 큰 사람이라고 해서 IQ가 높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다면, 그리고 모집단에서 발 큰 사람 50명을 무작위로 뽑았다면, 대략 여섯 번에 한 번꼴로 모집단 평균에 비해 높은 쪽으로든 낮은 쪽으로든 지금 이상의 차이가 나타나리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크와 팩트 - 왜 합리적 인류는 때때로 멍청해지는가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디플롯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모는 물론 일어나지만 대규모 음모를 오랫동안 비밀로 유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15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는 음모론자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수많은 (음모가) 초기에 발각되어 진압당했으며, 누군가가 군중 속에서 오랜 시간 비밀을 지켰다면 이것은 기적이다." 두 세기 지나 글을 쓴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더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셋이 비밀을 지켰다면, 그중 둘은 죽은 사람일 것이다."

선언지 긍정의 오류는 논쟁 중에 자주 일어난다. ‘네가 틀렸거나 내가 틀렸다. → 너는 틀렸다. → 그러니 나는 옳다.’ 물론 현실은 두 전제가 모두 거짓일 수 있으므로 이것은 허세에 가깝다. 이 형식적 오류는 정치에서 널리 사용되는데, 상대방을 질책하면 화자의 주장에 신빙성이 생긴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화자의 진실성을 입증할 책임은 항상 화자에게 있으며, 실제건 상상이건 간에 상대방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저절로 화자의 신뢰도를 입증할 수 없다.

해롭지 않은 젊은 여성을 생생한 폭력으로 위협하는 행위가 정당하고,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여기며 그를 몰락시키는 데 열중할 만큼 크게 비틀린 상태였다. ‘그는 윤리 의식이 부족하다. → 나는 그를 공격했다. → 따라서 나는 도덕적으로 옳다.’

특히나 충격적인 사례로는 일반 대중 소비자에게 직접 의약품을 광고하는 괴이한 현상으로, 매스마케팅(특정 대상 없이 시장 전체에 광고하는 전략.―옮긴이) 전략이다. 윤리적인 이유로 이 관행은 대부분 국가에서 금지되었다. 미국과 뉴질랜드 단 두 국가만이 예외로, 항우울제부터 발기부전치료제까지 온갖 의약품을 패션 브랜드나 아침 식사용 시리얼과 함께 텔레비전과 지면에서 광고한다.

암은 기본적으로 노화가 원인인 질병이며 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단 하나, ‘나이’다. 선조들을 괴롭힌 불결한 위생과 절망적인 역병, 전염병이라는 장황한 위험을 대부분 회피한 인간은 이제 장수한다. 암 발생률의 명백한 상승은 역설적이게도 사회 보건 건강이 향상된 결과다. 그러나 암 발생률만 홀로 상승했다는 사실은 현실 상황과 대립하는 논리적 비약을 유도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사람이 세계를 이해하는 기준이 이러하다면 (당시의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굶기는 합리적인 일이 되고 음식 통제는 그 배고픔과 충족될 수 없음의 간극을 표현하는 동시에 거부하는 방법이 된다. 당신의 필요들이 당신을 압도하는가? 당신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그 필요를 충족해주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는가? 심지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말라.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극우 극단주의자 그룹이 꾸민 납치 시도가 내전이 임박했다는 징후라고 말한다면, 독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의 내전은 바로 이런 자경단원들에서 시작된다. 무장한 전투원들이 사람들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민병대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규정하는 특징이다.

미국인이라면 모두 그렇겠지만, 나 역시 1월 6일 벌어진 사태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무척 익숙한 광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뻗대는 모습을 보니 마두로나 그바그보 같은 다른 대통령들이 떠올랐다. 2015년 베네수엘라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마두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통령 자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바그보는 2010년 코트디부아르 선거가 끝난 뒤 표를 도둑질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권력 이양을 거부했다. 베네수엘라는 권위주의로 치달았고, 코트디부아르는 내전으로 빠져들었다.

공화당은 총기 소유권 같은 핵심적인 정책에 호소하고, 이민과 미국의 인구 구성 변화(2045년에 이르면 백인이 과반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에 대한 불안에 편승하면서, 농촌 백인들의 표를 점점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정반대로 움직이면서 ─ 총기 접근성을 제한하고, 미국 도시의 풍경을 뒤바꾸는 다양성을 끌어안음으로써 폭력을 줄이려고 하면서 ─ 점점 도시 정당이 되었다. 오늘날 농촌과 도시의 분열이야말로 민족을 지향하는 시민과 글로벌을 지향하는 시민 사이의 분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기 속의 질소를 땅속에 넣자 인류의 굶주림은 거짓말처럼 해소되었지만, 지금은 그 질소가 다시 새로운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과다한 비료 사용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이다. 작물이 흡수하고 남은 질소비료는 토양에 남는다. 토양에 남은 질소비료는 토양에서 아산화질소(N2O)라는 강력한 온실가스를 생성한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250배 이상 강력한 온실 효과를 발생시킨다.

녹색혁명의 주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노먼 볼로그 박사는 멕시코 전통 밀에 왜성(矮性)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밀의 크기는 작게 하고 수확량은 높이는 데 집중했다. 왜성이란 생물의 크기가 그 종의 평균보다 훨씬 작게 자라는 특성을 말하며, 왜성 유전자란 여기에 관여하는 유전자다. 왜성은 곡물과 같은 작물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드는 기본 전략이며 농학과 원예학에서 큰 장점이 된다. 하지만 작물을 왜성으로 만드는 방법은 결코 녹록지 않다. 노먼 볼로그의 업적은 쉽게 말해서 ‘난쟁이 밀’을 만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